개구쟁이 우영(6)·우찬(3) 형제를 키우는 결혼 7년차 주부 김세진씨(31)는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 피부염과 예민한 호흡기로 고생했던 아이들 때문에 친환경 먹을거리와 천연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해 여성환경연대에서 주최하는 환경건강관리사 강의를 이수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친환경 살림을 실천하게 됐다.
“우찬이를 낳은 뒤 아이들 아토피 피부염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여성환경연대에서 진행하는 지역강좌를 들으러갔어요. 그날 주제가 ‘우리가 몰랐던 일상생활 속 유해 환경’이었는데 강의를 듣고 보니 우리 가족이 너무 해로운 환경 속에서 살고 있더라고요. 무심코 사용했던 종이기저귀, 합성세제, 화학 성분이 든 화장품 등이 우리 아이의 피부병과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죠.”
그 자리에서 바로 여성환경연대 회원으로 가입한 김씨는 이후 환경을 지키기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관련 강의를 꾸준히 들으며 배운 것을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친환경 살림꾼’이 됐다. 지난해에는 환경과 웰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환경건강관리사 양성과정을 수료했고,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천연화장품 동호회’ ‘아토피 동호회’에도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환경관리사는 우리 주위의 환경유해 요인을 점검하고 환경파괴를 예방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에요. 그 자격증을 이수하기 위해서 환경을 지키는 다양한 살림 노하우를 배웠죠. 우선 인스턴트 음식은 일절 먹지 않고, 식탁에 올리는 먹을거리는 모두 한국생협연대에서 판매하는 친환경 제품만 구입해요. 밥그릇도 인체에 무해한 옹기그릇으로 바꿨고요.”
김씨 가족은 화장품도 화학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천연 재료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그렇게 1년쯤 생활하면서 아이들의 아토피와 호흡기 질환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김씨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꾸준히 친환경적인 식습관을 들여놓아서인지, 이젠 과자보다 고구마·감자·오미자차를 더 좋아한다”며 활짝 웃었다.
아이들의 연약한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 호흡기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대추와 생강을 섞어 달인 물을 수시로 마시게 한다. 여름철엔 시원한 생수 2ℓ에 건오미자를 적당량 넣고 우려내거나 매실 진액을 물에 타서 음료수 대용으로 마신다. (왼쪽부터 차례로)
1 친환경 식재료 사용하기 식탁에 올라가는 채소·과일류나 가공식품, 알 등의 식재료는 대부분 한국생협연대의 온라인 사이트(www.icoop.or.kr/coopmall)를 통해 구입한다. 생산자와 직거래할 수 있어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품질도 믿고 살 수 있기 때문. 생선이나 육류는 필요할 때마다 근처 재래시장에서 소량씩 구입한다. 음식을 할 때는 조미료와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 간장과 소금만으로 간을 하며, 국을 끓일 때는 언제나 마른 다시마와 멸치를 우려 만든 육수로 요리한다.
2 건강한 마실거리 챙기기 가족들이 물처럼 마실 수 있는 건강차를 늘 준비해둔다. 건조한 겨울에는 호흡기 질환에 좋은 대추나 생강·귤껍질 등을 함께 달여 수시로 마시고, 날씨가 더워지는 요즘엔 유기농 설탕에 재워 만든 매실 진액이나 건오미자를 물에 우려내 시원하게 마신다. 산양유와 배·포도·사과즙도 아이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로 생협을 통해 구입한다.
3 유기농 간식 만들기 가족 모두가 인스턴트식품을 먹지 않는다. 대신 유기농 감자나 밤, 고구마, 단호박 등으로 다양한 간식을 만들어준다. 그중 유기농 올리브유에 튀겨 만드는 두부과자나, 슬라이스한 고구마를 볶아 유기농 조청에 버무려 먹는 고구마맛탕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다.
4 친환경 주방용품 화학 성분이 음식에 배어나오지 않는 스테인리스 소재의 냄비와 조리도구를 사용하고, 식탁에 올라가는 그릇은 모두 옹기 소재만 쓴다. 옹기그릇은 접시 안팎으로 공기가 잘 통해 세균 번식이 적고 위생적이다. 단, 기름기가 있는 음식을 담았던 경우 설거지를 한 뒤 1시간 정도 깨끗한 물에 담가둬야 접시 속에 스며든 기름기와 세제가 모두 빠져나온다. 설거지용 세제도 직접 만들어 쓴다. 폐식용유와 원두커피 찌꺼기로 만든 고체 비누를 사용하는데, 비누에 들어간 원두커피 찌꺼기가 잡냄새를 없애주고 은은한 커피 향을 남긴다.
▼ 아이들 전용 천연 화장품 만들기
화장품을 직접 만들면 가족의 피부 상태에 맞는 ‘맞춤형 화장품’을 쓸 수 있어 실용적이다. 피부가 민감한 아이들에게는 진정·살균 효과가 있는 라벤더나 티트리·캐머마일 등의 에센셜오일을 이용하고, 자주 피로를 느끼고 몸이 잘 붓는 남편을 위해서는 페퍼민트나 로즈메리를 이용해 스킨·로션을 만든다. 만드는 데 들어가는 제품들이 모두 천연 성분이기 때문에 아이 전용 제품으로 만들어놓고 온 가족이 함께 써도 무방하다. 비타민이나 자몽씨 추출물 등의 천연 방부제가 들어가므로 항상 냉장보관해야 하며, 화장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용기나 담아두는 용기는 모두 소독한 유리병을 사용해야 한다.
아이 전용 천연 스킨
■ 준·비·재·료 (4인 가족 기준, 한 달 사용량) 증류수 110ml, 감잎차 티백 1개, 비타민 E·자몽씨 추출물 1ml(1방울)씩, 라벤더 에센셜오일 5~10ml(5~10방울)
■ 만·들·기
1 증류수를 뜨거운 물이나 알코올로 소독한 용기에 넣고 45~55℃까지 가열한 뒤 약 5분간 감잎차 티백을 넣어 우린다.
2 ①에 비타민 E와 자몽씨 추출물, 에센셜오일을 넣은 뒤 섞어준다.
3 깨끗하게 소독한 유리용기에 담은 뒤 냉장고에 넣어두고 세안 후 스킨 대신 이용한다.
▼ 김세진 주부에게 배우는 친환경 아이 간식
유기농 볶음고구마맛탕
“일반 고구마맛탕과 달리 기름에 튀기지 않고 프라이팬에 볶아 만듭니다. 기름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나지요. 유기농 쌀조청을 이용해 윤기만 날 정도로 버무리기 때문에 많이 달지 않아 어른들의 입맛에도 잘 맞아요.”
■ 준·비·재·료 고구마(중간 크기) 2개,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적당량, 유기농 쌀조청(또는 유기농 설탕시럽) 1큰술, 검은깨 약간
■ 만·들·기
1 고구마는 1cm 두께로 슬라이스한 뒤 물에 살짝 헹궈 녹말기를 없앤다.
2 미리 달궈둔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른 뒤 고구마를 7~8분간 볶는다.
3 고구마가 식기 전에 유기농 쌀조청을 뿌려 버무린 뒤 접시에 담고 검은깨를 뿌린 다음 한 번 더 버무려준다.
유기농 딸기슬러시
“아이들은 더운 여름철만 되면 시판 아이스크림이나 청량음료를 마시고 싶어해요. 하지만 식용색소와 설탕이 가득한 이런 음식은 몸속에 있는 칼슘을 빠져나가게 하기 때문에 한창 크는 아이들에게 좋지 않죠. 이럴 땐 갈증을 해소시켜주면서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해주는 과일을 대신 먹으면 더위도 이겨내고 건강도 지킬 수 있답니다.”
■ 준·비·재·료 딸기 10개, 산양유 140ml, 유기농 쌀조청 ⅔큰술
■ 만·들·기
1 딸기는 깨끗이 씻어 꼭지를 뗀 다음 냉동실에 넣어 살짝 얼린다.
2 믹서기에 딸기를 넣고 산양유를 붓는다. 아이들의 기호에 따라 산양유 대신 요거트나 우유를 넣어줘도 좋다.
3 유기농 쌀조청을 넣는다. 이때 너무 많은 양을 넣지 않도록 주의한다.
4 마시기 좋은 농도가 될 때까지 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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