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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주중에 못 잔 잠 주말에 몰아 자는 불규칙한 생활이 불면증 만듭니다”국내 1호 수면 심리학자 서수연 교수

윤혜진 객원기자

2024. 10. 14

누군가가 “잠은 죽어서 자라”고 말한다면 이제는 이렇게 얘기해줘야 한다. “진짜 성공을 위한다면 오히려 잠이 중요하다”고. 잠은 깨어 있는 시간에도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건강과 삶의 질을 좌우한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놀라는 점 중 대표적인 게 바로 불이 꺼지지 않는 활기찬 밤거리와 24시간 야식 배달이다. 실제로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잠을 가장 적게 자는 나라다. 학생 때는 공부하느라, 직장인은 야근하느라, 은퇴해서는 새벽잠이 줄어서다.

그러나 잠의 가치를 제대로 안다면 숙면을 더 이상 후순위로 미룰 수 없을 것이다. 잠은 낮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 기억하고, 다음 날 잘 지낼 수 있도록 마음을 보듬어준다. 국내 최초로 수면 연구실을 연 국내 1호 수면 심리학자인 서수연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잠을 가치 있게 여길 때 살면서 가치 있는 일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서 교수는 이 같은 잠의 중요성과 20여 년간 연구해온 수면 노하우를 담아 최근 ‘당신을 위한 수면 큐레이션’이란 책을 펴냈다. “사람마다 적절한 잠의 양과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이유가 다르기 때문에 ‘큐레이션’이란 제목을 붙였다”고. 서 교수는 “사람들이 다른 걸 포기하더라도 잠을 더 챙겨야 한다는 생각은 잘 못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치매와 각종 만성질환, 수면과 연결돼 있어

좋은 잠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잘 잤다’고 할 수 있는 기준이 있나요.
보통 사람들이 잘 잤다, 못 잤다 1차원적으로만 생각하는데, 수면 건강이란 개념은 5가지 차원에서 얘기해야 해요. 첫 번째가 총수면 시간이고, 두 번째는 연속성입니다. 중간에 깨서 다시 못 잔다면 좋은 수면이 아닌 거죠. 세 번째는 ‘언제 자느냐’인 수면 타이밍, 네 번째는 수면 만족도예요. 다섯 번째가 낮 동안의 기능인데, 잠을 못 자서 낮에 굉장히 피곤하고 감정 기복이 심하다는 식의 주간 기능에 손상이 있으면 수면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이 5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수면을 좋은 잠이라고 정의합니다.

잠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점 중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잠은 우리 몸 곳곳에 다 영향을 미쳐요. 그중에서도 특히 인지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잠을 못 자면 다음 날 집중이 잘 안 되고 짜증이 나요. 잠을 계속 못 자면 치매에 취약해질 수도 있고요. 이 밖에도 잘 때 숨쉬기에 노력을 많이 해야 하는 수면 무호흡증이라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고, 야간 교대 근무자는 생체리듬이 어긋나 대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20여 년 전, 국내에 수면 건강에 대한 개념조차 없을 때 어떻게 수면 심리 연구를 시작하게 됐나요.
원래 제 박사 논문 주제가 노인 및 노인 심리였어요. 암이나 심장질환, 폐질환 등 만성질환에 걸린 노인들이 심리적인 문제에 취약한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원발성 질환도 함께 치료하는 연구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만성질환의 공통분모가 모두 수면과 겹치더군요. 저 또한 학생 때 불면증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어요. 개인적인 관심에서 시작했죠. 현재 심리학과 내에서 수면을 연구하는 곳은 우리 학교가 유일할 거예요. 물론 수면 자체를 연구하는 의사는 많아요. 그런데 대부분 수면을 의학의 분야로 여기고 문제가 있으면 수면제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약물치료는 증상 완화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약을 먹는 동안 좀 괜찮아지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요. 그럴 때 불면증을 위한 인지행동치료 같은 비약물적인 방법을 다루는 분야가 바로 수면 심리학입니다.

다소 생소한 분야인데, 연구하며 힘든 적은 없나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에 돌아온 게 2011년쯤이었어요. 당시만 해도 국내에 이런 분야가 없으니까 “심리학에서 왜 수면을 다루느냐” “수면 심리만 연구해서 어떻게 교수가 되겠느냐”는 말을 들었어요. 지금도 아쉬운 점은 제가 이 책 전에 ‘엄마의 잠 걱정을 잠재우는 책’을 썼어요. 외국에서는 과학적인 수면 교육법을 쓰는데, 우리나라 엄마들은 육아 인플루언서들이 하는 방법을 따라 하더라고요. 물론 열심히 하는 분도 있겠지만 잘못된 정보가 많아 안타까웠어요.

수면 심리학자면서 현재 9세, 4세 두 아이를 기르는 워킹 맘인 서수연 교수는 수면 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국제소아수면학회에서는 수면 교육 중 과학적인 방법으로 표준소거법과 점진적 소거법, 부모 동반 소거법을 권장한다. 표준소거법은 아이가 잠이 들려고 할 때 침대에 눕히고 방 밖으로 나와 아이 스스로 잠들 때까지 달래주지 않는 방법이다. 점진적 소거법은 아이가 깨서 울 때 방에 들어가 달래주는 시간 간격을 매일 점차 늘려가는 방법. 1일 차에는 2분 간격으로, 2일 차에는 3분 간격으로 들어가 달래주는 식이다. 부모 동반 소거법은 가장 완화된 방법으로, 아이가 깨어 있는 채로 침대에 눕히고 잠들 때까지 보호자가 방 안에 머무른다. 이때 침대 옆에 의자를 두고 앉아 있다가 매일 아이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침대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게 포인트다. 서 교수는 “결국 수면 교육의 핵심은 ‘부모가 아이의 울음을 감내할 능력이 있는가’이다. 일관적인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육아 퇴근’ 후 자유를 누리다 늦게 잠드는 부모들이 많아요.
자기가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는 유일한 시간이니까 그런 행동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시간이 아예 없다면 삶의 즐거움이 너무 없잖아요. 다만 새벽 3시까지 놀다가 3∼4시간밖에 못 자면 다음 날 피곤하고 아이들한테 짜증 내게 되죠. 또 아이에게 집중해서 놀아주지 못하니 손해잖아요. 소소한 행복감을 누리되 어느 시점에서 적절하게 멈추는 균형점을 찾아야죠.

스마트폰 좀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가버리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취침 시간을 지연시키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열심히 산 하루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고, 또 하루를 정리하며 떠오른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도피처가 필요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런 보상이나 사회적 연결감, 기분을 좋게 해주는 일들을 꼭 밤에 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낮 동안 의도적으로 이런 일들을 많이 만들어준다면 밤에 스마트폰 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요.

수면 교육에 있어서 아이가 너무 울면 중간에 방법을 바꿔보는 건 어떤가요.
수면 교육은 한번 시작하면 처음 그 방법을 끝까지 갖고 가야 해요. 부모가 예민한 편인데 아이가 우는 걸 견뎌야 한다면 쉽지 않을 거예요. 처음부터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를 설정하고, 아이의 성향을 고려해 ‘아이도 이 정도는 견딜 수 있겠다’라는 균형점을 찾아 각자에게 가장 좋은 방법으로 시작하는 게 중요해요. 남들이 하는 방법을 무조건 따라 하다간 오히려 다음에 성공할 가능성을 계속 낮추게 됩니다.

교수님은 아이들 수면 교육을 어떤 방법으로 했나요.
표준소거법으로 했어요. 가장 센 방법이지만, 부모가 아이의 울음을 견딜 수만 있다면 보통 일주일 안에 마무리되거든요. 우리 아이의 경우 1시간 30분 넘게 운 적도 있어요. 울다가 목이 쉬고 그랬는데 진짜 기적처럼 한 일주일이 지나면 혼자 자요. 이건 좀 강심장 엄마들을 위한 방법이긴 합니다(웃음). 많은 부모가 아이 재울 때 옆에 같이 누워 있잖아요. 부모가 아이의 애착 인형이 되는 건 좋지 않아요. 도저히 문 닫고 나올 수가 없다면 그냥 아이 옆에 앉아 있는 정도로, 신체적인 상호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추천해요. 이런 완화된 방법일수록 시간은 더 오래 걸립니다.

교수님은 요즘 몇 시간 정도 주무세요.
보통 밤 12시 정도 잠자리에 들어 오전 7시 30분쯤 일어나요. 사실 요즘 시대에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저는 잠을 줄여가면서까지 일하지 않도록 방법을 찾다 보니 깨어 있는 동안 시간 관리를 잘하게 된 것 같아요. 물론 완벽하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잠이 1순위예요.

“침실에서 시간 단서가 될 만한 물건을 다 치워보세요”

잠도 배워야 잘 잔다. 서수연 교수가 삼성전자의 건강관리 앱 ‘삼성헬스’의 수면 코칭 프로그램 공동 개발에 참여한 이유도 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수면 상태를 들여다봤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수면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얕은 잠이 1단계(2~5분 소요), 본격적인 잠이 2단계(약 30분 소요), 깊은 잠이 3단계(약 20~30분 소요), 꿈을 꾸는 렘수면(REM·약 20분 소요)까지 모두 거치는 한 번의 주기가 평균 90분 정도 걸린다. 건강하게 자는 성인은 하룻밤에 이 주기를 4~5회 반복한다. 그리고 3단계에 해당하는 깊은 잠에서 몸이 회복된다.

흔히 잠을 못 자면 불면증이라고 생각하는데, 불면증도 잠의 양과 질에 대한 만족도, 빈도, 낮 동안의 기능 등을 기반으로 더 세분화할 수 있다. 자려고 누웠는데 잠드는 데까지 30분 이상 걸리거나 중간에 깨서 다시 잠드는 데 30분 이상 걸릴 때, 새벽에 깨서 더는 자지 못할 때는 불면 증상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 증상들이 일주일에 3번 이상,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그때는 불면 장애로 보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마감, 시험, 과제 등 벼락치기 할 일도 있잖아요. ‘조금이라도 자고 일어나서 할까’ ‘못 일어날 듯하니 아예 밤을 새울까’ 갈림길에 섰을 때 어떤 쪽이 더 능률이 날까요.
시험 기간이 되면 밤새우는 학생들이 많은데, 저는 2∼3시간이라도 자면 기억이 더 잘 나니까 시험을 더 잘 볼 수 있다고 얘기해요. 밤을 새우면 생체리듬에 교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약간 붕 뜬 느낌이 들어요. 한 연구에 따르면 잠을 24시간 동안 쭉 못 자고 깨어 있을 때의 시각-운동 협응 능력이 혈중알코올농도 0.1%일 때의 기능 상태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뇌가 온전히 기능할 수 없겠죠. 그리고 잠은 오늘 못 잔 만큼 다른 날 더 붙여서 자도 되는 선형적 관계가 아니에요. 잠은 너무 적게 자는 것도, 그렇다고 너무 많이 자는 것도 좋지 않아요.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규칙적인 게 가장 좋아요.

주말에 잠을 몰아 자는 패턴도 어떻게 보면 5일 적게 자고, 2일 많이 자고, 다시 5일, 2일 단위로 나름의 규칙적인 생활 아닌가요(웃음).
하하하. 아닙니다. 이게 진짜 많은 현대인의 문제 같아요. 주중에 발생한 수면 부채를 주말에 붙여 14~15시간씩 자는 경우 많죠. 주중과 주말에 일어나는 시간이 2시간 이상 차이가 나는 걸 ‘사회적 시차’가 발생한다고 말합니다. 사회적 시차가 발생하면 신체 및 수면 건강을 해쳐요. 또 생체리듬이 혼란스러워 언제 잠을 자야 할지 몰라 불면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늦잠을 자더라도 평소 기상 시간과 2시간 넘게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고, 일단 아침에 일어났다가 차라리 오후에 낮잠을 30분 정도 자는 게 좋아요.

평소에도 낮잠을 자는 편이 낫나요. 점심 식사 후 특히 졸리잖아요.
많은 사람이 점심밥을 먹고 졸리다 생각하는데, 생체리듬상 점심을 먹지 않더라도 오후 2~4시는 원래 졸릴 시간이에요. 보통 일어나서 7~9시간 뒤면 생체리듬이 한풀 꺾일 때거든요. 그렇게 졸릴 때는 책상에라도 엎드려서 잠깐 자두길 추천해요. 다만 오후 낮잠은 깊게 들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30~45분을 넘기지 않아야 합니다. 30분 이상 자면 일어나기가 힘들고, 일어나서도 오히려 더 피곤하고, 밤잠에도 방해가 될 수 있어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수면 시간을 어느 정도 확보하는 게 좋은가요.
어린이들은 한 10~12시간, 청소년은 9~10시간 정도를 추천해요. 생각보다 훨씬 많죠? 우리나라에서는 오후 8시면 학원에 있거나 돌아와 집에서의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이잖아요. 미국에서는 초등학생을 오후 8시, 늦어도 9시에는 재워요.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이 특히 안타까워요.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최소한 8시간은 자야 한다고 생각해요.

흔히 학생 때 수면 시간이 키 성장과 연관이 있다고 하잖아요. 키가 크려면 오후 10시 전에 자야 한다는 말이 맞나요.
자면 성장 호르몬이 나옵니다. 그런데 특정한 시간대에 나오는 건 아니고요. 잠들고 나서 몇 시간 후에 피크를 치고 나오는데 요즘 아이들이 굉장히 조금 자잖아요. 그러면 성장 호르몬이 나올 시간에 일어나야 하니까 문제가 되는 거죠. 성인도 자면 성장 호르몬이 나와 피부 미용이나 노화 방지에 도움이 돼요. 그래서 잠을 못 자면 늙는 거예요.

푹 자고 싶어도 마음처럼 안 될 때가 있어요. 분명 피곤해서 누웠는데 바로 잠이 안 오는 이유는 뭘까요.
피곤한 상태와 졸린 상태는 달라요. 졸린 건 지루한 회의를 하거나 재미없는 영상을 볼 때 스르르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그런 상태를 말하는 거고요. 피곤하다는 건 몸에 에너지는 없지만 머리에 잡념이 많은 상태를 말해요. 침대에 누워 있다 해도 머리는 계속 돌아가고 긴장도가 높아 잠은 안 오죠. 그래서 심리학적 접근이 필요하단 거예요. 멘털 관리를 해서 잠을 잘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해요.

교수님은 평소 잠을 잘 자기 위해 하는 루틴이 있나요.
수면을 예열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려고 하는 편이에요. 자기 전에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몸과 마음이 이완되는 활동을 하는데, 주로 책을 많이 읽어요. 또 침실에서 시간 단서가 될 만한 물건을 다 치워보세요. 저는 잘 때 휴대폰을 거실에 두고 와요. 그러면 자기 전에 휴대폰을 안 할 수 있고, 자다 깨 시간을 확인하는 행동도 막을 수 있어요. 자다 깨서 시계를 보는 행동이 사소한 것 같아도 반복하면 어느 순간 뇌가 그 시간이 깨는 시간이라고 인식할 수 있거든요. 또 수면 일지도 도움이 됩니다. 침대에 누운 시간, 잠이 든 시간, 일어난 시간 등을 기록하다 보면 수면 패턴이 일정한지, 어떤 요인이 잘 때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어요.


잘 자기 위한 습관과 마음 훈련법

1 잠이 안 올 때는 침대에서 나오기
침대에 누워 온갖 상념에 빠지는 날이 계속된다면 뇌는 침대를 긴장하고 잠 못 자는 곳으로 잘못 인식하게 된다. 잠자리에 든 지 30분 정도 지났는데도 잠이 안 온다면 침대 밖으로 나와 마음이 편안해지는 활동에 몰두해보자. 이때 다른 일에 집중해서 긴장을 높이거나 잠을 더 깨우는 활동은 피한다. 시작과 끝이 분명하고 졸음이 올 때 쉽게 내려놓을 수 있는 단편 소설, 잡지, 다큐멘터리 등을 보다가 잘 수 있을 것 같을 때 다시 침대로 돌아가 눕는다.

2 상추 차를 먹기보다 상추를 심어라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음식과 건강보조제들이 많다. 특히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멜라토닌은 현재 국내에서는 식약처의 승인을 받지 못해 정식으로는 병원 처방이 필요하다. 이에 해외에서 판매 중인 멜라토닌 상품을 직구로 구매하기도 하는데, 이런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멜라토닌의 문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라벨에 적힌 성분과 실제 성분이 다를 수 있다는 것. 무엇보다 멜라토닌은 오래 자기 위해서 먹는 약이 아니다. 서수연 교수는 “멜라토닌은 자신이 원하는 타이밍에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제다. 필요하다면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게 안전하다”며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상추 차를 먹으려 하기보다 상추를 심는, 몸을 많이 움직이는 생활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3 배우자 때문에 숙면을 방해받는다면 ‘수면 이혼’ 고려
수면 이혼은 관계적인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같이 잠을 자면서 수면에 방해를 받을 경우 합의하에 각자의 공간에서 따로 자는 것이다. 각방 쓰기랑은 다른 개념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코를 심하게 곤다든지, 잠버릇이 험하다든지, 잠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서로 너무 다르면 푹 자는 데 방해가 되므로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제안했을 때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도록 “내가 다른 방에서 자는 건 당신이 싫어서가 아니라, 잠을 잘 자고 나서 낮 동안에 당신과 더 잘 지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섹스리스 부부가 되지 않도록 부부관계도 상의하는 게 중요하다.

4 잠은 자려고 애쓸수록 달아난다
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만 바꿔도 잠자는 게 훨씬 수월해진다. 먼저 잠을 방해하는 생각들을 버려야 한다. ‘잠을 못 자서 내일 일정에 피해를 주면 어쩌지?’ 걱정하며 더 열심히 자려고 노력한다면 오히려 이 불안함이 잠을 달아나게 만든다. 지나치게 걱정이나 잡념이 많아 뒤척인다면 미리 걱정이나 잡념을 떠올릴 시간과 장소를 정해놓도록 한다. 만약 잠자리에서 새로운 생각이 떠오른다면 침대 옆에 비치한 종이에 적고 다음 날 아침까지 생각을 접어둔다. 무엇보다 잠을 못 자는 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도록 한다.


#불면증 #수면교육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기자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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