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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로운 길을 만나다
‘친구가 보러 간 오디션에 따라갔다가’ 발탁되었다거나 ‘길거리에서 눈에 띄어’ 캐스팅돼 뜻하지 않게 연예계에 진출했다는 스타들이 많다. 하지만 탤런트 이완(21)처럼 우연히 연예인이 된 경우도 흔치 않을 듯하다. 터프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가진 그는 잘 알려진 대로 탤런트 김태희의 친동생. SBS 드라마 ‘천국에 계단’ 촬영 당시 김태희는 이완의 사진을 다이어리에 넣어 가지고 다녔는데 그것을 본 이장수 PD가 한눈에 그를 점찍었다고 한다. “친구들끼리 당시 유행하던 이미지 포토 숍에서 찍은 사진이었어요. 감독님이 사진을 보시고는 느낌이 좋다며 꼭 한번 보고 싶다고 하셨대요. 사실 그전까지는 길거리에서 캐스팅 제의를 받아도 관심이 가지 않았는데 유명하신 감독님이 한번 해보자고 말씀하시니 설득당할 수밖에 없었죠.” 생각지도 않았던 연기자의 길이었지만 이왕 하는 것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는 그. ‘이완’ 이라는 예명을 사용한 것도 ‘누구의 동생이다’라는 말로 시작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누나를 똑 닮은 선한 눈매며 맑은 미소 때문에 비밀은 곧 들통나버렸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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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년 배우를 꿈꾸다
아직까지 그에게는 ‘남자’보다는 ‘소년’이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린다. 촬영을 기다리는 동안 난간을 타고 내려오거나 풍선을 가지고 장난치는 모습에선 개구쟁이 소년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하지만 인터뷰에 들어가자 사뭇 진지해지는 표정은 어느새 배우의 모습을 닮아 있었다. 또래답지 않게 질문에 대해 잠시 생각한 후 이야기 하나하나에 무게를 실어 말하는 것 또한 의외의 모습. 촬영이 시작된 후 셔터 소리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눈빛과 포즈 역시 어색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쉽게 시작한 일이지만 연기자란 보던 것과 달리 어렵고 만만치 않은 직업이더라고요.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부담도 생기고요. 특히 경험하지 못한 일은 감정 몰입이 힘들기 때문에 대본을 받으면 여러 번 반복해 읽으면서 그 인물에 빠져들려고 노력해요. 드라마 OST를 들으며 감정을 잡아보기도 하고요.” 이제는 ‘김태희의 동생’이 아닌 ‘이완’이라는 이름 하나로도 상당한 존재감이 느껴는 것은 이런 그의 노력과 진중함에서 온 것일 터. 하지만 그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말한다. “한 가지 이미지로 기억되기보다는 여러 역할을 맡아 다르게 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물론 많이 배워야죠.” 그가 존경하는 배우는 최민식과 설경구. 언젠가는 그들처럼 역할을 꿰뚫는 통찰력을 갖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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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힘이 되어 주는 가족 그리고 일
그의 이야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누나 김태희다. 주목받는 연기자가 된 지금 새삼 누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미안하다고 하자 그는 오히려 자신은 개의치 않는데 질문하는 사람들이 어려워한다며 웃는다. 누나의 후광을 보는 것은 원치 않지만 사랑하는 누나이고 가족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는 꺼리지 않는다고. “누나는 어릴 때부터 예쁘고 똑똑해 따라다니는 남자들이 많았어요. 덕분에 제가 득을 많이 봤죠. 누나를 좋아하는 형들이 제게 잘해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었거든요.” 연예인이 된 후에는 얼굴을 마주 볼 기회가 적어 아쉬웠지만 올해 초 함께 스위스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여행을 다녀온 덕에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둘 다 무뚝둑한 편이기는 해도 힘든 점을 잘 알기 때문에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이 큰 위안이 된다고.
그는 현재 드라마 ‘해변으로 가요’ 촬영을 마친 후 잠시 휴식기를 갖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쉬는 중에도 여러가지 스케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앙드레김 패션쇼 모델, 포지션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바라던 바처럼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것. 10월24일에는 도쿄국제영화제 참석차 일본으로 떠났다. 지난 봄 촬영한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원작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의 저예산 예술영화 ‘그때 난 죽기로 했다’가 영화제에 출품됐기 때문. 일본에서 돌아오면 다시 운동을 하고 연기공부로 차분히 다음 작품을 준비하면서 또 다른 무언가를 배워갈 계획이라는 그는 열매가 완전히 여물기 전 피어오르는 향기로운 꽃과 같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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