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양측의 합의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김현중의 여자친구 폭행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임신한 것으로 알려진 여자친구 최모 씨가 김현중을 상대로 16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 최씨 측은 지난해 김현중의 아이를 임신했으나 폭행으로 유산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이미 김현중으로부터 6억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다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 사건에 대해 김현중 부모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김현중(29)의 부모와 마주 앉은 건 그가 현역으로 군에 입대한 지 이틀 후인 5월 14일 서울 서초동에서였다. 전 여자친구 최모 씨와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진 상황이라 쫓기듯 입소하는 김현중도, 또 그렇게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부모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조용히 가고 싶다”는 아들의 뜻에 따라 입대 현장에도 가지 못했다는 아버지 김모 씨는 “입소식이 끝나면 부모를 향해 절을 하는데 우리가 못 갔으니, 다른 입소자들이 부모에게 절을 할 때 현중이는 멀뚱히 서 있다가 들어갔다고 하더라. 현중이 친구들이 ‘아버님, 어머님도 가시는 게 좋았을걸 그랬다’고 하는데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던 김현중의 어머니가 가슴에 묻어두었던 말을 꺼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대한민국 부모들은 모두 같은 심정일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고통스러운 가운데 입대했을 뒷모습을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지더군요. 현중이가 자필 편지에서 ‘빚덩이를 짊어지고 간다’고 썼는데,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싶습니다. 현중이는 그동안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데뷔 10년째 되는 해에 무료 콘서트를 열고 싶어했어요. 소속사 측에도 그런 의사를 이미 전달한 상태였죠. 올해가 마침 10년째 되는 해라 콘서트를 하고 군에 입대하면 되겠다, 계획하고 있었는데…. 군대라는 곳이 가고 싶다고 가고, 안 가고 싶다고 안 가는 곳이 아닌데, 도피성 입대니 뭐니 하는 소리를 들으니까 너무 속이 상합니다.”
김현중은 지난해 8월 최씨가 그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당시 최씨는 지난해 5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김현중으로부터 얼굴과 가슴, 둔부 등에 폭행을 당해 전치 6주 상해를 입었다며 경찰에 진단서를 제출했다. 이후 김현중은 9월 사과문을 발표했고, 전 여자친구는 고소를 취하했다. 김현중이 2015년 1월 벌금 5백만원 판결을 받으면서 마무리되는 듯하던 이 사건은 2월 최씨 측이 임신을 알리면서 또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양측은 임신 여부 확인을 두고 공방을 이어가던 중, 최씨 측은 4월 김현중을 상대로 16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낸 데 이어 5월 11일 방송을 통해 “지난해 6월 김현중의 폭행으로 인해 자연유산 된 일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와중에 김현중이 지난해 9월 최씨에게 6억원을 건넨 사실도 드러났다. 김현중의 부모는 사건이 여기에 이르기까지, ‘최씨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끌려 다닌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임신과 유산은 사실일까?
현재 시점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최씨가 2014년 5월 임신을 했는지 여부다. 김현중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청파의 이재만 변호사는 “최씨가 지난해 임신을 했었으며 폭행으로 인해 유산됐다고 주장한 내용은 알고 있지만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현중의 부친 역시 이 부분이 석연치 않다고 했다. 김현중의 부친이 최씨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월 6일이다. 폭행 사건으로 결별했던 김현중과 최씨는 지난해 11월 재결합했다가 한달만인 12월 다시 헤어졌고, 최씨는 올 1월 3일 김현중에게 전화로 유산에 이은 두 번째 임신 사실을 알린다. 이를 전해들은 김현중 부친은 1월 6일 최씨를 직접 만난 데 이어, 1월 17일에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의논하기 위해 최씨와 그녀의 부모를 함께 만났다. 당시만 해도 김현중의 부친은 아들과 상의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임신까지 했으니 최씨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생각이었다고 한다. 최씨에게 지난 일(김현중의 폭행) 때문에 억울한 부분도 있겠지만 용서하고, 아이를 위해 서로 노력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이때 최씨의 부모는 김현중의 부친에게 딸의 임신을 확인시켜주겠노라는 약속도 했다고. 그리고 2월 14일에는 임신 확인 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양가 부모가 만났다. 최씨가 한 차례 유산한 전력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어 알고 있었던 김현중의 부친은 최씨의 부모에게 이 일을 언급하며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큰 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자 최씨 부모는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쪽 부모님이 ‘우리 딸은 작년에 임신한 적이 없다. 이번이 첫 임신인데 무슨 소리냐, 왜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냐’며 화를 내시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 현중이에게 그쪽에선 작년에 임신한 적이 없다는데 이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그제서야 울먹이면서 ‘아버지, 사실 억울한 부분도 있었지만 임산부 폭행으로 몰고 가는 바람에 겁이 나서 6억원을 주고 합의했어요. 그런데 그쪽에서 임신이 아니라고 하면 저도 억울한 걸 풀 수 있겠네요’ 이러더라고요. 저희도 이렇게 내막을 알게 된 겁니다. 그 전까지 저희는 합의금이 오간 사실도 몰랐습니다.”(김현중 부친)
“현중이는 형과 연년생으로 자라면서 한 번도 큰소리 내며 싸운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저도 현중이가 폭행을 했다는 사실에 더 충격을 받았어요. 저는 일이 이렇게까지 된 것이 제 탓인 것 같아서 더 속이 상해요. 엄마가 아프니까(김현중의 어머니는 올 초 목 디스크로 수술을 받았다) 어떻게 될까 봐 조용히 덮으려고 했던 게 아닌지, 그러면서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김현중 모친)
“사건이 있고 나서 현중이가 너무 괴로워했습니다.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커튼도 못 열고, 불도 못 켜고 어두컴컴한 방 안에만 있었어요. 혹시 나쁜 마음을 먹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죠. 그래도 억울하지만 지난 일이니 덮고 넘어가자 생각했는데, 그쪽에서 또다시 소송을 제기하니 저희도 참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혀보자고 현중이를 설득했죠.”(김현중 부친)
김현중 측은 산부인과 초음파실에 한 번도 못 들어가
지난해 사건과 별개로 김현중 측은 아직 최씨의 두 번째 임신에 대해서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김현중의 부친은 “아들이 사랑했던 여자가 아이를 임신했다고 한다. 그러면 태아의 건강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부모로서의 도리가 아닌가. 당연한 걸 확인하고자 했을 뿐인데 최씨는 우리한테 ‘그게 정상적인 부모가 할 소리냐’고 하더라”며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최씨는 2월 25일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김현중의 부친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는데, 그중에는 ‘2월 14일 만나서 임신 확인서, 산모 건강 진단서를 다 보여드렸는데 왜 의심하시는지 모르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녀의 주장은, 임신 사실을 충분히 확인시켜줬는데도 김현중 부모가 믿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현중 부모의 설명은 달랐다. 1월 9일 최씨 측으로부터 이름이 없는 초음파 사진 3장을 받았으며 2월 14일 양가 부모가 만난 자리에서는 최씨 부모가 임신 진단서를 갖고 왔지만 서류가 접혀 있어서 내용을 제대로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최씨 측이 태아 확인을 계속 미루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씨 측은 김현중의 부모가 특정 병원에서만 진료받기를 고집했다고 주장했지만 그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2월 24일에는 최씨가 초진을 받은 산부인과에서 기록을 떼 다른 산부인과에서 검진을 받기로 했지만 최씨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한다.
“그날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오전 11시 출발하면서 최씨에게 연락을 했더니 ‘일정 좀 확인해보고요’ 하더니 그 후론 연락이 없더군요. 그날 오후 6시까지 병원 주차장에서 기다렸지만 결국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2월 25일, 양측은 다시 병원 약속을 잡았다.
“최씨 측에서 산부인과로 유명한 A, B, C, D 네 병원을 거론하며 우리가 한 군데를 고르면 거기서 확인시켜주겠다고 하더군요. 그중 A와 B 병원은 예약을 해야만 진료를 받을 수 있었어요. 예약을 하면 제가 사전에 의사와 짜기라도 할지 의심할 것 같아서 당일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C병원에 가자고 했더니, 거기는 또 싫다고 해서 결국 D병원에 갔습니다.”(김현중 부친)
이날 D병원 진찰실에는 김현중의 모친과 최씨가 들어갔다. 의사는 소변 검사를 하고 체중을 재고 초음파실에 들렀다가 다시 진료실에 오라고 했지만, 최씨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결국 초음파 검사를 받지 않고 병원을 떠났다고 한다. 김현중 부모가 최씨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3월 12일, E병원에서다. 이날도 김현중의 모친은 초음파실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임신 진단서만 받았다. 그리고 이날 밤 김현중의 카톡 메시지로 초음파 사진을 받았다고 한다.
최씨는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김현중의 부친이 특정 병원, 특정 의사에게 진료받기만을 고집했다, 김현중 부친에게서 아이를 원치 않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현중 부친은 자신의 진의가 왜곡됐다고 설명했다.
“제가 큰 병원에 가자고 했던 건, 시설이 좋고 아무래도 진료를 잘 볼 것 같아서였어요. 아이와 산모의 안전을 위해 배려 차원에서 그런 거예요. 사실 저희는 아이만 확인할 수 있다면 어느 병원 어떤 의사든 상관없습니다. 물론 최씨 쪽에도 그런 사실을 충분히 전달했습니다.”
“현중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역시 밝혀져야”
최씨가 이번에 청구한 손해배상금 16억원 중 10억원은 임신으로 인해 김현중과 갈등을 겪으면서 입은 정신적인 피해를 보상하라는 것이며, 6억원은 지난해 6억원을 건넨 사실을 누설한 것에 대한 위약금이다. 합의금에 대해 김현중의 지인들이 알고 있는데, 이는 김현중 측에서 누설한 것이라는 게 최씨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현중 측 이재만 변호사는 “지난해 9월 합의 당시 최씨 측이 먼저 김현중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들여 합의금 없이 소송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이는 왜곡해서 합의금에 대해 누설한 것이니, 계약을 위반한 건 최씨 측”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씨 측의 법률 대리인인 썬앤파트너스의 선종문 변호사는 “지난해 받은 6억원은 상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이지, 합의금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선 변호사는 최씨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마음고생으로 많이 말랐지만 태교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최씨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모든 진실은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현중의 부모 역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라고 했다.
“진실이 밝혀져서 그동안 현중이가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앓던 응어리가 풀리면 좋겠어요. 물론 현중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역시 밝혀져야겠지요.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힌 이 일을 풀 수 있는 건 오직 그 길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친자로 확인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어요.”
김현중을 상대로 제기한 최씨의 16억원 손배배상청구 소송 첫 재판은 6월 3일 열린다.
김현중 vs 전 여자친구 분쟁의 쟁점 3
합의금 6억
김현중 측(이재만 변호사)
김현중은 지난해 최씨에게 6억원을 합의금으로 건넸다. 그럼에도 최씨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합의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 여자친구 측(선종문 변호사)
최씨가 지난해 받은 6억원은 합의금이 아니라, 폭행으로 인한 상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이다.
지난해 임신과 유산에 관해
김현중 측
최씨로부터 임신했다는 말만 들었을 뿐,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최씨의 부모는 “딸이 임신한 적이 없다”고 했다.
전 여자친구 측
지난해 임신은 분명한 사실이다. 부모가 몰랐던 건, 미혼인 상태라 차마 임신 사실을 알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임신에 대한 태아 확인
김현중 측
최씨와 여러 번 산부인과 약속을 잡았지만 결국 태아를 확인하지 못했다. 초음파실 앞까지 같이 간 적은 있지만, 김현중의 부모(엄마)가 직접 초음파를 보지는 못했다.
전 여자친구 측
산부인과에서 발급 받은 임신진단서도 건네줬고, 충분히 확인시켜줬다. 가족도 아닌 김현중의 엄마가 초음파실까지 같이 들어가겠다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글 · 김명희 기자 | 사진 · 조영철 기자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김현중의 부모는 아들이 입대 전 우울증으로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김현중(29)의 부모와 마주 앉은 건 그가 현역으로 군에 입대한 지 이틀 후인 5월 14일 서울 서초동에서였다. 전 여자친구 최모 씨와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진 상황이라 쫓기듯 입소하는 김현중도, 또 그렇게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부모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조용히 가고 싶다”는 아들의 뜻에 따라 입대 현장에도 가지 못했다는 아버지 김모 씨는 “입소식이 끝나면 부모를 향해 절을 하는데 우리가 못 갔으니, 다른 입소자들이 부모에게 절을 할 때 현중이는 멀뚱히 서 있다가 들어갔다고 하더라. 현중이 친구들이 ‘아버님, 어머님도 가시는 게 좋았을걸 그랬다’고 하는데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던 김현중의 어머니가 가슴에 묻어두었던 말을 꺼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대한민국 부모들은 모두 같은 심정일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고통스러운 가운데 입대했을 뒷모습을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지더군요. 현중이가 자필 편지에서 ‘빚덩이를 짊어지고 간다’고 썼는데,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싶습니다. 현중이는 그동안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데뷔 10년째 되는 해에 무료 콘서트를 열고 싶어했어요. 소속사 측에도 그런 의사를 이미 전달한 상태였죠. 올해가 마침 10년째 되는 해라 콘서트를 하고 군에 입대하면 되겠다, 계획하고 있었는데…. 군대라는 곳이 가고 싶다고 가고, 안 가고 싶다고 안 가는 곳이 아닌데, 도피성 입대니 뭐니 하는 소리를 들으니까 너무 속이 상합니다.”
김현중은 지난해 8월 최씨가 그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당시 최씨는 지난해 5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김현중으로부터 얼굴과 가슴, 둔부 등에 폭행을 당해 전치 6주 상해를 입었다며 경찰에 진단서를 제출했다. 이후 김현중은 9월 사과문을 발표했고, 전 여자친구는 고소를 취하했다. 김현중이 2015년 1월 벌금 5백만원 판결을 받으면서 마무리되는 듯하던 이 사건은 2월 최씨 측이 임신을 알리면서 또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양측은 임신 여부 확인을 두고 공방을 이어가던 중, 최씨 측은 4월 김현중을 상대로 16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낸 데 이어 5월 11일 방송을 통해 “지난해 6월 김현중의 폭행으로 인해 자연유산 된 일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와중에 김현중이 지난해 9월 최씨에게 6억원을 건넨 사실도 드러났다. 김현중의 부모는 사건이 여기에 이르기까지, ‘최씨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끌려 다닌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김현중은 5월 12일 배용준의 배웅 속에서 경기도 고양시 육군 30사단 신병교육대대로 입소했다. 별도의 행사를 치르지는 않았지만 그의 입소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중국 홍콩 일본 등에서 많은 팬들이 모여들었다.
지난해 임신과 유산은 사실일까?
현재 시점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최씨가 2014년 5월 임신을 했는지 여부다. 김현중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청파의 이재만 변호사는 “최씨가 지난해 임신을 했었으며 폭행으로 인해 유산됐다고 주장한 내용은 알고 있지만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현중의 부친 역시 이 부분이 석연치 않다고 했다. 김현중의 부친이 최씨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월 6일이다. 폭행 사건으로 결별했던 김현중과 최씨는 지난해 11월 재결합했다가 한달만인 12월 다시 헤어졌고, 최씨는 올 1월 3일 김현중에게 전화로 유산에 이은 두 번째 임신 사실을 알린다. 이를 전해들은 김현중 부친은 1월 6일 최씨를 직접 만난 데 이어, 1월 17일에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의논하기 위해 최씨와 그녀의 부모를 함께 만났다. 당시만 해도 김현중의 부친은 아들과 상의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임신까지 했으니 최씨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생각이었다고 한다. 최씨에게 지난 일(김현중의 폭행) 때문에 억울한 부분도 있겠지만 용서하고, 아이를 위해 서로 노력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이때 최씨의 부모는 김현중의 부친에게 딸의 임신을 확인시켜주겠노라는 약속도 했다고. 그리고 2월 14일에는 임신 확인 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양가 부모가 만났다. 최씨가 한 차례 유산한 전력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어 알고 있었던 김현중의 부친은 최씨의 부모에게 이 일을 언급하며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큰 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자 최씨 부모는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쪽 부모님이 ‘우리 딸은 작년에 임신한 적이 없다. 이번이 첫 임신인데 무슨 소리냐, 왜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냐’며 화를 내시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 현중이에게 그쪽에선 작년에 임신한 적이 없다는데 이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그제서야 울먹이면서 ‘아버지, 사실 억울한 부분도 있었지만 임산부 폭행으로 몰고 가는 바람에 겁이 나서 6억원을 주고 합의했어요. 그런데 그쪽에서 임신이 아니라고 하면 저도 억울한 걸 풀 수 있겠네요’ 이러더라고요. 저희도 이렇게 내막을 알게 된 겁니다. 그 전까지 저희는 합의금이 오간 사실도 몰랐습니다.”(김현중 부친)
“현중이는 형과 연년생으로 자라면서 한 번도 큰소리 내며 싸운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저도 현중이가 폭행을 했다는 사실에 더 충격을 받았어요. 저는 일이 이렇게까지 된 것이 제 탓인 것 같아서 더 속이 상해요. 엄마가 아프니까(김현중의 어머니는 올 초 목 디스크로 수술을 받았다) 어떻게 될까 봐 조용히 덮으려고 했던 게 아닌지, 그러면서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김현중 모친)
“사건이 있고 나서 현중이가 너무 괴로워했습니다.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커튼도 못 열고, 불도 못 켜고 어두컴컴한 방 안에만 있었어요. 혹시 나쁜 마음을 먹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죠. 그래도 억울하지만 지난 일이니 덮고 넘어가자 생각했는데, 그쪽에서 또다시 소송을 제기하니 저희도 참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혀보자고 현중이를 설득했죠.”(김현중 부친)
진실이 밝혀져서 그동안 현중이가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앓던 응어리가 풀리면 좋겠어요. 물론 현중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역시 밝혀져야겠지요.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힌 이 일을 풀 수 있는 건 오직 그 길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현중 측은 산부인과 초음파실에 한 번도 못 들어가
지난해 사건과 별개로 김현중 측은 아직 최씨의 두 번째 임신에 대해서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김현중의 부친은 “아들이 사랑했던 여자가 아이를 임신했다고 한다. 그러면 태아의 건강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부모로서의 도리가 아닌가. 당연한 걸 확인하고자 했을 뿐인데 최씨는 우리한테 ‘그게 정상적인 부모가 할 소리냐’고 하더라”며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최씨는 2월 25일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김현중의 부친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는데, 그중에는 ‘2월 14일 만나서 임신 확인서, 산모 건강 진단서를 다 보여드렸는데 왜 의심하시는지 모르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녀의 주장은, 임신 사실을 충분히 확인시켜줬는데도 김현중 부모가 믿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현중 부모의 설명은 달랐다. 1월 9일 최씨 측으로부터 이름이 없는 초음파 사진 3장을 받았으며 2월 14일 양가 부모가 만난 자리에서는 최씨 부모가 임신 진단서를 갖고 왔지만 서류가 접혀 있어서 내용을 제대로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최씨 측이 태아 확인을 계속 미루는 걸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씨 측은 김현중의 부모가 특정 병원에서만 진료받기를 고집했다고 주장했지만 그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2월 24일에는 최씨가 초진을 받은 산부인과에서 기록을 떼 다른 산부인과에서 검진을 받기로 했지만 최씨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한다.
“그날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오전 11시 출발하면서 최씨에게 연락을 했더니 ‘일정 좀 확인해보고요’ 하더니 그 후론 연락이 없더군요. 그날 오후 6시까지 병원 주차장에서 기다렸지만 결국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2월 25일, 양측은 다시 병원 약속을 잡았다.
“최씨 측에서 산부인과로 유명한 A, B, C, D 네 병원을 거론하며 우리가 한 군데를 고르면 거기서 확인시켜주겠다고 하더군요. 그중 A와 B 병원은 예약을 해야만 진료를 받을 수 있었어요. 예약을 하면 제가 사전에 의사와 짜기라도 할지 의심할 것 같아서 당일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C병원에 가자고 했더니, 거기는 또 싫다고 해서 결국 D병원에 갔습니다.”(김현중 부친)
이날 D병원 진찰실에는 김현중의 모친과 최씨가 들어갔다. 의사는 소변 검사를 하고 체중을 재고 초음파실에 들렀다가 다시 진료실에 오라고 했지만, 최씨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결국 초음파 검사를 받지 않고 병원을 떠났다고 한다. 김현중 부모가 최씨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3월 12일, E병원에서다. 이날도 김현중의 모친은 초음파실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임신 진단서만 받았다. 그리고 이날 밤 김현중의 카톡 메시지로 초음파 사진을 받았다고 한다.
최씨는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김현중의 부친이 특정 병원, 특정 의사에게 진료받기만을 고집했다, 김현중 부친에게서 아이를 원치 않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현중 부친은 자신의 진의가 왜곡됐다고 설명했다.
“제가 큰 병원에 가자고 했던 건, 시설이 좋고 아무래도 진료를 잘 볼 것 같아서였어요. 아이와 산모의 안전을 위해 배려 차원에서 그런 거예요. 사실 저희는 아이만 확인할 수 있다면 어느 병원 어떤 의사든 상관없습니다. 물론 최씨 쪽에도 그런 사실을 충분히 전달했습니다.”
“현중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역시 밝혀져야”
최씨가 이번에 청구한 손해배상금 16억원 중 10억원은 임신으로 인해 김현중과 갈등을 겪으면서 입은 정신적인 피해를 보상하라는 것이며, 6억원은 지난해 6억원을 건넨 사실을 누설한 것에 대한 위약금이다. 합의금에 대해 김현중의 지인들이 알고 있는데, 이는 김현중 측에서 누설한 것이라는 게 최씨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현중 측 이재만 변호사는 “지난해 9월 합의 당시 최씨 측이 먼저 김현중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들여 합의금 없이 소송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이는 왜곡해서 합의금에 대해 누설한 것이니, 계약을 위반한 건 최씨 측”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씨 측의 법률 대리인인 썬앤파트너스의 선종문 변호사는 “지난해 받은 6억원은 상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이지, 합의금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선 변호사는 최씨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마음고생으로 많이 말랐지만 태교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최씨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모든 진실은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현중의 부모 역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라고 했다.
“진실이 밝혀져서 그동안 현중이가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앓던 응어리가 풀리면 좋겠어요. 물론 현중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역시 밝혀져야겠지요.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힌 이 일을 풀 수 있는 건 오직 그 길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친자로 확인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어요.”
김현중을 상대로 제기한 최씨의 16억원 손배배상청구 소송 첫 재판은 6월 3일 열린다.
지난해 6월 초 여행지에서 찍은 김현중과 전 여자친구의 사진들. 김현중 측은 5월 말 김현중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최씨의 얼굴과 팔 등에 상처가 없는 점에 주목하며, 폭행 논란을 처음부터 다시 따져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중 vs 전 여자친구 분쟁의 쟁점 3
합의금 6억
김현중 측(이재만 변호사)
김현중은 지난해 최씨에게 6억원을 합의금으로 건넸다. 그럼에도 최씨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합의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 여자친구 측(선종문 변호사)
최씨가 지난해 받은 6억원은 합의금이 아니라, 폭행으로 인한 상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이다.
지난해 임신과 유산에 관해
김현중 측
최씨로부터 임신했다는 말만 들었을 뿐,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최씨의 부모는 “딸이 임신한 적이 없다”고 했다.
전 여자친구 측
지난해 임신은 분명한 사실이다. 부모가 몰랐던 건, 미혼인 상태라 차마 임신 사실을 알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임신에 대한 태아 확인
김현중 측
최씨와 여러 번 산부인과 약속을 잡았지만 결국 태아를 확인하지 못했다. 초음파실 앞까지 같이 간 적은 있지만, 김현중의 부모(엄마)가 직접 초음파를 보지는 못했다.
전 여자친구 측
산부인과에서 발급 받은 임신진단서도 건네줬고, 충분히 확인시켜줬다. 가족도 아닌 김현중의 엄마가 초음파실까지 같이 들어가겠다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글 · 김명희 기자 | 사진 · 조영철 기자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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