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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 후 최선을 다해 운동하지 마세요”

‘65% 운동론’ 전파하는 김은서 나이키 스트렝스 코치

이슬아 기자

2026. 06. 18

직장인들의 운동이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가 ‘최선’에 있다고 말하는 김은서 코치.
그에게 운동이란 65%의 힘으로 지속해 일상을 지탱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운동이라는 단어가 가진 이미지는 대체로 만만치 않다. 온 힘을 다해 움직이고, 땀을 뻘뻘 흘리며, 최고 기록 혹은 무게를 달성하기 위해 끙끙거리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직장인들이 체력 증진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퇴근 후 피트니스 센터를 향한 발걸음을 도무지 떼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루 종일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다시 한번 젖 먹던 힘을 끌어내 운동하기란 쉽지 않은 것.

김은서 나이키 스트렝스 코치 겸 애자일몽키 대표는 운동에 대한 진입 장벽을 만드는 이런 통념을 깨고자 한다. 운동이란 자고로 최선을 다해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힘의 65%만 써서 하는 것이라는 게 김 코치 지론이다. 김 코치는 “‘체육계 네이처지’라고 불리는 미국스포츠의학회(ACSM) 저널에서는 ‘어떤 사람이 운동 효과가 있느냐’에 대해 ‘일단 운동을 시작한 사람, 그리고 운동을 지속한 사람’이라고 강조한다”며 “옆 사람과 간단한 대화가 가능한 정도로,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 않으면서 운동해야 포기하지 않고 삶을 지탱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 코치는 대학에서 유도를 전공하고 현재 애자일몽키라는 자신의 헬스 컨시어지(맞춤형 관리) 숍을 운영하고 있다. 개개인의 타고난 신체적 장단점과 운동 수행 능력에 따른 건강함을 찾고, 그에 맞는 운동을 코칭해주는 곳이다. 최근에는 그의 운동 철학을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강연을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이 강연 영상은 운동에 대해 막연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용기를 전하며 12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65% 운동론’을 주장하는 김 코치를 만나 지속 가능한 운동에 관해 물었다.

“운동선수 아닌 내 삶의 선수 돼야죠”

헬스 컨시어지라는 개념이 아직은 생소한 것 같아요. PT와는 다른 건가요.



건강함의 기준이 하나로 고정된 게 아닌데,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굳이 컨시어지라는 단어를 썼어요. 사실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각자 특화된 분야가 달라요. 저의 경우 근지구력은 좋지만 심폐지구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죠. 최대 출력을 내는 데는 적합한 반면, 오래달리기 같은 종목에는 좀 약해요. 이런 개인차에 따라 운동의 목표와 방향성, 건강에 대한 정의가 모두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각자에 맞는 다양한 건강을 추구하자는 의미로 지었습니다.

나이키 코치이기도 하잖아요. 그중에서도 스트렝스 코치인 이유는 뭔가요.

근육에 일정한 무게나 힘을 가해 근력을 기르는 저항운동을 주로 가르치기 때문이에요. 과거에는 파워리프팅(중량을 들어 올리는 힘을 겨루는 스포츠)만 저항운동이라고 좁게 정의했는데, 요즘은 맨몸운동을 비롯한 모든 운동을 저항운동으로 봐요. 우리는 보통 러닝, 필라테스, 요가처럼 종목에 따라 운동을 나누지만, 하지만 몸 입장에서 모든 운동은 움직임이고, 움직임은 결국 근육에 부하를 주는 행위니까요.

스트렝스는 어느 정도로 길러야 하나요.

저는 스트렝스를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힘’이라고 정의해요.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체력이요. ‘오케이 좋았어, 내일부터 해봐야지’ 해도 체력이 없는 사람은 밀고 나가지 못하더라고요.

그러면 열심히 운동할수록 좋은 것 아닌가요. 왜 65%로 운동해야 하나요.

저도 20대 때는 “하나 더, 하나 더” “망설이지 마세요, 할 수 있어요” 하면서 코칭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런 오버 트레이닝이 장기적으로 결코 긍정적인 게 아니더라고요. 얼마 전 제가 운동하는 역도 체육관에서 자신이 목표로 한 무게를 어떻게 해서든 들어 올리려고 하는 분을 봤어요. 역도는 힘의 역학을 이용한 스킬이 중요한 스포츠인데, 목표에 매몰된 나머지 관절을 억지로 밀듯이 펴서 그걸 들어 올리더라고요. 그렇게 계속하다가는 아마 60대가 돼서 관절염을 피하기 어려울 거예요. 체계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은 역도 선수도 35%가량이 관절염을 겪고 있으니까요. 그러면 ‘이런 운동이 과연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우리는 운동선수가 아닌데 자꾸 운동선수와 같은 강도로 운동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특히 한국인들은 마음먹은 일에 정말 열심이잖아요(웃음). 자신이 특별히 건강했던 20대 때를 떠올려 무리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선수처럼 운동하려거든 앞뒤 회복 루틴도 똑같이 수행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란 불가능하죠. 우리는 다시 직장에 돌아가서 일도 해야 하고 선수처럼 운동에 많은 시간을 쓸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러지 마시라고 늘 강조해요. 우리는 운동선수일 필요가 없고 각자 자기 삶의 선수여야 한다고요. 

무리하다가 운동 횟수를 줄이고 종국에는 중단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운동은 지속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그러려면 오히려 힘을 빼야 하죠. 처음부터 A to Z로, 1시간을 밀도 있게 꽉꽉 채우려고 하면 그때는 굉장히 뿌듯해요. 하지만 그게 주 3회, 한 달로 이어지기 어려워요. 물론 그 수준이 가능한 사람은 해야죠. 박수를 쳐드리고 더 끌어드릴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되기까지는 단계별로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하는 스텝이 있어요. 피아노 배우는 것과 비슷해요. 피아노를 치려면 먼저 계이름을 익히고, 오른손과 왼손을 따로따로 연습하고, ‘하농’ 같은 교재로 손가락 힘을 길러야 하잖아요. 그렇게 체계적으로 기본기를 다지면서 가야 하는데, 운동에 관해서는 특히 기본기라는 개념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모두에게 두 팔, 두 다리가 있고 미디어로 보기에는 다들 쉽게 하는 것 같으니 수많은 단계를 뛰어넘어 빨리 가려고들 해요.

자신의 65%를 아는 방법이 있다면요.

아주 편하게 웃고 떠들면서 대화하는 것은 아니어도 옆 사람에게 끊어서 두세 문장 정도 말을 건넬 수 있는 상태가 65%인 것 같아요. 좀 더 구체적인 숫자로 알려드린다면 흔히 말하는 ‘zone 2 구간’이 65%예요. 평소 사용하는 생성형 AI에 자신의 나이, 안정 시 심박수를 넣고 ‘카보넨 공식으로 65% 목표 심박수를 구해줘’라고 하면 알려주거든요. 이 심박수로 운동을 해보면 65%의 느낌이 올 거예요.

김은서 코치는 “운동 전 하루 종일 긴장하고 있던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서 코치는 “운동 전 하루 종일 긴장하고 있던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동 전 이완 안 하면 운동 효과 ↓”

이렇게만 해도 정말 근성장이 되나요.

초보자는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로 무조건 근성장이 이뤄져요. 근성장은 근비대와 근력 증진으로 나뉘는데, 초보 수준을 벗어난 다음에는 둘 중 어디에 주안점을 둘지에 따라 운동법과 강도가 좀 달라지겠죠. 하지만 그전까지는 조금이라도 하기만 하면 다 고루 발달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몸이 어느 정도 올라왔을 때 근육의 부피를 더 늘릴 거냐, 근력을 채울 거냐 하는 새로운 목표를 정하면 되죠. 간혹 초보 때부터 어깨라든지 엉덩이라든지 특정 부위만 키우는 스킬 트레이닝을 하려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효과가 별로 없어요. 근육을 고립해서 사용하는 법을 모르는 상태인 데다, 다룰 수 있는 무게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효과적인 운동 루틴을 소개해주세요.

‘스트렝스 스파이럴’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운동할 때 이완, 파운데이션(소근육 개별 단련), 레피티션(반복 숙달), 로딩(부하 추가), 통합이라는 나선형 단계를 건너뛰지 말고 따르라는 건데요. 1시간 동안 운동한다고 했을 때 다짜고짜 본론으로 들어가지 말고 서서히 몸을 움직이라는 거예요. 일단 숨을 고르고 스트레칭을 좀 하다가, 그날 자기가 하려는 운동이 플랭크라고 하면 거기에 사용되는 허리, 전완근, 손목 등을 활성화하고, 그다음 플랭크로 넘어가서 운동하다가, 수월하면 난도를 살짝 올리는 식으로 차근차근 가야 한다는 거죠. 이 단계를 따라서 운동한 사람과 아닌 사람의 1년 뒤 모습은 굉장히 달라요. 또 스트렝스 스파이럴은 하루 운동만이 아니라 자신의 스트렝스를 끌어올리는 과정 전체에도 적용돼요. 이렇게 꾸준히 해서 몸 전부를 유기적으로 쓸 수 있게 됐을 때, 통합 단계에서 본인과 잘 맞는 스포츠를 하나 골라 병행하면 돼요.

운동 전 이완이 필요한 이유가 따로 있나요.

하루 종일 가둬져 있던 근육을 풀어줘야 하기 때문이에요. 사무직 직장인들은 일하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승모근, 어깨, 등에 잔뜩 힘을 주고 있어요. 저는 이걸 ‘가둔다’고 표현하는데, 이렇게 근육이 가둬져 있는 상태로 운동을 하면 그 부위가 계속 불편해요. 혹은 어깨나 등 운동을 해도 별 효과가 없다고 느끼죠. 한껏 긴장한 근육을 먼저 환기한 다음 운동해야 의미가 있어요.

직장인들이 일과 중에 해두면 운동할 때 도움이 되는 동작 같은 게 있나요.

저희 회원들에게 가장 많이 숙제로 내주는 게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옆으로 돌아누워서 팔을 앞으로 20번, 뒤로 20번씩 돌리는 것. 회사에서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한 발로 서서 천천히 뒤꿈치를 들었다 놨다 5번씩 반복하고, 그다음 두 다리를 앞뒤로 어깨의 2배 정도 너비로 벌려서 런지를 25개씩 하라는 거예요. 저와 함께 운동하는 날 빼고는 매일 이렇게 하라고 하는데, 일상에서 파운데이션 기능을 잃지 않는 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런지처럼 걷기와 관련된 움직임은 항상 갈고닦아야 해요. 걷기가 모든 운동의 기본이기 때문이죠.

통합 단계에서 ‘나와 잘 맞는 스포츠’는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하나요.

성향에 잘 맞는 것, 했을 때 재밌는 것으로 고르면 돼요. 그래야 오래, 즐겁게 운동할 수 있고 동기 부여가 되거든요. 예를 들어 테니스를 친다고 가정해볼게요. 포핸드는 잘 되는데 백핸드가 안 된다면, 그게 안 돼서 싫은 게 아니라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해요. 저는 팀 운동보다는 개인 운동을 선호하고, 그중에서도 기술과 순간적인 힘이 필요한 종목을 즐기는 편이에요. 이렇게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게 맞지, 부족한 부분을 억지로 채워서 ‘육각형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부담을 갖지 않아도 돼요.

“나만의 건강함부터 정의 내려보세요”

마지막으로 자신의 체력과 건강을 어디서부터 끌어올려야 할지 몰라 헤매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은 ‘내가 생각하는 건강함이 뭔지 제대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어떨 때 나다운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알아야 하죠. 이때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솔직해져야 한다는 점이에요. 저는 운동을 업으로 하고 늘 건강에 관해 얘기하는 사람이지만 술을 즐겨요. 제가 생각하는 건강에는 주변에서 술 한잔하자고 불렀을 때 흔쾌히 나가서 사람들과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것까지 포함되거든요. 그걸 위해서 평소에 열심히 운동하고, 튀긴 음식이나 탄산음료 같은 것들을 피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요. 즉, 자신이 생각하는 건강함의 기준에 따라 운동이나 식단은 모두 달라질 수 있어요. 유행하는 운동, 무조건 고강도가 아니라 나에게 적합한 운동, 수준을 찾을 수 있는 거죠. 자신이 목표로 하는 건강의 수준은 높은데, 가진 돈과 시간이 부족하다면 일단 집에서 팔굽혀펴기 50개라도 시작해보세요. 그게 바로 건강함이니까요.

#김은서 #나이키 #스트렝스 #여성동아 

사진 지호영 기자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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