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지현씨의 친환경 이야기
“광주에서 나고 자란 저는 결혼 후 광주의 한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렸어요. 하지만 어릴 적부터 한옥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서인지 아파트가 답답하더라고요. 글이 안 써지는 것은 물론 알레르기가 생기고, 딸 소희(13)마저 아토피 피부염이 심해져 공기 좋은 담양으로 이사하게 됐죠. 벌써 10년째 담양에 살고 있는데, 딸아이 아토피 피부염이 사라졌고 글도 술술 잘 써져요. 집 주변에 천연 먹을거리가 가득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오디며 쑥을 따먹는 재미도 크고요. 싱그러운 풀 향기, 향긋한 꽃내음을 맡으며 살다보니 마음의 여유도 생겼어요.”
동생 희연씨의 친환경 이야기
“천연 염색을 직업으로 삼다보니 자연스레 친환경적인 삶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언니를 따라 7년 전 담양으로 옮겨왔고, 얼마 전에 언니 집 바로 옆으로 다시 이사했답니다. 천연 염색한 천으로 만든 커튼·식탁매트·쿠션커버 등 패브릭 소품은 자연과 어우러졌을 때 한층 빛을 발해요. 색깔이 은은하고 고와 어느 곳에 매치해도 잘 어울리지요. 낡은 티셔츠를 염색해 입어도 멋스럽고요. 스킨, 로션, 비누, 샴푸 또한 천연 재료로 직접 만들어 온 가족이 사용한답니다. 환경 보호는 물론 피부 자극도 없어 일석이조예요.”
자매표 친환경 인테리어
전남 담양군 고서면 금현리의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면 푸르른 나무로 둘러싸인 집을 만날 수 있다. 언니 지현씨 가족의 보금자리로, 집 안에 들어서면 원목 가구와 동생 희연씨의 손길이 닿은 천연 염색 패브릭이 어우러져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1 천연 염색 쿠션으로 장식한 거실
거실은 그린 컬러 종이 벽지를 바르고 화이트 컬러 패브릭 소파를 놓아 심플하게 연출했다. 내추럴한 멋이 느껴지는 쿠션커버는 동생 희연씨가 쪽·울금·코치닐(선인장을 먹고 사는 암컷 연지벌레에서 얻는 붉은색 천연 유기염료) 등의 천연 재료로 염색해 만든 것. 바닥에 깐 매트 역시 황토로 염색했다.
2 심플하게 꾸민 부부 침실
부부 침실은 붙박이장과 원목 침대만 놓아 깔끔하게 꾸몄다. 침실 베란다로 통하는 창에는 모시 소재의 은은한 블루 컬러 커튼을 달아 청량감을 더했다. 침대 위에 놓인 패치워크 이불이 밋밋함을 없애준다.
3 대나무 조명이 멋스러운 게스트룸
손님 초대를 즐기는 지현씨 부부는 아예 방 하나를 게스트룸으로 꾸몄다. 그린 컬러 벽지와 길다란 모양의 원목 테이블, 감물로 염색한 방석이 어우러져 안락한 느낌을 준다. 대나무 관 안에 형광등을 넣어 만든 조명이 포인트.
4 내추럴한 멋 느껴지는 주방
가죽나무로 짜서 만든 싱크대가 눈길을 끄는 주방. 가죽나무는 재질이 단단해 물기가 닿아도 잘 휘어지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더욱 고와진다. 나무 표면에 기름만 칠했을 뿐 일체의 화학 처리를 하지 않았다.
5 친환경 소재로 꾸민 아이 방
집 안 전체의 틀과 문·천장 등을 향나무와 은행나무로 만들어 유해 물질 걱정이 없고, 집 안에 은은한 나무 향이 풍긴다. 특히 아들 형준(8)이와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딸 소희가 쓰는 방은 황토 침대와 종이 벽지, 감물로 염색한 광목 이불을 놓아 건강까지 챙겼다.
언니 지현씨에게 배운다!
건강 식탁 차리기
“행복의 밑바탕은 가족 건강이 아닐까요? 주부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부지런을 떨면 남편과 아이들의 건강을 챙길 수 있어요. 저는 천연 조미료를 넉넉하게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덜어 맛을 내요.”
천연 조미료로 음식 맛을 낸다
음식을 만들 때는 매실진액, 복분자진액, 허브술, 오디꿀, 천연가루(새우·홍합·버섯·녹차·솔잎가루) 등 천연 조미료를 사용한다. 매실진액은 새콤한 맛을 낼 때, 복분자진액은 단맛을 더할 때 넣는다. 병에 로즈메리나 라벤더 등 허브를 넣고 청주를 3분의 2정도 부은 뒤 보름간 숙성시킨 허브술은 고기요리에 넣으면 육질을 부드럽게 하고 잡냄새를 없애준다. 여름에 앞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오디에 꿀을 재워 만든 오디꿀은 잼처럼 빵에 바르거나 플레인 요구르트에 섞어 먹으면 일품이다. 찌개나 국에는 새우·홍합·버섯·녹차·솔잎을 건조시켜 갈아 만든 천연가루를 넣어 감칠맛을 더하고, 설탕 대신 메이플시럽으로 단맛을 낸다.
장은 직접 담가 먹는다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도 맛깔스러운 그의 요리 비법은 직접 담가 먹는 된장과 고추장에 있다. 마당 한 쪽에 장독대를 만든 뒤 홈메이드 장을 보관한다. 항아리에는 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숯을 넣어둔다.
손맛 담긴 그릇을 사용한다
손맛을 중요시하는 그는 요리도 옹기와 사기 등 손으로 빚은 그릇에 담는다. 음식 고유의 맛이 그대로 유지되고, 그릇에 따라 분위기도 달라져 흔한 음식으로 색다른 기분을 낼 수 있다.
아이디어 넘치는 요리로 식탁을 풍성하게 만든다
새로운 음식 개발이 취미라는 지현씨는 매일 먹는 음식도 조리할 때마다 모양을 달리해 다른 요리처럼 보이도록 신경 쓴다. 요즘 가장 즐겨 먹는 요리는 클로렐라묵과 두부를 바둑판 모양으로 세팅한 샐러드. 클로렐라묵과 두부를 정사각형 모양으로 자른 뒤 바둑판 모양으로 접시에 올리고 방울토마토와 오디로 장식하면 호텔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근사한 요리가 완성된다. 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고춧가루 ½큰술, 송송 썬 쪽파 3대 분량, 다진 통깨·후춧가루 약간씩을 섞어 양념을 만들어 곁들이면 맛있다.
1 인공 감미료는 절대 금물! 음식을 만들 때는 복분자진액, 매실진액, 허브술 등 천연 조미료를 이용한다.
2 음식은 옹기와 사기 등 손으로 빚은 그릇에 담는다.
3 모양이 근사해 손님들이 특히 좋아하는 클로렐라묵두부샐러드.
4 아이들에게 자연은 최고의 학습장이다. 풀과 들꽃, 곤충과 더불어 자연 속에서 뛰놀며 자란 아이들은 창의성이 풍부하고 심성도 맑다.
5 윤남웅 화백이 직접 만들어준 문패로, 네 식구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동생 희연씨에게 배운다!
천연 염색 & 천연 화장품 DIY
“옷, 손수건, 스카프, 이불, 베개 등 패브릭은 무엇이든 천연 염색이 가능해요. 코치닐가루 등 염색에 사용하는 재료는 천연 염색이나 천연 화장품 재료를 판매하는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고요. 천연 화장품과 비누에는 유해 물질이 들어 있지 않아 피부를 건강하게 만들어준답니다.”
천연 염색 티셔츠 만들기
준비재료 | 티셔츠, 실, 물 10L, 매염제(명반) 1줌, 코치닐가루 ½줌(색깔을 진하게 내고 싶다면 1줌)
만들기 |
1 티셔츠의 원하는 부위에 실을 묶는다.
2 물 5L에 명반을 푼 뒤 ①을 넣어 조물조물 만지면서 30분 정도 담가둔다.
3 나머지 물 5L에 코치닐가루를 푼 뒤 ②를 살짝 짜서 넣는다. 중간에 뒤집어주면서 30분 정도 담가둔다.
4 ③을 꺼내 실을 푼 뒤 물에 헹궈 그늘에서 말린다. 티셔츠 외에 다른 패브릭 제품도 같은 방법으로 염색한다.
천연화장품 DIY
천연스킨
준비재료 | 미생물추출액(EM발효액)·녹차추출액 100g씩, 에센셜오일 약간
만들기 | 준비한 재료를 섞은 뒤 소독한 용기에 담는다. 냉장보관하면 6개월간 사용가능하다.
천연로션
준비재료 | 미생물추출액·식물추출액 60g씩, 알긴산·포도씨오일·올리브오일·녹차씨오일 10g씩, 에센셜오일 약간
만들기 |
1 미생물추출액에 알긴산을 섞는다.
2 ①에 포도씨·올리브·녹차씨오일을 섞는다.
3 ②에 식물추출액을 섞은 뒤 에센셜오일을 섞고 소독한 용기에 담는다. 냉장보관하면 6개월간 사용가능하다.
천연비누
준비재료 | 정제수 65g, 미생물추출액 30g, 가성소다 36g, 올리브오일·피마자오일 50g씩, 팜오일 150g, 포도씨오일 20g, 녹차씨오일 10g, 에센셜오일 약간
만들기 |
1 내열 용기에 정제수와 미생물추출액을 넣는다.
2 ①에 가성소다를 넣고 저어서 녹인 뒤 40~45℃로 식힌다.
3 스테인리스 용기에 올리브·피마자·팜·포도씨·녹차씨오일을 넣고 약한 불에서 저어가며 녹인 뒤 42~45℃가 되면 불을 끈다.
4 ③에 ②를 천천히 부으면서 주걱으로 섞는다.
5 ④를 20~30분 동안 빠르게 젓는다. 이때 핸드블렌더를 사용해도 된다. 비누 용액 소량을 용액 표면에 떨어뜨려 자국이 생기면 그만 섞는다.
6 ⑤에 에센셜오일을 넣고 젓는다.
7 비누틀에 ⑥을 넣고 밀봉한 뒤 모포에 싸서 따뜻한 곳에 둔다.
8 1~2일이 지나 비누가 굳으면 틀에서 빼낸 뒤 4주 이상 상온에서 건조시켰다가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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