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을 환하게 해주는 아이를 보노라면 정말 포기하지 않고 낳길 잘했다는 생각 들어요”
“희서야, 여기 봐, 여기, 이쁜 짓, 얼른 해봐, 희서야~~.”
쉴 새 없이 종알종알 엄마가 아이에게 주문을 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 덕소에 자리한 개그우먼 이경애(42)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가 첫 돌 지낸 지 얼마 안된 아이에게 사진 찍는 포즈를 요구하며 진땀을 빼는 광경이다. 첫 번째 인공수정에 실패한 뒤 3년 만에 얻은 귀한 딸이니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일 터. 세상 모든 엄마들이 자기 자식만 특별하다고 믿는다더니, 이경애 역시 어쩔 수 없는 엄마였다. “아기가 말귀를 얼마나 잘 알아듣는지 몰라요. 사진 찍을 때 표정이 따로 있다니까요” 등 연신 아기 자랑을 늘어놓는다.
“어제는 희서를 데리고 친구랑 차로 이동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전화통화를 하다가 ‘전화가 왜 이렇게 안 터지지?’ 하고 말하니까, 희서가 운전 중이던 저를 향해 소리를 지르더니 제 휴대전화를 가리키며 달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전화기를 줬더니 친구한테 제 전화를 건네고는 자기는 딴전을 피우는 거 있죠. 얼마나 신기했는지 친구랑 저랑 눈이 똥그래졌잖아요. 얼마 전에는 ‘누가 올 시간이 됐는데 안 오네?’ 하고 제가 혼잣말을 했는데, 잠시 뒤 희서가 없어져서 찾았더니 글쎄, 혼자 현관문 앞에 나가 앉아있는 거예요.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안 믿기죠? 근데 진짜에요(웃음).”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신기하게만 느껴진다는 그는 요즘 아이를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고 웃음이 절로 난다고 한다.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해야 아이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부터는 아이와 있을 때면 잠시도 가만히 있는 법이 없다고. 개그우먼 출신답게 아이와 놀아주는 방법도 남다른데, 우유를 타 먹일 때도 요란한 소리와 함께 젖병을 비행기처럼 공중에서 한바퀴 돌리더니 아기 입으로 쏙 넣는다. 배고파 칭얼대던 아기도 금세 “까르르” 웃으며 열심히 우유병을 빤다.
아이가 태어나자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하고 계속 눈물만 흘린 남편
“언니 덕분에 희서가 갓난아이였을 때부터 밝게 자랐어요. 하루 종일 아이와 노는 걸 보면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얘기하고 노래도 하면서 아이를 즐겁게 해주더라고요. 저는 오히려 말수가 적고 무뚝뚝한 성격인데 언니가 아이에게 하는 걸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사실 지난 1년 동안은 언니가 아이를 맡아서 키운 거나 다름없어요. 노산이라 아이를 낳고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거든요. 팔목이 빠져나갈 듯이 아파서 아이를 제대로 한 번 안아주지 못했을 정도예요. 항상 축 처져 있으니 산후 우울증도 왔고요. 지금은 다행히 많이 나아 엄마 노릇을 하고 있죠.”
그의 집 근처에 살고 있는 친언니는 하루도 빠짐없이 그의 집에 와 희서를 돌봤지만 잠을 자고 간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아이에게 진짜 엄마는 바로 그라는 걸 일러주기 위해서였다고. 그래서인지 아이는 ‘엄마’라는 호칭을 이모가 아닌 그에게 처음 썼다고 한다. 최근 들어 건강을 되찾은 그는 요즘도 가끔 언니에게 아이를 맡기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려 애쓴다고. 방송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는 것도 아이 때문이라는 그는 “어떤 일이 있어도 아이보다 우선인 건 없다”며 강한 모성애를 드러냈다.
“3월16일이 아기 돌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희서를 자랑하고 싶었지만 바빠서 못 오면 미안해할까봐 가까운 일가친척만 불러 식사대접을 했어요. 아이는 돌잡이로 연필을 잡았는데, 공부를 잘하려나봐요(웃음).”
지난 2000년 김용선씨(56)와 재혼해 5년 만에 임신에 성공한 그는 자신보다 더 아이를 예뻐하는 남편을 보면서 ‘아이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포기하지 않고 낳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남편은 외출하고 돌아오면 아이를 가장 먼저 찾고 아이도 아빠와 함께 집 앞에 있는 슈퍼마켓에 가는 걸 가장 좋아한다고.
태어날 때 몸무게가 3kg이던 아이가 지금은 또래 아이들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가고 키도 큰 편이라고 한다. 하루에 우유를 서너 번밖에 안 먹지만 워낙 밥을 잘 먹어 영양상태가 좋은 것 같다고.
그는 자연분만을 원했지만 노산이라 제왕절개 수술을 선택했다. 아기가 태어나자 남편은 그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하고는 계속 눈물만 흘렸다고.
“아기가 태어나자 처음에는 기분이 이상했어요. 열 달 동안 제 뱃속에서 함께 호흡하던 아기가 갑자기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괜히 서운하더라고요. 이 아이가 진짜 내 아이가 맞나 싶기도 하고요. 의사 선생님이 그러는데 가끔 저같이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해요. 출산 후 며칠이 지나서야 아이의 존재를 조금씩 실감할 수 있었죠.”
“헛개나무 물, 파프리카 주스로 가족건강 지켜요”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은 두 사람은 요즘 서로에게 “건강하자”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혹시라도 나이 많은 부모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고. 특히 남편은 3년 전 큰아들로부터 간을 이식받고 재활 중이라 더욱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할 상황. 수술이 성공적이었고 회복속도도 빨라 지금은 상태가 많이 좋아졌지만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한다. 간이 나쁜 환자의 경우 함부로 약을 복용해서도 안 되는데, 김씨의 경우 헛개나무 물로 효과를 많이 봤다고. 헛개나무는 해독작용이 탁월해 숙취해소에 좋고 피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남편이 수술하고 얼마 안됐을 때였는데 TV를 통해 헛개나무를 처음 접했어요. 남편한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TV에 소개된 농장 주인을 수소문해 찾았죠. 그때부터 헛개나무 물을 먹기 시작했는데 남편한테 잘 맞는 것 같아요. 사실 헛개나무 물은 남편뿐 아니라 저랑 희서, 가까운 친척 분들도 다 먹고 있어요.”
그가 남편을 위해 준비하는 또 한 가지 음식은 파프리카 주스. 아침마다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파프리카와 사과, 토마토를 넣고 간 주스를 남편에게 준다고. 파프리카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한데다 부담이 없어 아침에 가볍게 마시기에 좋다고 한다.
간경화를 앓는 환자의 대부분이 합병증 때문에 고생을 하는데, 김씨 또한 간이식 수술을 받기 전 당뇨로 고생을 했다고 한다. 당뇨 때문에 말초신경에 마비가 왔고 지금도 남편은 발바닥에 감각이 없어 격렬한 운동은 하지 못한다고 한다. 감각이 없다보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 있고, 상처가 나도 통증을 못 느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 간이 안 좋은 환자는 복부비만이 가장 무서운 적이라 할 수 있는데, 남편은 수술 후 지금까지 몸무게가 69kg으로 몇 년 째 변동이 없다고 한다. 6년 전 친정어머니를 간경화로 떠나보낸 그는 이제 간질환에 있어서는 ‘반 의사’가 다 됐을 정도라고.
희서는 갓난아기였을 때부터 아토피 증상이 있었다고 한다. 그가 철저하게 관리해준 결과 지금은 상태가 많이 호전됐지만 심할 때는 밤에 잠을 못자고 쉴 새 없이 얼굴이며 몸 전체를 긁어 피가 날 정도였다고. 그는 “아토피 증상이 있는 아이를 둔 부모만이 그 심정을 안다”며 “아이 귀에 피고름이 차고 몸 전체에 열꽃이 오른 걸 보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먹는 음식만큼은 유기농 제품으로 요리하고,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고. 또한 희서에게도 남편에게 주는 것과 같이 헛개나무 물과 파프리카 주스를 먹이고 있는데, 헛개나무 물은 아기가 먹기에 농도가 진한 편이라 미네랄 물에 헛개나무 물을 서너 방울 떨어뜨려 희석시킨 뒤 젖병에 담아 준다고.
아이 낳고 1년이 지났는데도 살이 많이 빠지지 않아 속상하다는 그는 얼마 전부터 집안에서 훌라후프를 돌리고 스트레칭을 하는 등 조금씩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어려서 관절염을 앓았는데 그때 워낙 독한 약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중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는 사이 10kg 이상이 불었어요. 약을 먹은 후유증으로 생리도 열아홉 살이 돼서야 시작했고요. 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몸의 지방량을 측정해 봤는데, 전문가 말이 제 몸엔 지방이 덩어리로 뭉쳐진 셀룰라이트가 많다고 하더군요. 셀룰라이트는 한번 생기면 없애기가 힘들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고 노력해야 한대요. 호르몬과도 연관이 있는데 임신한 뒤 호르몬 주사를 많이 맞은 것도 몸이 부은 원인이 된 것 같아요.”
“예쁜 숙녀로 자란 딸과 함께 맞을 20년 뒤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 설레요”
열네 살 연상에 간경화로 투병 중이던 김씨를 남편으로 받아들인 그는 결혼하고 나서 싸울 일이 많아졌지만 늘 김씨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며 가능한 한 바가지(?)를 긁지 않는다고 한다. 화가 나도 한 번 더 생각한 뒤 나중에 기분이 나아졌을 때 당시 화가 났던 이유를 남편에게 털어놓는다고. 김씨 또한 아내와 다투는 걸 싫어해 조금이라도 그가 기분이 언짢아 보이면 슬그머니 집 밖으로 도망을 친다고 한다.
두 사람의 공통된 취미는 여행이다. 한 달에 두세 번 가족여행을 떠나는데 동해바다, 서산바다를 특히 좋아하고 수안보·도고 온천도 자주 간다고. 그는 산후조리에 참숯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는 지난 1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원주에 있는 숯가마에 다니기도 했는데 소문대로 효과를 봤다고 한다.
어린 시절 가정형편이 넉넉지 못했던 그는 누구보다 가난의 고통을 알기에 자선사업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양로원과 고아원을 함께 운영하는 꿈을 꿔왔는데 오갈 데 없는 노인과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살면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 같다고. 또한 주변에 작은 병원도 지어 그들이 아플 때 마음 놓고 치료받을 수 있게끔 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 쓴 기도문이 있는데 지금 봐도 웃음이 나요. 소원을 너무 자세하게 적어서 조금은 어이가 없다고 할까요(웃음). 기도문에는 땅은 텃밭을 포함해서 몇 평 정도는 돼야 하고 화장실도 방마다 있어야 하고, 아이들 용돈은 얼마 정도씩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쓰여 있어요. 왜냐면 아이를 열 명을 키우더라도 모두 다 내 자식처럼 키우고 싶거든요. 보통 가정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사고 싶은 걸 사주고, 먹고 싶은 걸 먹게 해주면서 자신들이 귀한 존재라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양로원도 마찬가지고요. 아이들 각자의 이름이 쓰인 팻말을 텃밭에 꽂으며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어요.”
“나이 예순이 넘어서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늙어가길 바란다”는 그는 훗날 딸 희서에게도 ‘마음이 따뜻한 엄마’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아이와 함께 20년 뒤를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그날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고 흥분된다고. 예쁜 숙녀로 성장한 희서와 비록 건강하지 못할지라도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서있을 남편과 함께할 것을 생각하면 마냥 행복하기 때문.
남편에게 “휠체어를 타고 있어도 좋으니 오랫동안 내 옆에, 그리고 희서 옆에 있어달라는 말을 자주한다”는 이경애. 눈시울이 촉촉이 젖은 그를 보니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해준 희서가 얼마나 보석 같은 존재인지를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희서야, 여기 봐, 여기, 이쁜 짓, 얼른 해봐, 희서야~~.”
쉴 새 없이 종알종알 엄마가 아이에게 주문을 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 덕소에 자리한 개그우먼 이경애(42)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가 첫 돌 지낸 지 얼마 안된 아이에게 사진 찍는 포즈를 요구하며 진땀을 빼는 광경이다. 첫 번째 인공수정에 실패한 뒤 3년 만에 얻은 귀한 딸이니 동네방네 소문내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일 터. 세상 모든 엄마들이 자기 자식만 특별하다고 믿는다더니, 이경애 역시 어쩔 수 없는 엄마였다. “아기가 말귀를 얼마나 잘 알아듣는지 몰라요. 사진 찍을 때 표정이 따로 있다니까요” 등 연신 아기 자랑을 늘어놓는다.
“어제는 희서를 데리고 친구랑 차로 이동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전화통화를 하다가 ‘전화가 왜 이렇게 안 터지지?’ 하고 말하니까, 희서가 운전 중이던 저를 향해 소리를 지르더니 제 휴대전화를 가리키며 달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전화기를 줬더니 친구한테 제 전화를 건네고는 자기는 딴전을 피우는 거 있죠. 얼마나 신기했는지 친구랑 저랑 눈이 똥그래졌잖아요. 얼마 전에는 ‘누가 올 시간이 됐는데 안 오네?’ 하고 제가 혼잣말을 했는데, 잠시 뒤 희서가 없어져서 찾았더니 글쎄, 혼자 현관문 앞에 나가 앉아있는 거예요.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안 믿기죠? 근데 진짜에요(웃음).”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신기하게만 느껴진다는 그는 요즘 아이를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고 웃음이 절로 난다고 한다.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해야 아이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부터는 아이와 있을 때면 잠시도 가만히 있는 법이 없다고. 개그우먼 출신답게 아이와 놀아주는 방법도 남다른데, 우유를 타 먹일 때도 요란한 소리와 함께 젖병을 비행기처럼 공중에서 한바퀴 돌리더니 아기 입으로 쏙 넣는다. 배고파 칭얼대던 아기도 금세 “까르르” 웃으며 열심히 우유병을 빤다.
아이가 태어나자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하고 계속 눈물만 흘린 남편
“언니 덕분에 희서가 갓난아이였을 때부터 밝게 자랐어요. 하루 종일 아이와 노는 걸 보면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얘기하고 노래도 하면서 아이를 즐겁게 해주더라고요. 저는 오히려 말수가 적고 무뚝뚝한 성격인데 언니가 아이에게 하는 걸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사실 지난 1년 동안은 언니가 아이를 맡아서 키운 거나 다름없어요. 노산이라 아이를 낳고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거든요. 팔목이 빠져나갈 듯이 아파서 아이를 제대로 한 번 안아주지 못했을 정도예요. 항상 축 처져 있으니 산후 우울증도 왔고요. 지금은 다행히 많이 나아 엄마 노릇을 하고 있죠.”
그의 집 근처에 살고 있는 친언니는 하루도 빠짐없이 그의 집에 와 희서를 돌봤지만 잠을 자고 간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아이에게 진짜 엄마는 바로 그라는 걸 일러주기 위해서였다고. 그래서인지 아이는 ‘엄마’라는 호칭을 이모가 아닌 그에게 처음 썼다고 한다. 최근 들어 건강을 되찾은 그는 요즘도 가끔 언니에게 아이를 맡기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려 애쓴다고. 방송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는 것도 아이 때문이라는 그는 “어떤 일이 있어도 아이보다 우선인 건 없다”며 강한 모성애를 드러냈다.
“3월16일이 아기 돌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희서를 자랑하고 싶었지만 바빠서 못 오면 미안해할까봐 가까운 일가친척만 불러 식사대접을 했어요. 아이는 돌잡이로 연필을 잡았는데, 공부를 잘하려나봐요(웃음).”
지난 2000년 김용선씨(56)와 재혼해 5년 만에 임신에 성공한 그는 자신보다 더 아이를 예뻐하는 남편을 보면서 ‘아이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나, 포기하지 않고 낳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남편은 외출하고 돌아오면 아이를 가장 먼저 찾고 아이도 아빠와 함께 집 앞에 있는 슈퍼마켓에 가는 걸 가장 좋아한다고.
태어날 때 몸무게가 3kg이던 아이가 지금은 또래 아이들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가고 키도 큰 편이라고 한다. 하루에 우유를 서너 번밖에 안 먹지만 워낙 밥을 잘 먹어 영양상태가 좋은 것 같다고.
그는 자연분만을 원했지만 노산이라 제왕절개 수술을 선택했다. 아기가 태어나자 남편은 그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하고는 계속 눈물만 흘렸다고.
“아기가 태어나자 처음에는 기분이 이상했어요. 열 달 동안 제 뱃속에서 함께 호흡하던 아기가 갑자기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괜히 서운하더라고요. 이 아이가 진짜 내 아이가 맞나 싶기도 하고요. 의사 선생님이 그러는데 가끔 저같이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해요. 출산 후 며칠이 지나서야 아이의 존재를 조금씩 실감할 수 있었죠.”
“헛개나무 물, 파프리카 주스로 가족건강 지켜요”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은 두 사람은 요즘 서로에게 “건강하자”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혹시라도 나이 많은 부모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고. 특히 남편은 3년 전 큰아들로부터 간을 이식받고 재활 중이라 더욱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할 상황. 수술이 성공적이었고 회복속도도 빨라 지금은 상태가 많이 좋아졌지만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한다. 간이 나쁜 환자의 경우 함부로 약을 복용해서도 안 되는데, 김씨의 경우 헛개나무 물로 효과를 많이 봤다고. 헛개나무는 해독작용이 탁월해 숙취해소에 좋고 피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경애는 간이식수술받은 남편과 아토피 증상이 있는 아이 때문에 건강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남편이 수술하고 얼마 안됐을 때였는데 TV를 통해 헛개나무를 처음 접했어요. 남편한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TV에 소개된 농장 주인을 수소문해 찾았죠. 그때부터 헛개나무 물을 먹기 시작했는데 남편한테 잘 맞는 것 같아요. 사실 헛개나무 물은 남편뿐 아니라 저랑 희서, 가까운 친척 분들도 다 먹고 있어요.”
그가 남편을 위해 준비하는 또 한 가지 음식은 파프리카 주스. 아침마다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파프리카와 사과, 토마토를 넣고 간 주스를 남편에게 준다고. 파프리카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한데다 부담이 없어 아침에 가볍게 마시기에 좋다고 한다.
간경화를 앓는 환자의 대부분이 합병증 때문에 고생을 하는데, 김씨 또한 간이식 수술을 받기 전 당뇨로 고생을 했다고 한다. 당뇨 때문에 말초신경에 마비가 왔고 지금도 남편은 발바닥에 감각이 없어 격렬한 운동은 하지 못한다고 한다. 감각이 없다보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 있고, 상처가 나도 통증을 못 느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 간이 안 좋은 환자는 복부비만이 가장 무서운 적이라 할 수 있는데, 남편은 수술 후 지금까지 몸무게가 69kg으로 몇 년 째 변동이 없다고 한다. 6년 전 친정어머니를 간경화로 떠나보낸 그는 이제 간질환에 있어서는 ‘반 의사’가 다 됐을 정도라고.
희서는 갓난아기였을 때부터 아토피 증상이 있었다고 한다. 그가 철저하게 관리해준 결과 지금은 상태가 많이 호전됐지만 심할 때는 밤에 잠을 못자고 쉴 새 없이 얼굴이며 몸 전체를 긁어 피가 날 정도였다고. 그는 “아토피 증상이 있는 아이를 둔 부모만이 그 심정을 안다”며 “아이 귀에 피고름이 차고 몸 전체에 열꽃이 오른 걸 보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먹는 음식만큼은 유기농 제품으로 요리하고,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고. 또한 희서에게도 남편에게 주는 것과 같이 헛개나무 물과 파프리카 주스를 먹이고 있는데, 헛개나무 물은 아기가 먹기에 농도가 진한 편이라 미네랄 물에 헛개나무 물을 서너 방울 떨어뜨려 희석시킨 뒤 젖병에 담아 준다고.
아이 낳고 1년이 지났는데도 살이 많이 빠지지 않아 속상하다는 그는 얼마 전부터 집안에서 훌라후프를 돌리고 스트레칭을 하는 등 조금씩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어려서 관절염을 앓았는데 그때 워낙 독한 약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중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는 사이 10kg 이상이 불었어요. 약을 먹은 후유증으로 생리도 열아홉 살이 돼서야 시작했고요. 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몸의 지방량을 측정해 봤는데, 전문가 말이 제 몸엔 지방이 덩어리로 뭉쳐진 셀룰라이트가 많다고 하더군요. 셀룰라이트는 한번 생기면 없애기가 힘들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고 노력해야 한대요. 호르몬과도 연관이 있는데 임신한 뒤 호르몬 주사를 많이 맞은 것도 몸이 부은 원인이 된 것 같아요.”
“예쁜 숙녀로 자란 딸과 함께 맞을 20년 뒤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 설레요”
열네 살 연상에 간경화로 투병 중이던 김씨를 남편으로 받아들인 그는 결혼하고 나서 싸울 일이 많아졌지만 늘 김씨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며 가능한 한 바가지(?)를 긁지 않는다고 한다. 화가 나도 한 번 더 생각한 뒤 나중에 기분이 나아졌을 때 당시 화가 났던 이유를 남편에게 털어놓는다고. 김씨 또한 아내와 다투는 걸 싫어해 조금이라도 그가 기분이 언짢아 보이면 슬그머니 집 밖으로 도망을 친다고 한다.
두 사람의 공통된 취미는 여행이다. 한 달에 두세 번 가족여행을 떠나는데 동해바다, 서산바다를 특히 좋아하고 수안보·도고 온천도 자주 간다고. 그는 산후조리에 참숯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는 지난 1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원주에 있는 숯가마에 다니기도 했는데 소문대로 효과를 봤다고 한다.
어린 시절 가정형편이 넉넉지 못했던 그는 누구보다 가난의 고통을 알기에 자선사업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양로원과 고아원을 함께 운영하는 꿈을 꿔왔는데 오갈 데 없는 노인과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살면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 같다고. 또한 주변에 작은 병원도 지어 그들이 아플 때 마음 놓고 치료받을 수 있게끔 해주고 싶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 쓴 기도문이 있는데 지금 봐도 웃음이 나요. 소원을 너무 자세하게 적어서 조금은 어이가 없다고 할까요(웃음). 기도문에는 땅은 텃밭을 포함해서 몇 평 정도는 돼야 하고 화장실도 방마다 있어야 하고, 아이들 용돈은 얼마 정도씩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쓰여 있어요. 왜냐면 아이를 열 명을 키우더라도 모두 다 내 자식처럼 키우고 싶거든요. 보통 가정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사고 싶은 걸 사주고, 먹고 싶은 걸 먹게 해주면서 자신들이 귀한 존재라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양로원도 마찬가지고요. 아이들 각자의 이름이 쓰인 팻말을 텃밭에 꽂으며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어요.”
여행이 취미인 부부는 한달에 두세 번 정도 여행을 다닌다고 한다.
“나이 예순이 넘어서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늙어가길 바란다”는 그는 훗날 딸 희서에게도 ‘마음이 따뜻한 엄마’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아이와 함께 20년 뒤를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그날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고 흥분된다고. 예쁜 숙녀로 성장한 희서와 비록 건강하지 못할지라도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서있을 남편과 함께할 것을 생각하면 마냥 행복하기 때문.
남편에게 “휠체어를 타고 있어도 좋으니 오랫동안 내 옆에, 그리고 희서 옆에 있어달라는 말을 자주한다”는 이경애. 눈시울이 촉촉이 젖은 그를 보니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해준 희서가 얼마나 보석 같은 존재인지를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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