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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김유림 기자의 스타 건강학

기상캐스터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김혜은 건강관리법

“요가와 정원 가꾸기로 몸과 마음 챙겨요”

글·김유림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2008. 05. 23

MBC 일일드라마 ‘아현동 마님’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실감나게 구사하며 ‘똑 부러지는 며느리’ 역을 맡고 있는 김혜은. 2년 전 아이를 낳았을 때 요가로 살을 뺀 뒤 ‘요가삼매경’에 빠졌다는 그에게 강관리법을 들었다.

기상캐스터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김혜은 건강관리법

Health & Beauty Secret “요가 후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때 기분이 참 좋아요”
MBC 일일드라마 ‘아현동 마님’에서 남자주인공 부길라(김민성)의 형수, 손숙영 역을 맡아 감초 연기를 선보이는 김혜은(35). TV로 보는 것보다 얼굴도 작고 몸매도 날씬한 그는 “실물이 더 예쁘다”는 말에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거죠?” 하고 웃은 뒤 “사실 그게 콤플렉스예요”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얼굴이 동그래 화면에서는 실제보다 부어보인다는 것. 하지만 동그란 얼굴과 뽀얀 피부 덕분인지 그는 아이엄마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려보였다.
평소 땀 흘리며 운동하는 걸 싫어하는 그가 2006년 아이를 낳은 뒤에도 S라인을 유지하는 건 요가 덕분. 일주일에 두 번 집으로 요가 강사를 초청해 강습을 받고 있는 그는 임신 중 몸무게가 18kg이나 늘었지만 요가로 출산 후 3개월 만에 원래의 몸매를 되찾았다고 한다.
“가은이 낳고 바로 방송 활동을 하게 돼 빨리 살을 빼야 했어요. 역동적인 운동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요가를 선택했는데 다행히 체질과 잘 맞고 살도 잘 빠지더라고요. 요가를 한 뒤로 이명현상도 사라졌고, 자세가 곧아졌어요.”
그가 주로 취하는 동작은 허리를 웅크렸다 펴는 고양이 자세와 물구나무서기. 요가는 자세를 완벽하게 잡아줘야 운동효과가 더욱 큰데, 개인교습을 받은 첫날 그는 그동안 자신이 취하던 포즈가 대부분 잘못된 것이었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강사에게 1대 1로 수업을 받으면 자세를 정확하게 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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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캐스터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김혜은 건강관리법

김혜은은 일주일에 두번 집에서 요가 강습을 받는다.


“한번 할 때마다 한 시간 정도 하는데 사실 가은이 때문에 제 시간을 채우지 못할 때가 많아요. 혼자 잘 놀다가도 제가 운동하는 걸 보고 훼방을 놓거든요(웃음). 그래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 2년째 요가를 하고 있어요. 운동을 다 마치고 30분 정도 지나면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데, 그때 기분이 참 좋아요.”
그는 여름이 되면 아이와 함께 수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어릴 때부터 수영을 가르치면 아이가 일찌감치 물과 친해지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 역시 요즘 들어 계단을 오를 때 유난히 숨이 차 수영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아이와 함께 정원을 가꾸는 것 또한 정신건강에 좋다고 한다. 아파트 맨 꼭대기 층에 자리잡은 그의 집은 널찍한 정원이 인상적이었는데 정원에는 야생화가 한가득 피어 있었다. 이는 평소 나무와 화초 가꾸는 걸 좋아하는 친정어머니의 솜씨. 그는 일주일에 한 번 정원이 흠뻑 젖을 정도로 물을 준다고 한다. 정원 한편에는 널찍한 테이블과 햇빛을 가려주는 파라솔, 바비큐 장비가 마련돼 있었다.
“가은이는 호스만 보면 자기가 화단에 물을 주겠다고 고집을 피워요. 아직 몸집이 작아 혼자 호스를 들기도 힘든데 말이죠(웃음). 햇살 좋을 때 호스로 물을 뿌리면 기분이 참 상쾌해져요. 무엇보다 정원이 있으니까 아이가 흙을 밟고 자랄 수 있어서 좋고요. 바비큐 파티도 자주 하는데 밖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와인을 마시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죠.”
그는 아이가 생기자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고 한다. 예전에는 비타민 하나 챙겨 먹지 않을 정도로 건강에 무심했는데 요즘은 몸에 좋다는 게 있으면 뭐든 먹으려 한다고. 그중 흑마늘주스와 초유는 어린 가은이도 잘 먹어 꾸준히 먹고 있다고 한다.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초유는 장이 약해 배탈이 잘 나는 사람에게 좋고, 성장기 아이들 발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또한 남편에게는 수삼우유와 마 주스를 자주 만들어준다고 한다. 아이 이유식도 직접 만드는데 마와 찹쌀을 넣어 만든 마죽과 굴 크림수프를 자주 준비한다고. 굴 크림수프는 굴과 버터를 함께 볶다가 우유와 생크림을 넣어 끓이는 것으로 비린내가 나지 않고 맛이 고소해 아이가 잘 먹는다고 한다.
그는 피부관리에도 많은 정성을 기울인다. 예전에는 피부과에 정기적으로 다니며 관리를 받았지만 요즘은 촬영 스케줄 때문에 바빠 집에서 직접 팩을 만들어 쓰고 각질제거를 한다고.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 화학성분이 강한 화장품은 가급적 안 써요. 얼굴이 건조하다고 느낄 때는 꿀팩을 자주 하는데 세안 후 에센스를 바르고 얼굴 전체에 꿀을 펴 바르기만 하면 돼 간편해요. 피부가 칙칙하다고 느껴질 때는 세안 후 마지막 헹굼물에 식초를 한 두 방울 떨어뜨려 사용해요. 식초는 피부의 pH 균형을 맞춰주고 살균효과가 있어 피부를 한결 매끄럽게 하거든요.”

Life Story “인공수정으로 얻은 딸, 격려 아끼지 않는 남편이 제 인생의 원동력이에요”
지난 2000년 결혼한 그는 6년 뒤 다섯 번째 인공수정을 시도해 임신에 성공했다. 당시 그는 점점 불어오는 자신의 배를 보며 ‘내 배도 이렇게 부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감동이었다고 한다.
“남편이 마흔 넘어 어렵게 얻은 아이라 더욱 귀한 것 같아요. 요즘은 생각이 둘 중 하나예요. 일 아니면 아이죠. 촬영 중에는 되도록 아이 생각을 안 하려고 하지만 이동 중이거나 쉴 때는 수시로 집에 전화를 걸어 아이가 잘 놀고 있는지 확인해요. 사람들과의 약속도 집 근처에서 잡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고요(웃음).”
가은이는 또래에 비해 말이 빠르고 표현력이 좋은데, 책을 많이 읽어줘서인지 말을 할 때도 감정을 실어 얘기한다고 한다. 그는 “물을 달라고 할 때도 ‘물’이라는 단어만 말하는 게 아니라 ‘물 주세요. 찬물 주세요’ 하고 정확하게 의사표현을 한다”며 신기해했다.

기상캐스터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김혜은 건강관리법

흑마늘주스는 가은이도 잘 먹어 가족 모두 꾸준히 챙겨먹고 있다.


“한번은 가은이 때문에 남편이 삐친 적이 있어요. 가은이가 ‘나는 엄마를 사랑해. 아빠는 안 사랑해’ 하고 말했거든요. 처음에는 남편이 그 말에 큰 충격을 받았는데 어린 딸한테 서운해한다는 게 창피한지 그다음부터는 아이가 똑같은 말을 해도 ‘가은이가 아빠를 안 사랑해도 아빠는 가은이를 사랑해’ 하고 말하더라고요(웃음). 부녀가 토닥대면서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가족의 힘이라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하는 걸 느껴요.”
치과 전문의인 남편 김인수씨(43)는 어렵게 아이를 얻었지만 그에게 전적으로 아이만 돌보라고 강요한 적은 없다고 한다. 오히려 그가 일하는 모습을 자랑스러워한다고. 그는 “남편을 높이 사는 이유 중 하나가 나의 일을 존중해주고 마음을 다해 응원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은 남편은 올 초부터 그와 함께 성악 레슨을 받기 시작했는데, 올해 목표가 독창회를 여는 것이라고 한다.
“남편의 도움이 없었다면 연기를 하겠다는 생각도 쉽게 갖지 못했을 거예요. 아이를 갖지 못해 힘들어할 때도 다 잘될 거라며 위로해준 남편이 있었기에 끝까지 잘 견딜 수 있었죠. 요즘은 가끔 제 인생의 퍼즐이 모두 잘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바라만 보고 있어도 행복한 아이가 있고, 언제나 제 편이 돼주는 남편이 있고, 오랫동안 바라왔던 연기도 하게 됐으니까요.”

Mind Control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2등이 좋아요”
8년 동안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한 그는 2004년 회사를 사직한 뒤 연기학원을 다니며 차근차근 연기자가 될 준비를 해왔다. 기상캐스터로 활동할 당시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 단역으로 출연한 것이 계기가 돼 연기자에 대한 꿈을 품게 됐다고 한다. ‘아현동 마님’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똑 부러지는 성격’의 며느리로 나오는 그는 실제로 서울대 성악과 출신에 세 살배기 딸을 키우고 있는 주부로 극중 인물과 비슷한 점이 많다.
“나이도 많고 결혼해 아이까지 있는 아줌마가 하루아침에 직업을 바꾼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 큰 희열을 느끼고 하루하루 촬영장에 나가는 게 즐거워요.”
그는 드라마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실감나게 구사하지만 실제 고향은 부산이다. 그럼에도 그가 사투리를 능숙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촬영에 들어가기 1년 전부터 전라도 사투리를 배운 것. 심지어 그는 4개월 동안 광주대학교 기숙사에 머물며 학생들과 어울려 수업을 들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3일 정도 광주에 머물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배울 생각이었는데, 광주대학교에 계신 아는 교수님을 만나러 갔다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런데 학교 규칙상 학생이 아니면 기숙사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서 ‘이왕 마음먹은 거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특별전형으로 입학해 한 학기 수업을 들었죠(웃음).”
그는 낮에는 학교에서 교양수업을 듣고 밤에는 기숙사에서 늦은 시간까지 수다를 떨면서 전라도 사투리를 입에 익혔다고 한다. 그렇게 한 학기 동안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이중생활을 한 덕에 이제는 전라도 토박이라 해도 믿을 만큼 사투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게 됐다. 그때 만난 동기들과는 요즘도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고. 그는 “처음 연기할 때는 ‘연기 잘 한다’는 소리보다 ‘사투리 잘한다’는 소리가 더 듣기 좋았다”며 웃었다.
그는 5월 초 드라마가 끝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서운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 거의 매일같이 얼굴 보던 동료 연기자들과 헤어지는 것도 아쉽고, 숙영이란 캐릭터를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것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쉬움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을 것 같다. 5월 중순부터 새로 시작하는 미니시리즈에 캐스팅 됐기 때문이다. 당초 ‘아현동 마님’을 끝낸 뒤 둘째를 가질 계획이었던 그는 일과 아이를 두고 잠시 고민한 끝에 일을 선택했다. 촬영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 아이는 그 후에 가져도 늦지 않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 그는 상기된 목소리로 “이번에는 아나운서로 변신할 예정이다. 남편이 시놉시스를 읽고는 꼭 출연하라고 했다”며 자랑했다.
그는 그토록 원하던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최고가 되겠다는 욕심은 없다고 한다. 정상에서 내려오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보다 밑에서 정상을 향해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더욱 행복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는 “도전할 목표가 있는 2등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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