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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이지현의 아주 쉬운 예술이야기 모딜리아니의 ‘잔느의 초상’…불꽃같은 사랑을 나눈 연인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드라마틱한 사연

우먼동아일보

2012. 11. 26

이지현의 아주 쉬운 예술이야기 모딜리아니의 ‘잔느의 초상’…불꽃같은 사랑을 나눈 연인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드라마틱한 사연

▲ 모딜리아니 & 잔느


고독한 남자에 끌리다

안타깝고 절절한 러브스토리는 시대를 초월해 세간의 이목을 끌죠?
예술계의 꽃미남으로 잘 알려진 모딜리아니 역시 지독한 사랑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잘 생긴데다 감수성 풍부하고, 모성애를 자극하는 병약함에 말 수 적은 고독한 남자. 여성들이 끌리는 매력을 갖췄으니 스캔들이 많은 것도 당연했겠죠.
하지만, 그의 그림은 로맨틱하거나 에로틱한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심지어 관능적인 포즈로 누워있는 누드화조차 조각 같이 차갑습니다. 이상하리만치 목을 길게 뺀 여인,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짐작하기 어려운 표정, 그의 그림은 언제 봐도 참 세련된 느낌입니다.

이지현의 아주 쉬운 예술이야기 모딜리아니의 ‘잔느의 초상’…불꽃같은 사랑을 나눈 연인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드라마틱한 사연

▲ 좌)모딜리아니 ‘잔느의 초상’ (1917년, 유화, 92×60cm, 개인 소장), 우)모딜리아니 ‘잔느의 초상’ (1918년, 캔버스에 유채, 46×29cm, 개인 소장)


“영혼을 알기 전까지 눈동자를 그리지 않겠다”

병약함과 가난, 술과 마약에 찌들어 요절한 천재화가. 불꽃같은 사랑을 나눈 잔느와의 러브스토리까지. 모딜리아니의 인생은 참으로 극적입니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파리의 가난한 이방인이었던 모딜리아니는 서른두 살에 잔느를 만났고, 열네 살이라는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불같은 사랑에 빠졌습니다. 물론, 잔느 부모님은 혹독하게 반대했지만, 둘은 동거했고, 잔느는 모딜리아니의 모델이 되어주며 가난한 예술가를 보살폈습니다.
하지만 모딜리아니는 결핵성 늑막염으로 서른다섯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3년이 채 안 되는 짧은 동거 생활도 막을 내렸어요. 잔느는 당시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지만 “천국에서도 당신의 아내가 되겠다”며 6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했습니다. 건강 악화와 경제적 어려움, 모던한 겉모습 뒤에 우수가 짙게 배어있는 인물화는 그의 생애를 알수록 더 가슴 깊이 다가옵니다.
“영혼을 알기 전까지 눈동자를 그리지 않겠다”
눈동자 그리는 것을 꺼렸던 모딜리아니가 겨우 잔느의 눈동자를 그렸는데 죽음이 이들에게 다가온 것을 보면 하늘도 참 무심하죠? 그래서인지 그림을 들여다볼수록 연민과 공허함이 느껴집니다. 보고 만지고 이야기하고…. 얼마나 그렇게 해야 누군가의 영혼을 알 수 있을까요?


글·이지현('예술에 주술을 걸다' 저자)

글쓴이 이지현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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