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SSUE

트럼프도 반한 2000억 왕관… 유럽 왕실의 티아라 모먼트

김명희 기자

2025. 12. 30

왕실 여성의 머리 위에서 티아라가 빛날 때,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다.

2025년 9월 트럼프 국빈 만찬 당시 2000억 상당의 티아라를 착용한 케이트 미들턴. 해당 티아라는 그녀의 시어머니인 다이애나 빈의 최애 티아라이기도 하다. 

2025년 9월 트럼프 국빈 만찬 당시 2000억 상당의 티아라를 착용한 케이트 미들턴. 해당 티아라는 그녀의 시어머니인 다이애나 빈의 최애 티아라이기도 하다. 

한동안 보석함 속에 잠자고 있던 유럽 왕실의 티아라들이 최근 외교 무대로 다시 화려하게 돌아오고 있다. 국빈 방문, 외교 만찬, 왕실 기념일 같은 주요 행사들이 이어지면서 각국 왕실 여성들의 ‘티아라 모먼트(Tiara Moment·왕실 행사에서 티아라를 착용하는 순간)’가 연이어 포착되고 있는 것. 티아라는 단순한 장식을 넘어 로열패밀리의 권위와 정통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아이템이다. 이 때문에 결혼한 왕실 여성이 저녁 공식 행사에서만 착용할 수 있다는 엄격한 규칙도 따른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 | 퀸 메리 러버스 노트 티아라

2025년 9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의 국빈 방문 당시 영국 왕실은 찰스 3세 국왕을 비롯한 로열패밀리가 총출동해 윈저성에서 만찬을 열었다. 화려한 궁전과 성대한 파티, 엄격한 의전 등에서 영국 왕실의 품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평소 유럽 왕실의 예법과 전통을 동경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내 생애 최고의 영예”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옆자리에 앉은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은 아이보리 컬러 드레스와 금사 레이스 드레스 가운에 ‘퀸 메리 러버스 노트 티아라’를 매치했다. 이 티아라는 191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할머니인 메리 왕비가 영국 왕실의 공식 주얼리 하우스인 가라드에 의뢰해 제작한 작품으로, 다이아몬드 하트 프레임 아래 19개의 바로크 진주가 달려 있다. 퀸 메리 러버스 노트 티아라는 메리 왕비에게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다이애나 왕세자빈을 거쳐 케이트로 전해졌으며, 특히 다이애나 빈이 즐겨 착용했던 아이템이다. 2011년 영국 왕실에 입성한 케이트 미들턴은 14년 결혼 생활 동안 티아라를 15회 착용했는데, 그중 10번을 러버스 노트로 선택했다. 이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다이애나 빈에 대한 경의를 표함과 동시에 왕실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 티아라의 가치를 1억3500만 달러(약 2000억 원)로 추정한다.

에메랄드 티아라를 착용한 카밀라 영국 왕비.

에메랄드 티아라를 착용한 카밀라 영국 왕비.

카밀라 영국 왕비 | 그레빌 에메랄드 코코슈닉 티아라

케이트 미들턴의 시어머니인 카밀라 왕비는 2025년 11월 18일 열린 외교관 연례 리셉션에서, 1919년 프랑스 주얼리 하우스 부쉐론이 제작한 ‘그레빌 에메랄드 코코슈닉 티아라’를 착용했다. 찰스 3세 국왕의 배우자인 카밀라는 2023년 대관식 이후 ‘왕비’라는 공식 호칭을 사용하며 영국 왕실의 모든 의전에서 중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그녀가 선택하는 보석은 항상 의미가 분명한데, 특히 이번 에메랄드 티아라는 왕실의 권위와 전통을 대표하는 주얼리 중 하나로 꼽힌다. 넓은 다이아몬드 밴드 한가운데 약 100캐럿에 달하는 에메랄드가 자리하고 있으며, 매끈한 돔 형태로 연마되어 보석의 초록빛이 더욱 깊고 촉촉하게 빛난다. 이 티아라는 사교계 거물 마가렛 그레빌의 개인 컬렉션이었으나, 그녀의 유언에 따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어머니에게 전해졌고, 이후 왕실 공식 티아라로 편입됐다. 전문가들은 이 작품의 가치를 최대 1300만 달러(약 191억 원)로 평가한다.

레티시아 스페인 왕비 | 퀸 마리아 크리스티나 루프 티아라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의 배우자인 레티시아 왕비는 평소 자라, 마시모두띠 등 자국 브랜드의 의상을 즐겨 입지만, 왕실 공식 행사에서는 품격 있는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25년 11월 초 마드리드 왕궁에서 진행된 하이탐 빈 타리크 알사이드, 오만 술탄 국빈 방문 행사에서 그녀는 로열 블루 실크 드레스에 1886년 까르띠에가 제작한 ‘퀸 마리아 크리스티나 루프 티아라’를 매치했다. 알폰소 13세 국왕의 어머니로, 아들이 즉위하기 전까지 섭정을 했던 마리아 크리스티나 왕비를 위해 제작된 이 티아라는 다이아몬드 루프마다 진주가 배치된 구조가 특징이다. 화려함보다는 ‘왕실의 절제된 우아함’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레티시아 왕비는 2018년 중국 국빈 만찬에서 이 티아라를 처음 착용한 뒤 주요 외교 행사에서도 반복적으로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왕실 정통성을 스페인의 현대적 이미지와 자연스럽게 연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2011년 결혼식 피로연에서 썼던 티아라를 14년 만에 다시 착용한 샤를린 모나코 왕비. 

2011년 결혼식 피로연에서 썼던 티아라를 14년 만에 다시 착용한 샤를린 모나코 왕비. 

샤를린 위트스톡 모나코 왕비 | 바우머 에그레트 티아라

샤를린 모나코 왕비는 2025년 11월 19일 국경일을 맞아, 2011년 결혼식 피로연 때 착용했던 ‘바우머 에그레트 티아라’를 다시 꺼내들어 화제를 모았다. 미니멀하고 구조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그녀는 이날도 심플한 아이보리 컬러 드레스에 티아라를 매치해 세련되고 모던한 룩을 완성했다. 바우머 에그레트 티아라는 총 60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가 물결을 따라 흩뿌려진 형태다. 파도에서 영감을 받은 곡선은 샤를린의 수영 선수 시절을 연상시키며, 해양도시 국가 모나코의 정체성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모듈형으로 제작돼 헤어밴드, 브로치, 헤어클립 등으로 분리 착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이 티아라의 매력이다. 왕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국왕과의 불화설에 휩싸였던 샤를린 왕비가 이 티아라를 통해 다시 왕실 전면 등장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케이트미들턴 #트럼프 #왕관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