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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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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mas in New York

동화처럼 반짝이는 뉴욕 홀리데이

EDITOR 오영제

2019. 12. 17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어김없이 회자되는 ‘나홀로 집에’는 무려 3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고전(?)과도 같은 영화다. 귀여웠던 주인공 케빈은 어느덧 불혹을 넘겼고 세월만큼이나 많은 것이 변했지만 케빈이 활약을 펼치던 센트럴파크와 플라자호텔, 소원을 빌던 크리스마스트리 등 뉴욕 곳곳은 당시와 같은 모습으로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록펠러센터 앞마당에 세워지는 크리스마스트리는 지금도 뉴욕의 겨울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다. 매해 어떤 나무가 선택되었는지부터 뉴욕에 도착하는 모습까지 뉴스에 보도되는 것은 물론 점등 행사에는 정상급 스타들이 총출동하고, 이는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록펠러센터 크리스마스트리가 불을 밝히면 비로소 본격적인 홀리데이 시즌이 시작되는 것. 보통 11월 말에서 12월 초 즈음 점등 행사가 열리는데, 올해는 12월 4일에 그 첫 불을 밝힐 예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트리로 불리는 록펠러센터 크리스마스트리는 나무를 감싸고 있는 전기선의 길이만 8km에 달한다. 5만여 개의 전구는 세월의 변화에 따라 2007년부터 친환경 LED 조명으로 바뀌었고, 새해가 시작된 후 철거된 나무는 건축용 목재로 재활용된다. 꼭대기에는 2만5천 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만든 대형 별이 달린다. 

록펠러센터가 아니더라도 뉴욕에서는 멋진 크리스마스트리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연말에 뉴욕을 찾는다면 크리스마스트리 산책을 다녀도 좋다. 월스트리트에서 멀지 않은 맨해튼 다운타운의 시포트(Seaport) 지역은 본래 배가 드나들던, 뉴욕판 노량진 수산시장인 풀턴 마켓(Fulton Market)이 있던 동네다. 풀턴 마켓이 윗동네 브롱스(Bronx)로 자리를 옮긴 후 이곳은 새 단장을 거쳐 아기자기한 상점과 레스토랑, 푸드 마켓 등이 들어선 재미난 동네로 거듭났다. 시포트에서도 역시 12월이면 크리스마스트리가 불을 밝힌다. 강과 인접한 동네인 만큼 시원하게 펼쳐지는 강변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매력. 브루클린 브리지와 맨해튼 브리지가 한눈에 보이는 명소이기도 하다. 부두에 정박된 1900년 초반에 건조된 배를 구경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고스트 버스터’ ‘투모로우’ 등 수많은 영화에 등장한 뉴욕 공립 도서관과 맞닿아 있는 브라이언트 파크에서도 멋진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날 수 있다. 더욱이 이곳에는 겨울마다 아이스링크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기 때문에 연말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크리스마스트리에 이은 또 다른 볼거리는 센트럴파크 남단에서 5번가(5th avenue)로 펼쳐지는 크리스마스 장식과 백화점들의 쇼윈도 디스플레이다. 버그도프굿맨, 삭스피프스애비뉴 같은 뉴욕의 유명 백화점들은 한 해 예산의 상당 부분을 윈도 디스플레이에 쏟아붓는다. 그만큼 장식에 많은 공을 들이는데 무척이나 화려해서 이를 보기 위해 일부러 겨울에 뉴욕을 찾는 이들도 있다. 백화점뿐 아니라 5번가의 티파니 매장과 상점들은 저마다 특색을 갖춘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높다란 빌딩 사이사이를 크리스마스 전구와 오너먼트가 가득 메우고 있는 덕에 그저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뉴욕은 오후 4시가 지나면 해가 지는 터라 낮이 짧고 추위가 매섭다. 하지만 아름답게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온 듯 밤이 더 아름답다.

오영제의 뉴욕 트렌드 리포트





리빙 매거진에서 10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뉴욕에서 요리학교 졸업 후 글을 쓰면서, 건강하게 요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게으른 플렉시테리언(때에 따라 고기도 먹는 베지테리언)으로 살고 있다.



기획 한여진 기자 사진 오영제 게티이미지 디자인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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