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베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20일 농협대학교 다산관 강의실에서 디지털 코딩 교육을 통해 드론 조종 체험을 하고 있다.
디지털 코딩 교육은 디지털 교육 관련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농촌 지역 출신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됐다. 코딩을 통해 드론을 움직이는 방법을 배우고, 드론을 직접 운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차세대 디지털 농업 후계자로 육성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같은 베트남에서 온 언니들 만나 위로 많이 받았어요”
이번 2기 교육에서는 부부 심리 상담, 가족 어울림 한마당 등 부부와 자녀, 가족 모두를 위한 프로그램이 다수 마련됐다. 프로그램을 주관한 (사)한베미래세대교류본부의 김동환 이사장은“우리 농촌에서 다문화가정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가정 내 관계를 돈독히 하고, 미래세대인 자녀들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2기 교육은 1기 교육의 성원에 힘입어 추가로 마련됐다. 1기 교육에 참여했던 경기 안성 원예농협에서 온 결혼 이민자 이영미 씨는“같은 나라에서 온 다른 다문화가정을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같은 베트남 출신 결혼 이민자들 간의 소통은 심리적 안정과 소속감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다.
경기 안산농협의 황원철 씨는“같은 베트남 친구들을 만나 아내가 큰 위로를 받았다”며 “앞으로 이런 교육이 꾸준히 진행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정 농촌 정착 지원 교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농협중앙회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과 도농협동연수원, 전국 각지의 농협 및 지자체를 통해 진행돼 왔다. 이번 교육의 실질적인 운영은 (사)한베미래세대교류본부의 위탁을 받아 농협대학교 산학협력단이 담당하고 있다. 농협이 장기간에 걸쳐 축적해온 다문화가정 지원 경험과 농촌사회 이해 노하우가 이번 교육에도 반영되었으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실질적인 정착 기반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가족 어울림 한마당에서 레크리션을 즐기고 있는 한베 다문화가정 가족들.
농촌 고령화와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다문화가정은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는 중요한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베 다문화가정은 전국 각지에 자리 잡으며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으나 이들은 문화 적응, 교육 격차, 심리적 고립 등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번 교육은 가족 전체의 관계 회복과 미래세대의 성장까지 아우르는 통합적인 지원으로 설계되었으며, 실질적인 정착과 지역사회 내 공존을 위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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