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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궁금한 그녀

내년 봄 엄마 되는 MBC 앵커 김은혜

글·송화선 기자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KAMA 스튜디오

입력 2006.11.24 10:13:00

매일 아침 단정한 모습으로 뉴스를 전해주던 MBC 김은혜 앵커가 예비 엄마가 됐다. 입덧이 심해 잠시 회사를 쉬고 있지만, 뱃속의 아이만 생각하면 행복하다는 그를 만나 궁금한 일상과 태교법에 대해 들었다.
내년 봄 엄마 되는 MBC 앵커 김은혜

“천하의 김은혜가 100g짜리 태아한테 넉다운됐다고 선배들이 놀려요. 제가 이렇게 될지 누가 알았겠어요(웃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여전히 씩씩하고 힘이 넘쳤다. 그런데 정작 그는 지난 석 달간 문밖 출입을 못할 만큼 지독한 입덧을 경험했다고 한다. 내년 봄 첫아이를 낳는 MBC 김은혜 앵커(35) 얘기다.
기자는 지난 7월 그를 만난 적이 있다. 이른 아침, 뉴스 진행을 막 마치고 나온 그는 예의 단정한 모습으로 신혼생활의 행복을 전하며, “오늘부터 여름휴가다. 내일 남편과 함께 하와이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들뜬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바로 그날 오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고. 문제는 기다리던 아기를 가졌다는 기쁨을 만끽하기 전, 극심한 입덧이 찾아왔다는 점이다. 93년 MBC에 입사한 뒤 한 번도 닷새 이상 쉬어본 적 없던 ‘그가 하와이 여행은커녕 출근조차 하기 어려워져 결국 석 달 예정의 휴직원을 내야 했다.
“처음 한 달은 하루 18시간씩 세숫대야를 끌어안고 살았어요.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죠. 그 다음에도 한동안은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고요.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하늘을 보며 ‘13년 만에 찾아온 휴가를 이렇게 보내다니’ 하고 혼자 억울해했어요. 그런데 다들 아이가 효자라고, 뱃속에서부터 엄마 쉬게 해준다고 하는 거예요. 제가 지금 서른다섯이거든요. 흔히들 ‘노산’이라고 하는 나인데, 만약 몸이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면 임신한 거 신경 안 쓰고 또 예전처럼 바쁘게 일했을 거라고요. 늘 피곤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일에 매달리느라 쉬지 못했거든요. 아이 덕분에 몸을 추스르고 건강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거죠.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니 그때부터 마음이 편해지고, 아이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입덧으로 하루 18시간씩 세숫대야 끌어안고 살았지만 덕분에 몸 추스릴 시간 가져 감사하게 여기고 있어요”
김 앵커를 다시 만난 건 지난 10월 중순의 일이다. 전화로만 소식을 전하던 그가 “그동안 잘 쉰 덕분에 몸이 많이 좋아졌다. 요즘은 오히려 아이가 이것저것 먹고 싶다고 자꾸 보채서 문제”라며 흔쾌히 만남을 약속한 것이다. 이번엔 뉴스 진행을 위한 화장과 옷차림이 없는 ‘자연인 김은혜’의 모습이었다. “이제 배가 나와 남편 티셔츠를 입고 다닌다”며 남색 라운드 티셔츠에 편한 바지 차림으로 나온 그는 전보다 오히려 예뻐 보였다.
“임산부만 가질 수 있는 S라인 덕분 아닐까요(웃음). 요즘은 가슴, 엉덩이로 이어지는 S라인보다 머리 뒤에서부터 배로 이어지는 임산부의 S라인이 훨씬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또 아이 덕분에 살이 좀 쪄서 좋아 보이는 것일 수도 있고요. 예전엔 채식을 좋아했는데, 아이를 갖고부터는 육개장·피자·햄버거 같은 걸 많이 먹어요. 언젠가는 태어나서 딱 두 번 먹어본 설렁탕이 막 당기더라고요. 엄마가 편안해야 아이도 편하다는 생각에 먹고 싶은 건 다 먹는 편이죠. 그리고 저녁 때 남편이 퇴근하면 같이 동네를 산책하며 운동해요.”
그는 결혼 초부터 아이를 기다려 왔다고 한다.
“예전부터 아이를 좋아했어요. 결혼하고 바로 아이를 갖는 게 목표였죠. 그런데 의사선생님이 ‘30대 중반이 아니냐. 적어도 1년은 기다려야 한다’며 여유 있게 생각하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 말을 듣고도 포기가 안됐어요. 사실 상상임신도 두 번 했죠. 한 번은 미셸 위 선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하와이 출장을 다녀왔는데, 몸에 열이 나고 자꾸 어지러운 거예요. 딱 임신 같았죠. 신랑에게 얘기를 하니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바로 둘이 같이 산부인과로 달려갔어요. 그런데 아니었죠.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신랑 얼굴 가득 섭섭한 기색이 보이는데, 그 얼굴 보면서 ‘정말 빨리 임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 더 했어요.”

내년 봄 엄마 되는 MBC 앵커 김은혜

내년 봄 출산을 앞두고 있는 김은혜 앵커와 남편 유형동 변호사.


알고 보니 그때 미열과 어지럼증의 원인은 과로였다고 한다. 금요일 아침 뉴스를 진행한 뒤 바로 하와이에 갔다가, 미셸 위 인터뷰를 마치고는 곧바로 서울에 돌아와 월요일 아침 뉴스 진행석에 앉았을 만큼 일정이 빡빡한 출장이었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일했으니 임신 초기 몸이 힘든 게 당연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다음에도 한 번 더 상상임신을 한 끝에 정말 아이를 갖게 됐죠. 이번엔 임신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두 번이나 해프닝을 벌인 탓에 바로 말하기가 좀 그랬어요. 혼자 임신 테스트까지 해보고는 신랑한테 ‘나 임신한 것 같다’고 했죠. 하와이로 떠나기 바로 전날 밤에요. 그런데 신랑이 ‘이젠 나한테 얘기하지 말고 병원에 가보라’며 그냥 넘겨버리는 거예요. 또 실망하기 싫어서 그랬겠지만, 전 완전히 ‘늑대소녀’가 된 느낌이었어요(웃음). 다음 날 오전 7시30분에 혼자 병원에 달려갔더니 의사선생님이 ‘이렇게 일찍 온 사람은 처음 봤다’며 임신 사실을 확인해주셨죠.”
임신을 확인하는 감격적인 순간을 놓친 남편은 그 다음부터는 김 앵커가 겪는 모든 것을 함께하기 위해 애쓴다고 한다. 집에 오면 제일 먼저 배 위에 손을 얹은 채 태담을 나누고, 그러다 태동이 느껴지면 아이를 직접 본 것처럼 기뻐한다고.
“태교에도 엄청 신경을 써요. 인터넷사이트 ‘아마존’에서 영어로 된 각종 태교 책들을 사와서는 같이 읽자고 하죠. 신랑은 미국에서 오래 살아 한글을 읽는 데 서툴거든요. 문제는 제겐 영어가 한글보다 어렵다는 거예요(웃음). 무슨 책들이 다 백과사전만큼 두꺼운지, ‘나 임신한 것만으로도 힘든데 이 책들 읽다보면 고시공부하는 것 같아’라며 엄살을 부려도 소용없어요. 집에 오면 태교 음반 틀어놓고, 같이 태교 책 읽고 그러죠. 아이가 태어나면 우리말로 이야기를 나눌 거라며 말 배우는 데도 열심이에요. 신랑은 회사에서는 영어만 쓰거든요. 집에서는 한국어를 사용하지만, 아무래도 부족할 때가 많죠. 그런데 요즘은 우리말 실력이 부쩍 늘어서 ‘불그죽죽하다’ ‘시퍼러둥둥하다’ 같은 형용사들도 이제 이해하는 눈치예요. 역시 부정(父情)은 놀라운 것 같아요(웃음).”
김 앵커가 집에서 출산 준비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휴직 기간이 끝나는 11월이면 다시 회사로 돌아가 예전처럼 기자 김은혜로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집에서 10개 주요 일간지를 구독하며 감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북핵 사태가 터졌을 때는 하루 종일 BBC와 CNN을 돌려보며 국제 정세를 파악하기도 했다고.
“어떻게 생각하면 요즘 회사에 다닐 때보다 더 많은 뉴스를 접하는 것 같아요. 현장에 있을 때는 제게 주어진 일을 하느라 다른 분야들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는데, 요새는 정말 하루 종일 뉴스의 바다에 빠져 있거든요. 오전에 주로 방송되는 주부 대상 프로그램들을 보며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세상을 접하기도 하고요. 회사에 돌아가면 내년 봄 출산휴가를 받을 때까지 또 열심히 일할 겁니다. 엄마로서뿐 아니라 기자로서도 멋지게 살아가는 김은혜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여성동아 2006년 11월 5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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