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가 방송 전부터 화제다. 그도 그럴 것이 최고의 스타를 가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보아와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수장이 모여 월드 스타를 뽑는 프로그램이기 때문. 우승자는 이들 중 한 소속사를 골라 바로 데뷔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일각에서는 ‘슈퍼스타K’와 ‘위대한 탄생’의 성공에서 비롯된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K팝스타’도 그저 그런 오디션 중 하나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JYP의 수장 박진영과 YG의 수장 양현석이 스타의 자질과 선정 기준을 밝혀 눈길을 끈다.
박진영 >> “성장 가능성 높이 사, 자기 색 가진 성실하고 겸손한 친구가 좋아”
몇 년 전 (양현석)형과 둘이 술 한잔 하다가 “너랑 나랑 나중에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저는 “형이 하면 당연히 하죠”라고 했었고요. 형이나 저나 방송인이 아니라서 재미있는 방송을 위한 게 아니라 진짜 다음 원더걸스와 빅뱅을 찾기 위한 거예요. 친구들의 성장 가능성을 가장 많이 볼 거라서, 시청자와 저희 사이에 간극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사람이 뽑힌 게 말이 안 된다”거나 “이 친구가 더 잘했는데”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을 거예요. 욕 먹는 게 두려웠으면 벌써 예전에 비닐바지 입었을 때…(웃음).
아이돌이라, JYP에는 제가 있기 때문에(웃음), 아이돌만 있는 회사는 아니고요. 제가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소속 가수 중 하나인데…. 저 같은 나이에도 아직 꿈이 있지만 용기가 없어서, 대기업에 다녔건 부동산 공인중개사로 있건 가수를 꿈꾸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원더걸스, 빅뱅, 동방신기도 물론 뽑겠지만 박진영 같은 가수도 뽑을 생각입니다.
(양현석)형이랑 저랑은 평소에도 술을 마시면 새벽까지 갈 정도로 대화가 안 끊겨요. 형이랑 얘기하면서 많이 배워요. 재밌는 형이죠. 서로 상대방이 인식하지 못한 것을 상당히 잘 인식하는 것 같아요. 저는 이성적인 편이라면 형은 좀 더 모든 것을 감각적, 감성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요. 걱정되는 점이요? 형이 하도 저를 구박해서…(웃음), 그것만 없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평상시 오디션 볼 때와 똑같은 형태로 진행해 스타가 어떤 방식으로 뽑히는지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여줄 생각이에요.
그동안 몇 차례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에 참여했어요. 첫 번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원더걸스와 2AM이 만들어졌고, 두 번째 ‘슈퍼스타 서바이벌’에서는 주(JOO)와 2PM이 만들어졌죠. 사실 저는 제가 무슨 생각으로 친구들을 뽑는지 잘 몰라요. 되돌아보니까, 확실히 착한 친구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숫기도 없고. 오락 프로그램에 나가도 제일 활약을 못하는 게 저희 소속 가수들이었어요. god도 그랬고, 원더걸스, 비도 그랬고. 참 못해요. 아, 조권은 빼고요(웃음).
진실하고 성실하고 겸손하고 멋을 부리는 게 아니라 멋이 나오는, 자기 색을 잘 보여주는 친구가 가장 JYP를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아요. 일단 지금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친구들 중에 프로그램이 끝난 뒤 사라진 친구가 없다는 점을 보면 그걸 잘 알 수 있어요. 이제 시장이 넓어져서 해외 시장도 바라보고 있기에 최종 선발되는 사람이 한국 국적이 아닐 확률도 높다고 봅니다.
근본적으로 제가 보는 건 두 가지예요. 하나는 재능이고요. 춤이든 노래든, 표정이든 느낌이든 그런 재능을 봅니다. 두 번째는 자기 관리예요. 그동안 자기 관리가 안 돼서 무너진 친구를 너무 많이 봤어요. 혹독한 스케줄을 견뎌낼 수 있는 자기 관리 능력과 생활 태도. 언어를 배우는 등 성실한 부분. 불성실해 보이고 자기 관리 안 되는 친구는 뽑지 않을 겁니다. 자기 관리 능력은 앞서 말한 재능만큼이나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에요. ‘K팝스타’가 잘돼서 시즌 2가 만들어진다면 제가 신인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웃음), 배우로서의 스케줄과 마찰 없는 범위 내에서 참석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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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 “실력보다 재능이 중요, 무대에서 못돼 보이는 카리스마 필요”
처음 ‘K팝스타’ 이야기가 나온 건 3년 전인데, 그때 시작했으면 후발주자 소리는 안 들었을 텐데요(웃음).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이게 마지막 오디션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기에 가장 대단한 프로그램이 되면 좋겠고요. 기존의 오디션이 노래 위주라면 이번에는 외모, 춤, 재능을 두루 볼 겁니다. 지금 갖춘 실력보다는 재능을 더 볼 거고요. 제가 ‘슈퍼스타K’ 시즌 1 심사위원이었습니다. 현재 YG에는 ‘슈퍼스타K’에 출연했던 강승윤과 김은비도 연습생으로 와서 동등한 위치에서 밤을 새우며 연습하고 있어요.
심사평도 다른 프로와 다를 거고, 대중이 생각지 못한 허를 찌르는 심사평이 나올 겁니다. 독설이라, 프로그램을 위해 일부러 독설을 내뱉는다면 예전 오디션 프로그램을 답습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독설이라기보다 ‘정설’이라고 말씀드릴게요. 칭찬보다는 보완해야 할 점, 고쳐야 할 점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K팝스타’를 통해 저희의 스타 만드는 노하우를 100% 다 노출할 생각이에요. 보여드리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SM, YG, JYP를 메이저 기획사라고 부르는 이유는 연습생 관리나 교육 시스템이 잘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만큼 성공 사례도 많고요. 시스템이 좋은 것도 그렇지만 이수만, 박진영이 가진 감각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노하우를 오픈한다고 해서 어디 뺏길 거라는 생각은 안 합니다.
박진영씨와 15년도 더 전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박진영씨가 10대 후반일 때부터 봐왔기에 굉장히 친해요. 사적으로 만나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요. 하지만 심사평은 서로 다르게 나올 것 같아요. 진영씨 이야기를 들으며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했는데, 저는 오디션 볼 때 못돼 보이는 사람을 뽑습니다. 기본적인 인성은 잘 갖춰야겠지만, 무대 위에서만큼은 강해 보이고 못돼 보이는 것도 가수의 카리스마라 생각하고요. 3대 기획사 간 차이점이 있는 것처럼 노래만 잘하는 사람을 뽑지는 않을 거예요. 노래 잘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YG에 오디션을 보러 많이 오고 있습니다. 노래로 이뤄지는 실력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부모님이, 혹은 자기가 발견하지 못한 재능을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드라마가 있어서 어려운 사람이 극적으로 성공하는 걸 좋아하잖아요. 억지로 만들어내는 스토리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실질적으로 재능 있는 인재, 정말 제2의 빅뱅과 2PM을 뽑고 싶어요. 가급적 심사할 때 그들의 환경과 개인사에 주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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