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드라마 ‘태양의 여자’에서 김지수를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는 순수청년을 연기해 KBS 연기대상 신인상을 받은 정겨운(27). 그가 연초부터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에서 안하무인 재벌 2세이자 스캔들 메이커 역을 맡은 것. 그는 출연에 앞서 “상당히 부담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신인상을 받고 굉장히 놀랐어요. 경쟁자들이 워낙 쟁쟁해 ‘절대 못 받겠구나’ 싶어 포기한 채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호명됐거든요. 놀라서 굳은 상태로 부랴부랴 올라갔는데 친구들은 속도 모르고 ‘넌 받을 줄 알았던 사람 같더라’며 놀리더라고요(웃음). 받고 보니 어깨가 상당히 무거워요. ‘여태까지 잘했으니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로 주는 상이잖아요. 지난해보다 결과가 더 좋아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
출연에 앞서 그와 아나운서와의 인연도 화제가 됐다. 전작 ‘태양의 여자’에서 아나운서인 김지수와 호흡을 맞춘 데 이어 이번 ‘미워도 다시 한 번’에서도 한국의 힐러리 클린턴을 꿈꾸는 아나운서 박예진과 함께하기 때문. 그는 “연달아 같은 직업을 가진 상대역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신기하다”며 웃었다.
“제가 좋은 직업을 가진 여자와 어울릴 만한 이미지를 가졌다는 뜻인 거겠죠?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전 사실 아나운서처럼 똑똑한 여자 앞에 서면 기가 죽어요. 거기다 이번 드라마에서 박예진씨가 할 말은 하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는 강한 여성으로 나오는데 연기지만 무섭더라고요(웃음). 실제 저의 이상형은 부드럽고 이해심 많은 순한 여성이에요.”
올 연말에도 상 받아 부모에게 감사 인사 전하고 싶어
2004년 KBS 공채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5년 차 연기자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 촬영장에서는 막내다. 박상원·최명길·전인화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출연하기 때문.
“이제껏 김지수·김석훈·오연수씨 등 여러 선배와 같이 작품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올해도 시작부터 모든 후배들이 한 번쯤 같이하기를 꿈꾸는 대선배들과 작품을 함께하게 돼 설레요.”
그는 “올해도 연기대상에서 상을 받길 소망한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이유를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신인상 수상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깜빡 잊고 부모에게 감사 인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
“집에 들어가자 부모님이 ‘서운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아차!’ 싶었어요(웃음). 배우들이 상을 받기 위해 연기하는 건 아니지만 올해 꼭 상을 받았으면 해요. 연말에 부모님 성함 제일 먼저 불러드리기 위해 한 해 동안 정말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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