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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새로운 도전

‘변호사들’에서 악역 맡아 주목 받는 김성수

”무명 모델 시절 만난 여자친구과 8년째 교제 중, 전 성공보다 사랑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글·김지영 기자 / 사진·김형우 기자

입력 2005.08.03 12:01:00

탤런트 김성수가 MBC 미니시리즈 ‘변호사들’에서 연기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보여준 순수청년 이미지에서 벗어나 차갑고 비열한 변호사 역을 맡은 것. 이 역할을 위해 전라로 연기하는 투혼까지 발휘한 그가 들려준 일과 사랑 이야기.
‘변호사들’에서 악역 맡아 주목 받는 김성수

드라마‘풀하우스’와 ‘유리화’에서 한 여자에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주는 재벌 2세를 연기해 인기를 모은 김성수(30)가 악역에 도전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초 방송을 시작한 MBC 미니시리즈 ‘변호사들’에서 자신의 욕망을 위해 은인의 딸이자 약혼자인 주희(정혜영)를 배신하고 야비하게 변해가는 변호사 윤석기로 출연 중인 것.
처음으로 악역을 맡은 그는 “대본을 봤을 때 그동안 해보지 못한 역할이고, 드라마의 큰 축으로 파장을 일으키는 인물이라서 걱정보다는 재미있겠다는 기대감이 앞섰다”면서 “석기는 비정하고 냉정하지만 내면에 비애를 담고 있어 개인적으로 연민이 가는 캐릭터”라고 밝혔다.
“석기는 주희의 부모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주희 자매를 죽이겠다는 협박과 모종의 제의를 받고 미국으로 떠나요. 주희에게 자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고아 출신이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석기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미국에서 정글의 야수처럼 훈련을 받고 변호사가 되어 돌아와 다시 만나게 된 주희를 냉혹하게 대하지만 그게 다 본심은 아니에요. 그동안은 저의 본모습과는 다르게(웃음)…, 젠틀하고 이해심이 많은 역할을 주로 해왔는데 이번에는 확연히 다른 캐릭터라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해 찍고 있어요.”
그는 첫 회 주희 부모를 죽인 박남현에게 온갖 협박과 고문을 당하는 장면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전라로 연기하는 열연을 펼쳤다. 또한 최근 개봉한 공포영화 ‘분홍신’의 마지막 장면을 찍으면서 소품용 핏물이 눈에 들어가 지금도 피곤하면 눈이 침침한데 자칫 큰 부상을 당할 뻔한 위기도 넘겼다. 박남현이 고문하는 연기에 몰입하다 촬영용 소품이 아닌 진짜 액자를 내리쳐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튄 것.

사랑이든 인간관계든 한번 사귀면 오래가는 ‘진국’ 스타일
“눈을 가리고 있어서 화를 면했어요. 나중에 남현이 형이 10년 만에 처음 실수를 했다며 미안해하더라고요. 아무튼 그 덕분에 효과는 만점이었던 것 같아요. 또 완전히 발가벗겨진 상태에서 고문을 당하는 장면을 찍는다고 했을 때도 실루엣만 나오는 줄 알았지, 설마 전라 촬영을 할까 싶었어요. 하지만 제 예상은 빗나갔고 그 장면을 찍을 때 여자 스태프들이 서로 들어오겠다고 했는데 극구 사양했어요(웃음).”
공교롭게 그의 상대역인 정혜영은 임신 중이고, 또 다른 상대역인 한고은은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해 촬영 여건이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 그럼에도 서로 격려하며 촬영에 임해 팀워크는 최상이라고 한다.
이태곤 PD에 따르면 ‘변호사들’은 제목 때문에 법정드라마처럼 느껴지지만 실질적으로는 남녀 간 사랑이야기에 중점을 둔 멜로드라마. 그렇다면 극중에서 정의파 변호사인 김상경과 정혜영을 사이에 두고 삼각관계에 놓이는 그가 실제로 윤석기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할까.
“석기의 사랑은 너무나 슬퍼요. 가족의 사랑을 모르고 자란 고아라서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려 좋은 남편이 되기를 바라지만 원치 않는 길을 가게 되고, 성공을 위해 사랑을 저버리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는 못살 것 같아요. 성공도 중요하지만 사랑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무명 모델 시절에 만난 여자친구와 8년째 교제 중인 그는 사랑뿐 아니라 인간관계도 오래가는 스타일. 누구를 쉽게 좋아하지도, 쉽게 싫어하지도 않아 한번 사귀면 관계가 오래 지속된다고 한다.

‘변호사들’에서 악역 맡아 주목 받는 김성수

모델 생활을 할 때는 모든 것을 혼자 해결했지만 지금은 매니저, 코디네이터 등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 일하기가 편해졌다고 말하는 김성수.


“사람을 몇 번 만나보지도 않고 좋다, 나쁘다 판단하지 않아요. 그런 성급한 판단이 상대방의 진면모를 들여다보는 시야를 가리거든요.”
지난 2003년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주연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그는 지난해 초 안방극장으로 활동무대를 옮긴 후 ‘사랑한다 말해줘’를 시작으로 ‘풀하우스’ ‘유리화’, 그리고 지금 출연 중인 ‘변호사들’ 등 네 편의 드라마에 연달아 출연했다. 또 ‘변호사들’을 촬영하기 전 영화 ‘분홍신’까지 찍었다. 그렇게 1년 반 동안 쉼 없이 달려온 데다 밤샘 촬영을 자주 하는 그에게는 무엇보다 체력이 관건. 때문에 그는 평소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드라마 촬영으로 많이 바쁠 때는 운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식사조절만 하는 정도예요. 대신 짬이 날 때마다 피트니스센터를 찾아 운동을 해요.”

연기자 꿈꾸며 20kg 이상 체중 감량해 모델 활동부터 시작
그는 185cm의 헌칠한 키에 72kg의 체격을 지닌 ‘몸짱’. 지난 96년 모델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줄곧 이 몸매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그전에 체중이 100kg에 달한 적도 있다는 그는 좋아하던 술도 끊고 악착같이 다이어트와 운동을 병행해 지금의 몸매를 만드는 데 성공한 후 모델의 길로 들어섰다.
“모델 활동을 한 건 순전히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였어요. 연기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원래부터 제 꿈은 연기자였거든요. 연기자가 되는 방법도 잘 몰라 모델부터 시작했는데 연기를 하고 싶은 욕구를 마음에 담아두고 다른 일을 하다 보니 순간순간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어요. 조금씩 저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늘고, 실력이 점점 나아질 거라는 기대와 희망을 갖고 살았어요. 지금도 현재에 만족하고 안주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저를 채찍질하면서 저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어요. 주변에서는 연기자로 데뷔한 지 2년도 안돼 급성장했다고들 말하지만 저는 저 자신을 굉장히 냉혹하게 판단하기 때문에 지금도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아요.”
그는 모델 생활을 할 때는 모든 것을 혼자 해결했지만 지금은 매니저, 코디네이터 등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 일하기가 편해졌다고 말한다. 다만 잦은 밤샘 촬영을 견뎌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고. 그래도 일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크다는 그에게 긍정적인 성격인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원래는 다혈질에 불같은 성격”이라고 털어놓는다.
“연기하면서 합리적인 사고를 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그렇게 비치나 봐요. 사실 전 극중에서 한 번도 저와 닮은 역할을 해본 적이 없어요. 평소에는 이런 양복보다 청바지 같은 캐주얼 차림을 즐기는 털털하고 자유분방한 스타일이거든요. 성격도 무척 활달하고요. 영화 ‘분홍신’에서 맡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역할이 저와 가장 가까운 편이에요. 더욱이 영화를 찍을 때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극중인물의 캐릭터를 연구, 분석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서 그런지 제 본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낼 수 있었는데 드라마는 그럴 만한 여유가 없어서 좀 아쉬워요.”
오랜 모델 생활 끝에 연기자의 꿈을 이룬 그는 “학창시절부터 뭐든 시작하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고 밝힌다. 그에게 “공부도 끝장을 봤냐”고 묻자 “공부에만 관심이 없었다”며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짓는다. 드라마에서는 항상 진지하지만 실제로는 재미있고, 또 모델 출신 연기자라는 점에서 영화배우 차승원과 닮았다는 말을 곧잘 듣는다고.
“모델 생활을 할 때부터 그런 얘기를 종종 들었는데 저한테는 굉장한 칭찬이죠. 차승원 선배는 톱모델로 몇 년간 무대를 휩쓸었고, 연기를 전공하지 않았어도 타고난 끼와 부단한 노력으로 최고의 배우가 되었잖아요. 차승원 선배가 워낙 바쁘셔서 만나지는 못해도 가끔 전화통화를 하는데 그분의 끼와 열정, 욕심 등 모든 것이 존경스러워요. 하지만 차승원 선배와는 다른 색깔의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자신의 개성이 묻어나는 ‘김성수표’ 연기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는 김성수. 경직되지 않은 자신의 본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지만 액션, 코믹, 멜로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그가 앞으로 선보일 각양각색의 얼굴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여성동아 2005년 8월 5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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