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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테니스 코트에선 혼자 싸웠는데 이제 팀이 있어 든든해요”

‘야구여왕’ 블랙퀸즈 간판스타 송아

김명희 기자

2026. 01. 30

채널A ‘야구여왕’ 블랙퀸즈의 믿음직한 에이스, 테니스 주니어 국가대표 출신 송아를 만났다.

2025년 11월 25일 첫 방송을 시작한 채널A ‘야구여왕’은 핸드볼, 육상, 배드민턴, 수영, 유도 등 각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50번째 여성 야구단 ‘블랙퀸즈’를 결성해 전국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리얼 성장 예능 프로그램이다. LPGA의 전설 박세리가 단장, 메이저리그 출신 추신수가 감독을 맡았으며 여기에 윤석민과 이대형이 코치진으로 합류해 초호화 지도자 라인업을 완성했다.

창단 초기 블랙퀸즈의 앞날은 순탄치 않아 보였다. 각 종목에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던 레전드들이지만, 야구장에서만큼은 기본적인 룰조차 모르는 초보 중의 초보였던 것. 연습경기에선 수비와 주루, 송구 등 기본기 부재를 드러내며 36:0이라는 기록적인 대패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3개월간 매일 피나는 연습을 이어갔고, 마침내 톱니바퀴 같은 팀워크를 갖추며 강팀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실력을 끌어올렸다.

이러한 성장의 중심에는 테니스 주니어 국가대표 출신 송아가 있다. 입단 테스트 당시 시원한 장타로 연습장 조명을 깨뜨리는 괴력을 선보였던 그는, 피칭과 수비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며 단숨에 팀의 에이스로 등극했다. 추신수 감독은 그런 송아에게 투타 모두 완벽한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에 빗대 ‘송타니’라는 애칭을 붙여주며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선수”라고 극찬했다.

송아의 진가는 실전에서 더욱 빛났다. ‘리얼 디아몬즈’와의 연습경기에서 팀의 물꼬를 트는 첫 안타를 신고한 데 이어, 경찰청 여자 야구단과의 공식 경기에서는 결정적인 그라운드 홈런을 터뜨리며 역전승의 드라마를 썼다. 매 경기 적시타와 호투를 이어가며 현재 팀 내 타율 1위, 공수 양면의 ‘해결사’로 활약 중인 그의 인기도 뜨겁다. 공식 유튜브 조회수는 100만 회를 돌파했고, SNS 팔로어 역시 순식간에 10만 명을 넘어서며 팀의 간판스타임을 입증했다.

테니스 선수 출신인 아버지와 오빠의 영향으로 두 살 때 처음 라켓을 잡은 송아는 초등부 전국 랭킹 1위, 주니어 국가대표, ITF(국제테니스연맹) 국제 주니어 대회 우승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정통 스포츠인이다. 실업팀을 거쳐 3년 전 은퇴 후 레슨 코치로 활동하던 그는 이형택 감독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야구여왕’을 통해 다시 승부의 세계로 돌아온 송아는 야구라는 낯선 종목을 통해 팀워크의 의미를 다시 배우고 있다고 한다. 테니스 코트에서 그라운드로 무대를 옮긴 그와 ‘야구여왕’의 뒷이야기, 그리고 스포츠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야구여왕’에서 타격과 수비, 피칭 등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송아 선수. 

‘야구여왕’에서 타격과 수비, 피칭 등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송아 선수. 

‘야알못’이지만 호기심에 이끌려 도전

‘야구여왕’에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데, 인기를 실감하나요.

부모님께서 가족 단톡방에 방송 화면을 캡처해 보내주시며 “지금 나오고 있다!”라고 응원해주실 때 가장 행복하고 실감이 나요. 영상 조회수나 SNS 팔로어가 느는 걸 보면서 많은 분이 지켜보고 계신다는 생각에 책임감도 느끼고 있어요.

‘야구여왕’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탁구 선수 출신인 남편의 지인을 통해 연락을 받았어요. ‘야구를 전혀 모르는데 할 수 있을까’ 걱정됐지만, 제작진과 미팅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새로운 도전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용기를 냈습니다.

야구 경험이 없는데도 입단 테스트부터 독보적이었어요. 비결이 있다면요. 

야구 기술을 단기간에 완성할 수는 없지만, 테니스 선수 생활을 하며 다져진 순발력과 기초 체력이 큰 도움이 됐어요. 특별한 비결이라기보다 ‘기본부터 충실하자’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야구는 테니스와 달리 단체 종목이라 팀 내 역할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타격 타이밍이나 수비 위치 같은 ‘야구의 메커니즘’을 익히는 데 집중했습니다.

직접 경험해본 테니스와 야구,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장비를 이용해 공을 타격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깊이 들어가면 라켓과 배트는 무게와 형태, 스윙 궤적이 완전히 달라요. 테니스는 계속 뛰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큰 반면, 야구는 제가 실수하면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에 거기서 오는 심리적 압박이 커요. 

블랙퀸즈 동료들과 끈끈한 팀워크를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늘 혼자 코트에서 싸우다가, 그라운드에서 다 같이 모여 승리를 다짐할 때 그 자체로 큰 힘과 위로를 받아요. 경기를 하다 보면 생각대로 안 돼서 속상한 경우가 생기는데, 그럴 때마다 동료들이 “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는 순간 우리가 한 팀이라는 걸 실감해요. 같은 팀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 경쟁도 있는데, 주전으로 뛰지 않는 순간에도 묵묵히 동료를 응원하고 훈련을 돕는 선수들을 보며 ‘진정한 팀워크’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수비나 타격 때 무의식중에 나오는 테니스 습관이 있나요. 

정말 많아요. 수비할 때 스텝이나 리턴 준비 동작에서 저도 모르게 테니스 풋워크가 튀어나와요. 공을 치거나 받을 때도 사소한 습관들이 남아서 ‘너무 테니스 선수처럼 보이지 않나’ 싶은 순간이 있어요(웃음).

정신적 지주 박세리 단장, 멘털 강한 김온아 주장…

블랙퀸즈 동료들 가운데 특히 운동 재능이 뛰어나다고 느낀 선수가 있다면요.

야구가 처음이다 보니 기술적인 부분에서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다들 운동선수 출신이라 기본 역량이 정말 뛰어나요. 그중에서도 (김)온아 언니는 멘털이 굉장히 강해요.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중요한 순간에 자기 몫을 해내는 힘이 있죠. (주)수진 언니는 신체적인 능력치가 압도적이에요. 순발력과 센스가 뛰어나서 공을 처리하는 걸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됩니다.

추신수 감독의 지시나 코치진의 지도는 어떤가요. 

추 감독님의 눈썰미는 정말 ‘괜히 메이저리거가 아니구나’ 싶을 정도로 놀라워요. 경기 중 수비 위치를 살짝 조정해주셨는데, 그 찰나에 공이 정확히 그곳으로 날아오는 걸 보고 전율을 느꼈습니다. 박세리 단장님은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정신적 지주예요. 선수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멘털을 세심하게 보듬어주셔서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도 위로를 받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힘을 얻게 돼요. 윤석민 코치님은 유쾌하게 분위기를 띄워주시고, 이대형 코치님은 저희 눈높이에 맞춰 세심하게 피드백을 주시는 스타일이에요.

지금까지 방송된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아쉬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늘 아쉬움이 남아요. 저는 승부욕이 있는 편이라 잘했을 때도 ‘한 번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 되새김질하죠. 컨디션이 좋을 때는 공이 저한테만 왔으면 하다가도, 안 풀리는 순간에는 연습 때만큼 안 되는 스스로가 답답하기도 해요. 

송아는 ‘야구여왕’을 통해 팀워크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송아, 김성연, 김보름, 신수지, 최현미, 정유인(왼쪽 윗줄부터 시계 방향) 등 동료들과 함께.  

송아는 ‘야구여왕’을 통해 팀워크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송아, 김성연, 김보름, 신수지, 최현미, 정유인(왼쪽 윗줄부터 시계 방향) 등 동료들과 함께.  

두 살 때부터 라켓 손에 쥔 승부사

테니스 라켓을 처음 쥔 순간을 기억하나요.  

아버지가 테니스 코치셨고, 작은오빠도 선수 생활을 거친 후 현재 지도자로 활동 중이에요. 큰오빠는 태권도 선수 출신이고요. 제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 보니 손에 라켓이 쥐어져 있었죠(웃음). 주변 분들은 제가 걸음마 떼기도 전부터 라켓을 끌고 다녔다고들 하세요. 

 ITF 주니어 대회 우승 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데, 현역 시절에는 어떤 선수였나요.

어릴 적부터 승부욕이 강해서 오빠와 게임을 해서 지면 밥도 안 먹고 울 정도였죠. 크면서는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는 묵묵히 버티는 스타일로 바뀌었고, 기복 없이 꾸준하다는 점이 장점이자 때로는 아쉬움이 되기도 했어요. 부상과 슬럼프를 겪으면서 힘든 시간도 많았고, 그래서 아직 마음 한쪽에는 아쉬움이 남아 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면요.

너무 어린 나이에 테니스를 시작해서 선수 생활이 길었고 부상과 슬럼프로 고생을 하기도 했어요. 처음엔 포핸드와 백핸드를 모두 양손으로 치다가 중학교 무렵 한 손으로 바꾸면서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컸죠. ‘어릴 때의 나를 이기지 못하는 느낌’이 계속 저를 괴롭혔던 것 같아요.

이형택 감독의 ‘첫 번째 제자’라고요.

감독님이 운영하시는 아카데미에서 운동하며 주니어 시절 전지훈련을 함께 떠난 적도 있어요. 아주 어릴 때부터 저를 지켜본 스승님이시죠. 

좋아하는 테니스 선수는 누구인가요.

카를로스 알카라스 선수 팬이에요.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뒷심을 발휘해서 뒤집는 에너지가 너무 멋져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야구 명언을 테니스 코트에서 보여주는 선수죠.

 아이가 태어나면 테니스를 시킬 건가요. 

아직 2세 계획을 세운 건 아닌데요. 만약 아이가 생기면 취미로라도 운동을 시키고 싶어요. 다만 엘리트 선수를 원한다면 재능을 냉정하게 보고 판단할 것 같아요(웃음). 재능이 있다면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겠지만, 아니라면 다른 길도 많다는 걸 알려주고 싶네요.

요즘 테니스가 인기인데, 동호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테니스만 해서는 테니스를 잘 칠 수 없어요. 테니스는 전신을 사용하는 고난도 운동이라 기초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부상이 생길 수 있어요. 헬스나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기초 훈련이 병행되어야 테니스를 더 오래 즐길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야구여왕’ 후반부 관전 포인트는 뭘까요.

야구를 하면서 제가 테니스 선수 시절 느꼈던 감정을 다시 고스란히 느끼고 있어요. 운동 실력은 계속 우상향으로 느는 게 아니라 계단식으로 좋아져요. 정체기가 있다가도 어느 순간 훌쩍 성장하죠. 저희가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쳐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분들도 ‘운동선수의 삶’을 간접 체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개인적으로는 은퇴 후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배우는 게 즐거워요. 지도자 공부나 학업 등 어떤 방향이든 열어두고 계속 도전할 계획입니다.  

#야구여왕 #블랙퀸즈 #여성동아 

사진 지호영 기자 사진출처 채널A ‘야구여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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