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모델로 데뷔한 김재원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킹더랜드’ ‘옥씨부인전’ 등 다양한 작품에 아역, 조연 등으로 출연했다. 특히 여자가 되고 싶었던 남성을 연기한 ‘은중과 상연’,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로 분한 ‘레이디 두아’를 통해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재원에게 ‘유미의 세포들’ 시즌 3는 남자 주인공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작품이었다. 밀도감 있는 연기력으로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선보인 그는, 많은 화제성을 낳으며 주연 배우로서의 힘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반응 역시 뜨겁다. 그의 SNS 팔로어는 작품 전보다 30만 명 이상 급증했고, KBS ‘뮤직뱅크’ MC로 활약하며 걸 그룹의 안무를 따라 하거나 팬들에게 다정하게 사인을 건네는 피드가 소셜네트워크에 쏟아진다. 또한 신인 시절 출연작들이 강제 소환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재원은 영락없는 순록 그 자체였다. 긴장한 탓에 인터뷰 일정이 조금 딜레이됐지만, 대화가 시작되자 눈을 반짝이며 진지하게 답변을 이어나갔다. 수줍어하는 모습이 귀여운 연하남 같다가도, 본업에서는 프로로 돌변하는 반전 매력이 인터뷰 분위기를 환하게 밝혔다.
“실제로도 순록처럼 애교 많은 ‘멍뭉남’”
재원 씨가 순록으로 캐스팅된 이유는 뭘까요.감독님께서 제가 순록과 외적인 부분이 닮았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제가 안경으로 스타일링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안경을 착용했을 때의 모습이 순록과 비슷하다고 느끼신 것 같아요. 지인들은 성격도 딱 순록이라고 이야기해요. 조금 낯을 가리지만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애교를 많이 부리거든요. 사실 저희 친누나가 원작 ‘유미의 세포들’ 팬이에요. 누나에게 “순록 역을 맡게 됐다”고 했을 때 “네가 순록을?”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누나의 납득이 안 간다는 표정을 보며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순록을 표현하기 위해 외적으로 노력한 부분도 있나요.
3~4kg 정도 체중 감량을 했어요. 순록은 슬림한 몸이 특징이거든요. 매일 3시간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하고, 하루 식단도 1.5~2끼 정도로 조절하며 관리했어요. 또 순록과 비슷한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 스타일리스트 팀과 의견을 많이 나눴어요. 순록의 가장 큰 매력은 ‘멍뭉미’잖아요. 밖에서는 격식 있는 모습을 보이지만, 집에서는 강아지처럼 귀엽게 풀어져 있는 모습을 비주얼적으로도 대비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일할 땐 ‘반 깐’ 헤어스타일에 각진 안경을 써 냉철한 이미지를, 일을 마치곤 곱슬기 있는 내림 머리에 틀어진 자세 등을 취하며 방전된 모습을 표현했어요. 스타일리스트 팀과 스태프가 많이 도와주셨어요.
순록을 연기적으론 어떻게 표현하려 했나요.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담백함이에요. 연하남의 매력을 발산하되 느끼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은 경계했죠. 저는 느끼함과 설렘은 한 끗 차이라고 생각해요. 이 선을 거부감 없이 연결할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가 표정을 최대한 덜어내고 담백하게 연기해도 결국 세포들이 제 진심을 전해주잖아요. 세포들을 믿고 좀 더 편하게 연기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결과적으로도 잘 나온 것 같아 만족합니다.
순록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유니콘 같은 면모요. 외모적인 부분은 부가적이고요. 순록은 스스로에게 확신이 서면 직진해요.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부분도 있지만, ‘이 여자를 사랑해, 유미 누나를 평생 지킬 거야’라는 다짐이 마음속에 굳건히 자리하죠. 계산 없이 직진하는 순록의 성향 덕분에 유미와 결혼까지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결혼하게 될 사람은 느낌으로 알 수 있다는데, 유미와 이런 스파크가 튀지 않았나 싶어요.
“순록과 싱크로율 100%”라는 호평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너무 감사하죠. 사실 싱크로율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에요.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연하남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그런데 ‘유미의 세포들’ 시즌 3가 ‘내 연기 인생에 큰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순록 같은 판타지 인물은 흔치 않은 캐릭터니까요. ‘이왕 하는 거 제대로 보여주자’라는 마음에 100%가 아닌, 200% 열심히 준비했어요.
드라마를 통해 실제로 세포들을 마주했을 땐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든든하고 신기했어요. 대본 속에만 있었던 세포들이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된 거잖아요. 표정, 액세서리 등을 통해 각자의 개성을 표현한 점도 놀라웠고요. 또 항상 제 곁에 있어주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웠어요.
최애 세포를 꼽는다면요.
이성 세포요. 이름과 달리 항상 힘이 빠져 있고 기운 없는 말투가 귀여워 보이거든요. 이성 세포의 이런 모습이 순록의 저전력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응큼 세포는 예상보다 훨씬 거대하더라고요(웃음). 연하남의 엉큼함을 비주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생각해요. 유미의 세포 중에선 탐정 세포, 사랑 세포가 귀여웠던 것 같아요.
재원 씨의 프라임 세포는 무엇인가요.
이성 세포와 사랑 세포요. 일할 때는 마음이 붕 뜨지 않게 가급적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려 해요. 일을 벗어나면 제가 맡은 역할과 주변 사람들을 무한히 사랑하려 노력하고요. 사실 일을 할수록 사랑 세포가 커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제 역할만 충실하면 그만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극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인지 동료 배우는 물론 스태프, 팀원분들까지 더 챙기려고 노력합니다. 이런 마음을 가져야 작품의 완성도가 100%에서 20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요즘은 가족의 조건 없는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체감하고 있어요.
시즌 1, 2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8부작 구성이었어요. 아쉬움은 없었나요.
배우가 드라마의 길이를 조절할 순 없잖아요. 구성이 짧은 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론 순록의 연애 스타일이 구성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예상해요. 순록은 지난 시즌의 남자 주인공들과 다르게 확신이 서면 직진하는 스타일이잖아요. 이러한 인물을 콤팩트하게 담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저는 짧더라도 최선을 다해 순록을 표현해보자는 마음이 우선이었어요. 성실하게 역할에 임했죠. ‘다시 돌아간다면 이 정도로 온 열정을 쏟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예요.

“굵직한 선배들과 호흡 맞추며 ‘책임감’ 배웠어요”
김고은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요.꿈만 같았어요. 배움의 연속이었고 늘 감사했습니다. 고은 누나가 단단하게 작품의 중심을 잡아줘서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실제 열 살 차이가 나지만, 연기할 땐 나이 차이를 접어뒀어요. 오직 ‘연하남’으로만 다가갔죠. 유미를 향한 순록의 진심이 시청자들에게 전해지려면, 유미에 대한 사랑을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고은 누나를 실제로도 사랑하려 노력했죠. 항상 마음을 다해 누나를 바라봤던 것 같아요. 또한 고은 누나에게 인간적으로도 많이 배웠어요. 제가 작품 선택의 기준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어봤을 때 누나는 “후회 없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며 진심으로 조언해줬거든요. 선배로서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보다는,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최선을 다해 이야기해주셨어요. 그것도 누나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받을 점이 많은 선배이자 누나예요.
이번 작품으로 ‘로맨스 연하남’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어요.
로맨스 연하남으로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제가 이런 과분한 호칭을 얻어도 되나 싶어요. 하지만 연하남의 이미지에만 국한되지 않고 매 작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때마다 새로운 호칭을 얻었으면 좋겠고요. 하고 싶은 장르는 너무 많은데, 몸 쓰는 걸 좋아해서 액션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유미의 세포들 시즌3’는 김재원과 김고은의 웨딩마치를 끝으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단순한 호흡을 넘어 주연으로서의 태도와 책임감을 배웠어요. 저는 신인임에도 너무 감사하게 나름 굵직한 작품들을 해온 것 같아요. 특히나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췄고요. 베테랑 선배님들과 함께하며 어깨너머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연기 방식은 물론 배우의 마음가짐, 작품을 대하는 태도 등 주연으로서의 책임감을 배웠죠. 선배님들께서 넌지시 던져주신 조언들을 통해 깨달은 바도 많습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현장에서는 티를 내면 안 되고, 모두에게 힘을 북돋는 말을 자주 할 것 등이요. 덕분에 주인공이 가져야 할 마인드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됐어요.
인생의 원칙이 있다면요.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매 순간 후회 없이 임하는 게 저만의 원칙이에요. 지금 지닌 신인의 태도를 10년, 20년이 지나서도 잃지 않았으면 해요. 초지일관 신인의 마음으로, 맡은 역할에 감사함을 느끼고 싶습니다. 저는 작품 선택을 할 때 ‘새로움’을 1순위로 꼽아요. 그간 해보지 못했던 배역에 큰 매력을 느끼거든요. 시청자에겐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그러려면 안 해본 것에 도전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할 것 같아요.
‘뮤직뱅크’ MC를 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인가요.
맞아요. 사실 ‘뮤직뱅크’ MC는 배우 초반부터 탐내던 자리였어요. 생방송 현장을 느껴보고 싶었거든요. 드라마나 영화는 촬영, 편집 등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죠. 반면 생방송은 정해진 시간 안에서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야 해요. 순발력과 위기 대처 능력도 필요하고요. 아직은 모두 부족하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뮤직뱅크’ MC를 하며 챌린지를 많이 하고 있는데, 사실 춤에는 욕심이 없습니다(웃음). 그래서 더 열심히 하는 거고요. 가진 게 열정밖에 없거든요. 춤에 대한 재능은 타고나는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해 뚝딱거리는 걸 시청자분들께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고요. 안 해본 걸 하는 건 감사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다만 제가 뭔가를 노리고 춤을 추진 않는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웃음).
재원 씨를 움직이는 동력은 무엇인가요.
연기에 대한 애정이요. 저는 연기가 정말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어요. 배우라는 직업을 너무 사랑하죠. 앞으로 어떤 배역을 맡게 될진 모르지만, 함께하는 사람들 모두가 즐거워할 수 있는 작품을 했으면 합니다. 저만의 매력을 가진 배우로 성장해가고 싶어요.
#김재원 #유미의세포들 #여성동아
사진제공 티빙 사진출처 tvN ‘유미의 세포들 시즌3’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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