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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돈 모으려면 절약보다 ‘이것’부터 하세요” 

살림경영 전문가 이초아

윤혜진 객원기자

2026. 02. 05

무작정 아끼는 ‘짠테크’는 지치기 쉽다. “평범한 살림과 보통의 월급으로 세지 않는 돈의 흐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이초아 더 미니멀 대표에게 생활형 재테크 방법을 알아봤다.

고물가 현상이 길어지면서 2030세대 사이에 카드 대신 현금만 쓰는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외출 시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 나가고 인터넷 쇼핑을 끊는 등의 ‘무지출 챌린지’도 인기다. 하지만 극단적인 다이어트가 폭식으로 이어지듯 무작정 욕구를 통제하기보다 자신이 만족을 얻는 데에는 돈을 쓰면서 균형 잡힌 지출을 하는 게 중요하다. 

11년 차 살림경영 전문가이자 재테크 멘토인 이초아 더 미니멀 대표는 지금까지 3만여 명의 수강생을 만나며 돈 정리, 월급 관리, 보험 기초 등 일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천형 재테크 강의를 진행해왔다. “재테크 지식을 쌓고 타이밍만 기다리는 것보다 당장 하나라도 실천하자”는 게 이초아 대표의 지론이다. 강의 노하우를 모아 ‘오늘부터 1억만 모아봅시다’를 펴낸 이초아 대표를 만났다. 그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돈 관리 5단계 로드맵을 제시한다.  

모든 목돈은 푼돈에서 시작 

돈 관리 5단계 로드맵 중 가장 중요한 단계는 무엇인가요. 

돈 관리 5단계 로드맵은 ‘재무 목표 세우기-돈 정리-절약하기-모으기-불리기’ 순서인데, 이 중에서도 재무 목표 세우기가 가장 중요해요. 목표 없이 도전하면 처음 한두 달은 잘할 수 있으나 길게 실천하기에는 동기 부여가 약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특히 ‘돈 정리’라는 개념이 독특해요. 돈 정리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내 자산이 어디에 얼마가 어떻게 흩어져 있는지, 나도 모르게 새는 돈은 없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절약부터 하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예요. 그래서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자산 정리예요. 흩어진 예적금, 주식, 부동산 등을 종이 한 장에 다 보이도록 적어보세요. 자산을 한눈에 보이도록 적은 다음에는 부채를 정리해야 해요. 대부분 대출은 잘 적지만 보이지 않는 부채는 빼먹는 경우가 많아요. 신용카드 할부금, 휴대폰 단말기 할부금 등은 빚으로 인식하지 않거든요. 이런 지출까지 한번 쭉 적어보면 자기 집의 전체적인 자산과 부채가 보입니다. 지금 저축부터 하는 게 맞나, 돈을 먼저 갚는 게 낫나 이런 순서를 정할 수가 있죠. 이 외에도 수입·지출 구조를 명확히 하고, 신용카드를 없애길 추천합니다.

자산을 정리하고 부채를 점검했다면 정리된 돈이 제자리를 찾아 흘러가도록 흐름을 만들어줘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 집의 모든 수입을 하나의 메인 계좌로 모으기다. 월급, 사업소득, 아동 수당, 정부 바우처 등 매달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돈을 한곳에 모으고, 이 메인 계좌에서 돈을 세 군데로 나눠 관리한다. 지출은 크게 고정지출, 변동지출, 비정기지출 3가지로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정지출은 관리비, 대출 상환금, 보험료, 교육비 같은 돈들을 말한다. 변동지출은 식비와 생활용품비 등 매달 금액이 달라지는 생활비를 뜻하고, 비정기지출은 세금과 경조사, 휴가비처럼 일정하지 않게 나가는 돈이 해당된다. 

따라서 매월 메인 계좌로 수입이 모이면 이를 고정지출 통장, 생활비 계좌, 비정기지출과 비상금을 합친 ‘비비 계좌’ 등 3가지 통장으로 각각 옮겨 메인 계좌를 늘 ‘0원’으로 만든다. 이때 이초아 대표는 생활비 관리는 부부가 함께하되 그 외 지출은 각자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부부 용돈 시스템’을 만들길 추천한다. 

돈을 절약하기 위해 고정지출, 변동지출, 비정기지출 중 가장 먼저 칼을 대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먼저 고정지출을 손봐야 해요. 한 번의 노력으로 매달 자동 절약이 가능해지거든요. 또 보통 고정지출은 자동이체를 해놨기 때문에 파악하기도 쉬워요. 예를 들어 잘 사용하지 않아도 자동결제로 빠져나가는 구독 서비스나 통신비 등에서 월 3만 원씩 줄여놓으면 1년이면 36만 원이 자동 절약되잖아요. 반면 변동지출은 월 3만 원을 줄이려면 계속해서 먹고 싶은 거, 사고 싶은 걸 참아야 해요.

‘살림경영전문가 자격 과정’을 기획·운영하며 생활 전반의 관리 시스템을 알려주는 이초아 대표.

‘살림경영전문가 자격 과정’을 기획·운영하며 생활 전반의 관리 시스템을 알려주는 이초아 대표.

생활비 계좌를 공유하면 부부 사이에 너무 사생활이 없는 건 아닐까요. 

보통 부부들이 경제적으로 싸우는 이유가 한정된 월급 안에서 쓸 돈은 많다 보니 서로 예민해지기 때문이거든요. “나는 절약하려고 노력 중인데 당신은 돈을 어디에 썼느냐” “당신이 이만큼 썼으니 나도 쇼핑하겠다” 이런 식으로 자꾸 부딪히는 거죠. 그래서 생활비 계좌에 넣어두는 돈은 가정을 위해 쓰는 공금으로 정하고, 대신 생활비에서 일부를 각자의 계좌로 보내 이 용돈만큼은 서로 터치하지 않는 거예요. 특히 카카오페이의 ‘함께하는 자산 관리’ 시스템을 추천해요. 자기가 원하는 계좌만 공유해 서로 입출금 내역을 볼 수 있어요. 원한다면 카드, 주식, 대출 등도 공유할 수 있어 부부가 함께 돈 관리할 때 굉장히 편리합니다.

비정기지출의 경우 예산이 가구당 보통 1000만 원 정도라 했는데, 생각보다 큰돈이네요. 

일반적으로 월 소득 대비 한 10% 정도를 비정기지출로 빼두긴 합니다만, 정답은 아니에요. 같은 소득이더라도 어느 집은 자차가 2대일 수 있고, 휴가 때 해외로 갈지 국내로 갈지 등에 따라 비정기지출 예산이 천차만별이거든요. 그래서 자기 집의 1년 계획을 먼저 정하고 그에 따른 예산을 세워보길 추천합니다.

비정기지출은 그때그때 돈 나가는 시기가 다른데 어떻게 이 비용을 마련하나요. 

비정기지출 전용 통장에 1년 총예산을 넣어두고 그 안에서만 쓰면 가장 좋긴 해요. 그런데 제가 여러 수강생을 만나봤지만, 그럴 여력이 있는 분들은 많지 않았어요. 또 1000만 원가량을 통장에 넣어두라고 하면 “그 돈으로 투자하는 게 더 낫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비정기지출 1년 예산이 나왔으면 한 3개월 치만 모아두는 거예요. 예를 들어 1000만 원이 예산이면 약 300만 원 정도에 자신의 비상금 200만 원을 더해서 500만 원을 비비 계좌에 넣어둡니다. 그 안에서 이번 달에 부모님 용돈 30만 원을 드렸으면 다음 달 월급에서 30만 원을 채워 넣는 식으로, 쓰고 채워가며 운영해보세요.

고물가 시대에는 예적금만으로는 자산의 실질 가치를 지키기 어렵다. 그렇다고 충분한 공부 없이 고위험 상품으로 바로 뛰어들면 수익은커녕 원금 손실을 경험하기 십상이다. 이초아 대표는 예적금보다 수익은 높고 주식보다 리스크가 낮은 중간 단계로 채권과 발행어음을 추천한다. 채권과 발행어음은 비슷한 듯 다르다. 채권은 국가나 지자체,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약정된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는 일종의 ‘차용증’이고,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단기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상품이다. 

돈이 나를 위해 스스로 일하도록 만들어야

단기자금 굴리기용으로 채권과 발행어음을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채권은 예적금보다 금리가 높을뿐더러 만기까지만 유지하면 약정된 이자를 받기 때문에 안정성도 높습니다. 다만 채권의 가격은 시장 금리와 반대로 움직여요. 이에 따라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시기를 잘 맞추면 이자 수익에 매매 차익까지 얻을 수 있죠. 뉴스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었다’ ‘앞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들릴 때가 바로 채권 매수의 적기입니다. 발행어음은 정기예금 같은 만기형, 매달 일정 금액을 납입하는 적립형, 수시 입출금 형식 등 채권보다 종류가 더 많아요. 하지만 원금이 보장되지 않고 예금자 보호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발행어음 투자 시 기업의 신용등급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처음 투자한다면 A등급 이상의 증권사가 발행한 상품을 선택하는 편이 안전해요. 주식에 바로 도전하기 두렵다면 채권이나 발행어음을 징검다리로 활용해보세요.

대표님은 어떻게 주식 투자를 하고 있나요. 

노후 자금용으로 배당주 투자를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내 통신비 정도는 배당금으로 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해 지금은 부부 통신비를 모두 낼 수 있을 정도로 모았어요. 배당주는 자신이 매년 받을 수 있는 금액을 미리 계산할 수 있어요. 그래서 배당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는 게 가능하고, 그 목표치를 조금씩 늘려가는 재미도 있어요. 무엇보다 받은 배당금을 재투자해 주식 수를 늘려가면 복리의 마법이 일어납니다. 

고배당 상장법인의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가 도입되면서 배당주에 관심이 더 커지고 있어요. 어떤 배당주에 투자하는 게 좋을까요. 

올해부터 고배당 요건을 충족한 상장사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소득은 금액 구간별로 분리과세가 허용돼요. 단순히 ‘내가 세금 혜택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안 되고, 투자하려는 기업이 세제 혜택 대상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일단은 매년 배당금을 올려주는 배당 귀족주에 투자하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해요. 종목 탐색이 어렵다면 이런 배당주만 모아둔 고배당 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적은 금액이더라도 투자에서 중요한 건 실행이에요. 

책에서 “돈을 부르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인가요.

저도 처음 재테크를 시작할 때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런 기회는 몇 번 오지 않잖아요. 일단 가계부를 쓰고, 집밥을 해 먹고 집 정리를 하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노력부터 매일 했는데, 그것만으로도 돈이 모이는 변화가 찾아오더라고요. 예를 들어 집을 정리하면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게 돼요. 이중 지출을 막고 충동구매를 줄일 수 있죠. 또 부모라면 아이가 어려서부터 돈 감각을 배울 수 있도록 경제 습관을 길러주세요.

아이 셋 워킹맘으로서 효과가 좋았던 경제 교육은 뭔가요.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면 용돈 주기부터 시작하세요. 처음 돈 관리를 시작하는 아이한테는 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용돈을 주고, 똑같은 1000원을 주더라도 1000원짜리 지폐보다는 100원짜리 10개를 주는 게 더 효과적이에요. 몇 100원씩 쓰고 남는 돈이 눈에 보이잖아요. 또 저는 특히 투자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어느 날 첫째 아이가 휴대폰 게임 아이템을 사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현질’ 대신 아이와 그 회사 주식을 찾아보고 사줬어요. 아이가 그다음부터는 자신의 주식이 올랐는지, 친구들이랑 자주 가는 햄버거 체인 주식도 살 수 있는지 묻더라고요. 부모가 아이 관심사를 알아주고 그 관심사에 따라서 돈의 흐름을 연결해주면 자연스럽게 경제 교육이 될 수 있어요.

오늘부터 1억 원만 모아보려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한 달에 30만 원씩 저축해도 1년에 360만 원이에요. 누군가에겐 큰돈일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 액수가 생겼을 때 노트북을 바꿔야 한다든지 꼭 쓸 일이 생기더라고요. 한 번에 다 써버리지 않을 수 있고, 또 목표가 너무 커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정도가 1억 원이 아닐까 싶어요. 단순히 ‘돈 많이 벌고 싶다’가 아니라 이 1억 원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보세요. 자기만의 명확한 1억 원의 기준이 생기는 순간부터는 돈을 모으는 과정도 설렘으로 바뀔 수 있어요.

#재테크 #돈관리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기자 사진&표 제공 이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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