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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혹은 엄홍식이 나르샤

한국 대중문화사를 새로 쓰다

글 · 김지영 기자 | 사진 · 홍중식 기자

2015. 10. 28

영화 ‘베테랑’과 ‘사도’가 한국 영화사를 새로 쓴 데 이어 최근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도 날로 인기 상승 중이다. 세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유아인은 어떻게 2015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을까.

유아인 혹은 엄홍식이 나르샤
영화 ‘베테랑’과 ‘사도’로 올 한 해 2천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배우 유아인(29·본명 엄홍식)이 TV로 눈을 돌렸다. 10월 5일 첫 방송을 한 SBS 특별기획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조선의 3대 왕 태종이 되는, 이성계의 다섯번 째 아들 이방원 역을 맡은 것.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는 조선 19대 임금 숙종, 영화 ‘사도’에서는 사도세자의 삶을 살았던 그가 왜 또 사극으로 돌아왔을까.

“전작들과는 상관없어요. 이번 작품을 집필하는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오랜 팬이고, 이방원 캐릭터에 강하게 끌렸거든요. 많은 선배님들이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를 해왔던 선이 굵은 이방원 캐릭터를 상대적으로 젊은 제가 연기하면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했어요. 아직 많은 분량을 찍지는 않았지만, 이 드라마 속 이방원은 이 시대를 어떤 정신으로 살아갈 것인지 자문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2011년 화제작 ‘뿌리 깊은 나무’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뿌리 깊은 나무 프리퀄’로 불리는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 건국의 과업에 나선 여섯 인물의 성공 스토리를 펼쳐간다. 유아인은 각기 다른 여섯 명의 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가다 한 지점에서 만나는 ‘육룡이 나르샤’의 플롯도 무척 흥미로웠다고 털어놨다. 그 여섯 명은 역사 속 실존 인물인 이성계 · 정도전 · 이방원과 작가가 만든 허구인물 이방지(삼한제일검) · 분이(이방지의 동생이자 이방원의 여인) · 무휼(조선 제일검)로, 이들을 가리켜 ‘육룡(六龍)’이라 한 것이다. 유아인은 이방원의 스승이자 최후의 정적인 정도전 역을 맡은 김명민을 ‘사극본좌’라고 표현하며 “이런 분과 작품을 함께해 설레고 두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분이로 등장하는 상대 배우 신세경에 대해서는 “드라마 ‘패션왕’을 같이 할 때의 기억이 좋게 남아 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연기하는 멋진 배우다. 이번에도 꼬질꼬질 분장하고 고생하는 연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함께 하는 내내 마음이 편안하고 위로가 되고 든든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신세경 씨는 다이어트에 신경 쓰는 다른 여배우들과 달리 촬영장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체력을 관리한다”고도 귀띔했다.

시청률에 무딘 편, 작품에 충실하게 임해

유아인 혹은 엄홍식이 나르샤

영화 ‘사도’의 차기작으로 또다시 사극을 선택해 TV에 복귀한 유아인은 극 중 캐릭터와 작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베테랑’과 ‘사도’가 스크린에서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자 ‘육룡이 나르샤’도 ‘유아인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 때문에 유아인의 부담이 적지 않을 법하지만 정작 그는 시청률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전작들이 잘돼서라기보다, 이 작품에 얼마나 많은 노고와 정성이 담겼는지 알기에 부담을 떨치긴 힘들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부담스럽지 않아요. 제가 출연한 드라마가 크게 성공한 적이 없어서 감각이 무딘 편이에요. 남자 주인공 간의 대결 구도로 경쟁을 붙이기도 하는데, 그런 구도에 개의치 않고 작품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어요(웃음).”

결과보다 과정을 즐긴다는 유아인은 다만, “사극임에도 현대극 못지않은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이 작품의 특별함을 많은 이들이 공감해 모든 연령대 시청자로부터 사랑받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디자인 · 최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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