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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선재규는 안보현 말고 생각 안 난다는 말 행복해요”

원작 실사판 캐릭터로 호평 ‘스피링 피버’ 안보현

이슬아 기자

2026. 02. 26

터질 듯한 근육질 몸에 앞머리를 바짝 세운 스포츠머리. 원작 웹툰 속 선재규로 완벽하게 변신한 ‘스프링 피버’ 안보현을 종영 직후 마주했다.

“원작을 찢고 나온 것 같다.” “캐릭터 싱크로율 200%다.”

원작이 있는 작품들을 다수 선택해온 배우 안보현에게는 이런 평가가 자주 따라붙는다. 2월 초 종영한 tvN 드라마 ‘스프링 피버’에서도 안보현은 원작 웹툰 속 선재규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며 연기력에 대한 호평을 받았다. 선재규의 근육질 몸과 압도적 덩치를 재현하기 위해 증량으로 피지컬을 완성했고, ‘잘생김’을 포기한 채 짧고 투박한 스포츠머리에 기꺼이 도전했다. 그동안 감춰뒀던 네이티브 경상도 사투리 실력을 마음껏 드러낸 것은 물론, 원작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용 문신 팔 토시’ ‘한겨울의 반팔 티셔츠’ 설정도 모두 그대로 살렸다.

시청자들의 몰입을 돕는 이 같은 이미지 재현은 안보현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스프링 피버’ 종영 직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선재규 캐릭터와 비주얼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 “원작을 본 분들에 대한 배려”라고 말했다. 특히 스포츠머리는 주변 만류가 적잖았음에도 안보현 본인이 웹툰대로 진행하기를 원했다. 이날 안보현은 “수십 번 피팅해서 제 몸에 맞는 의상을 제작하고, 그 옷에 맞춰 살을 찌웠다 뺐다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면서 “그래야 재규의 만화 같은 이미지가 입체적으로 살아날 것 같았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안보현은 ‘스프링 피버’ 전에도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장근원, ‘유미의 세포들’ 구웅, ‘이번 생도 잘 부탁해’ 문서하 등 원작 실사판 캐릭터를 선보이며 인상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날 안보현은 가장 기분 좋은 칭찬으로 “안보현 아닌 선재규는 상상 불가”라는 말을 꼽았다. “앞으로도 이런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그에게 ‘스프링 피버’ 종영 소감을 물었다.

‘스프링 피버’가 막을 내렸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촬영 끝난 지 한두 달 정도밖에 안 돼서 아직 모든 게 생생해요. 캐릭터적으로 재규의 무식할 만큼 순수한 면은 도전해야 할 부분이었고, 가정의 아픔이라든지 인간미 있는 부분은 공감이 됐어요. 그런 다양한 면면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마지막 회를 보면서 함께한 배우들, 감독님, 작가님께도 연락을 드렸는데, 다 같이 기분 좋게 재규를 잘 보내준 것 같습니다.

선재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외형적으로 싱크로율을 맞추는 데 포커스를 많이 뒀어요. 사실 웹툰 속 헤어스타일을 만들기 굉장히 어려워요. 헤어 스태프가 스프레이로 초벌 작업을 정말 많이 해야 하거든요. 작품에 액션, 뛰는 장면이 많아서 머리를 빳빳하게 고정하지 않으면 더운 여름에는 다 녹아내리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원작 느낌을 잘 살려야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최대한 재현하려고 해봤습니다. 팔 토시를 착용하고 촬영지였던 포항 죽도시장에 갔을 때는 많은 분이 놀라시기도 해서 행여 논란이 생길까 봐 고민이 많이 됐어요. 아무리 원작이 있다고 해도 이런 설정이 괜찮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다들 가볍게, 귀엽게 봐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tvN 드라마 ‘스프링 피버’에서 선재규 역할을 맡은 배우 안보현.

‌tvN 드라마 ‘스프링 피버’에서 선재규 역할을 맡은 배우 안보현.

“체중 4㎏ 찌워 선재규 피지컬 완성”

피지컬을 만들기 위해 준비할 게 많았던 듯해요. 촬영 마칠 때까지 유지하기도 힘들었을 것 같고요.

현실적으로 ‘저런 사람 있을 것 같다’ 하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헬스로 만들어진 몸이 아니라 타고난 장사라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요. 재규 캐릭터에 맞는 몸무게를 찾기 위해 살을 찌우고 빼고 해본 결과 4㎏을 찌운 게 나았어요. 얼굴은 좀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다른 남자 배우들도 키가 큰 편이라서 풍채를 유지해야 차별화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촬영 중에도 닭가슴살과 아령을 늘 갖고 다니면서 체중을 유지하려 했어요.

촬영 이후에 체형 변화가 있었나요. 지금은 드라마 속 모습보다 슬림해 보여요.

지금은 3㎏을 다시 뺐어요. 최근에 드라마 ‘재벌X형사’ 시즌 2 촬영을 시작했어요. 시즌 1을 보니 제가 많이 샤프했더라고요(웃음). 재규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줘야 하기에 다이어트를 좀 했습니다. 또 제가 어릴 때 운동을 했기 때문에 몸에 부상 부위가 있어요. 심각한 건 아니고 일상에 지장을 주는 정도도 아니지만, 향후 액션 연기 등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몸을 만들어놔야 할 것 같아서 쉴 수 있을 때 보완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코믹 연기에 도전하는 마음가짐은 어땠나요.

재규라는 캐릭터는 딱히 제가 웃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순수함에서 나오는 코믹 요소들이 많아서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어요. 또 현장에 저를 비롯해 부산 출신들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사투리 애드리브를 많이 주문하셨어요. 나중에 방송을 볼 때 ‘저걸 써주셨네’ 하는 부분들이 있었네요.

네이티브여도 사투리 연기는 어렵지 않나요.

언젠가 사투리로 작품을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이건 내 필살기다’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처음에는 부산에 있는 친구들과 어머니가 제 사투리를 듣고 이상하다는 거예요(웃음). ‘그럴 수가 있나? 말이 안 되지 않나?’ 싶었는데, 저희 드라마에는 자막이 나오잖아요. 문어체와 구어체 사이에서 중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친구들도 나중에 그 자막을 따라 읽어보더니 그제야 ‘아 이렇게밖에는 안 되는구나’ 하더라고요. 그래서 애드리브가 더 필요했던 듯해요.

윤봄 캐릭터를 맡은 이주빈 배우와 호흡은 어땠나요.

이주빈 씨가 캐스팅됐다고 하기에, 윤리 교사 이미지에 어울리기도 하고 키도 아담하신 편이라 캐릭터랑 잘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리딩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호흡도 좋았어요. 몸을 잘 쓰는 친구여서 뛰는 신도 괜찮았고, 포항 촬영이 쉽지만은 않은데 덕분에 잘 끝났네요.

이주빈 배우와 ‘비주얼 합’이 화제였어요. 상대 배우가 더 예쁘게 보이도록 노력한 부분이 있나요.

보통은 작품을 찍을 때 키를 맞추기 위해 박스를 많이 활용해요. 그런데 이번에는 키스 신 이외에는 박스를 굳이 쓰지 않았어요. 현장에서부터 저희 둘의 ‘덩치 케미’ 자체를 좋아해주시더라고요. 붉으락푸르락하는 저와 가녀리고 보듬어주고 싶은 주빈 씨의 느낌이 잘 대비되게끔 하려 했어요.

“재고 따지는 것 없는 캐릭터에 매료돼”

극 중 앙숙인 차서원 배우와 관계 설정은 어떻게 했나요.

차서원 씨랑은 7년 전 일일드라마를 같이했어요. 군대 가기 전에도 연락하고 친밀감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최이준 역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반가웠어요. 어떻게 보면 이준이는 미워할 수도 있는 캐릭터인데 전혀 밉지 않게 연기를 잘 해줬고, 그래서 브로맨스가 잘 살았던 것 같아요.

선재규 캐릭터와 본인이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저도 오지랖이 좀 넓고 불의를 못 보는 면이 있어요. 하지만 재규처럼 자기를 다 내려놓으면서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재규 캐릭터에 매료됐어요. 하나하나 재고 따지고 계산하지 않는 그 모습이 좋아서 ‘내가 꼭 연기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또 반대로 첫인상이 주는 느낌이나 외적으로 투박해 보이는 건 저와 비슷해서 편했어요. 저 자신 같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주변에서 “연기한 것 같지 않던데? 제일 편한 캐릭터였겠던데?” 하는 얘기도 들었어요(웃음).

선재규는 ‘유니콘 남주’잖아요. 로맨틱한 면도 본인과 좀 닮았나요.

실제 저는 유니콘 같지는 않아요. 재규처럼 대놓고 하기보다 뒤에서 챙겨주는 걸 더 좋아하는 타입이에요. 츤데레까지는 아니지만, 쑥스러움도 있고 표현에 서툰 면도 있어서 앞에서는 잘 못 해요. 재규는 정말 유니콘이 맞아요. 저도 ‘내 여동생이 이런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할 정도의 캐릭터였으니까요.

원작의 수위가 높은 편인데 어떻게 조절했나요.

OTT가 아니다 보니 감독님, 작가님께서 수위 조절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촬영 때는 수위가 높은 신들이 별로 없었어요. 동물병원 노출 신 정도? 그런데 그게 화면에 잘 담겨서 “수위가 높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딱히 한 게 없는데 그것만으로도 ‘세다’는 반응이니 저로서는 ‘성공인데?’ 싶었어요. 키스 신도 많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멋있기만 한 건 재규 같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제 머릿속에 재규는 한결이(극 중 조카)를 키우느라 ‘모태 솔로’이지 않을까 했거든요. 스킨십을 글로 배우거나 AI한테 배우거나 잘 모를 것 같았어요. 감독님께도 그렇게 전달해서 투박하고 능숙하지 않게 풀어보려 했어요.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애정을 느끼는 장면이 있다면요.

처음 ‘스프링 피버’ 대본을 읽었을 때, 육체적으로 할 일은 많이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어요. 이번 드라마에서 평생 뛸 걸 다 뛰었다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지하철 추격 신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대역 없이 모든 장면을 직접 찍었고, 원래는 찍고 난 뒤에 패스트(배속)를 걸기로 했는데 감독님이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하셨어요. 나중에 편집본을 보니 제가 덱스만큼 빠르게 뛰더라고요. OST와 화면 전환까지 더해져서 멋있게 나오기도 했고, ‘아직 내가 이렇게 뛸 수 있구나’ 싶은 뿌듯함이 느껴져 그 장면이 마음에 들었어요.

몸을 잘 쓰는 배우라는 데 자부심이 있나 봐요.

자부심보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영화 ‘베테랑’ 시즌 2를 보신 분들도 있을 테고,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아프거나 힘들어도 말을 잘 안 하게 되더라고요. 다만 어느 방면에서든 좀 더 특출나게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미지 고착에 대한 우려는 없나요.

그런 생각도 잠깐 했는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해서 장르를 많이 왔다 갔다 하다 보니 그때그때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또 몸을 쓴다고 해서 매번 운동선수 역할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검사, 형사, CEO 같은 다양한 직업군을 맡다 보니 요즘 그런 고민은 별로 안 하는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유미의 세포들’ 구웅처럼 피지컬이 부각되지 않는 캐릭터에도 도전했었어요. 공대생 캐릭터였는데, 처음에는 스스로 ‘결이 맞나?’ 생각했지만 다행히 많은 분이 좋아해주셔서 이제 ‘틀을 깨야 한다’는 강박이 있지는 않아요.

“몸 잘 쓰는 이미지 감사하게 생각”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직업군도 있나요.

군대에 있을 때 흰 제복을 입고 행사를 한 적이 있어요. 생각보다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래서 흰 가운을 입는 의사 역할이 궁금하기도 하고, 맡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최근 김우빈 배우 결혼식에서 눈시울을 붉힌 모습이 바이럴을 탔어요.

아 그건 살짝 오해가 있는데, 김우빈 씨가 아니라 곽튜브(곽준빈) 씨 결혼식이에요. 굳이 정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서 바로잡지 않았어요(웃음). 저는 결혼식에 가면 신랑 신부가 양가 부모님께 인사드릴 때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준빈이도 부산 출신이라 부모님이 부산에서 올라오시기도 했고, 그날 준빈이가 눈을 붉히는 모습을 보고 감정이 좀 북받쳤어요.

친한 친구들이 연달아 결혼했네요. 부럽지는 않은가요.

부러운데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식상한 말이지만 지금은 일하는 게 재밌어요. 아직 못 해본 것도 많고요. 결혼은 한참 먼 얘기일 듯해요.

선재규 다음 캐릭터는 언제쯤 만나볼 수 있나요.

저도 똑같은 입장으로 감독님께 “‘신의 구슬’은 언제 나와요?” “‘재벌X형사’ 시즌 2는 언제 나와요?”라고 계속 여쭤봐요(웃음). 둘 중 어떤 게 먼저일지는 모르겠지만, ‘재벌X형사’ 시즌 2를 추운 겨울에 방영하지는 않을 듯해서 올해 여름쯤 다른 캐릭터로 인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신의 구슬’은 아무래도 CG 작업에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고요.

#안보현 #스프링피버 #여성동아

 사진제공 에이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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