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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주부가 직접 다녀왔어요~

서울국제원예전시회 체험기

“각양각색 식물 보고 원예 강좌도 들어요”

기획·이남희 기자 / 글·이승민 / 사진·홍중식 기자

2006. 09. 12

농림부가 주최한 서울국제원예전시회가 지난 8월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품종개발로 얻은 다양한 농작물을 전시하고 도시민 생활원예 콘테스트, 봉숭아물 들이기, 짚풀공예 시범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 서울국제원예전시회에 주부 이승민씨가 다녀왔다.

서울국제원예전시회 체험기

알록달록한 빛깔을 띤 파프리카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주부 이승민씨.

서울국제원예전시회 체험기

삶의 질을 추구하는 참살이(웰빙) 문화가 관심을 끌면서 원예식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자연을 찾아 멀리 나갈 수 없는 도시인들은 베란다에 정원을 만들고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면서 자연을 접한다. 물론 숲 속에서 사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겠지만,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삭막한 도시에서 초록색 식물을 기르며 정신적·육체적 위안을 얻는 것. 이런 추세에 따라 원예산업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원예산업의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서울국제원예전시회가 지난 8월15일부터 4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열렸다. 농림부가 주최한 이 전시회는 20여 개국 1백50여 업체가 참여해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먼저 한국원예관이 관람객을 맞았다. 한국원예관은 우리나라의 선진 원예기술을 전시해놓은 곳. 선인장으로 만든 태극기, 관람객들이 자신의 소원을 쪽지에 적어 매달아놓은 소원나무, 크기도 색깔도 다른 여러 농산물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또한 장미, 국화 등 꽃으로 만든 전통혼례복을 입은 신랑신부의 조형물이 전시돼 있어 관람객은 은은한 꽃향기를 맡으며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다.
한국원예관에서 놓칠 수 없는 볼거리는 컬러누에다. ‘누에’ 하면 보통 하얀색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컬러누에는 초록, 보라, 분홍 등 다양한 색깔을 갖고 있다. 보라색 누에에서 실을 뽑으면 보라색 실이 나오고, 분홍색 누에에서는 분홍색 실이 나온다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이 컬러누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발했는데, 먹이를 조절해 누에의 색을 변화시킨 것이라고 한다. 누에전시관은 알에서 누에, 누에에서 나방이 되기까지 49일간 누에의 일생을 관찰할 수 있어 아이들의 체험교육 장소로도 좋았다.
누에를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자, 각양각색의 호박이 수북이 쌓인 호박마차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자주 보아온 누런 호박에서부터 수박처럼 생긴 호박, 짧은 몽둥이 모양 호박, 참외 모양 호박 등 품종개량을 거쳐 개발된 다양한 호박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여기에 뱀처럼 생긴 오이도 있어 또 한번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초록빛을 띤 오이가 구불구불한 모양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데 그 길이가 1m는 넘을 듯하다. 뱀을 닮은 모양이라 하여 이름도 ‘뱀오이’라 붙였다고 한다. 호박마차 옆에는 수박을 이용한 다양한 조각품이 전시돼 있다. 수박 표면에 글씨도 쓰고 그림도 그린 조각가의 솜씨가 보통이 아닌 듯싶다.
한국원예관 뒤로는 각 지방의 특산물을 전시한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노란색과 분홍색 느타리버섯, 하트 모양으로 재배된 표고버섯, 손톱만한 크기의 양파, 길쭉한 토마토, 벽에 걸어놓고 키울 수 있는 유기농 채소 등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신기한 농작물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농작물뿐 아니라 마늘주, 홍삼환 등 각 지역의 특산품도 전시돼 있었다.

서울국제원예전시회 체험기

장미, 국화 등 꽃으로 만든 전통예복을 입은 신랑신부 조형물.

서울국제원예전시회 체험기

관람객들이 선인장으로 만든 태극기를 호기심 넘치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서울국제원예전시회 체험기

각 지방의 특산물을 전시한 부스.

서울국제원예전시회 체험기

각양각색 호박이 수북이 쌓인 호박마차.


주부로서 가장 관심을 갖고 본 전시는 도시민 생활원예 콘테스트. 베란다나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원예작품이 전시돼 있었는데, 주부라면 누구나 집 한편에 작은 정원을 마련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했다. 여기에 전시된 작품들은 각 도에서 예선을 거쳐 올라온 주부들의 작품이라고 한다. 집에서 식물을 기르면 실내 공기를 맑게 할 수 있어 좋은데 특히 새집증후군 퇴치에 효과적이라고. 페인트나 벽지 혹은 새 가구 등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자일렌 등 발암물질을 정화하는 데 실내 식물이 큰 효과가 있다는 것.
빛의 양이 적은 거실에는 휘발성 유해물질 제거 기능이 우수한 아레카야자, 대나무야자, 인도고무나무 등이 적합하고, 베란다용으로는 빛이 있어야 잘 자라는 팔손이나무와 분화국화가 적합하다고 한다. 침실에는 야간에 유해물질을 더욱 잘 흡수하는 호접란과 선인장이 어울리고, 주방에는 요리할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스킨팁서스와 산호수를 놓으면 좋다고. 아이들 공부방에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파키라와 음이온을 방출하는 필로덴트론을 놓아두면 머리를 맑게 해주고, 로즈메리는 기억력 향상에 좋다고 한다.

식물을 치매 환자나 아이들 심리치료에 활용하는 ‘원예와 건강’ 강의 인기
서울국제원예전시회에서는 ‘꽃과 과일을 이용한 요리강좌’ ‘꽃을 이용한 테이블 데코’ 등 원예와 관련된 다양한 강좌도 들을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원예와 건강’을 주제로 한 손기철 건국대 교수의 강의다. 요즘 ‘원예치료’라는 이름으로 치매 환자나 아이들 심리치료에 식물을 활용하고 있는데 그 기본원리는 식물을 키우면서 심리적인 위안을 얻는 것이다. 행사기간 매일 마련된 이 강의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관심을 나타냈다.
눈으로 보는 전시뿐 아니라 체험행사도 마련됐다. 꽃꽂이 시연 및 실습, 꽃누르미 체험, 짚풀공예 체험, 봉숭아물 들이기 등 식물을 이용한 행사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봉숭아물 들이기는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리는 체험으로, 관람객들은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인 채 전시회를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전시는 일반주부들이 간과하기 쉽던 농업의 중요성을 돌아보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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