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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마포 신축의 세대교체 마래푸 vs 마프자

[빠숑과 함께하는 부동산 임장기]

김명희 기자

2024. 07. 26

부동산 시장의 마포 전성시대를 연 마래푸와 신촌그랑자이, 마포프레스티지자이, 마포더클래시 등 마포 신축의 계보를 잇는 아파트들을 다녀왔다. 

빠숑이라는 필명으로 부동산 시장에 관한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는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과 함께 동네 임장기를 연재한다.

마포의 체급을 올린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마포의 체급을 올린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작가 공지영이 달동네에서 살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쓴 소설 ‘봉순이 언니’는 서울 아현동이 배경이다. 책에는 험하고 가파른 계단, 그 양옆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낮은 지붕의 집들 풍경이 그림처럼 묘사되는데, 윗동네로 올라갈수록 하늘에 가까워지지만 가난의 그림자도 짙어진다. “좋은 회사에 취직한 아버지에게 기사 딸린 차가 나오지만 집까지 차가 들어오지 못해 아버지는 10분쯤 계단을 걸어 내려가 차를 타야 했다”는 대목을 보면 아현동 고개가 얼마나 높았는지 가늠이 된다. 마포구 동북쪽, 서대문과 용산 사이에 위치한 아현동은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이농민과 피란민들이 모여들어 생긴 동네다. 마포 나루와 소금 창고(염리동) 등을 끼고 있고 마포 종점으로 향하는 전차가 지나가는 덕분에 일자리가 많았다. 하지만 험한 계단을 올라야 했던 아현동에 이제 산동네는 더 이상 없다. 2000년대 초반 시작된 아현뉴타운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재개발의 성지가 됐기 때문이다. 매머드급 신축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가 마포의 체급을 끌어올린 데 이어 신축인 마포프레스티지자이가 ‘비강남 대장 아파트’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분양에서 역대급 시세 상승, 마래푸

마포의 신축 3대장 마프자, 마더클, 신촌그랑자이(왼쪽부터).

마포의 신축 3대장 마프자, 마더클, 신촌그랑자이(왼쪽부터).

아현 3구역을 재개발한 마래푸는 지하 6층~지상 최고 30층, 51개 동, 전용면적 59~145㎡ 3885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1단지(아현 역세권)와 2단지(애오개 역세권)는 대우건설(푸르지오)이, 3~4단지(쌍용산근린공원 인근)는 삼성물산(래미안)이 시공을 맡았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마래푸의 장점으로 입지와 규모를 꼽는다. 우선 지하철 2호선 아현역과 5호선 애오개역이 도보 5분 이내 거리인 데다, 5호선·6호선·공항철도·경의중앙선 환승역인 공덕역도 도보 10분, 버스 2정거장 거리다. 종로, 광화문, 여의도, 강남까지 어디든 편하게 오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이다. 단지 규모가 크다 보니 주변에 상가와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거래가 많아 환금성이 뛰어난 점도 마래푸의 장점이다. 김학렬 소장은 “1000세대 아파트 3개 단지 정도가 들어와야 입지의 질이 바뀐다고 하는데, 마래푸는 신축 아파트 4개 단지가 한꺼번에 들어온 거다. 마래푸는 입주민만 1만 명, 새로운 신도시가 하나 생긴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 공덕역 인근에 분양한 래미안 시리즈 아파트들이 큰 성공을 거두며 마래푸 시공의 동력이 확보됐다. 하지만 마래푸가 분양되던 2011년은 대한민국 최악의 부동산 불경기였다. 김학렬 소장은 “당시 마래푸 분양가가 평당 2000만 원 전후였는데 평균 경쟁률이 0.42:1에 불과했다. 초반에 청약한 사람들은 중도금 무이자에 좋은 동호수를 골라 가질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2010년대 후반~2020년대 초반 부동산 급등기에 가격이 치솟으며 분양 초기 6억 원대이던 전용면적 84㎡ 가격이 20억 원 가까이까지 올랐다. 마래푸의 분양가 대비 가격 상승은 수많은 복부인과 벼락부자를 양산해낸 대한민국 부동산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역대급 수준이다. 김 소장은 “그러다 보니 가격 급등기에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고 시세 차익을 실현한 뒤 동부이촌동이나 강남 등 상급지로 이주한 입주민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신축은 보통 준공 5년 미만의 아파트를 일컫는다. 입주 11년 차 마래푸는 이제 ‘중고 신축’에 포함된다. 입주 초 리조트를 방불케 할 정도라고 찬사받던 조경은 연륜이 더해지면서 더욱 깊은 멋을 내고 있지만 아파트 내부 구조나 외관 등에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단지가 도로로 나누어져 있고, 경사가 심한 점도 아쉽다. 요즘 지어지는 신축에 비해 각 단지의 커뮤니티 규모도 크지 않다. 같은 평형이라도 단지와 층, 향에 따라 가격차가 크고 초등학교(서울아현초·한서초)도 선호도가 나뉘는데, 전용 84㎡의 가장 최근 실거래가는 19억2000만 원(19층)이다.

아현동 신축 3대장 마프자·신그자·마더클

2026년 입주 예정인 마포자이힐스테이트 공사현장.

2026년 입주 예정인 마포자이힐스테이트 공사현장.

마래푸 인근에는 비슷한 입지에 신축의 장점을 고루 갖춘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섰다. 대흥 2구역 재개발 부지에 들어선 신촌그랑자이(2020년 2월 입주·1248세대, 이하 ‘신그자’), 염리 3구역의 마포프레스티지자이(2021년 3월 입주·1694세대, 이하 ‘마프자’), 아현 2구역의 마포더클래시(2022년 12월 입주·1419세대, 이하 ‘마더클’) 등이다. 이 가운데 마프자 전용면적 84㎡(26층)가 지난 4월 20억 원에 거래돼 화제에 올랐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을 사이에 두고 남쪽에는 신그자, 북쪽에는 마프자와 마더클이 위치한다. 세 아파트 모두 신축이지만 마프자는 규모가 가장 크고 상가가 잘 갖춰져 있다. 김 소장은 ”마프자 자리는 아현동 산동네에서 비교적 지대가 낮아 원래부터 상가가 발달했고, 마더클 자리는 워낙 지대가 높아 가옥들만 있었는데 재개발 이후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룡을 비롯해 다양한 콘셉트의 놀이터와 정원, 수영장을 갖춘 커뮤니티 등도 마프자의 차별화된 포인트다. 김 소장은 ”일반적으로 2개 이상의 건설사 공동 시공보다는 단일 시공 아파트의 커뮤니티가 더 좋다. 시공사가 브랜드 자존심을 걸고 더 신경 써서 커뮤니티를 조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마프자도 마래푸처럼 단지 내에서 꽤 경사가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신그자는 도로 바로 옆인 데다 이대역을 코앞에 두고 있고, 이화여대·서강대·연세대 등과 가까운 학세권이라는 게 강점이다. 마더클은 마프자에 비해 단지 내 평탄화 작업이 잘돼 있고, 세 아파트 가운데 가장 신축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혁신학교인 서울한서초등학교에 배정되고 단지 내 키즈 도서관이 마련돼 있다. 마프자와 마더클은 소금나루도서관, 서울시교육청 아현분관 등 인근 교육 시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한편 마포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래푸 건너편에는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마자힐)가 들어설 예정이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이 공동 시공하는 이곳에는 지하 4층~지상 22층, 10개 동, 전용면적 59~114㎡ 1101세대가 들어서며 이 가운데 456가구가 일반 분양됐는데 163: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주 예정 시기는 2026년 12월이다. 평지인 데다 서울지방법원, 마포경찰서가 인접해 있고, 지하철 애오개역과 공덕역 역세권이라 교통이 편리해 올해 강북에서 분양되는 단지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단지다. 마자힐은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17억4510만원(3.3㎡당 5150만원)으로, 강북에서는 최초로 분양가 평당 5000만 원 시대를 열었다.


#마래푸 #마프자 #마더클 #마자힐 #마포부동산 #여성동아

‌도움말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사진 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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