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천에서 바라본 ‘수색·증산 뉴타운의 대장’ DMC 센트럴자이.
서울 수색·증산뉴타운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이 모 씨의 설명이다. 서울 은평구는 요즘 ‘금평구’라 불린다. 강남과 마용성에서 시작된 부동산 훈풍이 이곳까지 전해지며 가격이 상승하고 매물이 귀해진 덕분이다. 이러한 은평구의 상승을 견인하는 대표적인 곳이 수색·증산 뉴타운이다.
수색과 증산동 일대는 원래 차량기지와 변전소, 판자촌 등이 있던 서울의 외곽 중에서도 외곽이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강원도 태백 등지에서 경의선 수색역을 통해 운반해온 석탄을 가공하는 연탄공장들이 밀집해 있었다. 연탄공장 노동자들 때문에 수색·증산은 유독 목욕탕이 많은 동네로도 유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석탄가루가 까맣게 날리던 변두리 동네의 흔적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6000세대가 넘는 신축 아파트들이 들어서며 신도시급 위용을 갖추게 된 덕분이다.
수색·증산 지역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6년 이곳 일대 79만㎡가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부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사업에 난항을 겪기는 했으나 2020년 DMC 롯데캐슬더퍼스트(1192세대)를 시작으로 2021년 DMC SK뷰(753세대), 2022년 DMC 센트럴자이(1388세대), 2023년에는 DMC 아트포레자이(672세대), DMC 파인시티자이(1223세대), DMC SK뷰아이파크포레(1486세대) 등이 차례로 들어섰다.
뉴타운 입주 후에도 역세권 개발 호재 남아 있어
수색은 연탄공장이 즐비했던 탓에 목욕탕들도 많았다. 아직 남아 있는 목욕탕 건물과 신축 아파트들 모습이 대비된다(왼쪽). 수색역과 상암 DMC를 잇는 토끼굴. 추후 수색역 상단이 공원으로 조성되면 도보 이용이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입주한 아트포레자이, 파인시티자이, SK뷰아이파크포레 등은 경의중앙선 수색역 역세권이고,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는 도보로 15~20분(1.3km) 거리에 있다. 브랜드 아파트들이 차례로 들어선 덕에 동네 이미지가 개포동이나 반포동처럼 깔끔한 인상이며 신혼부부, 어린 자녀를 둔 부부들이 많아 활기가 넘친다. 파인시티자이는 도로변에 인접한 반면 아트포레자이 뒷동들과 SK뷰아이파크포레는 약간 언덕에 위치하지만, 이름에서 느껴지듯 숲세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수색·증산뉴타운이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가 풍부한 상암 DMC의 배후지이기 때문이다. 아트포레자이, 파인시티자이, SK뷰아이파크포레 등은 수색역을 사이에 두고 상암 DMC와 바로 연결된다. 김학렬 소장은 “상암 DMC 인근 월드컵 단지 아파트들은 거의 20년 이상 된 구축인 반면 수색뉴타운은 신축이라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서울시는 수색역과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일대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높여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중심 업무지구’로 개발할 계획이다. 김학렬 소장은 “수색역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것이다. 때문에 기존 선로에 덮개를 씌워 공원과 보행로를 만드는 건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다. 지금은 수색역 토끼굴을 통해 사람들이 상암 DMC를 오가지만 수색·디지털미디어시티역세권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시민들이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DMC를 오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아트포레자이를 비롯한 수색역 인근 신축 아파트들은 전용면적 84㎡ 기준 실거래가 12억 원, 호가 13억~14억 원 선으로 DMC 센트럴자이와는 2억~3억 원 정도 차이가 난다. “등기가 나오지 않아 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직 시세가 낮게 형성돼 있지만, 등기가 나오고 수색역 개발이 본격화되면 센트럴자이와 어느 정도 키 맞추기를 하게 될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교육 여건이 열악한 부분은 이들 아파트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신혼부부와 어린 자녀를 키우는 젊은 부부들이 많음에도 학교가 서울수색초등학교 외에는 전무하고, 학원가 형성도 미진한 상태다. 아파트 세대수에 비해 상가 규모가 크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수색뉴타운 쪽은 정비사업이 완료된 단지들이 많은 반면, DMC 센트럴자이 오른쪽 증산뉴타운은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사업 진행이 가장 빠른 곳은 증산 5구역이다. 지난해 9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이 지역은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17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가재울뉴타운과 마주 보고 있는 증산 5구역은 특히 교통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증산 5구역은 지하철 6호선 증산역과 새절역 사이에 자리하는데, 새절역은 고양선과 서부선 개통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고양선 사업은 새절역과 향동지구역, 화정지구역, 대곡역, 고양시청역을 연결하는 길이 14.5km 경전철 노선으로,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절역과 3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연신내역(3·6호선 환승역)은 올 연말 파주 운정에서 서울역까지 연결되는 GTX-A도 개통되기 때문에 이 또한 호재로 볼 수 있다.
김학렬 소장은 “수색·증산뉴타운은 수색·디지털미디어시티역세권 개발 사업 외에도 북가좌 6구역 개발 등 다양한 호재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내 집 마련이나 갈아타기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해봐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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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사진 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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