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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ITH SPECIALIST 맛집 탐험가 김지영의 테이스티 맵

달콤한 레드벨벳케이크 한 조각

비 오는 수요일엔 카페 코발트로

기획 · 한여진 기자 | 글 · 김지영 | 사진 · 홍중식 기자

2015. 05. 12

달콤한 레드벨벳케이크 한 조각
번잡한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조금 벗어난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한 카페 코발트. 반지하에 위치한 이곳에 가면 창가 쪽에 앉는다. 특히 비 오는 날에는 꼭 창가에 앉는다. 어닝을 두드리고 바닥의 자갈로 투두둑 투두둑 떨어지는 빗소리가 ‘괜찮아, 괜찮아’라고 다독거리는 듯 들리기 때문이다. 어둑한 조명 아래 위치한 나무 탁자에 기대어 듣는 빗소리는 기분을 좋게 한다.

커피 맛을 잘 모르지만 코발트의 커피는 매력적이다. 신맛이 나지 않고 쓴맛이 입에 남지 않으며 깊으면서도 부드럽다. 아메리카노에도 에스프레소 투 샷이 들어가는데 전혀 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라바짜의 고급 원두를 사용해 리필은 안 되지만, 한 잔만으로도 충분하다. 플랫화이트는 에스프레소와 밀크가 층층이 겹을 이루고 있어 진한 맛이 난다. 다른 곳의 라테가 싱겁다고 느껴진다면 이곳의 플랫화이트를 마셔보길 권한다. 커피와 어울리는 메뉴로 늘 추천하는 것은 레드벨벳케이크다. 쫀득한 백설기처럼 보이는 크림치즈와 한눈에도 밀도가 촘촘해 보이는 빵이 층을 이루고 있다. 어찌나 쫀득한지 포크로 잘랐을 때 부스러기가 남지 않을 정도다. 커피와 함께 먹으면 입안 가득 진한 맛이 남는다. 레드벨벳케이크는 이태원의 디저트 숍 ‘글래머러스 펭귄’에서 만든 것으로, 다른 유명한 케이크 전문점과 겨루어도 손색없는 실력을 자랑한다.

직접 과일청을 담가 내놓는 에이드 종류도 날이 더워지면서 인기다. 숙성 기간을 고려해 과일이 무르지 않도록 미리 많이 만들어놓지 않고 팔리는 양을 보면서 과일청을 만든다. 큰 잔에 넉넉하게 나오며 종류별로 맛을 봐도 좋다.

음료와 디저트 외에 내가 즐겨 먹는 메뉴는 다름 아닌 닭봉튀김이다. 닭 부위 중에서 닭봉을 제일 좋아하는데, 핫윙이나 닭다리를 파는 곳은 봤어도 닭봉만 파는 곳은 흔하지 않다. 게다가 이런 카페에 썩 어울리는 메뉴도 아니다. 마치 감춰둔 내 취향을 딱 알아맞히기라도 한 듯 후춧가루로 밑간한 닭봉튀김을 발견했을 때 아주 기뻤다. 비 오는 날 커피를 마셔도 좋지만 혼자 와인이나 맥주에 닭봉튀김을 안주 삼아 먹어도 좋은 고즈넉한 곳, 바로 코발트다. ADD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160길 35-5 TEL 02-3443-1513

달콤한 레드벨벳케이크 한 조각

1 크림치즈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레드벨벳케이크. 7천5백원. 2 에스프레소와 밀크를 층층히 쌓아 만든 플랫화이트. 6천5백원. 3 블랙후춧가루로 스파이시한 맛을 더한 닭봉튀김. 1만6천원. 4 홈메이드 블루베리청으로 만든 베리베리에이드. 8천5백원.

달콤한 레드벨벳케이크 한 조각
김지영미식가라기보다는 대식가. 아침을 먹고 나오며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한다. 보도 자료에 의존한 레스토랑 소개 글에 지쳐 식당들을 직접 탐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전문가는 못 되고 보통 아줌마가 먹어보고 음식이 맛있는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광고 대행사 TBWA KOREA에 근무한다.



디자인 · 유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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