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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health #interview

“난임 극복의 첫 단계는 마음의 치유” 미래연여성의원 한지은 원장

editor 김지은

2017. 06. 27

난임 치료는 친구처럼 가까운 곳에서 손잡아줄 수 있는 의료진의 배려가 더없이 절실하다. 미래연여성의원 한지은 원장의 난임 치료는 마음의 손을 잡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나라 부부 7쌍 중 1쌍이 겪고 있다는 난임의 의학적 정의는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 관계를 맺은 지 1년이 지났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1년이 아닌 6개월 정도만 지나도 난임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초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1년이나 기다리다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미래연여성의원 한지은 원장이 난임 예방의 첫 번째 조건으로 ‘조기 검진’을 꼽는 것도 같은 이유다. 특히 35세 이상의 여성일 경우 생리 주기가 정상적이더라도 6개월 동안 임신이 되지 않으면 난임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고 과거 부인과 진료 시 이상 소견이 있었다면 더 빨리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어도 정자의 기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남성과는 달리 여성의 경우 30세를 넘어서면 난소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기 시작해 40세부터 급격히 약해지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지 못하면 무조건 여성을 탓하던 과거와 많이 달라졌지만 난임의 고통은 여전히 여성들에게 더 크고 아프게 다가온다. 난임의 원인이 남편에게 있다 해도 시험관 시술 등 치료 과정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여성의 몫으로 남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임 전문의는 고통 받는 환자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섬세한 감성과 자세가 필요하다. 한지은 원장은 의대 임상 실습과 인턴 과정 중 병원에서 출산 후 행복해하는 산모의 모습을 보며 전공의 과목으로 산부인과를 선택했다. 2001년 생식의학 전임의를 시작으로 난임 환자와 함께한 시간이 17년에 이르는 그는 풍부한 경험, 환자들과의 정서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노력하면 엄마, 아빠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난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난임은 남성 요인이 40%, 여성 요인이 40%, 그리고 나머지 20%는 부부 모두에게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성의 경우 정자 수가 적거나 정자의 운동성 저하, 기형 정자와 같은 정자 이상 소견이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배란 요인, 난관 요인, 자궁 요인, 복강 요인 등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할뿐더러 자궁내막증, 난소 기능 저하, 복강 내 유착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난임을 겪는 사례가 많습니다. 



최근 난임이 증가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많은 여성이 결혼을 한 이후에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임신을 미루는 경우가 점점 증가하여 정작 임신을 시도하고자 할 때에는 난임을 겪는 부부가 늘고 있습니다. 여성의 가임력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감소하는데, 이는 난자의 노화, 염색체의 이수성(염색체의 수 또는 배열 이상) 등이 증가함에 따라 임신율은 낮아지고 자연 유산율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한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20~30대에 난소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여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요즘 암에 걸리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암의 완치율은 증가하면서 생식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수술 또는 항암 치료 전에 자기 난자를 동결하여 가임력을 보존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난자를 동결 보존하는 시술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난자를 동결 보존하는 방법은 그 원인에 따라 소셜뱅킹과 메디컬뱅킹으로 나뉩니다. 메디컬뱅킹은 앞서 말한 것처럼 생식 기능 저하가 예상되는 질병의 진단으로 치료 전 난자를 채취해 동결 보존하는 것을 말합니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자신의 보다 건강한 난자를 미리 채취, 동결 보존하는 소셜뱅킹에 관심을 갖는 미혼 여성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난자를 동결 보존하는 방법은, 초고속 쿨링 기법을 통하여 세포질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세포 내 얼음 결정을 만들지 않고 유리화시키는 ‘비트리피케이션(Vitrification)’을 이용합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원인 불명으로 난소 기능이 저하돼 있는 여성에게도 가임력 보존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난임에 대한 오해, 잘못된 상식으로 치료에 차질을 빚는 경우는 없나요.
물론 있습니다. 무분별하게 한약이나 민간요법에만 의존하는 환자들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최근에는 넘치는 정보로 인해 영양제나 건강보조식품 등을 과도하게 복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SNS나 난임 커뮤니티 등에 난임 시술 진행 중 복용하면 좋다는 영양제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고 있지만, 문제는 난임의 원인이 여러 가지이듯 필요한 영양소 역시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영양제를 적정량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난임 부부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난임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들의 긍정적인 마인드입니다. 지난 17년간 난임 치료를 전문으로 해오면서 많은 환자분들을 접했는데, 난임 환자들의 대다수가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하며 매우 예민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심리 상태는 치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어서 우울증에 빠지거나 치료 중단 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난임 치료는 경우에 따라 길고 오랜 싸움이 될 수 있습니다. 힘드시겠지만 부부가 서로를 다독이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함께해나가면 좋겠습니다. 병원에 나오는 길에 데이트 삼아 영화도 한 편 보고, 일부러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 수다를 떨어보는 것도 불안을 떨치고 긍정적인 기운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사진 홍중식 기자 디자인 이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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