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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With Specialist 정신과 의사 김현철의 현몽우답

김현철 전문의가 Q&A로 풀어준 꿈보다 재밌는 꿈 이야기

글·김현철 정신과 전문의 | 사진·REX 제공

입력 2014.08.27 15:35:00

‘꿈보다 해몽이 좋다’는 말이 있듯 때로는 꿈의 해석을 통해 위로를 받고, 용기도 얻는다.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는 꿈이란 세계를 우리는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꿈에 관한 여러 궁금증을 알기 쉽게 묻고 답했다. 평소 자주 꾸는 꿈이나 인상 깊은 꿈의 내용을 적어 이메일 mupmup@donga.com으로 보내면 추첨을 통해 김현철 선생의 꿈 해석을 받을 수 있다. -편집자 주
Q1 민간에서 내려오는 꿈 풀이와 정신분석학에서 바라보는 꿈 분석, 어떻게 다른가요?

김현철 전문의가 Q&A로 풀어준 꿈보다 재밌는 꿈 이야기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해몽은 다분히 역술학을 바탕으로 합니다. 저와 타인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해몽은 살아남는 것(survival)에 보다 중점을 둡니다. 사업이 위기에 처하진 않을까, 내가 아는 사람이나 주변 사람이 병마에 시달리진 않을까, 혹은 이와 정반대로 내가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지 않고 잘 살 것인가 등등. 생존과 관련된 불안이 마음속에서 치솟을 때 사람들은 꿈 분석보다 해몽이란 단어에 더 귀를 기울입니다.

반면 꿈 분석은 심리적 성장(thrival)의 에너지를 담고 있습니다. 좀 더 부연 설명을 하자면, 정신의학에서의 꿈은 진단 및 치료의 유용한 도구입니다. 최근의 정서를 고스란히 반영하므로 진단의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될 뿐 아니라 치료의 열쇠도 돼줍니다. 그뿐 아니라 건강한 범주에 속한 이들에게 꿈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더 큰 균형을 안겨줍니다. 단지 증상 치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격 성장까지 도모할 수 있는 것입니다.

Q2 길몽과 흉몽 등 꿈에 관해서 여러 가지 속설이 있는데 꿈으로 다가올 운을 점칠 수 있을까요?

어떤 경우에 있어서는 사실입니다. 그저 비과학적인 기대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정신의학자 칼 융에 따르면 어느 시점인가부터 자신이 치료하던 환자들이 일제히 공통적인 주제의 악몽을 말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몇 달 뒤, 그의 불길한 예감대로 매우 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제1차 세계대전이었습니다. 신경이 민감한 분들은 꿈에서 흔히 자신이 속한 집단 전체 혹은 인류 전체가 곧 직면할 재앙을 동시다발적으로 예견합니다. 그래서 예지몽은 정신의학적으로도 타당한 것입니다.



Q3 흔히 기가 빠지거나 몸이 허하면 악몽을 더 많이 꾼다고들 하는데 꿈의 내용과 몸의 상태가 상관이 있나요?

김현철 전문의가 Q&A로 풀어준 꿈보다 재밌는 꿈 이야기
이 질문 또한 어느 정도는 타당합니다. 기가 빠진다거나 몸이 허하다고 느낄 때 대부분은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지부터 걱정하지만, 만약 우리가 느낄 정도로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 스스로 병원에 접수하러 걸어 들어오기 전에 이미 다른 세상에 계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혈액순환도 체크해봐야겠지만 대부분은 신경 기능의 균형이 깨진 상태입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신경성 위염이나 과민성 방광 혹은 대장, 긴장성 두통 등은 병이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각 해당 장기에 병이 있는 게 아니라 감각이나 긴장을 처리하는 중추신경에 병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기관에 기능 저하가 생기면 우리 신경은 몸을 빌려서라도 내면의 긴장을 처리하고자 합니다. 이를 정신의학에선 신체화증상(somatization)이라 부릅니다.

예컨대 몸이 몹시 안 좋은데 꿈에 돌아가신 부모님 혹은 조상님이 나왔습니다. 어떤 경우 이런 꿈은 기댈 곳을 찾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 혹은 현재 지친 자신을 달랠 수 있는 능력을 찾으려 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당면한 과제가 버겁다면 현자의 지혜가 떠오를 때까지 신중하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이가 빠지면 누가 죽는다는 해석 또한 낭설입니다만 정신분석학적으로는 간접적으로 타당합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이가 빠지는 꿈은 현재 자신을 성장시킬 그 무언가를 목전에 두고 고군분투한다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스트레스가 분노나 죄책감, 혹은 그로 인한 걱정 같은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걱정만 의식에 남겨지고, 주변에 누가 죽으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Q4 꿈을 꾸면 깊이 잠들지 못하는 거라고 알려져 있는데 꿈을 꾸는 것과 수면의 질 사이에 연관성이 있나요?

의학적으로 수면은 4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3~4단계는 Non-REM수면이라 해서 깊은 수면을 취하는 단계입니다. 이때는 꿈을 잘 꾸지 않습니다. 그러나 1~2단계, 소위 선잠이나 얕은 수면을 취하는 상태는 꿈이 많고 안구가 좌우로 매우 빠르게 왕복운동을 합니다. 특히 새벽에는 정상적으로 이 단계에 올라옵니다. 꿈이 생생한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며 만약 깊은 수면에서 잠을 깰 정도면 야경증이라고 해서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새벽에 꾸는 꿈은 심하지만 않으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Q5 현대인에게 꿈은 어떤 의미를 지니나요?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꿈의 중요성이 다소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신경을 살려내는 정신 약물 치료의 눈부신 발전의 영향이지만 약물은 인격의 성장을 도모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꿈은 현실을 왜곡해서 바라보는 시선이 강할수록 마음의 균형을 맞추려 애를 씁니다. 마치 영화 ‘디 아더스’나 ‘아이덴티티’ 그리고 ‘장화홍련’의 결말에서 보여준 반전처럼, 자신이 혐오하고 경멸했던 그 모든 것들이 바로 나였음을 알게 해줍니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은 꿈에도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가끔 꾸는 악몽 또한 누적된 심리적 불균형을 완화해 일상에서 막연히 느꼈던 불안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비록 의식으로는 그 의미를 알지 못하지만 꿈은 이처럼 우리 내면에 억압돼 있던 에너지를 자신의 것으로 다듬어 올려 보냅니다. 자신의 그림자를 아는 것, 이것이 바로 인격이 성숙되는 첫 단계며 꿈은 바로 그 첫 관문의 열쇠입니다.

김현철 정신과 전문의

김현철 전문의가 Q&A로 풀어준 꿈보다 재밌는 꿈 이야기
‘무한도전’에 출연해 욕정 전문가로도 불렸던 정신과 전문의. ‘두 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와 ‘윤하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꿈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현재 대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공감과 성장’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불안하니까 사람이다’ ‘우리가 매일 끌어안고 사는 강박’ ‘어젯밤 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 등이 있다.

여성동아 2014년 9월 6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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