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화자 혹은 주인공이 바로 작가 자신인 소설을 보게 된다. 사실 이런 작품들은 독자의 관심을 끌기가 보다 쉽다. 그런 작품을 대하는 독자들은 작가 개인의 일상 혹은 사적인 이야기에 초대받은 즐거움, 때로는 작가가 ‘작품’이라는 매개체로 허락한(겨우 조금 틈을 열어 준 것일 뿐이지만) ‘엿보기’를 은밀히 즐기며 작품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물들의 마음과 일상에 대한 예민한 관찰 일기
작가 신경숙이 1994년 발표한 소설 ‘깊은 숨을 쉴 때마다’ 역시 그런 범주에 든다. 소설가라는 주인공의 직업도, 소설에서 추정되는 시간도 작가가 ‘풍금이 있던 자리’와 ‘깊은 슬픔’ 등의 작품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던 때와 맞아떨어져, 글쓰기에 지쳐 제주도로 내려오는 주인공의 정황이 독자에게 보다 쉽게 전해진다. 추석을 앞두고 시골 고향의 부모에게는 해외여행을 간다고만 한 뒤 찾은 제주도. 공항에 도착한 뒤 습자지빛의 창백하고 하얀 얼굴의 여인과 눈길이 마주치는 것을 시작으로, 낯선 섬에서의 휴식과 낯선 이들과의 만남이 제주도 성산포를 배경으로 본격적으로 그려진다.
협재해변을 거쳐 주인공이 최종 거처로 삼은 곳은 성산포의 한 작은 호텔이다. 신경숙의 소설에 익숙한 독자라면 쉬 이해하겠지만,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성산포까지 오는 동안의 묘사와 불쑥불쑥 끼어드는 회상과 대상에 대한 관찰, 감상은 결코 간단치가 않다. 소설에 집중하다 보면 성산포까지 오기가 이다지도 복잡하고 힘들었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주인공은 성산포의 3층짜리 작은 호텔에 머물기로 하고 마을과 방파제 등지를 산책하거나, 그 마을의 한 피아노 학원에서 레슨을 받고, ‘말라깽이 소녀’가 다리를 저는 청년에게 자전거를 배우는 광경을 지켜보는 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추석을 전후로 한 얼마간의 시간을 다루는 이 소설에서 뭔가 ‘굵직한’ 사건은 없다.
그러나 주인공이 묵고 있는 307호실 옆으로 장기 투숙하게 된 ‘308호 처녀’와 소녀의 존재가 주인공의 제주 풍경에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첼로를 켜는, 창백하고 연약한 얼굴에 긴 머리의 처녀는 공항에서 마주쳤던 그녀는 아니지만 둘은 닮아 있다. 소녀는 처녀의 방을 매일 망원경으로 바라보고, 주인공은 그런 소녀에게도 호기심을 품게 된다. 이렇게 세 사람의 시선은 서로 얽힌 채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주인공은 소녀와 대화를 주고받기에 이른다. 이 소녀를 중간자로 처녀와도 말을 주고받으면서 세 사람(여자)의 일상에는 시간과 사연의 공유가 더해진다.
일란성 쌍둥이이자 역시 첼로를 연주하던 동생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마치 한 몸과 같았던 이의 죽음을 감당하지 못한 혼란 속에서 제주로 내려왔지만 이 호텔로도 죽은 동생이 올지 모른다는 착각을 하는 처녀의 이야기를 듣는 주인공. 그 이야기의 뒤로 글쓰기가 중단되었던 자신에게 ‘죽음’에 대한 기억과 생각들이 지워져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소녀는 한 달에 한 번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는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도 전해 듣는다. 죽음과 더불어 자신의 가족에 대한 회상과 감정들이 더해졌던 그 긴 제주에서의 휴식이 끝난 뒤, 주인공은 제주도에서의 시간을 글로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작품의 줄거리만 놓고 본다면 소설의 구성은 무척 단출해 보인다. 그러나 이 소설이 간단치 않은 것은 문장 틈틈이, 그저 지나치는 순간과 일상에서도 굴레처럼 파고드는 ‘가족사’와 주변인에 대한 기억들이 무시로 튀어나오고 한정된 공간에서 만나게 된 처녀와 소녀의 이야기들, 성산 일대의 풍경과 제주 사람들의 모습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시 눈빛, 풍경, 손짓, 심지어 사소한 먼지의 움직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한 작가의 섬세함으로 가공된다. 작가 신경숙의 힘이 여기서 발휘된다. 사건만 늘어놓은 줄거리로만 따지면 간단한 이야기가 짧지 않은 분량의 소설로 풍성한 빛을 발하는 것이다.
소설 ‘깊은 숨을 쉴 때마다’는 1995년 현대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인물들, 특히 가족의 모습, 회상 속 인물들과의 대화, 성산포의 소녀와 처녀 등에 대한 주인공의 관찰과 심상들을 몽환적인 분위기의 그림으로 그려내듯 써 내려간 작가의 문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또한 1990년대의 ‘신경숙’ 소설의 전형을 꽤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있어 20여 년이 지난 요즘 읽어도 흥미롭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여러 특징이 있겠지만, ‘습자지빛의 얼굴’을 가진 여인과 희미한 목소리와 긴 머리, 창백하고 연약한 얼굴의 첼로를 켜는 여인, 죽음의 기억과 그 결과로 끌어안은 외부와의 단절 혹은 우울 등이 그러하다. 한편으로는 이를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긴 하다. 앞서 1995년 현대문학상 심사위원이던 고(故) 박완서와 김화영 등은 ‘깊은 숨을 쉴 때마다’에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익명으로 어디다 내놓아도 신경숙의 작품임이 당장 드러나게”라거나, “그에게 체질화한 것처럼 보이는 소녀 취향”의 극복을 조심스레 당부한 평을 내놓은 것이 그런 맥락과 일치한다.
소설 속 호텔과 소녀가 다닌 학교, 그 자리에
‘1995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에서 ‘깊은 숨을 쉴 때마다’를 읽은 뒤, 오랜만에 이 작품을 다시 펼쳐든 것은 2년 전이었다. 그러면서 궁금해졌다. 작가가 발휘하는 이 섬세한 묘사와 언급을 들여다보노라면 이 공간들이 소설을 위해 탄생한 것들이라고만 보기에는 너무나 생생해 지도를 펼쳐 보고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소설의 공간이 통째로 현실에 그대로 남아 있는 그런 곳은 아닐까? 마침 제주도를 내려갈 일이 있어 그중 상당 시간을 덜어내 작가 신경숙의 뒤를 좇아보기로 했다. 실패일지 성공일지 모른 채, 오래된 소설집 한 권과 그 속의 문장들만이 유일한 가이드북이 되었다.
작품 속에서 현실의 배경으로 확신할 만한 것은 성산일출봉. 그래서 그 주변 어딘가 마을을 배경으로 삼았을 것이고, 특히 ‘사면이 바다인 마을’이라는 대목이 실마리가 되었다. 그리고 제주에 도착한 뒤 지도를 통해서 작품 속 ‘말라깽이 소녀’가 다녔던 ‘성산국민학교(초등학교)’가 실제 성산일출봉 근처에 있음을 발견했다. ‘소녀’와 성산포에서의 일상을 묘사하며 그 정도야 끌어다 쓸 수 있지 싶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묘한 기대감에 살짝 흥분되기까지 했다. 어쩌면 소설의 모든 배경들이 현실의 풍경으로 펼쳐질지 모른다!
성산초등학교를 찾은 뒤 이곳을 중심으로 주변을 찬찬히 걸어 다니며 둘러보았다. 저만치 성산일출봉이 너른 자락을 펼쳐내고, 행정명으로 ‘성산리’로 불리는 이 마을은 역시 제주 본섬으로 이어지는 길을 제외하고는 사면이 바다여서 그 풍경이 낯설지 않다. 성산초등학교를 따라 일출봉을 바라보며 단정하고 시원하게 난 길을 조금 더 걸어가니 오른편으로 아담한 호텔이 눈에 잡힌다. 외관만 보면 소설 속 주인공이 머물렀던 곳과 정확히 일치한다. 3층짜리 건물에 꽤 오래된 듯한 구식의 외장을 갖춘 호텔. 1994년 작품 속에서는 ‘새로 생긴 호텔’이었으니 족히 20년이 됐다는 시점을 끼워맞춰 보면 그 ‘구식’의 이유가 설명된다. 그리고 소설에서 꽤나 자주 등장하던 ‘호텔 맞은편 KBS 송신소’가 호텔 건너 왕복 2차선 도로에 ‘진짜’ 있었다. 일출봉 관광호텔. 큰 기대 없이 찾은 제주에서 작가가 등장시켰던 배경이 현실의 공간과 완전히 일치한 것을 발견함은 물론, 그 중심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다는 사실은 적잖이 흥분된 경험이었다. ‘소설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간’ 그런 기분이라고나 할까?
이왕 걸어 들어온 길, 소설 속으로 좀 더 깊이 발을 들여놓기로 했다. 호텔 로비도 묘사된 것처럼 작다. 이곳에 머무는 사람은 누굴까 하는 궁금증이 절로 드는 작은 호텔. 그래도 요즘 제주의 인기 몰이에 떠밀린 것인지 리노베이션이 일부에서 벌어지고 있다. 잠시 호텔을 둘러본 뒤 프런트의 지배인을 찾았다. 혹시 이 호텔이 신경숙 작가가 머물면서 소설을 썼다는 그곳인지 물었다. 그는 빙긋이 웃으며 간혹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며 자신도 그렇게 들었다고 전한다. 잠시 작가가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방을 둘러봐도 되겠냐는 청도 흔쾌히 허락한다. 소설에 등장한 인심 좋은 객실과장의 모습이 투영됐다.
계단을 걸어 올라 307호를 찾았다. 잠시 긴장감을 느꼈던 것도 같다. 열린 방문으로 들어가자 작은 객실 창 너머로 성산리 마을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소설과 한 치도 다름없다. 둥글게 모양을 낸 베란다도 그렇다. 그 옆, 처녀가 머물렀던 308호도 들렀다. 창가 옆 작은 테이블과 의자도 여전하다. 이 자리에 앉아 있던 처녀를 창 너머 어느 집에서 ‘말라깽이 소녀’가 망원경으로 지켜봤을 것이다. 흩어진 퍼즐들이 서로 제자리를 찾아가 그림 하나를 완성하는 만족감에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지금껏 들렀던 문학 여행지들과 비교할 수 없는 기시감에 완벽히 사로잡히는 기분마저 들었다.
한참을 이 오래된 호텔 이곳저곳을 둘러본 뒤 길을 되짚어 성산초등학교로 들어섰다. 운동회가 열렸고, 말라깽이 소녀가 다녔던 곳으로 묘사되는 성산초등학교는 평일 어느 아침의 조용함이 드리워져 있다. 요즘 도심의 초등학교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너른 운동장은 20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을 것이라는 추측을 절로 하게 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운동장 펜스 저편으로 길게 난 해안선과 바다의 풍경이다. 제주의 바다를 운동장에서 볼 수 있는 초등학교. 그 하나만으로도 성산초등학교를 둘러볼 만한 가치는 충분했고 풍경은 이국적이었다.
학교를 나와 성산리로 길을 되짚었다. KBS 송신소와 일출봉 관광호텔을 지나 조용한 마을 길을 잠시 거닌다. 이제 작가 신경숙과 동일인이라고 봐도 좋을 소설 속 주인공인 ‘작가’가 피아노를 배웠던 학원은 어디 있을까 싶어 둘러보지만 아무래도 세월이 그 흔적까지는 지키지 못한 듯하다. 그래도 크게 바뀐 것은 없어 보이는 마을. 소녀의 집에 대한 실마리가 두껍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이 작은 마을 일대가 소설을 완성한 풍경화로 다시 눈앞에 펼쳐져 있다는 사실은 ‘깊은 숨을 쉴 때마다’를 20년 만에 펼쳐든 독자의 마음을 뜻 모를 뿌듯함으로 채워주었던 것만은 분명했다.
소설 밖으로 나온 풍경들을 찾아
소설에서 유일하게 등장하는 마을의 ‘유명 관광지’는 단연 성산일출봉이다. 제주 본섬의 동편 끝에 자리해 오랫동안 최고의 일출 조망지로 대접받고,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덕분에 성산일출봉을 찾는 사람들은 어느 때고 긴 줄을 드리운다. 화산 분출로 인해 제주도보다 먼저 생긴 것으로 알려진 성산일출봉은 원래 분화구 하나가 거대한 섬을 이룬 독특한 형상이었다. 그러던 것이 너비 500m 정도의 사주(모래사장)가 생기면서 1.5km의 길을 내 제주도와 연결됐다.
전망대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매일 아침 해가 뜨기 전부터 매표소 앞 주차장은 분주하다. 이들은 완만한 평지를 지나 때론 가파르기도 한 길을 따라 줄지어 일출봉을 오르는데,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 길에서의 행렬이 경건하기까지 하다. 높이 182m의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 헉 하고 숨이 막힐 듯 펼쳐진 바다의 풍경과 저 먼 수평선에서 불어 오는 ‘제주다운’ 세찬 바람에 발길이 몇 번이고 절로 멈춰진다. 쉼 없이 걷는다면 전망대까지 20분이 조금 더 걸린다. 이곳에서의 일출도 그렇지만, 서쪽으로 너르게 펼쳐진 제주의 전경과 오른편 우도를 품은 바다의 풍경은 쉬 잊지 못할 강한 인상을 남긴다. 물론 99개의 봉우리가 성곽처럼 둘러져 있고, 커다랗고 완만한 사발을 닮은 거대한 분화구는 보고 있으면서도 두 눈을 의심하게 할 만한 절경이다. 성산일출봉 하면 그 이름만으로도 너무나 익숙하고 흔한 듯해 지나쳤던 여행자라면 반드시 올라볼 것을 권하고 싶을 정도다. 몇 번을 올라도 인상적인 이 풍경은 익숙함의 자만을 세찬 바닷바람의 힘을 빌려 단박에 날려버릴 것이다.
성산일출봉에 만족하기 아쉽다면 가까운 섭지코지로 길을 잡아봐도 좋다. 만약 꽤 오랜만에 섭지코지를 찾는다면 전과 달라진 모습에 당황스러울지 모른다. 한 유명 리조트가 이 일대를 개발해 거대한 테마파크처럼 꾸며놓았다. 예전 그 흙먼지 풀풀 날리던 길은 간데없고, 섭지코지의 깎아지른 절벽을 따라가던 길은 대신 수월해졌다. 마차와 자전거가 잘 닦인 길을 따라 섭지코지로 향한다. 수년 전 번듯하게 새로 단장한, 드라마 ‘올인’의 배경지 ‘올인하우스’는 여전히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지만 괜한 ‘왕년 타령’을 하는 듯해 피식 웃음이 난다. 다만, 섭지코지가 바다를 끼고 펼쳐낸 풍경만큼은 손을 못 댄 듯 여전히 거칠고 매력적이다. 또한 그나마 달라진 이 해안에 들어선, 거장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기도 한 건축물이자 전시 공간인 ‘지니어스 로사이’가 되레 제주의 특성을 잘 간파해 하나의 완성체로 조형화한 풍경은 이 일대를 요상하게 바꿔놓은 리조트의 손길과 대조를 이룬다. ‘지니어스 로사이’가 자아내는 독특한 공간감과 신비스러운 분할, 그리고 건물의 어디건 자연스레 스며든 제주의 단상과 자연들은 섭지코지 이후 꼭 챙겨 봐야 할 명소로 추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책장을 덮으며
현실에서 비롯된 공간과 경험은 분명 소설에서 주요한 배경과 모티프로 등장한다. 그러나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얼마만큼의 현실을 덜어냈는지, 그 속에 작가는 어디서 숨 쉬고 있는지 구분하기란 모호하며, 그런 독자의 궁금증에 콕 집어 답하는 작가도 드물다. 오히려 그런 궁금증을 경계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오늘 제주 성산포의 마을로 찾아간 신경숙의 ‘깊은 숨을 쉴 때마다’ 문학 여행은 애써 이 답을 찾으려 하지 않아도 소설이 마치 영화처럼 눈앞에서 펼쳐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것은 어쩌면 신경숙의 작품이기에 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소설 자체가 인물들의 마음과 대상(풍경이든 타자이든)을 적당한 거리에서 섬세히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를 아끼는 독자로서는 반갑고 적당한 일치감까지 맛볼 수 있는, 작품이 지도가 되어 여행자를 이끄는, ‘문학 여행’의 친절한 직역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20년 전, 한창 주가를 올리기 시작하며 한국 문단의 주목을 받던 작가 신경숙의 흔적과 그의 문장이 궁금하다면 제주도 성산리를 찾아 보시길. 거기에는 20년도 더 된 작은 호텔과 소담스러운 마을이 여전히 있을 것이며, 주인공이 처녀와 소통한 뒤 동행을 권했던 성산일출봉도 바다를 등지고 여행객을 내려다봐줄 것이다.
◆ Travel Information
찾아가기
일출봉 관광호텔 서귀포시 성산읍 한도로 244
예약 및 문의 064-782-8801 www.ilchulbonghotel.co.kr
성산초등학교 서귀포시 성산읍 한도로 217
성산일출봉 서귀포시 성산읍 일출로 284-12
문의 064-710-7923 www.jejutour.go.kr
지니어스 로사이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 107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 내
문의 064-731-7000 www.phoenixisland.co.kr
이용 정보
성산일출봉
입장 시간 일출 1시간 전부터 일몰 후 1시간(동절기 오전 6시~오후 7시, 하절기 오전 5시~오후 8시)
입장료 어른 2천원, 청소년 이하 1천원
지니어스 로사이
이용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기기 점검 시간 : 정오~오후 1시)
관람료 어른 4천원, 청소년 이하 2천원, 7세 미만 무료
남기환 여행작가
월간지 ‘Travel·Culture’, ‘CASA Bistro’ 등을 거쳐 여행 전문지 ‘TheBeetle Map’ ‘across’ 등에서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 편집 디자인 업체 ‘아쉬’의 대표이자 미국계 유통업체 ‘코스트코’가 발행하는 멤버십 매거진 ‘The Costco Connection’ 한국판의 편집인이다. 저서 ‘7일간의 이스탄불 여행’을 6월 발간 예정이다.
인물들의 마음과 일상에 대한 예민한 관찰 일기
작가 신경숙이 1994년 발표한 소설 ‘깊은 숨을 쉴 때마다’ 역시 그런 범주에 든다. 소설가라는 주인공의 직업도, 소설에서 추정되는 시간도 작가가 ‘풍금이 있던 자리’와 ‘깊은 슬픔’ 등의 작품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던 때와 맞아떨어져, 글쓰기에 지쳐 제주도로 내려오는 주인공의 정황이 독자에게 보다 쉽게 전해진다. 추석을 앞두고 시골 고향의 부모에게는 해외여행을 간다고만 한 뒤 찾은 제주도. 공항에 도착한 뒤 습자지빛의 창백하고 하얀 얼굴의 여인과 눈길이 마주치는 것을 시작으로, 낯선 섬에서의 휴식과 낯선 이들과의 만남이 제주도 성산포를 배경으로 본격적으로 그려진다.
협재해변을 거쳐 주인공이 최종 거처로 삼은 곳은 성산포의 한 작은 호텔이다. 신경숙의 소설에 익숙한 독자라면 쉬 이해하겠지만,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성산포까지 오는 동안의 묘사와 불쑥불쑥 끼어드는 회상과 대상에 대한 관찰, 감상은 결코 간단치가 않다. 소설에 집중하다 보면 성산포까지 오기가 이다지도 복잡하고 힘들었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주인공은 성산포의 3층짜리 작은 호텔에 머물기로 하고 마을과 방파제 등지를 산책하거나, 그 마을의 한 피아노 학원에서 레슨을 받고, ‘말라깽이 소녀’가 다리를 저는 청년에게 자전거를 배우는 광경을 지켜보는 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추석을 전후로 한 얼마간의 시간을 다루는 이 소설에서 뭔가 ‘굵직한’ 사건은 없다.
작품 속 ‘말라깽이 소녀’가 다녔던 성산초등학교. 운동장 펜스 저편으로 보이는 바다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일란성 쌍둥이이자 역시 첼로를 연주하던 동생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마치 한 몸과 같았던 이의 죽음을 감당하지 못한 혼란 속에서 제주로 내려왔지만 이 호텔로도 죽은 동생이 올지 모른다는 착각을 하는 처녀의 이야기를 듣는 주인공. 그 이야기의 뒤로 글쓰기가 중단되었던 자신에게 ‘죽음’에 대한 기억과 생각들이 지워져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소녀는 한 달에 한 번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는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도 전해 듣는다. 죽음과 더불어 자신의 가족에 대한 회상과 감정들이 더해졌던 그 긴 제주에서의 휴식이 끝난 뒤, 주인공은 제주도에서의 시간을 글로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작품의 줄거리만 놓고 본다면 소설의 구성은 무척 단출해 보인다. 그러나 이 소설이 간단치 않은 것은 문장 틈틈이, 그저 지나치는 순간과 일상에서도 굴레처럼 파고드는 ‘가족사’와 주변인에 대한 기억들이 무시로 튀어나오고 한정된 공간에서 만나게 된 처녀와 소녀의 이야기들, 성산 일대의 풍경과 제주 사람들의 모습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시 눈빛, 풍경, 손짓, 심지어 사소한 먼지의 움직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한 작가의 섬세함으로 가공된다. 작가 신경숙의 힘이 여기서 발휘된다. 사건만 늘어놓은 줄거리로만 따지면 간단한 이야기가 짧지 않은 분량의 소설로 풍성한 빛을 발하는 것이다.
소설 ‘깊은 숨을 쉴 때마다’는 1995년 현대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인물들, 특히 가족의 모습, 회상 속 인물들과의 대화, 성산포의 소녀와 처녀 등에 대한 주인공의 관찰과 심상들을 몽환적인 분위기의 그림으로 그려내듯 써 내려간 작가의 문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또한 1990년대의 ‘신경숙’ 소설의 전형을 꽤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있어 20여 년이 지난 요즘 읽어도 흥미롭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여러 특징이 있겠지만, ‘습자지빛의 얼굴’을 가진 여인과 희미한 목소리와 긴 머리, 창백하고 연약한 얼굴의 첼로를 켜는 여인, 죽음의 기억과 그 결과로 끌어안은 외부와의 단절 혹은 우울 등이 그러하다. 한편으로는 이를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긴 하다. 앞서 1995년 현대문학상 심사위원이던 고(故) 박완서와 김화영 등은 ‘깊은 숨을 쉴 때마다’에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익명으로 어디다 내놓아도 신경숙의 작품임이 당장 드러나게”라거나, “그에게 체질화한 것처럼 보이는 소녀 취향”의 극복을 조심스레 당부한 평을 내놓은 것이 그런 맥락과 일치한다.
소설 속 호텔과 소녀가 다닌 학교, 그 자리에
‘1995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에서 ‘깊은 숨을 쉴 때마다’를 읽은 뒤, 오랜만에 이 작품을 다시 펼쳐든 것은 2년 전이었다. 그러면서 궁금해졌다. 작가가 발휘하는 이 섬세한 묘사와 언급을 들여다보노라면 이 공간들이 소설을 위해 탄생한 것들이라고만 보기에는 너무나 생생해 지도를 펼쳐 보고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소설의 공간이 통째로 현실에 그대로 남아 있는 그런 곳은 아닐까? 마침 제주도를 내려갈 일이 있어 그중 상당 시간을 덜어내 작가 신경숙의 뒤를 좇아보기로 했다. 실패일지 성공일지 모른 채, 오래된 소설집 한 권과 그 속의 문장들만이 유일한 가이드북이 되었다.
작품 속에서 현실의 배경으로 확신할 만한 것은 성산일출봉. 그래서 그 주변 어딘가 마을을 배경으로 삼았을 것이고, 특히 ‘사면이 바다인 마을’이라는 대목이 실마리가 되었다. 그리고 제주에 도착한 뒤 지도를 통해서 작품 속 ‘말라깽이 소녀’가 다녔던 ‘성산국민학교(초등학교)’가 실제 성산일출봉 근처에 있음을 발견했다. ‘소녀’와 성산포에서의 일상을 묘사하며 그 정도야 끌어다 쓸 수 있지 싶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묘한 기대감에 살짝 흥분되기까지 했다. 어쩌면 소설의 모든 배경들이 현실의 풍경으로 펼쳐질지 모른다!
성산초등학교를 찾은 뒤 이곳을 중심으로 주변을 찬찬히 걸어 다니며 둘러보았다. 저만치 성산일출봉이 너른 자락을 펼쳐내고, 행정명으로 ‘성산리’로 불리는 이 마을은 역시 제주 본섬으로 이어지는 길을 제외하고는 사면이 바다여서 그 풍경이 낯설지 않다. 성산초등학교를 따라 일출봉을 바라보며 단정하고 시원하게 난 길을 조금 더 걸어가니 오른편으로 아담한 호텔이 눈에 잡힌다. 외관만 보면 소설 속 주인공이 머물렀던 곳과 정확히 일치한다. 3층짜리 건물에 꽤 오래된 듯한 구식의 외장을 갖춘 호텔. 1994년 작품 속에서는 ‘새로 생긴 호텔’이었으니 족히 20년이 됐다는 시점을 끼워맞춰 보면 그 ‘구식’의 이유가 설명된다. 그리고 소설에서 꽤나 자주 등장하던 ‘호텔 맞은편 KBS 송신소’가 호텔 건너 왕복 2차선 도로에 ‘진짜’ 있었다. 일출봉 관광호텔. 큰 기대 없이 찾은 제주에서 작가가 등장시켰던 배경이 현실의 공간과 완전히 일치한 것을 발견함은 물론, 그 중심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다는 사실은 적잖이 흥분된 경험이었다. ‘소설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간’ 그런 기분이라고나 할까?
이왕 걸어 들어온 길, 소설 속으로 좀 더 깊이 발을 들여놓기로 했다. 호텔 로비도 묘사된 것처럼 작다. 이곳에 머무는 사람은 누굴까 하는 궁금증이 절로 드는 작은 호텔. 그래도 요즘 제주의 인기 몰이에 떠밀린 것인지 리노베이션이 일부에서 벌어지고 있다. 잠시 호텔을 둘러본 뒤 프런트의 지배인을 찾았다. 혹시 이 호텔이 신경숙 작가가 머물면서 소설을 썼다는 그곳인지 물었다. 그는 빙긋이 웃으며 간혹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며 자신도 그렇게 들었다고 전한다. 잠시 작가가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방을 둘러봐도 되겠냐는 청도 흔쾌히 허락한다. 소설에 등장한 인심 좋은 객실과장의 모습이 투영됐다.
계단을 걸어 올라 307호를 찾았다. 잠시 긴장감을 느꼈던 것도 같다. 열린 방문으로 들어가자 작은 객실 창 너머로 성산리 마을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소설과 한 치도 다름없다. 둥글게 모양을 낸 베란다도 그렇다. 그 옆, 처녀가 머물렀던 308호도 들렀다. 창가 옆 작은 테이블과 의자도 여전하다. 이 자리에 앉아 있던 처녀를 창 너머 어느 집에서 ‘말라깽이 소녀’가 망원경으로 지켜봤을 것이다. 흩어진 퍼즐들이 서로 제자리를 찾아가 그림 하나를 완성하는 만족감에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지금껏 들렀던 문학 여행지들과 비교할 수 없는 기시감에 완벽히 사로잡히는 기분마저 들었다.
한참을 이 오래된 호텔 이곳저곳을 둘러본 뒤 길을 되짚어 성산초등학교로 들어섰다. 운동회가 열렸고, 말라깽이 소녀가 다녔던 곳으로 묘사되는 성산초등학교는 평일 어느 아침의 조용함이 드리워져 있다. 요즘 도심의 초등학교들과는 비교도 안 되는 너른 운동장은 20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을 것이라는 추측을 절로 하게 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운동장 펜스 저편으로 길게 난 해안선과 바다의 풍경이다. 제주의 바다를 운동장에서 볼 수 있는 초등학교. 그 하나만으로도 성산초등학교를 둘러볼 만한 가치는 충분했고 풍경은 이국적이었다.
학교를 나와 성산리로 길을 되짚었다. KBS 송신소와 일출봉 관광호텔을 지나 조용한 마을 길을 잠시 거닌다. 이제 작가 신경숙과 동일인이라고 봐도 좋을 소설 속 주인공인 ‘작가’가 피아노를 배웠던 학원은 어디 있을까 싶어 둘러보지만 아무래도 세월이 그 흔적까지는 지키지 못한 듯하다. 그래도 크게 바뀐 것은 없어 보이는 마을. 소녀의 집에 대한 실마리가 두껍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이 작은 마을 일대가 소설을 완성한 풍경화로 다시 눈앞에 펼쳐져 있다는 사실은 ‘깊은 숨을 쉴 때마다’를 20년 만에 펼쳐든 독자의 마음을 뜻 모를 뿌듯함으로 채워주었던 것만은 분명했다.
제주 방문 시 성산일출봉과 더불어 빼놓으면 아쉬운 곳, 섭지코지. 개발로 옛 모습을 많이 잃었지만 바다를 끼고 펼쳐내는 풍경만큼은 여전히 거칠고 매력적이다.
소설에서 유일하게 등장하는 마을의 ‘유명 관광지’는 단연 성산일출봉이다. 제주 본섬의 동편 끝에 자리해 오랫동안 최고의 일출 조망지로 대접받고,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덕분에 성산일출봉을 찾는 사람들은 어느 때고 긴 줄을 드리운다. 화산 분출로 인해 제주도보다 먼저 생긴 것으로 알려진 성산일출봉은 원래 분화구 하나가 거대한 섬을 이룬 독특한 형상이었다. 그러던 것이 너비 500m 정도의 사주(모래사장)가 생기면서 1.5km의 길을 내 제주도와 연결됐다.
전망대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매일 아침 해가 뜨기 전부터 매표소 앞 주차장은 분주하다. 이들은 완만한 평지를 지나 때론 가파르기도 한 길을 따라 줄지어 일출봉을 오르는데,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 길에서의 행렬이 경건하기까지 하다. 높이 182m의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 헉 하고 숨이 막힐 듯 펼쳐진 바다의 풍경과 저 먼 수평선에서 불어 오는 ‘제주다운’ 세찬 바람에 발길이 몇 번이고 절로 멈춰진다. 쉼 없이 걷는다면 전망대까지 20분이 조금 더 걸린다. 이곳에서의 일출도 그렇지만, 서쪽으로 너르게 펼쳐진 제주의 전경과 오른편 우도를 품은 바다의 풍경은 쉬 잊지 못할 강한 인상을 남긴다. 물론 99개의 봉우리가 성곽처럼 둘러져 있고, 커다랗고 완만한 사발을 닮은 거대한 분화구는 보고 있으면서도 두 눈을 의심하게 할 만한 절경이다. 성산일출봉 하면 그 이름만으로도 너무나 익숙하고 흔한 듯해 지나쳤던 여행자라면 반드시 올라볼 것을 권하고 싶을 정도다. 몇 번을 올라도 인상적인 이 풍경은 익숙함의 자만을 세찬 바닷바람의 힘을 빌려 단박에 날려버릴 것이다.
몇 년 전 새로 단장한 드라마 ‘올인’의 배경지 ‘올인하우스’는 여전히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책장을 덮으며
현실에서 비롯된 공간과 경험은 분명 소설에서 주요한 배경과 모티프로 등장한다. 그러나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얼마만큼의 현실을 덜어냈는지, 그 속에 작가는 어디서 숨 쉬고 있는지 구분하기란 모호하며, 그런 독자의 궁금증에 콕 집어 답하는 작가도 드물다. 오히려 그런 궁금증을 경계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오늘 제주 성산포의 마을로 찾아간 신경숙의 ‘깊은 숨을 쉴 때마다’ 문학 여행은 애써 이 답을 찾으려 하지 않아도 소설이 마치 영화처럼 눈앞에서 펼쳐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것은 어쩌면 신경숙의 작품이기에 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소설 자체가 인물들의 마음과 대상(풍경이든 타자이든)을 적당한 거리에서 섬세히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를 아끼는 독자로서는 반갑고 적당한 일치감까지 맛볼 수 있는, 작품이 지도가 되어 여행자를 이끄는, ‘문학 여행’의 친절한 직역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20년 전, 한창 주가를 올리기 시작하며 한국 문단의 주목을 받던 작가 신경숙의 흔적과 그의 문장이 궁금하다면 제주도 성산리를 찾아 보시길. 거기에는 20년도 더 된 작은 호텔과 소담스러운 마을이 여전히 있을 것이며, 주인공이 처녀와 소통한 뒤 동행을 권했던 성산일출봉도 바다를 등지고 여행객을 내려다봐줄 것이다.
◆ Travel Information
찾아가기
일출봉 관광호텔 서귀포시 성산읍 한도로 244
예약 및 문의 064-782-8801 www.ilchulbonghotel.co.kr
성산초등학교 서귀포시 성산읍 한도로 217
성산일출봉 서귀포시 성산읍 일출로 284-12
문의 064-710-7923 www.jejutour.go.kr
지니어스 로사이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로 107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 내
문의 064-731-7000 www.phoenixisland.co.kr
이용 정보
성산일출봉
입장 시간 일출 1시간 전부터 일몰 후 1시간(동절기 오전 6시~오후 7시, 하절기 오전 5시~오후 8시)
입장료 어른 2천원, 청소년 이하 1천원
지니어스 로사이
이용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기기 점검 시간 : 정오~오후 1시)
관람료 어른 4천원, 청소년 이하 2천원, 7세 미만 무료
남기환 여행작가
월간지 ‘Travel·Culture’, ‘CASA Bistro’ 등을 거쳐 여행 전문지 ‘TheBeetle Map’ ‘across’ 등에서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 편집 디자인 업체 ‘아쉬’의 대표이자 미국계 유통업체 ‘코스트코’가 발행하는 멤버십 매거진 ‘The Costco Connection’ 한국판의 편집인이다. 저서 ‘7일간의 이스탄불 여행’을 6월 발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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