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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세계의 교육 현장을 가다

바비는 울고 나가고 레고는 승승장구, 중국판 토이 스토리

글 & 사진·이수진 중국 통신원

입력 2013.07.31 17:31:00

전 세계 크리스마스 선물의 80%가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산타 할아버지 고향이 더 이상 핀란드의 라플란드가 아니라 중국 남부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소황제(小皇帝)의 등장과 함께 중국은 세계 최대 장난감 공장에서 세계 최대 장난감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비는 울고 나가고 레고는 승승장구, 중국판 토이 스토리


중국의 14세 이하 어린이는 3억8천만 명. 이 가운데 8천만 명은 도시에 거주한다. 이들은 부모세대보다 사고방식이 자유롭고 유행에 민감해, 중국산 제품보다 외국의 유명 브랜드 장난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세계 완구업체들이 중국을 가장 유망한 미래 시장으로 손꼽는 이유다. 게다가 한 자녀만 낳도록 한 인구 정책에 따라 양가의 할아버지 할머니 등 노인 4명과 엄마 아빠 등 부모가 1명의 자녀를 바라보는 ‘4+2+1’의 세대 구조상 가정 및 사회에서 어린이들은 절대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14세 이하 어린이 가운데 외둥이 비율은 전체 해당 연령대의 34%로 약 1억2천9백만 명에 달한다.
무엇보다 각 가정의 경제력 향상과 더불어 장난감 구입에 지출하는 비용도 늘고 있다. 중국의 장난감 시장은 매년 40%의 빠른 속도로 증가해 2014년에는 1천5백억 위안(한화 약 27조5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통계는 주변에서 쉽게 눈으로 실감할 수 있다. 쇼핑몰이나 아파트 주변 공터에서 가장 북적거리는 곳은 어린이 놀이터다. 이곳에는 한겨울을 빼고는 연중 미니 회전목마, 미니 낚시터 등 이동식 놀이시설이 들어서는데 어린이를 데리고 나온 엄마와 아빠, 할머니와 할아버지로 항상 북적거린다.
새로 생긴 대형할인점이나 쇼핑몰은 활성화되기까지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각 브랜드들은 최대한 입점 시기를 늦추려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신규 쇼핑몰마다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곳이 어린이 완구 및 의류 등 키즈 관련 브랜드다. 불황을 모르는 중국의 키즈 산업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키즈 산업의 힘은 외제차 매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벤츠, 아우디 등 유명 수입차 매장에는 유아 전동차인 ‘키즈카’도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키즈카는 무선조종기를 이용해 원격으로 조종할 수도 있고, 직접 운전할 수도 있다. 최고 시속 7km까지 가속이 가능하며, 기어 조절로 직진과 후진이 가능한 이들 차량은 비싼 가격에도 적잖이 팔려나간다.

장난감 시장 좌우하는 중국의 소황제들

바비는 울고 나가고 레고는 승승장구, 중국판 토이 스토리


이처럼 중국이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장난감 기업들에게 중국은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장난감에 관한 한 중국 부모들은 보수적이다. 전통적으로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기보다 책을 읽히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부모들 역시 장난감을 창의성 개발 및 눈과 손의 조합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교구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 장난감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부모가 자녀의 장난감 구매 시 중시하는 요소는 안전성, 실용성, 인지도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신경 쓰는 것은 학습 효과다. 광둥성 장난감협회가 주최하는 ‘중외장난감대상’에서 러지얼사가 만든 대화하는 교육용 시양양 장난감이 ‘올해 가장 인기 있는 장난감’으로 선정됐다. ‘중국의 뽀로로’라 불리는 중국 애니메이션 주인공 시양양을 앞세운 이 제품은 채팅이 가능하고 산수와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들의 관심을 끌었다. 세계 최대 장난감 전문 매장인 토이저러스의 매출 분포도에서도 이 같은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토이저러스 전체 매출에서 교육용 장난감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국 내 매장이 21%인 반면 중국은 35%에 달한다.
인형에 대한 선호도 또한 서구 국가와는 사뭇 다르다. 예를 들어 섹시한 바비인형보다 귀여운 헬로키티 캐릭터가 인기다. 미국 마텔사가 2009년 상하이에 세운 바비인형 플래그숍이 2년 만에 문을 닫은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실제로 중국의 바비인형이라 할 수 있는 중국 본토 브랜드 커얼인형의 경우, 동양적인 외모에 귀여운 눈이 특징이다. 또 말하는 기능이 탑재돼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고, 유명 시와 소설 등을 읊기도 한다. 가격은 5백~8백 위안(9만2천원~14만5천원)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무척 인기가 높다.



바비는 울고 나가고 레고는 승승장구, 중국판 토이 스토리

1 중국 인기 애니메이션 주인공 시양양을 모델로 한 교육용 장난감. 2 중국은 세계 최대 장난감 공장이자 시장으로 떠올랐다.



지능개발에 도움 되는 장난감 선호
바비의 실패와 대조적인 것인 레고의 성공이다. 덴마크의 대표적인 조립식 블록 완구업체 레고는 아이들의 손재주와 창의력 개발을 촉진하는 완구라는 인식에 힘입어 중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놀이의 기능성이 무한할 것,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모두를 위한 것, 적당한 놀이 시간을 지킬 수 있을 것, 상상력과 창의력을 증대시킬 것 등 레고사의 제품 개발 원칙이 중국에서도 통하고 있다.
레고 본사는 최근 “비용 절감이 아니라 핵심시장 가까이에서 생산하기 위해” 중국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매년 5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오는 2017년 완공을 목표로 저장성 자싱에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주면서 작은 ‘자유’를 얻지만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장난감은 역시 자연 속에서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도 이런 생각은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중국의 한 인기 육아 서적의 제목은 ‘바로 당신(부모)이 아이들의 가장 좋은 장난감이다’인데, 인터넷서점 독자 평점에서 별 다섯 개 만점을 받았다.

이수진 씨는…
문화일보 기자 출신으로 중국 국무원 산하 외문국의 외국전문가를 거쳐 CJ 중국법인 대외협력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중 2, 중 1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여성동아 2013년 8월 5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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