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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Sports Special

왜 스프린터들은 신발을 벗어 카메라에 비출까?

글·김화성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1.09.07 14:18:00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27일~9월4일)를 앞두고 육상경기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47개 종목(남자 24, 여자 23)에서 레이스가 펼쳐지는데 특히 육상경기의 꽃인 ‘100m’에서 누가 우승하느냐가 관심거리. 우사인 볼트의 운동화 세리머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왜 스프린터들은 신발을 벗어 카메라에 비출까?

1 2008년 베이징 올림픽 100m에서 우승한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 2 1984년 LA 올림픽 4관왕 미국의 칼 루이스. 사진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멀리뛰기 우승 장면.



독일의 아르민 하리는 1960년 6월2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사상 처음으로 100m를 10초 00에 달렸다. 그게 백인으로서는 마지막 100m 세계신기록 수립이었다. 이후로는 흑인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당시 하리가 신은 신발이 단연 화제였다. 1948년 창립한 아디다스가 하리에게 핀이 4개 달린 가볍고 튼튼한 맞춤 신발을 제공한 것이다. 요즘이야 맞춤 신발이 일반화됐지만 당시만 해도 특정 선수를 위한 맞춤 신발은 처음이었다. 하리는 그만큼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아디다스는 하리에게 맞춤 신발만 줬지 그 이상 아무 대가를 주지 않았다. 하리는 화가 났다. 그래서 1960년 로마 올림픽 때는 아디다스의 라이벌인 푸마 신발을 신고 달려 10초 2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하지만 하리는 시상식 때는 엉뚱하게도 아디다스 신발을 신고 나갔다. 아디다스와 푸마 두 회사에서 모두 돈을 받기 위해 양다리를 걸친 것이다. 여론이 빗발치는 건 당연했다. “돈독 오른 하리”라며 비난했다. 결국 하리는 돈도 못 받고 욕만 잔뜩 먹었다.
에티오피아의 전설 아베베는 1960년 로마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맨발로 달려서 우승했다. 하지만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맨발로 달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세계적인 신발 회사들이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로마 올림픽에서 아베베를 놓친 아디다스가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아베베를 잡는 데 성공한 것은 독일의 푸마였다.
운동화에 스파이크를 박은 것은 언제부터일까. 1925년 아디다스가 접지력 강화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파격적인 스파이크화를 선보였다. 독일의 리나 라트케는 바로 이 스파이크화를 신고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 여자 800m에서 2분 16초 8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이 기록은 16년간 깨지지 않았다.
미국의 칼 루이스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 무게가 120g밖에 나가지 않는 나이키 신발을 신었다. 앞창(플레이트) 길이도 기존 신발보다 길었다. 기존 신발은 앞창이 발 전체의 3분의 2 정도였는데 칼 루이스의 신발은 발 길이와 같은 것을 썼다. 코너링 때 미끄럼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칼 루이스는 이 대회에서 단거리 4관왕에 올랐다.
나이키가 제작한 마이클 존슨의 ‘황금 신발’도 유명하다. 나이키는 마이클 존슨의 발 끄는 습관을 알아냈다. 코너링 때 양발의 움직임도 각기 달랐다. 결국 양쪽 신발의 밑창 플레이트를 비대칭 형태로 제작했다. 무게를 112g으로 더 줄였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는 아예 순금으로 진짜 황금 섬유 신발을 제작했다.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여 200m에서 11cm, 즉 100분의 1초를 단축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우사인 볼트는 푸마 신발을 신는다.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푸마의 막대한 후원을 받아왔다. 푸마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볼트의 이니셜을 딴 ‘우산(USAN) 슈즈’를 내놓았다. 신발 바닥 중 과감하게 중간 창을 없애고 밑창과 신발 바닥을 바느질로 붙였다. 결국 2008년 베이징 올림픽 100m의 스포츠화 경쟁에서는 푸마가 이겼다. 나이키가 후원했던 미국의 가이는 결승 진출에도 실패했다.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스프린터들은 신발을 벗어 들어 V자를 만들거나 두 손으로 끌어안는 등 여러 가지 제스처를 취한다. 자신의 신발 후원사를 위한 계산된 퍼포먼스라 할 수 있다. 스포츠화 싸움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대회는 수없이 이어지고 육상에는 47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지금까지 단거리는 나이키가 우세하고 장거리에서는 아식스가 앞서왔다. 푸마나 리복은 그 틈새를 장악했다.

여성동아 2011년 9월 5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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