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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여행작가 한은희 제안! 길 따라 느리게 여행하기

백룡동굴·어름치… 동강의 진수 찾아 떠나는 여름여행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글·사진 한은희

입력 2010.08.05 10:50:00

태백산맥에서 발원해 강원도 속살을 두루 누비며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전하는 동강, 그 한자락에 자리잡은 평창 어름치마을. 청정자연의 지표인 어름치가 많다 하여 붙여진 이름처럼 그곳에 가면 때묻지 않은 자연과 마주할 수 있다. 석회암지대를 관통하는 강이 만든 깎아지른 듯한 병풍절벽 산 위로 생긴 길은 저절로 전망대가 되어준다. 여기에 천연기념물 백룡동굴이 7월, 문을 열었다.
백룡동굴·어름치… 동강의 진수 찾아 떠나는 여름여행


백룡동굴은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백운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백운산 자락은 예부터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땅에 빨리 스며들어 수해를 입지 않는,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물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땅속으로 스며든 물이 산 아래에서 솟아올라 물을 쓸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내린 비는 땅속으로 스며들어 산 아래에서 솟아오르기 전까지 산속을 흐르며 저마다의 작품을 만들어내었다. 석순, 종유석, 종유관, 휴석소, 동굴방패, 동굴진주 등 다양한 생성물을 볼 수 있는 석회동굴이다.
백룡동굴이 처음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꽤 오래 전부터인 듯하다. 동굴 입구에 습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했음을 알 수 있는 아궁이와 온돌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 주위에서 발견된 토기들로 그곳이 사람들이 살기 위해 만들어 둔 공간임을 짐작할 수 있다. 마을사람들도 배를 타고 강을 건너 이 동굴에 와서 더위를 식히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동굴 안쪽에는 횃불의 그을음으로 검게 변색된 부분을 중간 중간 볼 수 있다. 동굴 천장 틈에 끼워 동굴 안을 밝혔던 관솔(송진이 엉긴 소나무 가지, 불이 잘 붙고 오래 타 횃불대신 사용했다)의 흔적도 찾을 수 있다. 입구 쪽에는 당시 훼손된 현장도 볼 수 있다. 가지고 나가기 위해 떼내기는 했으나 그 무게가 만만치 않아 들고나가지 못한 종유석들이 파손된 그대로 놓여있는 것.
동굴 입구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사람 한 명이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작은 통로가 나온다. 이 통로는 동굴 스스로 내어준 것이 아니다. 1976년, 지인들과 함께 동굴을 찾은 미탄면 주민 정무룡씨가 주먹만한 구멍 안쪽으로 동굴이 이어져 있음을 발견하고 사람이 기어 지나갈 수 있을 만큼의 크기로 넓혀 놓았다고. 이후 학술조사를 거쳐 1979년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되면서 그의 이름도 동굴에 함께 남았다. 백운산의 ‘백’자와 최초 발견자인 정무룡씨의 ‘룡’자를 따 백룡동굴이라고 이름 지은 것.
백룡동굴이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그 이름을 알린 것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도 20년이 지난 1999년 무렵이다. 동강을 막아 댐을 만들겠다는 계획에 온 국민이 반대하면서 더불어 백룡동굴의 가치와 아름다움도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그로부터 10년이 넘은 요즘, 백룡동굴은 새롭게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평창군이 문화재청의 승인을 얻어 백룡동굴 생태체험학습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동굴탐사의 출발지, 백룡동굴 생태체험학습장
백룡동굴로 가기 위해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은 백룡동굴 생태체험학습장이다. 이곳에 도착해 입장권을 구입하면 바로 탈의실로 안내돼 그곳에서 준비된 동굴복으로 갈아입고, 장화로 갈아 신은 뒤 안전모를 받아 머리에 쓰면 탐사준비 끝. 동굴 안으로 부피가 큰 짐은 가져갈 수 없으니 모두 두고 손수건과 마실 물만 들고 동굴안내원을 따라 출발하자.
동강의 수표면에서 10~15m 위쪽에 자리한 백룡동굴의 입구까지는 백운산 절벽 옆면에 덧대어 낸 탐방로를 따라 걸어가야 한다. 가는 동안 꽃이 진 동강할미꽃의 잎사귀 등 석회암 절벽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살피는 것도 즐겁다. 이 길에서 동굴 미니어처를 살필 수도 있다. 절벽을 파고 들어간 작은 홈 안에 석순과 종유석, 종유관이 자라고 있는 것. 거대한 규모의 동굴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한 공간이다.
동굴안내원과 함께 동굴입구에 도착하면 안전모에 부착된 전등을 켜야 한다. 동굴입구에서 들어오는 빛이 멀어지면서부터는 발밑도 보기 어려운 어둠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동굴탐험에는 탐험제한연령이 있다. 만 9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의 노인은 원칙적으로 입장할 수 없다. 동굴 입구를 낮은 포복자세로 기어 통과해야 하고, 사선으로 만들어진 좁은 통로를 게걸음으로 지나야 하며, 비스듬한 좁은 통로를 다시 한 번 기듯이 지나야만 동굴 전체를 볼 수 있으니 그 이유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이기고 동굴 안쪽에 이르면 그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 사람이 즐겁기 위해 동굴 속 생명들을 방해하지 않는 즐거움, 1회 20명 이내의 탐방객만이 들어갈 수 있는 한가로움, 순간 비춰지는 조명이 보여주는 동굴 생성물들의 화려함, 한줄기 빛도 들어올 수 없는 절대 암흑이 주는 고요함…. 이 모두가 동굴 밖에서는 맛볼 수 없는 것들이다.
백룡동굴은 동굴박물관이라고도 불린다. 탐방객들이 드나드는 왕복 1.5km의 A굴에서만도 거의 모든 동굴 생성물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동굴과 함께 살아온 생명체도 만날 수 있다. 휴석소 물 속에 살고 있는 흰색의 옛새우가 대표적이다. 물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육안으로도 관찰할 수 있다. 동굴 안쪽 깊숙한 곳에서 박쥐똥무덤도 발견할 수 있다. 박쥐똥무덤은 동물 안 생명체들의 생명줄이라고 한다. 동굴안팎을 오가는 박쥐가 그럴 수 없는 동굴 안 생명체들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미개방구간인 B, C, D굴의 입구도 A굴과 연결되어 있다. 직접 들어갈 수는 없지만 평창 동강 민물고기생태관에서 영상물로 각 동굴의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다.
백룡동굴은 안내자를 따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총 9회 입장할 수 있다. 1회 관람 인원은 20명이다. 인터넷(3·4·7회차만 예약 가능)과 현장에서 매표할 수 있다. 관람료는 어른 1만5천원, 청소년과 어린이 1만원이다. 생태체험학습장에 도착해 준비를 마치고 동굴을 돌아본 후 다시 학습장으로 돌아오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2시간 50분이다. 동굴 안을 돌아보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30분. 동굴을 돌아보고 나면 온 몸이 땀으로 젖는다. 반드시 갈아입을 여분의 옷을 준비할 것. 문의 033-334-7200, www.maha.or.kr

백룡동굴·어름치… 동강의 진수 찾아 떠나는 여름여행

1 2 백룡동굴의 명물 에그프라이 석순과 종유석. 3 백룡동굴 가는길.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의 자연 전망대, 칠족령
동강을 찾는 사람들은 동강의 아름다움을 동강12경으로 이야기한다. 한강의 발원지인 태백 검룡소에서 시작된 골지천이 동남천과 만나 동강을 이루는 정선 가수리에서부터 동강비경이 시작된다. 1경은 가수리 느티나무와 마을풍경, 2경은 운치리 수동 섶다리, 3경은 나리소와 바리소, 4경은 백운산과 칠족령, 5경은 고성리 산성에서 바라본 풍경, 6경은 바새마을 앞 절벽, 7경은 연포마을과 황토 담배 건조막, 8경은 백룡동굴, 9경은 황새여울과 바위들, 10경은 두꺼비 바위와 어우러진 자갈과 모래톱 그리고 절벽, 11경은 어라연, 12경은 된꼬까리와 만지라고. 모두 정선 평창 영월을 두루 잇는 동강의 명소들이다.
이중 미탄면 마하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백운산과 칠족령, 백룡동굴, 황새여울과 바위들이다. 이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칠족령이다. 마하리 어름치마을에서 백운산을 넘어 정선의 제장마을을 잇는 이 길은 구불구불 흘러가는 동강의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길이 열리게 된 이야기도 길을 걷는 재미를 더한다.
옛날 이 마을에 개를 좋아하는 선비가 살았다. 어느 날 낡은 책상을 칠하기 위해 옻나무진액을 받아 두었는데 선비가 키우던 개가 보이지 않아 찾아보니 옻나무진액을 담아둔 항아리의 뚜껑이 열려 있고 개가 들어갔다 나온 흔적이 있었다. 그 흔적을 따라 개의 뒤를 쫓은 선비는 산 위에서 펼쳐지는 경치에 그만 넋을 잃었다. 금강산보다 아름다운 풍경이 발아래 펼쳐진 것. 그때부터 옻칠을 한 개의 발자국을 쫓아가 만들어진 길이라 하여 칠족령이라 불린다는 이야기이다.
칠족령은 해발 882.4m의 백운산 능선에 자리한 봉우리로 아래에 백룡동굴을 품고 있다. 칠족령에서 백운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도 동강을 바라보며 산행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산세도 험하므로 산행 시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들과 함께 할 경우 칠족령 전망대까지만 오를 것을 권한다.



동강의 물고기는 여기 다 모였다! 평창 동강 민물고기생태관
마하리 입구에 자리한 동강 민물고기생태관은 동강에 살고 있는 다양한 토종어류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천연기념물 제259호인 어름치를 비롯해 금강모치, 쉬리, 갈겨니, 쏘가리 등 45종의 다양한 민물고기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 이곳에서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곳은 민물고기탐험관과 동강체험관이다. 입체적으로 만든 쏘가리 안쪽으로 들어가 아가미와 부레, 뼈, 내장을 모두 살펴볼 수 있다. 이곳에서 동강뗏목타기도 해볼 수 있다. 뗏목 모양으로 만들어진 기구에 탑승하면 앞쪽 스크린에 동강이 비춰지고 동강 물살의 흐름대로 뗏목도 흔들린다. 뗏목을 타고 지나는 곳이 동강의 어떤 곳인지를 설명하는 글과 그 장소에서 많이 발견되는 물고기의 종류도 알 수 있도록 구성됐다.
뗏목타기 다음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은 3D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영상실이다. 동강에 사는 물고기들의 생태를 자연스레 알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평창 동강 민물고기생태관의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이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어른 2천원, 어린이 1천5백원이다. 문의 033-330-2137, http://fish.maha.or.kr

백룡동굴·어름치… 동강의 진수 찾아 떠나는 여름여행

1 2 3 칠족령에서 내려다 본 동강의 모습과 칠족령 표지판. 4 5 6 평창 동강 민물고기생태관에서는 어름치를 직접 관찰할 수 있으며 그 외 민물생태에 관련된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접할 수 있다.



동강에 흠뻑 젖어드는 마을, 어름치마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는 청옥산에서 흘러내린 창리천과 동강이 만나는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청정자연을 가졌지만 농토가 부족해 마을사람들은 대부분 산에 기대어 화전을 일구거나 동강에서 민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었다. 이런 마을사람들의 생활을 바꿔 놓은 것은 그들이 가진 자연이다. 청정지역 지표인 어름치가 많고, 백룡동굴과 칠족령, 동강의 황새여울 등을 모두 품고 있는 이 마을에 생태관광이 시작된 것. 문희마을이라 불리던 마을이름도 생태관광을 강조할 수 있는 어름치마을로 바꾸었다. 마을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니라 아예 어름치가 산란탑을 쌓는 5월에는 어름치를 주제로 축제를 열기도 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마을을 즐긴다. 그중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동강을 따라 카약과 래프팅을 즐기는 것. 백룡동굴 앞에서 출발해 진탄나루까지 내려가는 절매코스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동강 100리 물길의 중심부를 즐기는 이 코스의 매력은 여울이 많다는 것. 물살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숙련된 조교들이 출발 전 래프팅 안전수칙과 래프팅을 즐기는 요령 등을 알려준다. 동승한 조교의 지시에 따라 노를 저으며 동강을 누리다보면 어느덧 아쉬운 하루를 마감하게 된다. 동강래프팅은 4월부터 10월까지 가능하다. 마을 홈페이지 통해 예약 후 출발할 것.
봄·가을·겨울, 마을 앞 무당소에 모여든 물고기들의 은빛 찬란한 움직임을 관찰하는 야간 민물고기 탐사, 루페와 청진기를 들고 산속 물속 생물을 관찰하기 등도 이 마을의 대표적인 즐길거리.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인해 이 마을은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10대 생태 관광 모델 마을 중 하나로 선정됐다. 앞으로 마을에 동강라이더 시설이 생겨날 예정이다. 케이블 한 줄에 몸을 의지하고 강 위를 오가는 새로운 레포츠가 준비되는 것. 어름치 마을의 변화가 기대되는 까닭이다. 문의 033-333-6600, www. mahari.kr

백룡동굴·어름치… 동강의 진수 찾아 떠나는 여름여행

동강 래프팅은 여름철 대표 레포츠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여/ 행/ 정/ 보/
[찾아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새말IC로 나가 42번국도 따라 안흥, 평창을 지나 미탄면으로 진입하면 된다. 미탄면 시가지에서 정선방향으로 가면 기화리 바위굴을 지나 마하리 어름치마을에 닿는다. 마하리 이정표를 따라 갈 것. 마하리 입구 어름치마을 현판을 지나 오른쪽으로 가면 다리 건너 평창 민물고기생태관과 동강래프팅 사무실이 있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창리천을 따라 동강에 닿는다. 길 끝 언덕 위에 백룡동굴 생태체험학습장이 자리하고 있다.
[맛집] 마하리에는 강원도의 토속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많다. 동강의 맑고 시원한 물을 이용해 직접 양식한 송어로 신선한 송어요리를 내는 강촌매운탕(033-332-9999), 곤드레나물밥을 잘하는 동강식당(033-334-6689) 등을 이용해볼 것.
[숙박] 마하리에는 어름치마을에서 직접 운영하는 생태펜션(033-333-6600)을 비롯해 황토로 지은 집에 앉아 쏟아지는 별빛과 동강의 수려함을 볼 수 있는 백운산방(033-334-9891), 유럽식 목조주택인 아스테리아펜션(033-332-5076) 등 다양한 숙소가 있다. 어름치마을로 연락하면 직접 숙소 예약을 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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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 2010년 8월 5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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