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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그녀

싱글맘 장신영의 행복 찾기

글 조은영 사진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0.04.15 16:33:00

지난해 가을 이혼한 배우 장신영이 새 영화를 들고 대중 앞에 나섰다. 청순함을 벗어던지고 강력반 열혈 여형사로 분한 그는 개인적인 삶에서도 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20대 중반을 넘어서기 전 결혼과 출산, 그리고 이혼을 경험한 그의 홀로서기.
싱글맘 장신영의 행복 찾기


영화 ‘무법자’로 오랜만에 스크린 공략에 나선 배우 장신영(26). 강력반 여형사를 연기하기 위해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운동으로 체력을 다진 그에게 이번 영화는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청순가련 이미지에서 벗어나 강인한 캐릭터에 처음 도전했고, 개인적으로도 아픔을 겪은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장신영은 지난해 3년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성격 차이로 인한 불화, 경제적인 문제 등이 이혼사유로 거론됐다. 네 살배기 아들의 양육권은 장신영이 가졌다.

“속상한 일 있어도 혼자 삭이는 성격, 이혼 후 드럼 배우며 감정 조절”
‘무법자’는 ‘묻지 마 살인’으로 아내와 딸을 잃은 형사 오정수(감우성)의 세상을 향한 복수극이다. 장신영은 살인마를 쫓는 오정수의 동료 형사 한소영을 연기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밝은 모습으로 “연기도, 인생도 달라지고 싶다”는 변화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여형사 캐릭터라 연기할 때 몸을 많이 썼을 텐데, 견딜 만하던가.
“첫 미팅 때 내가 좀 연약해 보였는지 감독님이 운동을 적극 권하셨다. 곧바로 액션스쿨에 등록해 고된 훈련을 받았다. 캐릭터에 남성적인 모습이 많다고 하기에 평소 기르던 머리도 잘랐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몸으로 하는 연기가 처음엔 좀 낯설었지만, 액션스쿨에서의 훈련 덕분인지 할 만하더라. 몸 쓰는 연기가 은근히 재미있었다.”
-평소 활동적인 걸 즐기는 편인가.
“그렇지 않았는데, 이번 영화 촬영이 끝난 뒤로 운동을 계속했다. 한강변을 달리고 자전거도 타고 요가도 하고. 몸이 좋아지니 활력이 생기는 것 같더라. 연약해 보이는 것보다 건강해 보이는 게 더 좋기도 하고.”
-촬영장에서 감우성과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좋았다. 선배님은 굉장히 섬세하고 디테일이 살아 있는 배우다. 우리 일이 워낙 집중력을 요하는데, 내가 놓치는 부분을 세밀하게 챙겨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
-단아하고 여성적인 이미지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일련의 작품에서 보여준 연약하고 청순한 캐릭터는 내 모습과 많이 다르다. 실제로는 털털한 편이다. 잘 웃고. 어릴 때는 남 앞에 나서기 싫어했는데 일을 하면서 성격이 변했다. 이젠 현장에서 악으로 깡으로 버틸 때도 많다. 화가 나도 참고. 배우가 성질을 내면 분위기가 안 좋아진다는 걸 아니까 남에게 싫은 소리 하지 않고 대신 혼자 삭인다. 그렇다고 내 안에 감정을 오래 담아두는 건 아니고 빨리 잊어버리려고 한다. 등산을 가거나 드라이브 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집 앞에 있는 아차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면 마음 정리가 잘된다. 지난해 드럼을 배운 것도 효과가 있다. 이혼 당시 감정적으로 힘들 때 주위의 권유로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속이 시원해져서 좋다. 이번 영화 홍보를 끝내면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연예인 중에 어릴 때 수줍음이 많았던 사람이 의외로 많더라.
“나도 내가 이 일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집이 시골이라 TV 보는 게 즐겁고, 연예인은 동경의 대상이었을 뿐이다. 중3 때 담임선생님께서 예고에 가는 게 어떻겠냐고 권하셨을 때 뜬금없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끼도 없고 숫기도 없는 내가 덜컥 연극과에 합격을 했다. 예고라 학비가 꽤 비쌌는데 부모님이 선뜻 보내주셔서 연기도 배우고 연극무대에 서 보기도 했다. 그러다 춘향선발대회에 나가 입상을 하면서 정식으로 데뷔했다.”

“아이와 평범한 행복 누리며 살고 싶어요”



싱글맘 장신영의 행복 찾기


부모는 아이의 작은 행동에 희로애락이 엇갈린다. 장신영은 “아들 정안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아프고 힘든 순간도 있지만 아이를 보고 있으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 머릿속엔 이 아이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까, 이 아이를 어떻게 행복하게 해줄까 하는 생각들이 늘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를 통해 그 자신도 부쩍 성장한 듯한 느낌이다. 이혼 후 한동안 장신영은 두문불출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고, 사람들과 마주하는 것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카메라 앞에 다시 서고 싶어지고 촬영장이 그리워졌다. 그리고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배우로서의 삶을 후회한 적은 없나.
“왜 없겠나. 그만둬야지 하는 생각을 숱하게 했다. 내 연기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연기가 너무 어렵게 느껴질 땐 내 길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생활이 불규칙하고 어른들 대하기도 쉽지 않고 사람들에게 치이다 보니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지금은 다르다. 배우란 직업에 정말 매력을 느낀다.”
-출산 2개월 만에 비키니를 입고 몸매를 드러내기도 했는데, 여전히 아이 엄마 같지 않은 모습이다.
“‘아가씨’ ‘학생’ 하고 부르시는 분들도 있다(웃음).”
-얼마 전 아들 정안 군과 찍은 의류 화보가 공개됐는데, 엄마를 닮아 예쁘더라.
“그렇게 예뻐하실 줄 몰랐다. 연예인 시켜보라는 권유도 많이 하시더라. 하지만 아이를 유별나게 키우고 싶은 생각이 없다. 건강하고 올바르게 성장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 평범한 곳에서 행복을 찾으며 살아가면 좋겠고. 우리 일은 불안정하고 사생활 면에서 희생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아서…. 물론 아이가 성인이 돼서 이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다시 고민하겠지만.”
-육아는 친정어머니가 도와주신다고 들었다.
“어머니가 많이 도와주신다. 감사한 일이다. 이렇게 나와서 활동하는 것도 그 덕분이다. 얼마 전부터는 아이가 오전에 놀이방에서 지낸다. 일이 없을 때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일일드라마 ‘집으로 가는 길’을 끝내고 휴식기를 가졌을 때도 대부분의 시간을 정안이와 함께 보냈다.”
-이혼 후 첫 인터뷰다. 불편하지는 않나.
“이 시점에서 개인적인 문제를 마무리하고 작품에 전념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혼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지 않나. 널리 알릴 만한 좋은 소식도 아니고. 앞으로는 연기자로서의 행보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
-장신영이 꿈꾸는 행복은 무엇인가.
“먼저 이번 영화가 많은 분에게 호응을 얻으면 좋겠다. 그리고 감정을 삭이기보다 표출할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싶다. 우울하고 청승맞은 캐릭터보다 건강하고 활력 있는 역할이 끌린다. (그런 역할을) 안 주시면 내가 직접 찾아 나설 생각이다(웃음). 개인적으로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지금 행복한 것 같다. 가족들 모두 건강하면 좋겠고.”

여성동아 2010년 4월 5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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