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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류층·유명인… 3천5백 쌍 연결! 중매박사 차일호 교수

글 임윤정 기자 | 사진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09.10.23 11:17:00

25년간 싱글남녀를 부부의 연으로 맺어준 이가 있다. 바로 ‘중매박사’로 통하는 차일호 교수다. 그 별명에 걸맞게 그는 국내 재벌기업 회장 및 정관계 인사 자녀 5백여 쌍을 비롯해 지금껏 3천5백여 쌍을 결혼시켰다. 오랜 중매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결혼학’ 강좌까지 맡고 있는 차일호 교수. 그의 25년 중매 인생을 들어봤다.
최상류층·유명인… 3천5백 쌍 연결! 중매박사 차일호 교수




부부의 연은 하늘이 맺어준다고 한다. 그만큼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중매박사’ 차일호 교수(65)를 만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그는 지난 25년 동안 3천5백여 쌍의 결혼을 성사시켰다. 더구나 이름만 대면 알만한 최상류층 집안만 5백여 쌍을 성혼시켰다.
그는 대학에서 ‘결혼을 잘하면 이혼을 안 한다’라는 이색 강의도 맡고 있다. 지난 학기까지 교수로 재직하다 지금은 정년퇴임하고 명예교수로 강의를 맡고 있다.
“제 중매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배우자 고르는 법을 가르쳐주는데, 호기심 때문인지 많은 학생이 듣는 것 같아요. 가끔 제자들 중매도 주선하는데, 중매비는 안 받고 있어요.”

군복무 시절 상사 자녀 혼인 성사시키며 중매와 인연
대학교 재학시절 세 차례 중매를 주선한 적이 있는 그가 본격적인 중매박사로 나서게 된 것은 군 생활을 할 때부터였다. 우연한 기회에 당시 육군참모총장 아들의 중매를 서게 됐다. 직속상관의 부탁이라 심혈을 기울여 배우자를 찾은 덕분인지 만나자마자 바로 혼담이 오갔고 3개월 만에 결혼이 성사됐다고 한다. 군복무 시절 총 20여 쌍을 중매했고, 그 결과 육군대장의 아들 결혼을 성사시켰다 해서 ‘중매대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최상류층·유명인… 3천5백 쌍 연결! 중매박사 차일호 교수

“제 부친이 스님이셨어요. 그래서 어려서부터 관상을 배웠죠. 사진만 봐도 두 사람이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 알 수 있어요. 그게 중매를 서는 데 많은 도움이 됐죠.”
차 교수는 84년 예편 후 공기업에 취직, 평범한 샐러리맨 생활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아내가 그의 장기를 살려 결혼정보회사를 차리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했다. 그렇게 해서 서울 강남 방배역 근처에 ‘방배결혼정보회사’를 열었다. 초창기에는 군대시절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군 관련 인사들이 고객의 대부분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중매사업이 성황을 이룬 것은 아니에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성혼을 할 정도였죠. 처음엔 회원 숫자가 적어 서로 맞는 짝을 찾기 힘들더라고요. 그렇다고 아무나 해줄 수는 없고 돈보다도 좋은 짝을 맺어줄 수 있도록 신중을 기했죠.”
그런 정성 덕분인지 그가 중매를 한 커플들은 대부분 세 번 만나면 결혼에 골인했다. 그리고 그들이 결혼 안 한 친구를 3명 이상씩 소개해주면서 고객이 늘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행운이 찾아왔다. 87년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인 한 재미교포가 와서는 자기에게 적합한 배우자를 소개해주면 그를 뉴욕타임스에 소개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래서 그 기자와 어울리는 여성을 소개시켜 줬고, 역시 첫 만남에서 결혼이 성사됐다. 그는 약속대로 차 교수에 대한 기사를 뉴욕타임스에 소개해주었다. 그 일이 계기가 돼서 그는 국제적인 유명세를 탔다.

최상류층·유명인… 3천5백 쌍 연결! 중매박사 차일호 교수

차일호 교수 부부가 지난해 캐나다 여행가서 찍은 사진. 아내 이영희씨는 재혼 중매를 하고 있다.


그는 SBS ‘자니윤 쇼’에 중매를 가장 잘하는 사람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방송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이 앞다투어 자녀들의 중매를 신청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다시 주위 사람들을 소개해주었다.
구체적으로 누구누구를 중매해줬는지는 고객보호를 위해 다 말할 수는 없지만 굴지의 대기업 회장, 전 대통령 비서실장, 각군 참모총장, 유명 대학재단 이사장, 종합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집안의 자녀들이 많다고 한다.
방배결혼정보회사 7천여 명의 회원들은 VIP고객과 일반 고객으로 나뉜다. 국회의원이나 법조인, 의사, 장군, 사업가 및 상류층 집안 자녀들은 판검사나 의사 등 전문직이나 집안이 비슷한 회사원을 선호한다. 그에 따르면 같은 최상류층이라도 집안마다 원하는 결혼상대자의 조건이 다르다고 한다. 재산이 많은 경우 법조인 배우자를 찾는 경우가 많다. 신청자 중 한 여성은 자신의 명의로 돼 있는 1백억원대 재산에 대한 재산세 납부 영수증 사본을 가져왔는데, 배우자 조건은 오직 하나 법조인이었다. 또 다른 거부는 가난한 집안 출신의 법조인 사위를 얻어달라고 해서 중매를 섰더니 시부모에게까지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해주는 등 혼수비용으로 15억원을 지출하기도 했다고.
당사자보다는 부모가 중매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배우자 조건을 둘러싸고 부모 자식 간에 갈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호텔사장 집안은 버젓한 며느리를 원하는 부모와 자신의 첫사랑과 닮은 여자를 찾는 아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도 했어요.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아들의 소원대로 첫사랑을 닮은 평범한 여성을 중매해 결혼을 성사시킨 적도 있어요.”
최상류층의 경우 성혼료보다 많은 윗돈을 수고료로 주곤 한다. 그렇다고 그가 돈만을 위해 상류층 중매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돈 없는 사람을 위해 무료 중매도 많이 했다고 한다.



사비 털어 라이따이한 결혼 중매하기도
차일호 교수는 자신의 아파트를 팔아 베트남에서 라이따이한 36쌍의 혼수 및 결혼 비용을 전액 부담해 합동결혼식을 올려줬다. 지금까지 한 쌍도 이혼을 안 하고 모두 잘 살고 있다고 한다.
결혼을 성사시킨 것보다 자신이 중매해서 결혼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좋다는 차일호 교수. 자신에게 맞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기본이다. 그는 일시적 감정이나 경제적 능력, 외모 등 어느 한가지에 치중해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상대방의 성격, 취향, 경제적 능력, 건강 등을 복합적으로 관찰하고 결정해야 행복한 결혼 생활이 보장된다고 한다.
차일호 교수의 아내 이영희씨도 남편을 따라 중매 일을 하고 있는데, 남편은 초혼, 부인은 재혼 담당이다. 그녀 역시 20년 동안 중매를 했기 때문에 얼굴만 보면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배우자와 어울릴 지 안다고 한다. 이혼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결혼한 지 5년 이내에 이혼하는 부부가 많아짐에 따라 재혼 상담을 위해 결혼연구소를 찾아오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이영희씨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재혼 시 주의할 점을 설명해줬다.
“재혼은 초혼과 다릅니다. 돈을 보고 재혼을 하면 결혼 후 돈 때문에 헤어집니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재혼 상대자에게 선뜻 경제권을 넘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혼 희망자들은 무엇보다 인격과 건강, 삶에 대한 성실성 등을 우선적으로 봐야 해요. 한 번 실패한 팔자를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해서 고쳐보겠다는 환상을 버려야 제2의 실패를 막을 수가 있습니다.”
‘방배결혼정보회사’는 모범 결혼정보업체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성급히 결혼하는 것보다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도록 내실 있는 중매를 한 덕분이다. 그 결과 25년간 성혼시킨 커플 가운데 겨우 20여 쌍만이 이혼했다.

문의 02-582-6000 한글도메인: 방배결혼(www.bangbaewedding.com)

여성동아 2009년 10월 5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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