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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Global Village

뉴질랜드식 라이프스타일

주한 뉴질랜드 대사 제인 쿰스 가족에게 듣는

글·권소희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2008. 05. 20

바야흐로 ‘지구촌(Global Village)’ 시대입니다. 이에 맞춰 ‘여성동아’에서는 세계 각국의 다채롭고 실용적인 생활문화 정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흥미진진한 글로벌 세상으로 떠나보세요~.

뉴질랜드식 라이프스타일

한쪽 벽면을 통창으로 만들어 햇살이 가득 들어오게 만든 뉴질랜드 대사관저 내부.(좌) 주한 뉴질랜드 제인 쿰스 대사 가족. 왼쪽부터 남편 팀 스트롱씨, 아들 코너 스트롱군, 제인 쿰스 대사.(우)


뉴질랜드식 라이프스타일

응접실 한 쪽은 실내공기를 맑게 만드는 초록 식물을 종류별로 두어 싱그러운 느낌을 더했다.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의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뉴질랜드 대사관저에는 웃음소리와 은은한 재즈 선율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는 올해로 한국 생활 3년차인 주한 뉴질랜드 대사 제인 쿰스씨(45)와 그의 남편 팀 스트롱씨(55), 개구쟁이 아들 코너 스트롱군(11)이 살고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손질이 잘 돼 있는 잔디 정원에 사람 키만큼 큰 강아지가 뛰어다니고, 나무로 만든 현관문 뒤의 통창으로 햇살이 가득 들어온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는 다른 대사관저와 달리 따뜻하고 소박한 보통 가정집 분위기가 풍긴다.
“뉴질랜드에서는 집을 지을 때 햇빛이 잘 들어오는가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써요. 뉴질랜드 대사관저 역시 응접실 한쪽 벽면을 통창으로 만들어 햇살이 가득 들어오게 하고 정원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했죠.”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집 안 곳곳을 소개하는 제인 쿰스 대사는 한국에 부임한 3명의 여성 대사 중 1명으로, 재즈 가수인 미국인 남편 덕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로 결혼 11년째인 이들 부부는 아직도 신혼 같은 기분이라고 한다.
“남편이 뉴욕에서 뮤지컬 배우와 제작자, 재즈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을 때 만났어요. 다행히 남편은 세계 어느 곳이라도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만 있으면 일할 수 있어서 저와 함께 여러 나라를 돌아다녀도 문제가 없죠. 한국에도 재즈를 사랑하고 문화적 감성이 풍부한 사람들이 많아서 항상 행운이라고 말해요.”
이들 부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아들 코너와 함께 다양한 연주회, 뮤지컬, 연극을 관람한다. 이는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뉴질랜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도 관련이 있다. 뉴질랜드에는 ‘Creative New Zealand’라는 정부기관이 있어 국가 차원에서 각종 예술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어릴 때부터 다양한 공연과 전시회를 관람하게 해 창의적인 생각을 키워준다고 한다. 영화 ‘반지의 제왕’ ‘킹콩’ 등의 감독이자, 제76회 아카데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뉴질랜드 출신 피터 잭슨의 경우 여덟 살 때 아버지가 사준 8mm 비디오카메라를 가지고 놀면서 어릴때부터 다양한 단편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뉴질랜드 교육의 핵심은 창의력 기르기에요. 어른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고 모든 것은 아이 스스로 결정하게 하죠.”

뉴질랜드식 라이프스타일

밝고 명랑한 성격의 아들 코너.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전통 조각장식.(왼쪽부터 차례로)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누리는 뉴질랜드식 로하스
뉴질랜드 사람들이 창의력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건강이다. 주말에는 온 국민이 야외에서 레저 활동을 즐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로 집 근처 공원에서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까운 숲속이나 해변, 강 근처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즐긴다.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스포츠는 생활의 일부예요. 겨울에는 럭비, 하키, 스키 등을 즐기고 여름에는 수영, 크리켓, 소프트볼 등을 하죠. 코너 역시 한국에 와서 농구, 야구, 수영 등의 스포츠를 즐기고 있답니다.”
다른 곳보다 오존층이 얇은 뉴질랜드에서는 외부 스포츠를 즐길 때 자외선을 차단하는 데 가장 신경 쓴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 없이는 외출을 금할 정도로 철저히 관리한다. 뉴질랜드에서는 자외선 차단제는 물론, 피부에 사용하는 모든 제품을 대부분 천연성분으로 만든다. 뉴질랜드 특산물인 마누카 꿀과 양 태반으로 만들어진 크림이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인데, 보습 성분이 풍부한 마누카 꿀은 햇빛에 오래 노출돼 건조해진 피부를 촉촉하고 부드럽게 만들며 영양분이 풍부한 양 태반 크림은 주름을 예방해 노화를 막는 효과가 있다.

뉴질랜드식 라이프스타일

여가시간은 꼭 함께 보낸다는 스트롱 부자. 뉴질랜드 사람들은 직접 기른 무공해 야채와 신선한 해산물로 요리를 만든다.(왼쪽부터 차례로)


환경을 보호하는 뉴질랜드의 국가적 노력
두 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진 뉴질랜드에서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먹을거리는 깨끗한 바다에서 얻은 신선한 해산물과 집에서 기르는 무공해 채소라고 한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집 뒤뜰에서 당근, 감자, 단호박 등의 채소를 직접 길러 먹고 관절에 좋기로 유명한 초록입홍합, 굴, 해조류 역시 뉴질랜드 사람들의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넓은 들판에서 방목해 기르는 소·양 등 축산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다양한 레저 활동을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이 뉴질랜드 사람들의 건강 비결이에요. 어려서부터 자연 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자연스레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답니다.”
청정국가로 지정된 뉴질랜드에서는 환경을 보호하는 데 있어 국가적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도 연설을 할 때마다 환경 보존을 강조한다고.
“정부에서는 기업의 환경오염에 관한 규제를 강조하고 사람들은 쓰레기 분리수거와 재활용 생활화 등을 통해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어요. 인간만 잘 사는 ‘웰빙’이 아니라 환경 전체를 깨끗하게 보호하는 ‘로하스’를 실천하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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