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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진성훈 기자의 아이와 함께 하는 놀이 | 새연재

신문지 놀이로~ 아이 자신감 키워주기

기획·한정은 기자 / 글·진성훈‘한국일보 기자’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 ■ 도움말·권오진(아이 양육 전문가, ‘아빠의 놀이혁명’ ‘아빠의 습관혁명’ 저자)

입력 2007.06.12 14:26:00

요즘 우리 부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아들의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을까’다.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큰 아들 태욱이가 지나치게 소심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놀이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아이 양육 전문가라는 이색 직업을 가진 권오진 단장이 우리 아이들에게 꼭 맞는 아빠와의 놀이를 몇 가지 알려줬다. 권단장은 아이가 아빠와 스킨십이 많은 놀이를 하다보면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감도 생긴다고 했다.
오늘의 놀이 재료는 신문지. 아이가 똑똑해지고 튼튼해지며 말 잘 듣고 밥 잘 먹고 등의 다목적 특수 효과를 자랑하는 그럴싸한 놀이를 상상했던 나는 ‘신문지가 놀이 재료라니, 에이~ 설마…’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놀이하는 내내 아이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놀이를 마치고 나자 신문지 한 장만으로도 훌륭한 놀이 도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신문지 격파 놀이 “권투선수처럼 주먹으로 힘껏 치는 거야!”
신문지 놀이로~ 아이 자신감 키워주기

처음 시작한 놀이는 신문지 격파 놀이다. 5세 정도의 아이를 위한 놀이로, 자신감을 키우는 데 좋다고 한다. 배운 대로 내가 앉은 채로 태욱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신문지 한 장을 양손으로 잡았다. “태욱아, 여기 가운데를 주먹으로 치는 거야. 권투선수처럼…. 할 수 있지?” 태욱이가 힘껏 주먹을 뻗었지만 첫 시도는 실패. 아이의 기가 죽을까봐 “방금은 연습이고 이제 진짜 시작한다”라고 말하며 신문지를 잡은 양손에 힘을 더 줘 팽팽하게 당겼다. 이때 신문지는 결이 있어 세로결로 잡아야 잘 찢어진다고 하신 권단장의 조언이 생각나 얼른 고쳐 잡았다. 다시 태욱이가 주먹을 힘껏 뻗어 신문지를 쳤는데, 이번에는 보기 좋게 신문지가 갈라졌다. “잘했어!” “최고야!” 등의 추임새를 적당히 넣어주자 태욱이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익숙해지면 2~3장을 겹쳐서 해도 되고, 주먹이 아니라 손끝이나 발차기로 해도 된다고 한다. 신문지 격파가 반복될수록 아이 스스로 뭔가를 성취했다는 기분이 드는지 자신감 있어하며 놀이를 즐기는 것 같다.

준·비·재·료신문지 10장

놀·이·방·법
1 아빠는 한쪽 무릎만 꿇고 앉은 채 신문지 한 장을 세로결로 팽팽하게 잡는다. 이때 신문지의 가운데 부분이 아이의 어깨 높이에 오도록 한다.
2 아이는 신문지를 쳐서 격파한다.

태욱이 태연이는…
신문지 놀이로~ 아이 자신감 키워주기

태욱이는 올해 유치원에 입학한 다섯 살 남자아이. 또래에 비해 체구도 작고 성격도 소심하며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다. 그래도 마음 씀씀이가 착해 동생에게 양보를 잘하는 착한 오빠. 네 살 태연이는 오빠와 달리 무척 활달하고 사교적이다. 모든 일에 빠지지 않고 끼어드는 열성파. 오빠하고 열 번 싸우면 아홉 번은 이긴다.



아빠 진성훈씨는…
‘여성동아’ 김명희 기자의 남편이자 한국일보 기자. 결혼 6년차에 접어든 태욱·태연이의 아빠로 아이들과 놀아주기 위해 술 마시는 횟수까지 줄일 만큼 아이들을 사랑하는 자상한 아빠다.

신문지 놀이로~ 아이 자신감 키워주기

신문지 기차 놀이 “칙칙 폭폭~ 기차 출발한다!”
다음으로는 신문지 기차 놀이를 했다. 우선 신문지 여러장을 길게 만 뒤 투명 비닐테이프로 연결해 지름 100cm 정도가 되는 원을 만들었다. 만들기를 할 때는 아이가 큰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무엇인가를 하도록 유도해 아이를 참여시키라는 게 권단장의 조언. 시간은 걸리더라도 아이 스스로가 만드는 과정에 도움이 됐다는 자부심이 생긴다고 한다. 사용할 투명 비닐테이프를 미리 잘라 바닥에 살짝 붙여놓고 태욱이에게 하나씩 떼 달라고 했더니 별것 아닌 부탁에도 아이가 열심이다. 완성된 신문지 기차 안에 아이들과 함께 들어선 다음 한 줄로 서서 기차를 잡았다. “자, 이제 기차가 출발한다. 아빠가 ‘칙칙’하면 너희들은 ‘폭폭’ 하는 거야.” 그렇게 한 줄로 서서 발을 맞춰 거실을 돌아다녔다.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기 시작할 때 “기찻길 옆 오막살이 우리 아기 잘도 잔다~ 칙~폭 칙칙폭폭~”이라는 노래를 곁들였더니 더 신나서 따라 했다. 기차놀이를 하면 아이들이 함께 놀이에 참여하는 사람을 ‘기차’라는 이미지로 동일시하기 때문에 태욱이는 아빠를 자기와 동일시하면서 사회성을 키우고, 태연이는 오빠의 존재감과 소중함을 느낀다고 한다. 발맞추기나 말맞추기는 처음부터 아이들이 잘 따라 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여유를 갖고 리듬을 탈 수 있도록 알려줘야 했다. 엄마 아빠가 먼저 시범을 보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이들 키에 맞추기 위해서는 아빠가 무릎으로 걸어다녀야 하는 것이 단점이지만, 아이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 아픔이야 감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비·재·료 신문지 10장, 투명 비닐테이프
놀·이·방·법
1 신문지를 세로로 길게 돌돌 말아 지름 2cm의 막대 모양을 만든다. 같은 방법으로 여러 개를 만든 후 신문지막대를 투명 비닐테이프로 연결해 동아줄처럼 만들고, 다시 끝부분을 투명 비닐테이프로 연결해 원 모양으로 만든다.
2 아빠와 아이가 신문지로 만든 원에 들어가 거실을 돌면서 기차놀이를 한다. 이때 아빠는 칙칙, 아이들은 폭폭 소리를 내면 재미가 더해진다.

신문지 눈 날리기 “와~ 신문지 눈이 내려요!”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신문지 눈 날리기였다. 먼저 결을 따라 신문지를 5cm 폭으로 찢는데, 아빠와 아이가 신문지 한 장을 함께 잡아당기면서 찢어도 좋다. 신문지를 찢을 때 나는 소리가 재밌는지 아이들이 신문지 찢기에 열중했다. 신문지 20장 정도를 찢으니 수북이 쌓였다. 서로에게 눈을 뿌리거나 머리 위로 던지면서 놀기 시작했다. 이런 놀이에 흥미를 느낄까 싶었지만 아이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뜨거웠다. 권단장은 이 놀이를 하면 서로에게 눈을 뿌려대면서 교감이 깊어져 친밀감이 높아진다고 했다. 놀이를 마치고 아이들과 함께 지저분해진 방을 정리하며 질서의식을 심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할 점도 있다. 신문지가 잔뜩 깔린 방바닥은 생각보다 미끄러워 아이들이 뛰다 넘어지곤 한다. 양말을 벗기거나 바닥에 미끄럼방지 고무가 붙어있는 덧신을 신기면 좋을 것 같다. 진짜 눈과 비슷하게 할 생각으로 너무 작은 조각으로 신문지를 찢으면 아이들이 손으로 잡기 힘들어하므로 큼직하게 찢어주는 것이 좋다.
준·비·재·료 신문지 20장
놀·이·방·법
아빠와 아이가 함께 신문지를 결대로 찢는다.
찢은 신문지가 수북이 쌓이면 서로의 머리 위에 뿌린다.

누운 아빠 끌고 가기 “우와~ 우리 아들 딸 힘센걸?”
권단장은 신문지 없이도 할 수 있는 ‘누운 아빠 끌고 가기’라는 놀이도 알려줬다. 아빠가 거실에 누워 만세 부르듯 팔을 쭉 뻗으면 아이들이 아빠의 손 하나씩 잡고 끌고 가는 것. 항상 올려다봐야 하는 아빠를 끌고 감으로써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 이 놀이의 목적이다. 아이들이 무거운 아빠를 진짜로 끌 수는 없으므로 아빠의 눈속임 연기가 필요할 듯하다. 그래서 태욱이 태연이가 모르게 무릎을 약간 세웠다가 아이들이 힘을 주는 것에 맞춰 발뒤꿈치로 바닥을 밀어냈더니 쓰윽 끌려갔다. “우와~ 우리 아들 딸 힘센걸?” 하며 칭찬해주자 까르르 웃으며 좋아했다.
준·비·재·료 없음
놀·이·방·법
1 아빠는 한쪽 벽에 닿도록 누운 채 팔은 만세를 부르듯 머리 위로 쭉 뻗는다.
2 아이들은 아빠의 손 하나씩 잡고 서게 한 다음 맞은편 벽까지 끌고 간다.

놀이를 마치고…
놀이를 한 다음날 퇴근해 집에 돌아오니 당장에라도 버리려고 했던 신문지가 아이들 장난감 상자에 고이 모셔져 있다. “내가 엄마랑 요리를 만들었어요”라고 말하는 태욱이의 말에 가만 보니 스파게티 같기도 하고, 자장면 같기도 했다. 신문지 하나로도 즐겁게 놀고 다양한 상상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흐뭇한 생각이 들었다. 큰돈 들이지 않고 신문지 한 장만으로도 아이들과 즐거운 놀이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독자 여러분도 함께 해보시길 바란다.

여성동아 2007년 6월 5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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