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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Art &Culture

댄스 퍼포먼스 쇼 ‘더 코드’

전통춤꾼 백향주와 한국 비보이의 만남

글·송화선 기자 / 사진·공연생산 나인아이즈 제공

2006. 09. 18

전설적 춤꾼 최승희의 춤사위를 현대에 재현한다는 평을 듣는 전통무용가 백향주가 젊은 비보이(B-boy·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춤꾼)들과 함께 댄스 퍼포먼스 쇼를 연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 어떤 조화를 이루어낼지 많은 이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댄스 퍼포먼스 쇼 ‘더 코드’

무용가 백향주(31)는 조총련계 재일교포 4세로 무용을 전공한 아버지 손에 이끌려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춤을 배웠다고 한다. 남다른 천재성이 북한에까지 알려져 열한 살 때 김일성 주석 앞에서 춤을 추었고, 그것을 계기로 ‘한국 춤의 전설’ 최승희의 양자이며 평양 만수대예술단 단장인 무용가 김해춘으로부터 전통춤을 사사했다. 이후 그는 중국 미국 유럽 등을 돌며 동아시아 전통춤 공연을 열어 ‘신비의 춤꾼’이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지난 2004년 한국 남자와 결혼해 서울에 정착한 그가 올 가을 첫 공연을 연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이들은 그가 다시 한 번 무대 위에서 동양 전통춤의 아름다움을 선보이리라 예상했다.

“전통춤에 대한 고정관념 깨뜨리는 ‘화끈한’ 무대 만들고파”
그런데 백향주는 이들의 기대를 멋지게 배신했다. ‘최승희의 재래’라는 평을 들을 만큼 완성된 전통 춤사위를 선보이는 대신 새로운 실험에 도전한 것이다. 국제적 브레이크 댄스 경연대회인 영국 UK 챔피언십에서 한국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고, 독일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도 역시 한국 최초로 ‘베스트 쇼’ 상을 차지한 세계적인 비보이팀 T.I.P(Teamwork Is Perfect)와 함께 댄스 퍼포먼스 쇼를 벌이기로 한 것. T.I.P는 이효리 등 유명 가수의 뮤직 비디오와 여러 CF에 출연해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백향주는 “전통춤 안에 안주하기보다는 기존 영역 구분을 깨뜨리고 모두 함께 어울리는 화끈한 춤판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이번 시도가 전통춤과 브레이크 댄스의 서로 다른 ‘코드’를 조율해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더 코드(The Code)’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말했다.
댄스 퍼포먼스 쇼 ‘더 코드’

댄스 퍼포먼스 쇼 ‘더 코드’는 한 무리의 비보이들이 색다른 춤 소재를 찾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 가운데 한 멤버가 동아시아 전통춤을 소재로 한 벽화 화보집을 구하면서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교류가 막을 올리는 것. 멤버들이 화보집을 넘길 때마다 무대 위에서는 화려한 장삼춤 가락의 고구려춤, 정교한 몸짓의 공작새춤, 빠른 발동작의 몽골춤, 신을 부르는 듯한 몸짓의 무당춤 등 동양의 전통무용이 펼쳐지고, 비보이들은 자신들의 몸짓으로 무희와 장단을 맞춰나간다.
관객들과 좀 더 가까이 호흡하며 동아시아 전통춤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백향주의 시도가 과연 어떤 형태의 퍼포먼스를 만들어낼까.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월14~30일(월요일 공연 없음, 화~목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7시30분, 일요일 오후 3시)/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관람료 전석 5만원/문의 02-459-6937(공연생산 나인아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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