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9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이 이모인 홍라영 전 리움미술관 총괄본부장과 함께 아들 임동현 군의 휘문고 졸업식 밴드 공연을 즐기고 있다.
임 군의 휘문고 졸업식이 특히 눈길을 끈 이유는 ‘국내 교육’이라는 이 사장의 뚝심이 마침내 좋은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임 군은 2026학년도 수능에서 단 한 문제만 틀리는 우수한 성적으로 서울대 경제학부에 최종 합격했다. 이 사장은 임 군을 영어유치원, 국제학교, 조기유학과 같은 통상적인 재벌가 교육 루트가 아닌 국내 교육 시스템 안에서 성장하게 했다. 수능이라는 열린 경쟁에서 오직 실력으로 승부를 보게 했고, 그 결과 최상위권 대학 진학에 성공했다. 이에 해외 유학을 보내기 어려운 여건에 있는 ‘국내파’ 학부모들에게서 “희망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사장의 교육열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은 2018년 초등학생이던 임 군 교육을 위해 삼성가가 모여 사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을 떠나 이름난 학군지인 강남구 대치동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리고 입시가 끝난 최근 다시 이태원동으로 돌아갔다. 이 사장이 선택했던 대치동 집은 입시 명문인 휘문고 정문에서 도보 5분 거리의 타운하우스다. 아들을 휘문고에 진학시키려는 그야말로 ‘맹모삼천지교’였다. 이 사장은 워킹맘이면서도 임 군의 학교·학원 생활을 직접 챙겼다. 대치동 카페에서 라이딩을 위해 대기하거나 학부모 모임을 갖는 모습이 꾸준히 포착됐다. 임 군은 휘문중 졸업 당시 전교 2등, 휘문고에서는 줄곧 전교 1등의 우수한 성적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간에서는 “삼성 4세로 태어났으면 공부는 안 해도 되지 않나?” 하는 우스갯소리가 나오지만, 이 사장은 임 군에게 ‘보통의 삶’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학업 동기를 찾게 했다. 특권을 차단해 ‘노력 없이 성취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지 않게끔 한 것. 이 사장은 2011년 유치원생이던 임 군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 코너에서 직접 카트를 밀며 장을 봐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당시 임 군이 시식한 음식을 사달라고 떼쓰자 이 사장은 눈을 찌푸리며 “안 된다”고 단호하게 훈육했다. 재벌가 자녀라면 모든 게 갖춰진 환경에서 자랄 것 같지만, 어릴 때부터 수행원이 아닌 엄마와 장을 보고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배우는 지극히 평범한 생활을 하도록 한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가는 이병철 창업주 때부터 인성과 ‘재벌에 맞는 품격’을 강조하고 관련 교육을 철저히 한다”면서 “가풍 면에서 ‘공부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기도 하고 어린 시절부터 그에 맞는 자기 통제력을 기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 사장이 ‘엄하게 공부만 시키는 엄마’였다면 휘문고 졸업식과 같은 훈훈한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장은 성취 이외에 임 군과 정서적 교감도 중시하는 엄마였다. 2015년 호텔신라 정기주주총회 당시 이 사장은 발목 부상으로 다리 깁스를 한 상태였는데, 깁스에는 “엄마 사랑해”라는 임 군의 애정 어린 문구가 적혀 있었다. 평소 아들과의 관계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 밖에 2022년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자녀와의 올바른 소통법’을 주제로 진행한 토크 콘서트에 참석하는가 하면, 미국에서 아들이 좋아하는 NBA 경기를 함께 직관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세계에 기꺼이 동참하는 방식으로 임 군에게 정서적 지지를 보낸 것이다.

아들 임 군(오른쪽)의 휘문고 졸업식에 참석한 이부진 사장.
임동현 군 “3년간 스마트폰 완전히 끊었다”
임 군은 서울대 합격 직후 대치동 한 입시학원에서 후배들에게 수험 생활 노하우를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화제가 된 것은 임 군의 성실함과 절제력이었다. 일반 가정과 비교할 수 없는 지원이 있었겠으나 그 안에 온전히 본인의 몫도 있던 셈이다. 임 군은 수학 성적이 특히 뛰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학 내신 공부법으로 ‘매 시험을 앞두고 약 2000문제를 반복 풀이하며 수학적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꼽았다고 한다. 국어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지문 이해 능력과 기출 다회독, 잘못된 문제 논리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경계하며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또한 임 군은 “어려운 당부일 수 있지만 3년간 스마트폰, 게임과 완전히 단절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면서 “집중력 향상과 몰입에 큰 도움이 됐고, 모든 시험을 마친 뒤 3년 만에 맛보는 즐거움도 꽤 괜찮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임 군의 국내 학교 진학은 이 사장의 이력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사장은 해외 유학 코스를 밟지 않은 ‘순수 국내파’다. 서울 대원외고와 연세대 아동학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고, 커리어를 탄탄히 쌓아 현재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본인의 성공 경험으로 미루어 자녀를 어린 나이에 해외로 보내기보다 곁에 두고 실력을 증명하는 길을 선택했다는 평가다.
임 군의 서울대 입학으로 삼성가의 서울대 계보에는 변화가 생기게 됐다. 임 군은 할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삼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학 직계 후배가 된다. 홍 전 관장은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이 회장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 입시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한 임 군이 서울대에서는 어떤 대학 생활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관심과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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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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