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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가 궁금하다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기획·김명희 기자

입력 2006.03.08 10:59:00

지난 2월11일 개봉 46일 만에 관객 1천만 명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의 흥행 기록을 다시 쓰고 있는 ‘왕의 남자’. ‘황산벌’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탄탄한 구성과 주·조연 배우들의 열연,
‘예쁜 남자’ 이준기 신드롬으로 스타의 부재, 사극이라는 약점을 딛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감독과 주연배우 인터뷰, 촬영 에피소드, 흥행 코드 분석 등 ‘왕의 남자’에 관해 궁금한 모든 것을 엮었다.
인기 가도 질주, 흥행 돌풍 주인공 된 이준기
‘왕의 남자’의 흥행 중심에는 이준기가 있다. 그는 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로 연산군의 마음을 사로잡는 광대 공길 역을 맡아 신비한 매력을 발산, 관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왕의 남자’에서 ‘만인의 남자’가 된 그의 스타 탄생기 & 몸매·피부 관리법.

글·백경선‘자유기고가’ / 사진·지오다노 제공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지난 2월12일 이준기(24)가 서울 광화문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 시위에 나서자 1천여 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왕의 남자’에서 여장 남자 공길 역을 열연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의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가 출연했던 SBS 드라마 ‘마이걸’ 역시 평균 시청률 20%대를 넘으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면서 그는 30편이 넘는 CF 출연 제의를 받고, 몸값이 10배나 뛰어오르는 등 단번에 ‘벼락스타’가 되었다. 그의 다음 팬카페 ‘하늘아래 준기 세상(http://cafe.daum.net/myloverjunki)’의 회원은 무려 38만 명에 이른다고.
그러나 이준기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한다. 특히 “찢어진 눈과 너무 좁아 보이는 턱이 콤플렉스며 외모 때문에 맡을 만한 역할이 한정적이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여자 같은 남자’ 역을 실감나게 연기한 그는 동성애자라는 오해도 받는다고 한다. 영화를 본 한 남자 관객으로부터는 프러포즈를 받기도 했다고. 그래도 그는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며 오히려 “그렇게들 봐줘서 고맙다. 그만큼 내 연기를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 후 배우 되기 위해 부산에서 무작정 상경
부산에서 나고 자란 그는 중학교 때까지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고1 때 친구들을 따라 춤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공부에서 점점 멀어졌고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연기를 하기로 결심을 했다고.
그의 부모는 “헛바람이 들었다”면서 때론 울고 때론 때려가면서 그를 말렸지만 그는 2001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단돈 30만원을 들고 무작정 상경했다. 그렇게 배우의 꿈을 안고 서울 생활을 시작한 그는 호프집 종업원을 비롯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 달에 50만원을 벌어 생활했다.
그러면서 그는 혜화동 대학로의 반지하 연습실에서 친구들과 연기 공부를 하며 연기자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1백여 번의 오디션에서 쓴잔을 마신 끝에 드디어 2002년 한일 합작 영화 ‘호텔 비너스’에 출연하게 됐다. 이어서 2003년 말에는 MBC 한일 합작 드라마 ‘별의 소리’에, 2004년에는 영화 ‘발레교습소’에 출연했다.
이준기가 ‘왕의 남자’를 만나게 된 것은 2004년 겨울. 장생 역 1순위였던 장혁이 군입대하면서 감우성이 캐스팅 된 뒤, 바로 공길 역을 뽑는 오디션이 있었다. 그 오디션에 참여해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공길 역을 맡게 된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그는 “본명인 이준기는 ‘이미 준비된 연기자’의 준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의 그런 농담처럼 어쩌면 그는 ‘벼락스타’가 아닌, ‘이미 준비된 연기자’였는지도 모른다. “배우가 되기 위해 가족들과 많은 갈등을 겪었다”는 그는 “그동안 부모님과의 관계가 소원했는데, 영화 ‘왕의 남자’를 보신 부모님이 나를 무척 자랑스러워했다”며 좋아한다.

예쁜 남자에서 강인한 남자로 변신 중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이준기는 올해 한일 합작 영화 출연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 2백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호텔 비너스’를 통해 이미 한류 스타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데다가 무명시절부터 틈틈이 익힌 일본어 실력이 수준급이라고.
“지금의 인기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지만 인기를 이용해 떼돈을 벌 생각은 없어요. 연기만 열심히 할 겁니다. 주인공에도 욕심 없어요. 시나리오와 캐릭터만 좋으면 어떤 작품이든 출연할 거예요. 그리고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인 후에는 지독한 악역이나 정신질환자, 다중인격자 같은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면 제 눈매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현재 그는 이문식과 함께 새 영화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찍고 있다. 동명의 일본 소설이 원작인 이번 영화에서 그는 일찌감치 주먹세계에 뛰어든 겁 없는 고등학생 승석 역을 맡았다.
“외모는 여성스럽지만 고등학교 시절 학교 대표 태권도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어요. 태권도뿐만 아니라 태껸 실력도 꽤 자랑할 만해요(웃음). 지금 촬영 중인 ‘플라이, 대디, 플라이’에서는 그런 저의 남성적인 면모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예쁜 남자’ 이미지를 벗고 강인한 남성 캐릭터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이준기. 그의 변신을 기대해본다.
‘예쁜 남자’ 공길이 되기까지
이준기 몸매·피부·목소리 관리법

영화 속에서 그의 잘록한 허리선과 작고 선이 고운 얼굴, 뽀얀 피부, 그리고 여성스러운 목소리는 단연 돋보였다. 그가 ‘여자보다 예쁜 남자’ 공길이 되기 위해 몸매와 피부, 목소리 등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그 비법을 공개했다.

▼ 몸매 관리법
태권도 공인 3단에 태껸 유단자였던 그는 잔근육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 그는 공길의 가는 허리와 가녀린 목선, 군살 없는 매끈한 등을 만들기 위해 크랭크인 두 달 전부터 식사량과 근육 운동을 줄였다고 한다. 또 꼬집기를 통해 목살을 뺐다. 쉴 새 없이 꼬집다 보면 근육이나 지방이 제거된다고. 등살·옆구리살을 빼는 방법은 수건을 이용한 스트레칭. 발을 어깨너비로 벌린 다음 어깨 뒤쪽으로 수건의 양끝을 잡고 반대쪽 허리가 아플 때까지 기울이는 것이라고 한다.

▼ 작은 얼굴 가꾸기
평소 얼굴이 잘 붓는 편인 이준기는 직접 부기를 빼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한다. 바로 녹차 얼음을 얼굴에 대고 마사지해주는 것. 피부에도 좋아 일석이조라고.

▼ 피부 관리법
이준기가 희고 고운 피부를 갖게 된 비결은 바로 누에고치가루팩. 일명 ‘백강잠팩’이라고 하는 이 팩은, 옛날 궁중에서도 많이 사용했던 것으로 미백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 목 관리법
이준기는 나지막하고 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졌지만 영화에서는 옥타브를 높여 가늘고 여성스런 목소리를 낸다. 계속 옥타브를 높여 말하다 보니 목이 안 좋아진 그는 백년초 사이다를 수시로 마셔 목을 보호했다. 사이다에 백년초 생즙을 우려내서 만든 백년초 사이다는 목감기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소신 있는 광대 장생 역으로 진정한 영웅상 보여준 감우성
91년 데뷔해 안정된 연기력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배우 감우성. ‘왕의 남자’에서 광대 장생 역을 맡은 그는 꽹과리와 창을 배우고 위험한 줄타기 장면을 직접 소화하는 등 열정을 쏟아부었다.



글·강은진‘마이데일리 기자’ /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91년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한 이래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알포인트’ ‘간 큰 가족’ 등을 통해 꾸준히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온 감우성(36). 원래 장생 역에 낙점됐던 장혁이 군대에 가는 바람에 ‘왕의 남자’ 대열에 합류했지만 그가 아니었다면 결코 장생이 이처럼 빛을 발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게 영화계 안팎의 분석이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숙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영화가 하고 싶어 연기를 시작했고 배우의 기본 자질을 갖추느라 10년의 시간이 걸렸어요. 처음 데뷔할 때 ‘내 인생에 작품 한 편은 남겨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왕의 남자’는 제게 바로 그런 작품이에요.”
그가 이 영화에 특별한 애착을 갖는 이유는 조선시대 최고 광대 장생을 표현하기 위해 꽹과리와 창, 줄타기를 직접 배우며 열정을 쏟아부은 것과 무관치 않다. 그는 ‘왕의 남자’에서 딱 두 장면에서만 대역을 쓰고 위험한 줄타기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줄을 타다 떨어져 왼쪽 다리에 열두 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줄타기 장면을 최대한 대역 없이 찍으려고 노력했어요. 안성의 남사당 공연 전문가 권연태 선생님께 지도를 받은 뒤 집에 줄을 설치해 연습을 계속했죠.”

촬영하는 동안 한 순간의 실수로 떨어지고 사람들의 환호에 신나하는 광대와 연예인이 비슷하다고 생각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감우성은 또 장생이라는 캐릭터 자체에도 애정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관객들의 반응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장생은 매력을 떠나 동정이 가는 인물로,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게 태어나 먹고살려고 몸부림치는 불쌍한 놈이에요. 결국은 힘에 의해 희생당하죠. 그런데 광대와 연예인은 비슷한 면이 많아요. 광대는 줄 위에, 저는 바닥에 있는 것만 다를 뿐 한순간의 실수로 떨어질 수 있고, 사람들이 환호하면 신이 나고, 야유하면 줄을 탈 수 없어요. 실상 저는 광대의 의미를 이어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웃음).”
감우성은 지난 1월 말 15년간 사랑을 키워온 탤런트 강민아(35)와 호주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연기와 함께 사랑에서도 결실을 맺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그는 요즘 4월부터 방영될 예정인 SBS 드라마 ‘연애시대’ 촬영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도박꾼들이 다음엔 더 큰 행운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에 도박을 하듯 ‘왕의 남자’를 했음에도 연기와 좋은 작품에 대한 욕심이 계속해서 생겨요. 다음 작품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폭군 연산을 연민의 대상으로 보게 만든 정진영
폭군 연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정진영. 아름다운 공길 이준기에게 반한 팬들도 그 여운의 상당부분이 희대의 폭군을 탁월하게 재해석해낸 배우 정진영에 빚지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글·김현록‘스타뉴스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SBS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보여준 정진영(42)의 강단 있는 목소리와 흔들림없는 눈빛은 희대의 폭군과 묘하게 겹쳐진다. 모든 것을 가졌으나 끊임없이 불안한 인간 연산은 단단한 배우 정진영과 만나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감독의 주문은 단 하나, “전과 다른 연산을 보여달라”는 것이었다. 들었던 책을 모두 손에서 놓고 정진영은 연산이 왕위에서 쫓겨나 최후를 맞은 강화 교동도에 갔다. 강화도에서도 한 번 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외딴섬.
“바다를 두 번 건너는 힘든 길에서 연산은 아마도 ‘차라리 날 죽이라’며 몸부림쳤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은 뭔가 아련했다. 그렇게 정진영은 역사 속 연산의 패악과 잔혹함보다 깊은 우울과 절망을 먼저 느끼며 인물에 접근해갔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었기에 이해하지 않으려 했어요. 다만 느낄 뿐이었죠. 연기할 때도 미리 짜놓으면 가짜가 될 것 같아 지레 조절하려 하지 않고 끝까지 갔어요. 또 연산이 느끼는 우울증을 그대로 느꼈던 것 같아요. 답답함과 외로움도.”

한여름에 4겹이 기본인 왕 의상 입고 더위와 싸워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말 많았던 광대 공길과의 키스신 촬영 때도 그런 느낌을 그대로 가져갔다. 사실 그도, 이준익 감독도 동성애적 분위기를 크게 풍기는 건 영화에 해가 된다 생각했기에 두 남자의 짧은 키스신을 넣을까 말까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정진영은 술에 취해 잠든 공길에게 머리를 들이받듯 그 장면을 찍었다고. 그리고 단짝과도 같은 이준익 감독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힘들었던 연산을 거쳐온 정진영은 “이제야 조금 홀가분해진 기분”이라고 말한다. 축하인사를 건넸더니 뒤늦게야 “행복하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내가 잘 찍히고 있나, 이게 연산이 맞나’ 계속되는 압박 속에서 지난해 여름을 보냈기 때문이다. 알쏭달쏭한 연산이 그의 머리를 어지럽혔다면 그의 몸을 괴롭힌 건 거추장스런 궁중 예복과 찌는 듯한 폭염이었다.
“기본이 4겹이니까요. 의상팀 말이 우리나라 전통 의상은 겹쳐 입는 게 맛이래요. 안 그러면 폼이 안 나고 태가 안 난다고. 한여름 더위에 그걸 걸치고 있으려니 ‘황산벌’ 때 입은 갑옷보다 더 더웠어요. 그때도 정말 고생스러웠는데. 그래도 입어야지 어떡해요. 저 같으면 왕 안 하겠어요. 시켜줘도 옷 때문에 못해요. 편한 게 제일이지(웃음).”
하지만 그는 그 거추장스런 한복을 한 번 더 입을 계획이다. 배용준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통해서다. ‘황산벌’과 ‘왕의 남자’에 이은 질긴 사극과의 인연이다.
“서른다섯부터 영화를 했는데 이제 마흔둘이 됐으니 이제야 좀 자유로운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 목표가 뭐다’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아요. 다만 그 순간을 열심히 사는 거죠.”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88년 연극으로 데뷔한 정진영은 지난 1월 4년간 맡아왔던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을 그만뒀다. 지금은 어린 아들이 세월이 흘러 성장한 뒤 봐도 따뜻한 울림을 줄 수 있는 ‘연기’에 전념하고 싶어서라고 한다.

요염한 연기 펼친 ‘장녹수’ 강성연
연산의 애첩 장녹수 역을 맡아 요염한 연기를 선보인 강성연. 그는 “공길 이준기의 미모에 눌린 것 같다”면서도 좋은 작품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글·강은진‘마이데일리 기자’ / 사진·김형우 기자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연산의 애첩 장녹수 역을 맡은 강성연(30). 96년 MBC 탤런트로 데뷔, ‘이대로, 죽을 수 없다’ 이후 두 번째 스크린 나들이를 한 그는 ‘왕의 남자’를 통해 영화의 참맛을 알게 됐다고 한다.
“우리가 찍으면서 재미있다고 웃은 장면은 말할 것도 없고 관객들이 저희가 즐긴 것보다 몇 배로 더 즐기고 있는 걸 보면서 영화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어요.”
‘왕의 남자’의 홍일점으로, 연산을 치마폭에 감싸고 주무르는 요부 장녹수를 연기한 강성연. 하지만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징한 이 세상, 신명나게 놀고 가면 그뿐’이라고 말하는 광대 장생 역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노래 부르고 춤추는 걸 좋아해 촬영할 때 광대 역할을 하는 배우들이 부러워서 저도 함께 줄타기하고 창을 하고 싶어 혼났어요. 녹수도 노래 한 곡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가 핀잔도 들었죠(웃음).”

노래 부르고 춤추는 걸 좋아해 촬영할 때 광대 역할 하는 배우들 부러워 해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강성연이 꼽은 가장 재미있었던 대사는 조울증에 걸린 듯 우울한 연산을 웃게 만든 ‘윗입으로 채워줄까, 아랫입으로 채워줄까’라는 대사. 연산 앞에서 목숨을 건 광대놀이를 하던 도중 겁에 질린 장생 일행이 제대로 놀이판을 만들지 못하자 공길이 재치 있게 던진 대사였다. 이 말을 들은 연산은 곧바로 파안대소했고 일행이 궁중 광대로 입궁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끼리 촬영하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그런데 관객들 역시 우리가 웃은 이 대목에서 자지러지듯 웃으시더군요. 그런데 육갑이(유해진)가 ‘이건 뭐 하기만 하면 사람이 죽어 나가냐’고 하는 장면처럼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장면에서도 반응이 불처럼 일어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게 바로 관객과 통한다는 거 아닌가 싶었죠.”
그는 여자보다 아름다운 남자로 나와 연산의 마음을 빼앗은 공길 이준기에 대해서는 미모 경쟁에서 패했음을 인정했다.
“촬영장에서 유일한 홍일점이었는데 오히려 공길 역을 맡은 이준기씨가 더 주목을 받았어요. 이준기씨는 나이에 맞지 않는 깊은 눈매와 집중력이 돋보이는 친구라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광대 육갑 역 맡아 빛을 발한‘명품’ 조연 유해진
충무로의 대표적인 개성파 조연 유해진. 광대 육갑 역을 맡아 영화의 재미를 더한 그는 ‘왕의 남자’는 인생 전체를 담는 울림이 있는 영화라고 말한다.

글·남궁성우‘노컷뉴스 기자’ / 사진·노컷뉴스 제공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왕의 남자’의 흥행 일등 공신 중 한 명은 ‘육갑’ 유해진(37). 충무로에서는 그를 일명 ‘명품 조연’이라 부른다. 매년 영화에서 한두 명씩 톡톡 튀는 개성을 가진 조연들이 이름을 날리고 사라지기를 반복하지만 유해진은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배우이기 때문.
97년 영화 ‘블랙잭’으로 데뷔한 이래 ‘주유소 습격사건’의 용가리, ‘공공의 적’ 칼잡이, ‘광복절 특사’의 경찰, ‘라이터를 켜라’의 소심남, 드라마 ‘토지’의 친일파 김두수, 그리고 ‘왕의 남자’의 육갑에 이르기까지 그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늘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연산 정진영, 장생 감우성, 공길 이준기가 비극의 인물이라면 육갑의 유해진은 희극의 인물이다. 주인공들의 비극은 육갑, 칠득, 팔복 남사당패의 웃음 속에서 더욱 슬퍼진다. 특히 육갑의 코믹하고 현란한 애드립은 영화 속에서 시종일관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 만들고 긴장감을 이완시킨다. 그는 “애드립도 결국 극의 흐름을 잘 탈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지 웃음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건 뭐 하기만 하면 사람이 죽어나가냐’ 하는 육갑의 대사에서는 박수까지 치면서 웃으시던데 이는 연산과 처선이 반대파를 몰아내기 위해 마당놀이를 교묘히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상황을 빗대서 한 대사이지, 억지로 웃음을 유발하려고 만든 애드립은 아니에요.”

‘왕의 남자’는 허망한 인생살이를 보여주는 영화, 주연 욕심 없이 순리 따를 것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유해진이 보는 ‘왕의 남자’의 흥행 비결은 뭘까. 그는 “연산, 녹수, 공길, 장생의 인생 모두가 다른 것 같지만 결국 허망한 인생살이를 보여주는 근원적인 울림이 있다”고 분석했다.
“장생의 외줄타기처럼 인생은 그렇게 위태위태하고 아슬아슬한 것 같아요. ‘어찌 됐건 흘러가는 한 세상 크게 한판 놀아보자’고 외치는 남사당패의 인생관이 어쩌면 바로 우리의 실제 모습이 아닐까요.”
운동선수가 체력이 바닥나는 것처럼 연기자에게 종종 고갈된 연기력이 관객에게 비쳐질 때가 있다. 배우의 연기가 정형화되면 관객들이 금방 알아차리는 것. 그래서 유해진은 내면의 허전함이 느껴지면 여행을 떠난다고.
이문식 김수로 성지루 등 그와 조연으로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이 올해는 모두 주연을 맡고 있다. 그도 ‘주연 욕심이 나지 않을까’ 궁금했다.
“그분들이 주연으로서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결국 순리대로 이제 주연을 할 때가 온 것이고 제가 아직 주연이 아닌 것은 그 순리에서 때가 아직 안된 것이라고 보면 되죠(웃음).”

‘왕의 남자’ 흥행 신화의 주인공 이준익 감독
‘키드캅’ ‘황산벌’에 이어 세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왕의 남자’로 대박을 터뜨린 이준익 감독. 이 영화의 흥행 성공으로 30억원의 빚에서 비로소 해방된 그는 이제 ‘왕의 남자’를 멀리 떠나보내고 싶다고 한다.

글·김명희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왕의 남자’가 관객 1천만을 돌파한 3일 뒤인 지난 2월14일 서울 인사동에서 이준익 감독(47)을 만났다.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데이트를 나온 젊은 남녀들이 그를 알아보고 영화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보자 이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이 반갑게 차근차근 답했다. 그는 1천만 관객 중 누가 영화에 관한 어떤 질문을 해도, 혹시 그것이 시비라 하더라도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는 부유하고 윤택한 생활에서 비껴 선 자칭 ‘비주류’의 삶을 살아온 그의 인생 편력과 무관치 않다. 그는 언젠가 자신이 영화를 찍는 원동력은 ‘빚을 갚기 위함’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세종대 회화과를 중퇴한 이준익 감독은 스물한 살에 얻은 아들의 분유값을 마련하기 위해 1986년 서울극장 선전부장으로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93년 영화사 씨네월드를 만든 뒤 ‘키드캅’으로 감독 데뷔를 한 그는 영화 수입에도 손을 댔지만 잇따른 실패로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2003년 10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 ‘황산벌’의 성공으로 일부를 갚기는 했지만 30억원의 남은 빚이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던 것.
‘왕의 남자’ 흥행 성공으로 빚을 다 청산하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돈을 벌어들였지만 여전히 3천만원 전셋집에 살고 있는 그는 아직 돈 계산은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차기작 ‘라디오 스타’를 준비하고 있는 그는 “영화가 성공할 줄 알았더라면 미리 이사할 집이라도 알아보고 해외여행이라도 할 시간을 달라고 하는 건데 이미 약속한 터라 어쩔 수 없이 영화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세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영화 ‘왕의 남자’는 비주류의 삶을 살아온 하층민, 그 가운데서도 가장 홀대받았던 광대들의 삶을 그린다. 그는 영화를 통해 주류 질서에 문제제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우리 속담 중에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이 있지요. 그건 잘못된 표현이에요. 주류(황새) 입장에서 비주류를 비하하고, 비주류에게 자격지심을 갖게 할 목적이 엿보이죠. 하지만 뱁새는 황새 따라가려고 태어난 새가 아니라 그냥 뱁새예요. ‘왕의 남자’는 바로 뱁새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영화이고 우리 사회의 다수인 비주류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얻은 거죠.”

정진영은 진정성을 가진 친구, 감우성은 자기 세계가 확실한 배우
‘왕의 남자’의 성공 뒤에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자리잡고 있다. 장생 역을 맡은 감우성은 스스로 “연기자로서 성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고 연산군 역을 맡았던 정진영은 “이제 겨우 부끄러움은 면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두 배우가 연기에 임하는 진정성이 ‘왕의 남자’의 성공을 이끈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정진영을 ‘인물의 내적 고통을 본인의 것과 일치시켜 관객의 감동을 이끌어내는 배우’로, 감우성을 ‘현실과 타협하지 않을 만큼 매순간 솔직한 배우’로 각각 평했다.
“연산군은 역사 속에서 폭군으로만 존재하는 인물인데 정진영이라는 배우가 그 인물에 온기를 불어넣어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죠. 감우성은 천박한 광대를 타협을 모르는 시대정신을 가진 인물로 그려냈고요. 둘의 연기가 어색했더라면 ‘왕의 남자’는 미친 왕과 돈키호테 같은 광대가 등장하는 황당한 영화가 됐을 수도 있어요(웃음).”
공길 역을 맡은 이준기는 ‘예쁜 남자’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하루아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 감독은 이준기가 요즘 시대적 성향이기도 한 개인주의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연산과 장생이 자신의 주장이 명확한 구시대적 인물이라면 공길은 21세기형 인간이죠.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운 중립적 인물인데 젊은 친구들이 이준기에 열광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왕의 남자’는 장생-공길-연산의 미묘한 삼각관계로 인해 동성애 영화로 읽히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물에 빠진 사람에게 인공호흡을 하는 것과 키스는 다르지 않느냐”며 절대 동성애적 관점에서 만든 영화가 아님을 강조했다.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이 영화를 동성애적 관점으로 보는 건 서양의 호모 섹슈얼 개념에 바탕을 둔 편견이에요. 하지만 장생과 공길은 우리 역사 속 광대들의 삶에 실존했던 관계고 또 공길에 대한 연산의 태도는 결핍이 낳은 집착과 그로 인한 연민이라 할 수 있고요.”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세트 문제를 들었다. 연산군은 창덕궁에서 기거했는데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이라 촬영이 불가능했기 때문.
이 감독은 얼마 전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 시위를 하면서 감기에 걸렸다며 3시간의 인터뷰 동안 연신 기침을 했다. 그는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로 영화계가 어수선한 마당에 1천만 관객 돌파를 하게 돼 민망하다고 말했다.
“초상집 앞에서 화환 받는 기분이에요. 그리고 쿼터 축소를 주장하는 당국에서 ‘왕의 남자’ 사례를 들면서 우리 영화도 이제 자생력이 있으니 쿼터를 줄여도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사실 쿼터가 없었더라면 ‘왕의 남자’의 성공도 없었을 겁니다. 스크린쿼터는 한국 영화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되는 셈인데 그걸 경제적인 논리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이 감독의 차기작 ‘라디오 스타’에는 안성기와 박중훈이 출연할 계획이라고 한다. ‘왕의 남자’의 성공이 차기작을 연출하는 데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래서 ‘왕의 남자’를 빨리 버리려고 한다. 어차피 지금보다 멀리 갈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는 3초 단위로 행복과 불행이 교차해요. ‘인생만사 새옹지마’라는 것을 알기에 행복하다 싶으면 바로 불행이 다가올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성공이라면 성공이겠지만 어차피 저는 ‘왕의 남자’에서 멀리 갈 거니까 그런 부담은 갖지 않아요.”

영화보다 더 재밌어요~
‘왕의 남자’ 촬영 뒷얘기

▼ 원래 제목은 ‘궁중코미디 클럽’?
‘왕의 남자’ 흥행에는 동성애를 연상시키는 알 듯 모를 듯한 제목도 한몫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공길과 장생’ ‘희락원’ ‘궁중코미디클럽’ 등이 제목으로 거론됐고 이준익 감독과 강우석 감독의 고집으로 ‘왕의 남자’로 확정됐다. ‘왕의 남자’ 투자사 시네마서비스의 대주주인 강우석 감독은 영화 기획 단계부터 큰 도움을 주었는데, 덕분에 ‘왕의 남자’는 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던 영화 ‘실미도’의 흥행 기록(1천1백8만명)을 위협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 감우성이 공길이었다면?
애초 광대 장생 역은 장혁이 맡기로 하고 지난 2004년 말 출연계약까지 마친 상태였으나 병역비리사건이 터져 군에 입대하면서 감우성이 대타로 출연하게 됐다. 감우성은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공길 역을 탐냈는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단칼에 거절당했다고.

▼ 천진난만한 이준익 감독, 어렵게 캐스팅한 감우성에게 “너 까다롭다며?”
이준익 감독은 거침없고 직설적인 성격으로 유명하다. 그는 어렵게 출연을 결정한 감우성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대뜸 “소문 들었어. 너 그렇게 (성격이) 까다롭다며?”라고 말해버린 것. 하지만 이 감독은 촬영이 끝난 뒤 감우성을 새롭게 평가했다. 그의 까다로움은 배우로서의 고집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는 현실과 타협을 모르는 배우라는 것.

▼ 촬영 중 부상당한 이준기, 진통제 없이 연기 강행
촬영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이준기가 계단에서 떨어져 부상을 입었다. 이동을 하다가 완성되지 않은 계단 세트에서 발을 헛디딘 것. 인근 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그는 정강이 근처를 열다섯 바늘이나 꿰매고는 바로 촬영장으로 돌아가 남은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의사는 진통제를 맞으라고 권했지만 그는 이어질 감정 신에 방해가 된다며 거부했다고.

▼ “레디 액션” 대신 “아, 네. 빚 갚겠습니다”
씨네월드 대표로 영화 제작과 수입을 겸했던 이준익 감독은 ‘왕의 남자’ 촬영 직전까지 30억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왕의 남자’ 장원석 제작실장은 “하루는 감독님이 진지한 얼굴로, ‘아무래도 교도소를 한번 다녀와야 할 것 같다. 계산해보니 일년만 그 안에 있으면 빚을 탕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며 웃지 못할 일화를 들려주었다. 또 ‘레디 액션’을 외쳐야 할 타이밍에 빚 독촉 전화를 받고 “아, 네. 빚 갚겠습니다”라고 외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관객 1천만 돌파를 기점으로 ‘왕의 남자’는 입장료 수입이 6백90억원에 달하며 제작비 등을 제외한 순수입은 6백3억원, 이 가운데 이 감독이 대표로 있는 씨네월드는 52억원 정도를 가져간다고 한다.


그곳에 가고 싶다~ ‘왕의 남자’ 촬영지
‘왕의 남자’가 인기를 끌면서 영화의 소재가 된 마당놀이와 촬영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영화의 주무대는 전북 부안 영상테마파크와 수원 화성 행궁이며 장생과 공길이 다른 광대들과 흥겨운 길놀이를 펼치는 마지막 장면은 경기도 양평 설매재에서 촬영했다. 봄을 맞아 나들이 가기에도 손색없는 ‘왕의 남자’ 촬영지와 마당놀이를 볼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글·김명희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수원시 제공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경기도 안성 남사당전수관
우리나라 최고의 풍물패 안성남사당 바우덕이풍물단이 상설공연을 펼치는 곳. 장생 역을 맡은 감우성도 이곳 소속 줄타기 명인 권원태씨에게 지도를 받았다.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주말 상설공연을 열지만 현재는 동절기라 공연을 쉬고 있는 상태. 3월4~5일에는 서울 경복궁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찾아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일죽IC에서 빠져 38번 도로를 타고 안성시내 방향으로 가다가 보개초등학교 앞에서 우회전, 비봉터널 들어가기 전 오른쪽으로 진입로가 나온다. 문의 남사당전수관 031-675-3925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경기도 수원 화성 행궁
조선시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참배하고 돌아가는 길에 머물렀던 곳으로 2003년 복원됐다. 연산이 공길과 문제가 생긴 뒤 녹수를 찾아가면서 창문 살을 드르륵 치고 들어가는 장면은 화성 행궁의 서남암문과 장락당에서 촬영했다.
찾아가는길 수원IC에서 팔달문 사거리, 종로 4가를 거쳐 직진하면 된다. 문의 수원시 문화관광과 031-228-3068

경기도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장생과 공길이 광대패를 뛰쳐나와 소경놀이를 하던 장면이 촬영된 곳. 유명산(862m)과 대부산(742m) 사이에 있는 이 고개는 바위와 나무가 없는 초원이다. 시야가 확 트여 날이 좋으면 남한강 물굽이를 내려다볼 수 있다.
찾아가는길 양평 방향 6번 국도를 타고 양수대교를 지나 아신역앞에서 좌회전, 양평 청소년수련원을 지나면 설매재 입구가 나온다. 문의 설매재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031-774-6959

전북 부안 영상테마파크
영화 ‘왕의 남자’ 네 주인공 인터뷰 & 촬영 에피소드 공개

원래 연산군이 머물렀던 곳은 창덕궁이지만 창덕궁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돼 영화 촬영이 불가능함에 따라 궁궐 장면은 주로 전북 부안군 격포에 있는 영상테마파크 세트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찾아가는길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부안IC를 통과, 30번 국도로 격포까지 가면 된다. 문의 영상테마파크 관리사무소 063-583-0977
이 밖에 연산과 중신들이 광대를 목표물 삼아 모의 사냥을 하던 대숲은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 안이다. 영화 초반의 양반집에서 광대가 공연하던 장면은 경기도 남양주종합촬영소 운당에서 찍었다. 문의 고창읍성 관리사무소 063-560-2313, 남양주종합촬영소 031-579-0600

‘왕의 남자’ 다시 보기
5가지 흥행코드로 풀어본 ‘왕의 남자’ 성공 요인

▼ 동성애
충무로에서 금기시하는 동성애를 소재로 했지만 동성애를 다루면서도 성적 욕망이나 소수자의 권리 측면이 아닌, 인간적인 연민의 측면에서 그려냄으로써 관객들의 감성에 자연스럽게 어필했다. ‘왕의 남자’라는 제목을 강한 반대 속에서도 밀어붙인 것이나 동성애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삭제됐던 연산과 공길의 입맞춤 장면을 다시 넣은 것도 그런 계산에 의한 것이었다고.

▼ 마당놀이
‘왕의 남자’에는 우리나라 전통 연희인 마당놀이가 곳곳에 ‘극 중 극’의 형태로 배치돼 있다. 줄타기의 팽팽한 긴장감, 마당극의 풍자와 해학, 인형극의 애절하고 야릇한 슬픔 등이 스토리와 유기적으로 결합돼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를 더했다. 덕분에 ‘왕의 남자’ 이후 잊혀가던 우리 전통놀이들이 다시 주목받게 됐다.

▼ 세태 풍자
이준익 감독은 이 영화에 ‘정치색’이 담겨 있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그러고 보면 연회장에서 술잔을 떨어뜨리는 관리는 비리 정치인을 연상케 하고 육갑·칠득·팔복은 권력 앞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서민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또 관객들은 최고 권력자인 왕의 유약한 모습과 그런 왕에게 할 말을 다하는 장생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왕의 남자’가 중년 남성 관객들에게 어필한 이유이기도 하다.

▼ 예쁜 남자
‘왕의 남자’는 한국 영화계의 핵심 관객층인 20대 여성들이 즐기기에는 다소 무겁고 정치적인 성격의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젊은 여성 관객들이 이 영화에 열광한 이유는 바로 ‘예쁜 남자’ 이준기 때문이다. 이준기는 초반 관객몰이의 일등공신으로, 관객과 이 영화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했다.

▼ 연산군
‘왕의 남자’ 이전까지 역대 한국 영화 흥행 순위 10위권에는 사극이 전무했다. 사극은 그만큼 충무로에서 기피하는 장르였던 것. 그러나 ‘왕의 남자’는 조선 왕조에서 가장 파격적이고 드라마틱한 인물, 연산을 재해석해 사극의 진부함을 극복했다. 영화는 아버지에 의해 어머니를 잃고 그로 인한 결핍으로 미쳐가는 연산을 폭군이 아닌, 연민의 대상으로 바라보게끔 했다.


여성동아 2006년 3월 5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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