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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문제의 인물

인터넷에 사진 올라 ‘강도 얼짱’으로 주목받은 여대생 이씨 도피생활 1년 만에 붙잡힌 사연

■ 글 & 사진·마창성

입력 2004.04.12 13:44:00

전국적으로 수배된 특수강도 용의자임에도 얼굴이 예쁘다는 이유로 팬 사이트까지 생겨 화제를 모은 이모씨가 도피생활 1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얼짱 강도’ 신드롬을 보며 자신도 놀랐다는 이씨는 애인 김모씨와의 잘못된 만남과 카드빚이 자신을 범죄자로 만들었다며 눈물을 떨구었다.
인터넷에 사진 올라 ‘강도 얼짱’으로 주목받은 여대생 이씨 도피생활 1년 만에 붙잡힌 사연

이씨는 수배전단 사진이 인터넷에 오르며 ‘얼짱’으로 네티즌의 인기를 끌었다.


네티즌 사이에서 ‘강도 얼짱’ 신드롬이 일어 사회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특수강도 혐의자 이모씨(21)가 수배 1년 만인 지난 2월24일 경찰에 붙잡혔다. 이날 밤 9시10분경, 강원도 양양군 낙산사 앞 바닷가에서 어머니를 만나다 경찰에 검거된 것이다. 당시 현장에선 이씨와 같이 도피생활을 했던 공범 김모씨(31)도 아버지를 만나다 함께 검거되었다.
경찰은 경북 경주시에 사는 이씨의 어머니와 김씨의 아버지가 설이 지난 후 자식들에게 도피자금을 주기 위해 두 사람을 만날 예정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후부터 계속 미행해왔다고 한다. 김씨는 35cm나 되는 회칼을 들고 저항하기도 했지만 이내 형사들에게 제압당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관광객 가운데 한 사람이 이씨를 알아보고 “강도 얼짱이 잡혔다”고 소리를 질러 60여명의 관광객과 주민들이 몰려드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일부 관광객들이 ‘강도 얼짱’이 잡혔다는 사실을 언론사에 제보, 4시간 후에 이씨가 경찰과 함께 포항 북부경찰서에 도착했을 때는 대기하고 있던 언론사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아야 했다.
검거 이튿날인 2월25일 오전 포항 북부경찰서에서 이씨를 만났다.
“도피생활을 할 때보다 훨씬 마음이 편하고 좋아요. 도피생활 내내 다른 사람들이 저를 알아볼까봐 항상 불안했거든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 마음고생도 심했고요. 제가 그동안 저지른 범행에 대해 많이 뉘우치고 있어요. 죄값을 치르고 나서 새인생을 살고 싶어요.”
한 네티즌이 수배전단에 나온 이씨의 사진을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린 후 네티즌들 사이에선 ‘강도 얼짱’ 신드롬이 일었다. 그의 팬 사이트에 6만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하는가 하면 “미녀가 오죽하면 강도 행각을 했겠냐”며 동정론이 일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이 ‘강도 얼짱’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얼짱이 아니라고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 교사의 추천으로 경주시가 주관하는 신라문화제 ‘화랑원화’ 선발대회에 출전한 적은 있지만 입상도 하지 못했다는 것. “한번도 내가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그는 인터넷에 유포되었던 사진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주민등록증을 만들면서 찍은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자신이 ‘강도 얼짱’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도피생활이 더욱 힘들어졌다고 털어놓았다. 텔레비전에서까지 사진을 보여주는 바람에 그동안 숨어 있던 속초시의 원룸을 나와 양양군 낙산사 부근으로 도피 장소를 옮겨야 했던 것. 그는 여기서도 이틀에 한번 꼴로 여관을 옮겨다니고, 여관에서도 방문 밖에 나오지 못하는 등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외출할 때는 모자와 안경으로 변장을 했다고.
경찰이 밝힌 이씨와 김씨의 혐의는 승용차를 훔친 후 이를 이용해 부녀자를 납치, 현금과 신용카드를 빼앗는 등 3차례에 걸친 강도와 12차례에 걸친 절도행각을 벌였다는 것. 지난해 1월까지 두 사람은 신분이 전혀 노출되지 않았다. 훔친 승용차를 범행에 사용한 뒤 불을 지르거나 걸레로 차 내부를 깨끗이 닦은 후 달아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1월24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카풀승강장에서 부녀자를 납치하는 범행을 한 후에 꼬리가 잡혔다. 범행에 사용하고 버린 차에서 김씨의 왼쪽 엄지손가락 지문이 채취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지명수배가 내려졌고 이씨와 김씨는 가족들로부터 도피자금을 받아가며 도피생활을 했다. 김씨는 아버지의 명의로 된 현금카드를 갖고 다니며 필요할 때마다 돈을 인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도 역시 강릉, 춘천, 원주, 청주 등 인근 도시로 가서 돈을 찾는 치밀함을 보였다.

인터넷에 사진 올라 ‘강도 얼짱’으로 주목받은 여대생 이씨 도피생활 1년 만에 붙잡힌 사연

이씨는 검거 직후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며 도피생활의 고통을 토로했다.


그런데 20대 초반의 평범한 여대생이었던 이씨가 왜 특수강도라는 끔직한 짓을 했을까? 그것은 애인 김씨와의 잘못된 만남과 카드빚 때문이었다.
이씨가 공범인 폭력전과 1범인 김씨를 만난 것은 경북 안동에 있는 한 대학의 1학년에 재학중이던 2001년 8월 여름방학 때였다. 당시 경주시 안강읍의 한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이씨가 귀가하면서 김씨의 차를 얻어탄 것이 화근이었다.
“이를 계기로 오빠와 사귀게 되었어요. 그런데 오빠가 제게 이름과 나이를 속인 것을 알고 여러 차례 헤어지자고 요구했어요. 하지만 그럴수록 오빠는 집요하게 저를 쫓아다녔어요. 심지어 학교까지 찾아와 만나주지 않으면 소란을 피우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만남을 지속했죠. 그렇게 반강제적이지만 계속 만나다보니 나중엔 저도 마음이 끌리더라고요. 제가 다니던 교회에 오빠를 데리고 가기도 했어요.”
이런 와중에 뜻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했다. 2002년 1월1일 집에서 인터넷으로 장기게임을 하다 계속 져서 무의식적으로 짜증을 냈는데, 아버지가 손찌검을 한 것.
“제가 ‘이러다 사람 죽이겠다’고 소리 치자 아버지가 저를 더욱 세게 때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정신 없이 맞다가 결국 슬리퍼만 신은 채 집을 뛰쳐나왔어요. 그리고 오빠에게 전화를 했어요.”
이씨는 그후 집에 전화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1년 동안 직업도 없던 김씨와 함께 경북 안동, 영천, 경주, 포항을 오가는 떠돌이 생활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는 김씨만 의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김씨의 카드빚이 문제였다. 카드빚이 늘어나 돌려막는 게 불가능해지자 타고 다니던 김씨의 승용차를 담보로 3백만원을 대출받아 카드빚에 충당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나중엔 끼니를 해결할 돈조차 없었다.
카드빚을 해결하기 위해 김씨가 부녀자 납치강도를 하겠다고 했을 때 이씨는 처음엔 만류했다. 하지만 곧 그의 뜻을 따랐다. 이씨가 찻길에 혼자 서있는 부녀자에게 행선지를 물어본 후 같은 방향이라며 태워주겠다고 하면 대부분 의심없이 차에 올랐다. 그러면 김씨가 흉기로 위협해 손발을 묶고 빼앗은 신용카드의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빼앗은 신용카드로 돈을 인출하는 것은 이씨의 몫이었다. 모자를 눌러쓰고 농협에 돈을 찾으러 갔다. 농협 CCTV에는 모자를 눌러쓰고 돈을 찾아가는 모습이 선명하게 찍혔다.
경찰은 지난해 2월 수배를 내렸으며, 6월에는 경찰청 홈페이지에 전국 주요지명수배자 7번으로 올랐다. 최고 현상금이 5천만원이었다.
이씨를 검거한 포항 북부경찰서 강력반 김용철 반장은 “이씨가 애인을 잘못 만나 범행을 하게 됐지만 분명한 강력범죄자다. 얼굴이 예쁘다고 범행 자체를 용서받을 수는 없다”며 이씨에 대해 일고 있는 동정론에 우려를 나타냈다.

여성동아 2004년 4월 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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