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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관심 모으는 ‘다중지능이론’토대로 적성개발 지침서 펴낸 하버드 박사 정효경

“아이의 미래를 제대로 설계하려면 정확한 적성 파악이 최우선이에요”

■ 글·구미화 기자 ■ 사진·김형우 기자

입력 2004.03.05 17:46:00

바야흐로 맞춤교육 시대다. 일찌감치 진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창의성과 특성을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둔 7차 교육과정이 시행되자 발빠른 엄마들은 어린이 적성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영재교육 이론인 ‘다중지능이론’에 기초한 적성개발 지침서를 펴내 주목받고 있는 정효경 박사를 만났다.
요즘 관심 모으는 ‘다중지능이론’토대로 적성개발 지침서 펴낸 하버드 박사 정효경

공원에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러나온 어린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정효경 박사.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가장 궁금하면서도 고민되는 것이 ‘우리 아이는 과연 커서 뭐가 될까?’ 하는 점이다. 어려서부터 아이들을 피아노 태권도 컴퓨터 미술 등 여러 학원에 보내는 것도 아이의 잠재된 소질을 파악할 수 있는 적당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하버드대학 박사 출신의 정효경씨(40)가 펴낸 동화책 ‘타임머신 지능개발 여행’(매버릭 파트너)은 아이를 둔 부모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선생님과 학생,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적성을 파악해가는 적성개발 지침서인 이 책은 지능을 논리수학, 언어, 음악, 공간, 신체운동, 대인관계, 자연탐구, 자기이해 등 8가지 영역으로 분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수년전 교육심리학의 대가인 하버드대학의 가드너 박사가 실생활에 필요한 인간의 지능을 8가지 영역으로 분류한 것을 정박사가 적성개발 이론으로 응용한 것. 각기 다른 취향을 가진 4명의 어린이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논리수학지능), 여러 나라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재클린 케네디(언어지능), 왈츠의 황제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음악지능), 세계적인 건축가 아이엠 페이(공간지능),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신체운동지능) 등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인물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는 과정을 담았다. 각 분야마다 어느 능력이 강하고 약한지를 따져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있어 부모가 아이의 적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만화 같은 동화책을 보면서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좋아하고, 강한 분야가 어떤 쪽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꾸몄어요. 또한 위인들이 각 분야에서 성공하기까지는 타고난 적성과 재능 못지않게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일깨워주죠.”

음악에서 문학, 경영학으로 진로 거듭 수정하며 적성개발의 중요성 실감
정효경 박사는 연세대 영문과 출신으로 MIT대 경영학 석사, 하버드대 사회학 박사라는 화려한 학벌과 경영 컨설턴트로 활약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어린이 적성개발 프로그램을 담은 동화책을 펴낸 건 자신이 적당한 시기에 적성을 파악하지 못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피아노와 작곡을 전공할 생각으로 음악을 공부했어요. 하루에 5시간 이상 피아노를 쳤는데 전혀 즐겁지 않았어요. ‘이 길이 내 길이 맞나’ 하는 의문이 생기면서도 지도해주시는 선생님이 잘한다고 칭찬해주면 그저 잘하나 보다 생각했죠. 그런데 막상 줄리어드음대를 목표로 하는 친구들과 함께 연습을 해보니 내게는 천재성이 없고, 오히려 공부가 적성에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는 결국 뒤늦게 진로를 바꿔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석사과정을 마치고 유학길에 오른 그는 하버드대학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고, 3년간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MIT대로 옮겨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과 한국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음악에서 문학으로, 문학에서 다시 사회학으로, 그리고 경영학으로 전공을 바꿔 공부하다가 마침내 교육사업에 정착한 셈. 지금까지 거쳐 온 여러 분야 중 현재 몰두하고 있는 교육사업이 가장 흥미진진하고 보람있다는 그는 “한시라도 빨리 자기 적성에 맞는 걸 찾아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한다.

요즘 관심 모으는 ‘다중지능이론’토대로 적성개발 지침서 펴낸 하버드 박사 정효경

“이제 IQ만으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어요. 수년간 하버드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컨설팅을 하며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보다 알게 된 것인데 대기업이나 비영리조직의 성공한 리더들에겐 공통점이 있더군요. 바로 자신에게 맞는 적성을 일찍이 파악해 진로를 정했고, 대인관계가 좋다는 점이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이른바 ‘성공하는 리더십’의 요건을 파악한 그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조기에 적성을 발견하고, 그에 맞는 진로를 결정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2년간의 연구 끝에 마침내 가드너 박사가 영재성 개발을 위한 틀로 만들어놓은 ‘다중지능이론’을 활용해 조기에 적성을 발견하고, 그에 맞는 교육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타임머신 지능개발 여행 1, 2’는 8가지 지능의 개념을 설명하고, 어느 분야에 강한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 정박사는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8가지 지능을 각각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를 안내하는 나머지 책 8권을 올해 안으로 완성시킬 계획이다.
“8가지 지능이 조화를 이루도록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아직까지 이런 다양한 지능을 개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책을 보며 어느 부분이 약하고 강한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는 부모의 욕심을 좇아 아이의 미래를 계획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말한다. 아이의 적성이 묻히는 것은 물론 아이의 자립심마저 잃게 할 염려가 있기 때문. 그는 너무 일찍부터 특정 직업에 어린이들의 적성을 끼워맞추는 것보다 적성을 정확하게 파악해 8가지 지능을 고루 개발하되 강점을 보이는 지능을 중점적으로 개발해 진로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열살이 되도록 모국어인 독일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고, 뒤떨어진 학습능력 때문에 그의 부모가 초등학교 담임교사와 상담을 해야 했을 정도다. 그러나 수학에서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 수학과 관련한 책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모조리 찾아 읽었다고 한다. 농구스타 마이클 조던은 그저 평범하고 게으른 흑인 소년이었다. 책을 읽는다거나 무엇을 만드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고 성실하지도 않았다고. 다만 운동에 관심이 많아 고등학교 시절에 농구를 하기로 결심했으나 키가 178cm에 불과해 대표팀 선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시도하지도 않고 네가 무엇을 이룰 수 있을지는 결코 알 수 없다. 너에게는 재능이 있다. 너무 늦어서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경우는 없다”는 아버지의 말에 용기를 얻어 농구를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농구코트를 평정할 수 있었다.

적성에 맞는 직업 선택하고, 대인관계 좋아야 리더로 성공할 수 있어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어느 쪽인지, 무엇을 할 때 즐거워하는지를 관찰과 대화를 통해 파악하고, 아이가 가진 재능과 소질을 최대한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유난히 두각을 나타내는 특정 분야가 없고, 이것저것 다 무난하다면 각 지능을 고루 개발하며 시간을 두고 적성을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정박사는 또 아이가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기보다는 밖으로 나돌며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충고한다. 이는 대인관계 지능이 높다는 증거이고, 훗날 성공하는 리더가 될 자질을 갖고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요즘 관심 모으는 ‘다중지능이론’토대로 적성개발 지침서 펴낸 하버드 박사 정효경

정박사는 올해 안으로 ‘타임머신 지능개발 여행’ 시리즈 10권을 완성시킬 계획이다.





“세계적인 IT기업 IBM의 CEO는 업무시간의 80%를 거리에서 고객들을 만나며 보내요. 그만큼 사람들과 어울리고 친하게 지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죠. 아이들이 밖으로만 돌면 부모는 ‘그 시간에 영어단어 하나 더 외우면 좋을 텐데’ 하고 바라는데 사실 30대 중반 이후로 접어들면 비등비등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는 동료나 선후배들과 관계가 좋은 사람들이 성공하거든요.”
그는 올해 안으로 ‘타임머신 지능개발 여행’ 시리즈를 완성시킨 뒤, 빈부에 상관없이 교육정보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한다. 2000년 귀국한 그는 교육 관련 고급 정보들을 일부 부유층에서 독점하고, 상당한 교육 출판물이 외국 서적을 번역하는 데 그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외국의 교육방식을 소개하는 책을 펴내는 등 고급 교육정보를 대중화하는 데 앞장서고, 불우 청소년들이 구김 없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각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어른들과 맺어주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여성동아 2004년 3월 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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