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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성숙해진 그녀

댄스그룹 ‘신화’ 에릭과의 열애설 속에 사랑·결혼관 밝힌 김희선

“사랑은 한순간에 반하는 것, 사랑한다면 혼전동거도 문제 안돼요”

■ 글·조득진 기자 ■ 사진·홍상표

2003. 06. 03

김희선이 1년 반 만에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를 통해 팬 곁으로 돌아왔다. 빛나는 미모와 특유의 발랄함은 여전하면서도 20대 후반에 들어선 여자다운 성숙함도 배어 나왔다. 그룹 ‘신화’ 멤버인 에릭과의 열애설, ‘가짜 김희선 사건’ 등으로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선 그녀를 만났다.

댄스그룹 ‘신화’ 에릭과의 열애설 속에 사랑·결혼관 밝힌 김희선

김희선(27)이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와니와 준하’ 이후 1년 반 만의 컴백. 그리 긴 공백은 아니지만 그동안 매스컴에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터라 꽤나 오래간만이라는 느낌이다.
“사실 영화 ‘와니와 준하’의 흥행실패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정말 괜찮은 영화였는데…. 그래서 차기 작품을 고르는 데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고요. 휴식기간이 길어지니 생각도 많아지고, 또 지난 2년 동안 크고 작은 사건이 많아 마음고생을 좀 했어요.”
그의 말처럼 CF를 제외하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공백기간 동안 그에겐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내가 김희선의 친아버지”라고 주장하는 남자가 등장하는 소동이 있었는가 하면 누드사진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진행됐고, 또 지난 4월엔 근 일년간 인터넷 상에서 김희선을 사칭, 팬들에게 사인까지 보내준 여성이 적발돼 다시 한번 그녀의 인기를 실감케 한 사건도 있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나도는 인기 댄스그룹 ‘신화’ 멤버인 에릭과의 열애설….
많은 일들을 겪은 탓인지 오랜만에 모습을 나타낸 그녀에겐 성숙함이 묻어 있었다. 질문 하나하나에 조금 뜸을 들이며 생각을 한 후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도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 그러나 특유의 솔직함과 쾌활함은 여전했다. 새침하지 않고 당당한 모습이 ‘역시 김희선답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신화’ 멤버 에릭과의 ‘열애설’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안해
댄스그룹 ‘신화’ 에릭과의 열애설 속에 사랑·결혼관 밝힌 김희선

올해 스물일곱이 된 김희선. 결혼 적령기에 이른 한국 최고의 스타에게 가장 궁금한 것은 아무래도 사랑과 결혼에 대한 것이 아닐까? 이미 일년 전부터 열애설이 모락모락 퍼져 나오고 있으니 더욱더 그럴 수밖에.
“남자친구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요. 제 입으로 한번도 누구를 사귄다, 안 사귄다 말한 적이 없는데 사람들은 그 열애설을 기정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것 같더군요.”
김희선과 두살 연하의 에릭에 대한 열애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여름, 두 사람의 데이트 장면이 속속 목격되면서부터다.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한 날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의 한 주점에서 데이트를 하는 모습이 수많은 붉은 악마들에게 목격될 때만 해도 연예인들끼리의 술자리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뒤 미국 LA의 한 상점에서 데이트하는 모습과 비행기에 동승한 것이 알려지면서 열애설이 떠올랐다. 비행기 안에서 그는 에릭의 품에 안긴 채 잠을 잤으며, 기내식으로 나오는 비빔밥을 서로 비벼주는 등 정겨운 장면이 승객과 스튜어디스들에게 목격된 것.
이런 주변의 목격담에도 두 사람은 열애설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사귄다’는 인정도, ‘사귀는 게 아니다’는 부정도 않고 있는 것. 그러나 지난 1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에릭이 먼저 속내를 드러냈다.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생방송에 나가 공개 프러포즈를 하고 싶다’고 밝힌 것이다.
에릭은 “여자친구한테 처음으로 사랑고백을 받았을 때 세상에서 부러울 것 없는 최고의 남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며 “언젠가 여자친구에게 큰 인형을 선물했는데 나중에 들으니 큰 인형과 방에 둘이 남는 걸 무서워한다고 하더라. 외동딸이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가 본데 이렇게 여린 우리 ‘아기’가 기댈 수 있는 남자, 모든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남자가 되고 싶다”는 등 애정이 넘쳐흐르는 말들을 쉴새없이 털어놓았다.
긍정도, 부정도 않고 있는 ‘연인 사이’인 김희선의 반응은 어떨까?
“저는 오랫동안 지켜보는 사랑보다는 한순간에 빠져드는 느낌을 사랑이라 생각해요. 오랫동안 지켜보는 것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정이 아닐까요? 사랑은 어느 한순간 나도 모르는 새 빠져드는 것이잖아요.”

댄스그룹 ‘신화’ 에릭과의 열애설 속에 사랑·결혼관 밝힌 김희선

그는 아주 편해 보였다. 한가지 질문에도 수만가지 표정이 오가는 그의 얼굴에서 성숙함이 였보였다.


이번에 그가 출연한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어릴 적 첫사랑인 소희(김희선 분)를 향한 시골 우체부 승재(신하균 분)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 동화 같은 영화. “그런 사랑을 해보았느냐”는 말에 한참을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시간이 지난 후 생각하면 어떨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그 사랑이 진실하다고 느끼지 않겠어요? 저도 그런 사랑을….”
그녀는 말을 아꼈다. 그 ‘진정한 사랑’을 지금 하고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해본 적이 있다는 것인지 확실하게 표현하지 않았다. 대신 결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저도 결혼할 나이가 됐죠, 하하. 결혼하고 싶어요. 사실 스물 한두살 때부터 결혼에 대해 상상해왔는데 요즘은 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랑하는 사이라면 결혼 전에 같이 살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단, 동거하기 위해선 양가 부모님의 동의가 필요하고, 서로 헤어지지 않을 만큼 애정과 신뢰가 깊어야 하는 건 당연하겠죠.”
김희선의 활달함과 솔직함은 익히 알려져 있다. 기자들을 만나서도 내숭을 떨기보다는 편하게 속내를 털어놓는 스타일. 평소의 모습으로 보아 요즘 젊은이다운 발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전제조건으로 부모의 동의를 내세운 점은 그가 많이 성숙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화 촬영을 위해 지방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지난 3월에는 ‘김희선과 에릭이 결별했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애틋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측근의 이야기. 측근은 “두 사람은 여전히 만남을 인정한 적이 없지만 결별을 인정한 적도 없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연기력은 늘었으나 영화는 혹평 받아 올여름 TV드라마로 인기몰이 계획
김희선은 영화 ‘와니와 준하’에서 감정 표현이 예전에 비해 훨씬 깊어졌다는 평을 들었는데도 흥행에 실패하면서 ‘CF, TV와는 달리 영화에는 운이 없는 배우’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 욕심을 더 많이 부렸다고 한다.
“눈 덮인 강원도 평창 영월 등지에서 촬영을 한 까닭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산간 오지다 보니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가꾸지도 못해 시골처녀처럼 됐죠. 특히 대관령 물에 석회질이 많아서 피부가 트고 갈라지는 등 많이 상했어요.”
그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떨리는 마음을 표현하는 등 바짝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소 부풀려지긴 했지만 대체로 자유분방하고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를 지닌 그에게는 의외의 모습이었다.
“영화 포스터를 처음 봤는데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게 기분이 어찌나 묘하던지…. 영화 개봉 날까지 두 다리 쭉 뻗고 자지 못할 것 같았어요.”
그러나 이번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않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연상케 하는 초반부에, 식상한 대비구조, 게다가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관객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그저 그런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곤 사실 울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너무 창피할 정도로 못한 것 같아서요. 후회도 되고, 아쉽고….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좀더 잘할 걸 하는 생각에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더 성숙하는 것 아닌가’ 하는….”
그는 올여름 4년 만에 TV드라마에 출연, 영화에서의 흥행실패를 회복할 작정이다. 아직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이번 드라마는 지난 2000년 일본의 후지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야마토나데시코’를 리메이크하는 것. 미모의 출세 지향적인 여주인공이 수학자 출신의 생선가게 주인과 운명적인 사랑을 나눈다는 것이 기둥줄거리인데, 국내 방영을 위해 줄거리를 대폭 수정할 예정이다.
“예쁜 얼굴, 예쁜 표정만으로는 진짜 연기자가 될 수 없다는 걸 저도 잘 알아요. 이젠 연기력으로 승부를 봐야죠.”
확실히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성숙해 가는 그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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