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34)가 몰라보게 날씬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4월 중순 드라마 ‘시티홀’ 제작발표회에서 까만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등장해 S라인을 멋지게 뽐낸 것.
“5kg 정도 빠졌어요. 지난해 건강이 나빠져 의도하지 않게 살이 쪘죠. 그때 작품을 하고 있던 터라 굉장히 힘들었어요. 링거 맞으면서 버텼죠. 작품 끝나고 쉬는데 가수 비씨가 ‘컴백 무대에서 함께 춤을 추지 않겠냐’고 제의를 해왔어요. 흔쾌히 승낙하고 연습을 하는 도중 꽤 운동이 됐는지 살이 절로 빠지더라고요.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못하고 있는데 춤을 추면서 관절에 문제가 있던 것도 나아지고 건강도 좋아졌어요. 근데 아직 살이 좀 남아서 더 빼야 돼요(웃음).”
4년 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노처녀를 사실적으로 연기하기 위해 10kg을 찌웠던 그는 한동안 살이 빠지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고. 하지만 결국 그는 춤과 운동, 식이요법 등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그동안 살에 관한 질문이 끊이질 않아 괴로웠다는 그는 “이 드라마 이후 제발 살 이야기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춤 배우며 5kg 감량, 더 이상 살 이야기 안 나왔으면…”
이번 드라마에서 김선아가 맡은 역할은 7년째 10급 공무원으로 일하는 서른여섯살 노처녀 신미래.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프라하의 연인’ ‘연인’, 그리고 지난해 방영된 ‘온에어’까지 만드는 드라마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히트작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은 신우철 PD·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다.
“처음에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 때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지금까지 제가 맡았던 역할이 대체로 밝았는데 사람들이 ‘또?’라고 생각할까봐 조금 걱정됐죠. 그런데 출연 결심을 한 건 신우철 감독, 김은숙 작가와 꼭 한번 같이 일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이런저런 고민하지 않고 그때그때 대본에 충실하면서 두 분을 믿고 따라가볼 작정이에요.”
김선아는 몸을 사리지 않고 촬영하기로 유명한 배우.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하소연을 했다. 뛰고, 넘어지고, 때리는 등 몸을 쓰는 장면이 많아 액션영화를 찍는 기분이라고. 특히 김선아가 벽지를 바르기 위해 받침대 위에 올라섰다가 대자로 넘어지는 순간 상대배우 차승원이 실수로 김선아의 가슴을 두 손으로 받치게 되는 장면은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
“여배우로서 참 난감한 장면이었죠(웃음). 차승원씨가 제 가슴을 직접적으로 터치하니까 화면상으로는 적나라하게 보일 수 있어요. 그런데 사실 가슴에 압박붕대를 두르고 거기다 쿠션까지 집어넣은 뒤 촬영한 거라 별로 쑥스럽지 않았어요. 그런 것 없이 그냥 찍을 수도 있었지만 서로 불편할 것 같아서 품이 넉넉한 셔츠 안에 다양한 트릭을 썼죠. 제대로 웃음을 주기 위해 열 번 정도 촬영한 장면인데 잘 나와서 다행이에요.”
이번에 차승원과 처음으로 함께 연기하게 된 그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두 사람 모두 코믹연기에는 일가견이 있는 만큼 별다른 어려움 없이 촬영하고 있다고.
“원래 촬영장 분위기가 편안해야 작품이 잘 나오거든요. 차승원씨는 본인이 직접 나서서 상대 배우가 부담감을 갖지 않도록 편하게 대해줘요. 탱고를 추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며칠씩 연습하는 동안에도 리드를 잘해주더라고요. ‘호흡이 잘 맞는다는 건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김선아의 곁에서 얘기를 듣던 차승원도 그의 장점을 쏟아냈다.
“가식이 없는 배우예요. 드라마에서 보던 김선아씨의 털털한 면이 실제 성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보통 진심으로 대하는 건지 아닌지 알 수 있잖아요. 김선아씨는 정말 마음이 따뜻한 사람처럼 느껴져 편하게 촬영하고 있어요. 비교해서는 안 되지만 같이 작품을 같이했던 김혜수씨, 송윤아씨와 비슷한 느낌이에요. 순위요? 지금은 당연히 김선아씨가 1위죠(웃음).”
김선아가 맡은 신미래 역은 그가 지금껏 연기해온 긍정적이고 털털한 아가씨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책 없이 밝다. 자연히 그의 히트작 ‘내 이름은 김삼순’과 비교된다. 그의 생각은 어떨까.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작품을 여럿 했는데 여전히 그런 질문을 받아요. 삼순이 이미지가 깊게 박힌 탓이겠죠. 그 작품을 생각할 때마다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해요. 하나는 ‘내가 어떻게 그런 역을 만날 수 있었을까?’ 하는 고마운 마음, 또 하나는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도 삼순이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들겠구나’ 하는 무거운 마음이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어요. 좋건 나쁘건 삼순이는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할 부분이니까요.”
이번 역할도 삼순이와 비슷한 부분이 많지만 그 틀에서 조금씩 벗어나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그는 이어 “이미 정점을 찍었을 수도 있지만 그 틀에 갇혀 있기보다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는 쪽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위해 배운 탱고를 차승원과 함께 멋지게 선보인 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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