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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2025 올해의 컬러 모카 무스로 패션 감도 높이는 법

정세영 기자

2025. 01. 31

잘 익은 밤, 진한 원두 향, 카푸치노의 부드러운 크레마···. 더없이 감성을 자극하는 색상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5년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 모카 무스 이야기다. 

지난해 말 색채 전문 기업 팬톤(Pantone)이 모카 무스(Mocha Mousse)를 2025년 올해의 컬러로 공식 발표했다. 대지와 자연 그리고 인간의 감성을 상징하는 모카 무스는 단순한 브라운 컬러가 아니다. 초콜릿과 커피, 카카오의 질감에서 영감을 받은 은은한 브라운 톤의 색상으로, 위로와 여유로움 등 따뜻한 정서를 내뿜고 있다. 더불어 자연의 절제미와 지속성, 균형·조화, 따뜻한 포용 등 화합을 염원하는 마음까지 담았다.

420만 원 미우미우.

420만 원 미우미우.

103만 원 시몬로샤.

103만 원 시몬로샤.

345만 원 프라다.

345만 원 프라다.

팬톤 색채 연구소의 전무이사 리트리스 아이즈먼은 모카 무스를 “세련되고 화려하면서 클래식하고 소박한 매력을 지닌 색”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기본 갈색에 대한 인식을 확장해 고급스러움과 영감을 부르는 색조”라며 “브라질과 이탈리아를 방문하며 두 나라의 패션 신에도 브라운 컬러가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는 과거 흙빛으로 통했던 갈색의 이미지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색상으로 진화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팬톤의 올해의 컬러 발표 이후 시사회를 비롯해 여러 레드카펫에서 모카 무스 드레스를 즐겨 입던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트렌드를 앞서나가는 패셔니스타로 인정받았다. 대부분 액세서리 활용을 절제하며 ‘덜어냄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주로 발끝까지 내려오는 실크 소재의 드레스를 선택해 모카 무스 특유의 클래식하면서도 우아한 매력을 표출했다. 또 미국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진한 갈색의 가브리엘라허스트 팬츠 슈트를 자주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케이트 블란쳇과 알렉사 청 등 셀러브리티들도 레드카펫에서 모카 무스 컬러의 의상을 선보이며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문화와 트렌드에 민감한 도시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선두 주자인 런던은 지난해 12월 5일 대관람차 ‘런던아이’를 모카 무스 색상으로 밝게 물들여 전 세계의 집중을 받았다. 이 밖에 뉴욕, 상하이, 뭄바이 등도 올해 공공 공간에 모카 무스를 집중 조명해 그 매력을 널리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도대체 팬톤의 ‘올해의 컬러’ 영향력이 어느 정도이기에 이 야단인지. 팬톤 매칭 시스템은 1963년 미국의 인쇄 기사 로렌스 허버트가 고안해냈다. 색에 관한 범세계적 기준을 제시해 디자인을 다룰 때 사용한 컬러를 다른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지금까지 팬톤에서 이름을 붙여 새 생명을 부여한 색상은 약 2160가지다.

300만 원대 오스카드라렌타.

300만 원대 오스카드라렌타.

200만 원대 더로우.

200만 원대 더로우.

370만 원대 세실리에반센.

370만 원대 세실리에반센.

70만2000원 폴린느.

70만2000원 폴린느.

29만1000원 이자벨마랑.

29만1000원 이자벨마랑.

팬톤은 1990년부터 ‘올해의 컬러’를 제시하며 다음 해 트렌드가 될 컬러를 예측하고 있다. 그들은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전 세계를 돌며 수많은 조사를 한다고 한다. 디자인과 예술은 물론 사회, 정치, 경제, 스포츠, 문화 등 전반을 망라하며 각 분야의 이슈와 현상, 그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탐구하고 연구한다. 이를 통해 대중에게 가장 필요한 색상을 선정한 뒤 매년 연말 컬러 웨이를 공표한다. 결과적으로 매해 발표하는 컬러 칩은 현재 문제가 되는 사회 현상을 극복하고 보다 밝은 미래를 맞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 2023년 비바 마젠타, 2024년 피치 퍼즈 등 매해 선정된 올해의 컬러는 여러 분야에서 사랑받으며 팬톤의 예측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에 팬톤의 색상 선정은 다양한 업종의 트렌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정도로 권위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제 팬톤은 단순한 색상 선택을 넘어 사회와 문화의 흐름을 반영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성과 영감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모카 무스 컬러를 가장 적극 활용한 분야는 패션이다. 2025 F/W 패션위크가 열리는 내내 수많은 런웨이에서 모카 무스가 포착됐다. 특히 이 컬러는 니트, 레더, 스웨이드와 같은 겨울 소재와 만날 때 더욱 빛을 발했다. 토즈는 레더 투피스 룩을 통해 모카 무스의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에르메스는 딱 떨어지는 원피스에 다채로운 모카 무스 컬러를 입혀 특유의 간결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부각했다. 이 밖에 미우미우의 스웨이드 스커트 앙상블, 샤넬의 트위드 셋업, 제이슨우의 구조적인 시폰 드레스, 프릴을 더한 드리스반노튼의 블루종 등에 입힌 모카 무스 가 런웨이를 더욱 풍성하게 수놓았다.

일상에서 모카 무스를 더욱 근사하게 활용하고 싶다면 가급적 깔 맞춤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할머니 옷장에서 꺼내 입은 듯 고리타분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카 무스는 거의 모든 색상과 잘 어울린다. 핑크 원피스와 산뜻한 조화를 이룬 코치, 베이지 니트 셋업을 활용해 톤온톤 스타일을 연출한 펜디, 블루 등 선명한 색상을 매치한 빅토리아베컴 등은 모카 무스가 수많은 색상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증명했다. 정미주 스타일리스트는 보다 재미있는 의견을 내놓았다. 무조건 블랙과 매치하라는 것. 그는 “모카 무스는 잔잔해 보이지만 묵직하고 깊은, 아주 커다란 에너지를 가졌다”며 “이 특유의 분위기를 블랙이 한껏 끌어올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모카 무스를 포인트 컬러로 활용하고 싶다면 무채색 룩에 부드러운 브라운 계열의 가방, 구두, 장갑, 모자 등의 액세서리를 더할 것을 추천한다.

그동안 다양한 톤의 갈색이 남녀 모두의 사랑을 받아온 건 사실이다. 그러나 모카 무스는 유난히 차분하고 우아하며 온화하다. 여기에 클래식한 멋과 세련미, 존재감은 확실하지만 그 어떤 컬러와도 조화를 이루는 특유의 친화력까지! 당분간 모카 무스를 가까이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모카무스 #팬톤 #브라운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더로우 미우미우 세실리에반센 시몬로샤 오스카드라렌타 이자벨마랑 폴린느 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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