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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스스로를 잘 컨트롤해서 설득력 있는 배우 되고 싶어요”

논란 딛고 성장하는 한소희

김명희 기자

2026. 01. 28

영화 ‘프로젝트 Y’ 개봉을 앞두고 강렬한 이미지 뒤에 가려졌던 배우 한소희의 진짜 모습을 만났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연출한 모완일 PD는 “한소희를 처음 봤을 때 비현실적으로 예쁜 외모에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한 바 있다. 대체 얼마나 예쁘기에 저렇게 극찬했을까 궁금했는데, 실제로 만난 한소희는 희고 말간 얼굴에 또렷한 이목구비, 긴 목선까지 마치 살아 있는 마네킹 같았다. 공식 키는 165cm지만, 작은 얼굴과 남다른 비율 덕에 5cm는 더 커 보였다. 

한소희의 진짜 매력은 정형화된 길을 거부하는 행보에 있다. 그는 전형적인 ‘예쁜 주인공’에 머물기보다, 대선배 김희애에게 ‘불륜’으로 맞서거나 욕망과 음모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캐릭터를 거침없이 선택해왔다. 타투와 피어싱을 숨기지 않고, 팬들과 격의 없이 소통한다. 스스로를 틀에 가두지 않는 그 자유로움이 지금의 ‘아이콘’ 한소희를 만든 동력이다.

‘부부의 세계’를 시작으로 ‘마이 네임’ ‘경성크리처’를 거치며 캐스팅 1순위로 올라선 한소희가 첫 상업 영화 ‘프로젝트 Y’를 들고 돌아왔다. 강남 유흥가를 배경으로 한 이 범죄 누아르에서 그는 전세 사기를 당한 후 밤의 세계에 뛰어든 ‘미선’을 연기한다. ‘프로젝트 Y’는 개성 강한 또래 배우 한소희와 전종서(도경 역)의 보기 드문 여성 투톱 영화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이번 인터뷰는 2024년 배우 류준열과의 열애와 결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불거진 SNS 대응 논란 이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다. 한소희는 이전보다 한층 차분하고 단단해 보였다. “나 자신을 컨트롤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성장”이라는 그의 말에는, 요동치던 20대를 지나 이제 막 서른의 문턱에 선 배우가 지녀야 할 책임감과 진솔한 고백이 담겨 있었다.

영화 완성본을 본 소감은 어땠나요. 



사실 저도 아직 15세 관람가로 공개된 완성본을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직접 보고 다시 체크해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고요. 과연 관객분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무척 궁금하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제나 캐릭터가 상당히 강한데,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요. 

전종서 배우의 존재가 가장 컸어요. 또래라는 걸 떠나서 꼭 한번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였거든요. 이환 감독님의 전작들도 인상 깊게 봤었고요. 그래서 시나리오 자체의 완성도보다도 ‘이 사람들과 함께하면 어떤 영화가 나올까’라는 기대가 더 컸던 것 같아요. 지금 우리 나이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 지금이 아니면 놓칠 것 같은 감정들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전종서와 투톱, “우린 인류애로 살아가는 사람들” 

전종서 배우에게 직접 DM을 보내 연락했다는 일화가 화제입니다. 

제가 아무한테나 DM을 보내는 사람은 아닌데요(웃음),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어떤 지점에서 저와 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뜬금없이 느껴졌을 수 있을 텐데, 종서가 흔쾌히 답장을 해줘서 다음 날 바로 만났습니다. 종서의 연기를 워낙 좋아하기도 했고, 배우로서 어떤 태도와 자세로 작품에 임하는지 개인적으로 묻고 싶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함께 연기해보니 호흡은 어땠나요.

종서가 겉으론 낯을 가리는 듯해도, 연기할 때는 몸을 사리지 않는 와일드한 스타일이에요. 그런 면이 저와 잘 맞아 정말 편하게 호흡을 맞췄습니다. 캐나다에서 살다 와서인지 문화적인 시야도 넓고 영어도 잘하고 대본의 한 장면 한 장면을 굉장히 예민하고 세밀하게 파고드는데, 그런 점들을 배워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는 ‘인류애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느꼈죠. 어떻게 하면 이 일을 ‘사람’을 베이스로 지속할 수 있을지, 연기를 잘한다는 기준은 무엇인지 같은 고민을 많이 나눴습니다. 그리고 저는 연기를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종서를 선배라 여기고 연기에 관해 많이 물어보고 도움을 얻었습니다. 

처음 캐스팅 당시에는 누가 도경과 미선을 연기할지 정해지지 않았었다고요. 

맞아요. 그런데 대본을 읽다 보니 미선과 도경이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서 극명하게 갈린다는 걸 느꼈고, 제가 미선과 닮은 지점이 더 많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미선이 친구를 대할 때의 행동이나 상황에 반응하는 모습들이 제 실제 모습과 거의 비슷하게 담긴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미선의 스타일이나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 신경 쓴 부분도 있었나요.

의상에는 저 자신을 좀 녹여내려고 했어요. 캐릭터의 시그니처가 될 만한 아이템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호피를 선택하고 얇은 머플러를 둘렀어요. 시간이 지나도 트렌디하게 보일 수 있도록 고민했습니다. 

“싸우고 울고 깨지는 캐릭터, 이젠 힘들어요”

캐스팅 제안을 많이 받을 텐데,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뭔가요. 

제가 작품을 고른다기보다는 작품이 저를 찾아온다고 느껴요. 보통의 삶을 사는 인물보다는 힘들거나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걸 극복해가는 캐릭터를 더 선호하는 것 같아요. 제 성향과도 맞는 부분이 있고요.

어려움을 겪는 캐릭터를 선호하는 이유는요.

제가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돌아보면, 슬프거나 고난에 처한 상황에서 더 현실적으로 반응하는 장점이 있다고 느꼈어요. 그런 감정의 깊이를 제가 조금 더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근데 맨날 싸우고 깨지고 울고 하는 연기가 너무 힘들어요. 이젠 부잣집 딸 같은 순탄하고 편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웃음).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거칠고 표현도 강한데, 부담은 없었는지요. 

촬영 당시에는 미선이라는 인물을 이해하고 옹호해야 했기 때문에 그 선택들에 집중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선택들이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어리석음이 결국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어요.

오늘 배움, 성장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하시네요. 요즘 관심이 있는 키워드들인가 봐요.

네. 배움에는 끝이 없기도 하고, 서른이 되면서는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스스로를 잘 컨트롤하고 싶기도 하고, 업으로 삼고 있는 배우라는 일을 더 잘 소화하기 위해서도 계속 배워나가야죠.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건강을 너무 안 챙긴 게 후회돼요. 지난 1년 반 정도 일 욕심만 앞서서 제 건강을 뒷전으로 미뤘거든요. 그게 촬영장에서 체력적 한계로 올 때마다 속상하더라고요. 제가 ‘걱정병’이 있어서 쉴 때도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고 미리 걱정하느라 잘 못 쉬는 스타일인데, 이제는 정말 다 내려놓고 쉬는 연습을 하려고 해요. 

SNS 타투 사진으로 화제가 많이 됐었는데, 제거를 많이 하셨다고요.

작품에 무리가 없는 선에서 조절해왔지만, 지금은 일을 위해 지우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배우로서 캐릭터의 다양성을 위해 소화해야 할 의상과 분위기가 많은데, 타투가 제약을 준다면 결국 저에게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실 타투가 있으면 예쁜 드레스를 입는 데도 한계가 있더라고요(웃음).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서 필요하면 타투 스티커 등으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고, 또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으니까요. 

요즘 취미가 있다면요.

‘마이 네임’ 이후에는 운동을 많이 했고, 요즘은 집에서 영화 보거나 다이어리 쓰는 걸 좋아해요. 뉴스에서 봤는데, 감정을 글로 옮기는 게 정서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영화 ‘프로젝트 Y’에서 벼랑 끝에 선 인물 미선을 연기한 한소희.

영화 ‘프로젝트 Y’에서 벼랑 끝에 선 인물 미선을 연기한 한소희.

“팬들과 라이브로 소통, 자존감 높아져” 

그림 실력도 유명한데, 전시 계획은 없나요.

전시는 너무 창피할 것 같아요(웃음). 취미로만 그리고, 좋아해주시는 분들께 선물하는 정도예요.

하이엔드(배우 전용 팬 플랫폼) 등에서 팬들과 소통할 때 옆집 언니처럼 털털한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그냥 제 성격인 것 같아요. 팬들을 친구라고 생각하니까 좋은 게 있으면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고, 고민 상담을 해주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라이브 방송을 10분만 하려다가도 1시간 넘게 떠들곤 하는데, 저에겐 그때가 최고의 휴식이자 자존감을 높여주는 시간이에요.

블로그 글도 인기가 많은데, 요즘 업로드가 뜸한 것 같아요.  

사실 라이브 방송을 하다 보니 블로그에 쓸 말이 없더라고요(웃음). 저는 마음이 좀 헛헛할 때 블로그를 써요. ‘내가 이런 맹목적인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을 때 팬들에게 안부를 묻고 제 진심을 전하고 싶어지거든요. 매번 건강 챙기라는 비슷한 말만 하는 것 같아 고민하다 보니 늦어졌는데, 조만간 새로운 마음을 담아 글을 올리려고요. 

개인적인 이슈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일련의 논란을 겪으며 느낀 점이 있다면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사람으로서 제가 감내하고 책임져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고, 10명 중 10명이 다 저를 좋아할 순 없으니까요. 그런 것을 ‘왜?’라고 생각하면 발전이 없을 것 같아요.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고 배워야 한다고 봐요. 저를 향한 반응을 단순히 비난이라 단정 짓기보다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 주시는 분들의 피드백이라 생각하고 수용하려 합니다. 그리고 제가 배우로서 설득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제 말과 행동에 더욱 책임감을 갖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한소희 #전종서 #여성동아

사진제공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9아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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