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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아이’ 지켜주고 싶다. 돌발적인 질문을 하면 놀란 토끼 눈을 뜨고 당황한다. 그러나 놀란 순간은 단 1초. 곧이어 흰 치아를 드러내고 환하게 웃으며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는다.
아, 이 ‘남자’ 지루하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모범생 같은 답변만 내놓는다. 하지만 그 ‘뻔한’ 대답이 진정성 있게 들리기에 상대는 곧바로 ‘무장해제’된다.
“감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예의 바르고 긍정적인 면이 ‘청년’ 박보검(23)의 매력이다. 외유내강, 순수, 우직, 단정, 겸손 등 그를 따라다니는 단어들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끝난 지 두 달이 지났다. 그럼에도 박보검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드라마 종영 후 12개의 광고에 출연해 TV 채널만 바꾸면 그가 나온다. 방송 당시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최택)’이라는 말이 있었듯이, 현재 어차피 연예계 대세는 박보검이다. 하반기 방송할 예정인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차기작으로 정하고 또 한 번 높이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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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 이후에도 지하철 타고 다녀
▼ 좋아한다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는데 기분이 어떤가요(박보검은 데뷔 후 줄곧, 심지어 〈응팔〉 촬영 중에도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하하! 지금도 지하철을 타고 다녀요. 개인 일정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죠. 특히 시간 절약하는 데 지하철만 한 것이 없거든요. 출퇴근 시간에는 다들 바빠서 그런지 아무도 절 알아보지 못하던걸요. 혹시 알아보더라도 피하지 않고 가벼운 눈인사 정도는 해요.
▼ 이제는 좀 한가해졌나요.
감사하게도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아서인지 아직도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네요(웃음). 촬영해야 할 광고가 몇 개 더 남아 있어요. 하루하루 즐겁긴 한데, 관심을 받으면 받을수록 좀 더 깊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돼요.
▼ 〈응팔〉에 이어 출연한 〈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도 반응이 무척 좋던데, 시청자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본 소감은 어떤가요.
돌이켜보면 정말 꿈만 같아요. 〈응팔〉 덕분에 〈꽃청춘〉에 합류할 수 있었던 거잖아요. 제겐 큰 축복이고 영광입니다. 〈꽃청춘〉을 보고 있으면 여행 당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가슴이 벅찰 때가 많죠. 아프리카를 여행할 땐 잘 몰랐는데, 형들이 저를 배려하고 걱정해주는 모습을 TV로 보니까 그 자체로 감동이더라고요.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꽃청춘〉을 방영하는 매주 금요일을 기다리고 있어요.
▼ 그동안 여행을 자주 다니지 못했다고 들었어요.
여행할 기회가 없었어요. 2년 전 〈꽃청춘〉을 보면서 ‘나도 저런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한 적이 있는데 꿈이 이뤄진 셈이에요. 가장 꽃다운 나이에 정말 좋아하는 형들과 여행을 떠나 행복했습니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일몰이요. 해 질 때 사막이 보랏빛으로 물드는 광경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사막은 컴퓨터 윈도 바탕화면에서 봤던 것과 정말 똑같더라고요. 신기했어요. 깜깜한 밤하늘에 박힌 별도 장관이었죠. 눈만 돌리면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동물들이 뛰어다니는데, 언제 그런 걸 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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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폭포 다음 목표는 이구아수 폭포
▼ 여행을 함께 간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 등과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어요.다음에 시간이 맞으면 세계 3대 폭포를 구경하러 가기로 약속했어요. 이번에 빅토리아 폭포를 봤으니 다음엔 브라질에 가서 이구아수 폭포를 볼 거예요.
▼ 〈응팔〉 촬영 중에도 다른 동료들과 잘 어울렸나요.
촬영하는 동안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혼자 바둑 두고, 잠자는 장면이 많아서요. 외로웠어요. 형들과 함께할 시간이 별로 없었고요.
그래서 이번 여행이 더 특별했어요. 그곳에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고, 서로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 ‘어남택’과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라는 의견이 방송 내내 팽팽히 맞섰는데 결과를 언제 알았나요.
사실 18회까지 도무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어요. 19회 대본을 받고 나서야 ‘내가 남편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으니까요. 근데 좀 얼떨떨했어요. 정환이(류준열) 형이 남편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남자가 봐도 멋있잖아요. 설렜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그랬어요(웃음). 여행 가서 느낀 건데, 리더십도 있고요.
▼ 극에서처럼 ‘한 여자를 두고 친구와 경쟁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어떻게 할 것 같나요.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면 저는 사랑을 택할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이 제 친구와 결혼한다고 하면 정말 큰 충격을 받을 것 같아요. 오우, 생각하기도 싫은걸요(웃음).
▼ ‘바른생활 청년’이라는 이미지가 부담스럽지 않나요.
사실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미지에 얽매여 행동을 단속하진 않아요. 다만 ‘배우는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착하고 바른 행동을 하려고 노력해요.
▼ 일탈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한참을 고민한 후) 학창 시절 밤 12시에 집에 들어간 일이 있어요. 그게 제겐 일탈이라면 일탈이죠. 어렸을 때부터 한 번도 집에 늦게 들어간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포상 휴가로 갔던 푸껫에서 형들과 밤늦게까지 논 거? 그게 전부예요.
▼ 팬들과 서로 적금 상품을 추천해준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최근 열린 팬 미팅에서는 화환도 거절하고 팬들에게 마음만 받겠다고 해서 화제가 됐고요.
생각지도 않은 큰 관심을 보내주시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저한테 선물할 돈으로 부모님께 효도하고 자신한테 투자했으면 좋겠어요. 저를 좋아해주는 팬이 대부분 부모님께 용돈 받거나 아르바이트하는 분들인데, 그걸 저한테 쓰는 것보다 부모님한테 쓰면 좋겠어요.
▼ 가족 이야기만 하면 운다면서요.
가족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해서 가족 이야기를 하는 건 좀 조심스러워요. 늦둥이로 태어나 누나와 형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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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아픔 딛고 다시 시작
최근 박보검은 아픈 가정사가 공개돼 마음고생을 했다. 집안 사정으로 지난해 법원의 파산 선고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것. 2014년 12월 그는 개인 채무를 갚지 못해 서울중앙지법에 파산 · 면책 신청을 했고, 법원은 지난해 3월 이 신청을 받아들여 파산을 선고했다. 이 채무는 박보검이 진 것이 아니다. 아버지가 2008년 사업을 하면서 연대보증으로 당시 미성년자인 아들을 내세워 박보검도 채무의 책임을 함께 지게 된 것이다. 파산 절차는 지난해 9월 모두 종료됐고, 당시 그는 한창 〈응팔〉을 찍고 있었다. 소속사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개인사라 정확한 사안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요즘 고민은 무엇인가요.
이제 3학년(명지대)이 됐어요. 바빠도 휴학은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뮤지컬공연전공이라서 배울 수 있을 때 많이 배워두려고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같은 소속사에 몸담고 있는 고창석 선배님과 뮤지컬을 꼭 함께 해보고 싶어요.
박보검은 같은 소속사 식구인 배우 송중기와 평소 의견을 자주 주고받는다. 송중기가 군대에 있을 때도 연기에 대한 고민 등을 그에게 풀어놓으며 조언을 구했다. 박보검은 입에 술 한 모금도 대지 못하지만, 송중기와의 술자리나 식사 자리는 즐긴다.
▼ 연애에 한창 관심이 많을 나이인데 교제 중인 여자친구가 있나요.
없어요. 하나에 몰두하면 그거에 꽂혀서 주변을 잘 못 봐요. 연애를 하면 푹 빠지고, 그 사람한테만 집중하는 스타일이에요. 얼마 전 장나라 누나와 사귄다고 소문이 났는데, 그 얘기를 듣고 나서는 연락을 더 못하겠더라고요. 첫 열애설이었는데 사실이 아니었어요(웃음). 데뷔하고 나서 연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 올해 목표는 뭔가요.
박보검이랑 연기해보고 싶다는 말을 꼭 듣고 싶어요.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 그만한 찬사는 없을 것 같아요. 믿는다는 거잖아요. 제게도 그런 사람이 있어요. 여진구요. 그 친구는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연기도 잘하고 남자로서도 멋있어요. 제 이름이 보배 보(寶)에 칼 검(劍) 자를 쓰는데, ‘귀하게 쓰인다’는 뜻이에요. 열심히 하다 보면 이름처럼 귀하게 쓰일 때가 올 거라 믿어요.
디자인 ·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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