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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커피 대신 아샷추를 취향대로 섞어 먹는 ‘믹솔로지’

전혜빈 기자

2024. 10. 08

MZ는 소주 대신 하이볼을, 아메리카노 대신 아샷추를 먹는다. 이젠 취하기 위해서 마시는 술이 아닌, 잠을 깨기 위해서 마시는 커피가 아닌 각자의 입맛대로 섞어서 마시는 술과 음료의 시대다.

전하윤(29) 씨는 아메리카노 대신 아샷추를 먹는다. 전 씨는 “SNS에서 ‘아샷추’를 알게 된 이후로 아이스티에 커피의 풍미가 더해진 아샷추를 평소 즐겨 먹는다. 과거에는 카페 직원에게 아이스티에 샷 추가가 가능하냐고 물어봐야 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며 아샷추 출시를 반겼다.

이번 여름, 커피 프랜차이즈마다 출시한 음료가 있다.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커피 샷을 추가해 먹는 레시피, 아샷추가 그 주인공이다. 메가커피, 빽다방, 컴포즈, 이디야, 투썸플레이스까지 이번 여름 약속이라도 한 듯 아샷추를 신메뉴로 내놨다. 복숭아 맛 아이스티에 씁쓸한 커피라니.

누군가에게는 재떨이 맛이 나는 괴식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달콤함과 씁쓸함이 조화를 이룬 ‘찾아 먹는’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믹솔로지의 시초 ‘아샷추’

믹솔로지(mixology)는 믹스(mix)와 테크놀로지(technology)가 합해진 말로, 개인 취향에 맞게 술과 음료, 시럽, 과일 등 여러 재료를 조합해 새로운 맛을 즐기는 문화를 일컫는다. 믹솔로지는 자기만의 개성대로 기성 제품을 재조립하고, 본인의 취향을 SNS에서 공유하는 것을 즐기는 Z세대가 주도하는 문화다.

믹솔로지의 시초 격인 아샷추는 해당 트렌드의 인기를 증명한다. 아샷추는 2018년 무렵부터 SNS상에서 유행한 레시피다. 기존에 있던 메뉴가 아닌 맞춤 주문을 하는 ‘커스터마이징 음료’로 입소문을 타다 올여름부터 각종 프랜차이즈에서 정식 메뉴로 자리 잡았다. ‘아는 사람만 알던 맛’이 이젠 대중화에도 성공한 것이다. 카페 업계 관계자는 “기존 아이스티에 샷을 추가해서 드시는 고객이 많다 보니 가맹점주님들의 아샷추 출시 요청이 꽤 있었다”고 출시 비하인드를 밝혔다.

또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에서는 ‘내 맘대로 아이스티’라는 슬로건으로 신메뉴를 선보였다. 아샷추에도 ‘디카페인’ ‘제로 슈거’ 등의 옵션을 추가하는 4가지 메뉴가 있다. 이디야 관계자는 “요즘 F&B 트렌드가 건강을 위해 여러 옵션을 추가하는 것이라서 아샷추에도 다양한 옵션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디야는 아이스티에 아이스망고를 넣어 먹는 ‘아망추’도 정식 메뉴로 출시했다. 아망추 역시 SNS에서 입소문을 타던 레시피다. 이디야 관계자는 “요즘 식품업계는 소비자들이 직접 만들어 유행한 메뉴를 찾아 정식 메뉴로 내놓는 기조가 있다”고 말했다.

이젠 소맥 말고 하이볼

편의점에서도 믹솔로지 인기는 두드러진다. 소주병과 맥주 캔으로 가득 찼던 편의점의 주류 코너에는 형형색색의 발랄한 캔들이 가득하다. 음료수 솔의눈과 위스키를 섞어 만든 솔의눈 하이볼부터 레모나 하이볼, 스카치 캔디 하이볼까지. 음료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품과 위스키를 섞어 새로운 맛을 창조한 하이볼을 편의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집에서 하이볼을 직접 제조해 먹는 홈술족을 위한 상품도 나왔다. CU에서는 올해 7월 ‘빅볼 레몬 얼음컵’과 9월 ‘빅볼 청귤 얼음컵’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레몬, 청귤 슬라이스가 들어간 얼음컵으로 술과 음료를 섞어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이다. CU 관계자는 “믹솔로지 트렌드에 맞춰 고객들이 음료를 쉽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한 상품이 빅볼 얼음컵”이라고 말했다.

하이볼은 편의점 주류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의 하이볼은 전년 대비 올해(1~8월) 매출 신장률 392%를 기록했다. GS25의 올해 1분기 하이볼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497.7% 신장했다. GS25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홈술 문화가 확대되고,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섞어 마시는 트렌드가 지속되다 보니 유통사에서 다양한 레시피의 하이볼을 기성품으로 만들기 시작했다”며 “지난해부터 주류 코너에 별도의 하이볼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앞으로도 하이볼 상품군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의 술은 집단 문화에서 취하려고 마셨던 것이라면, 오늘날의 술은 개인적인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즐거움을 주는 상품으로 떠올랐다”며 “싼값에 대중화된 술을 마시는 문화에서 고급화되고 적게 마시더라도 본인에게 맞춤화한 선택지를 고르려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맞춤형 즐거움 선사할 6가지 믹솔로지 주류

생레몬 하이볼
레몬 슬라이스가 들어 있다. 일반 캔 상품과 달리 통조림처럼 캔 뚜껑 전체가 열리는 것이 특징.
3분의 1 정도 마신 후 얼음을 넣어 시원한 하이볼로 즐길 수 있다.

500ml 도수 8.3% 4500원

처음처럼 X 솔의눈 하이볼
입안을 개운케 하는 솔의눈이 소주 처음처럼을 만났다. 머리까지 시원해지는 맛.
500ml 도수 6% 3000원





스카치 하이 진저라임 하이볼
100% 스카치위스키 원액을 베이스로 사용했다. 3000원으로 느끼는 하이볼의 품격.
355ml 도수 7% 3000원

안동 하이볼
대한민국 3대 명주로 꼽히는 안동소주를 활용한 하이볼. 안동소주의 부드러운 풍미에 국화 향과 생강 향이 더해져 고급스러운 샴페인을 연상시킨다.
500ml 도수 9% 4500원

연태토닉
연태고량주에 토닉워터와 레몬을 섞어 마시는 ‘연태토닉’의 인기에 힘입어 출시된 하이볼. 새콤한 파인애플 향이 뒤끝에 퍼진다.
500ml 도수 5.5% 4500원

레드아이
‌맥주와 토마토주스를 섞은 맛의 칵테일 ‘레드아이’를 이젠 편의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토마토의 달콤함과 시원한 맥주의 맛이 조화롭다.
500ml 도수 4% 4500원

#하이볼 #믹솔로지 #아샷추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BGF레테일 GS리테일 롯데칠성음료 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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