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비는 타이거JK가 수장으로 있는 필굿뮤직 소속으로, 부부가 음악으로 낳은 딸과 같다. 평소 음원 플랫폼 ‘사운드클라우드’를 즐겨 찾던 윤미래는 비비가 고 3일 때 피처링한 ‘블랙 샴페인’을 듣고 수소문해 처음 만났다. 이후 윤미래의 추천으로 2018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더 팬’에 참가한 비비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다. 현재 다양한 방송과 페스티벌 공연을 오가며 Z세대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미국에서도 통한 ‘본업존잘’ 싱어송라이터

비비는 2019년 싱글 앨범 ‘비누’로 데뷔한 이래 ‘나비’ ‘자국’ ‘사장님 도박은 재미로 하셔야 합니다’ ‘사랑의 묘약’ ‘인생은 나쁜X’ 등의 자작곡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또 예쁜 외모와 독특한 음색, 과감한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노랫말로 주목받아왔다. 실력을 인정받다 보니 찾는 곳도 많다. 윤종신이 디렉터로 참여한 곡 ‘신경쓰여’를 비롯해 박진영의 ‘FEVER(피버)’, 지코의 ‘웬수’, 크러쉬의 ‘She Said(쉬 세드)’ 등을 함께하며 K-팝 피처링 치트 키로 떠올랐다.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그 해 우리는’과 ‘스물다섯 스물하나’ OST에도 참여했다.
비비는 미국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중심으로 뭉친 레이블 ‘88라이징’과 협업한 싱글곡 ‘The Weekend(더 위켄드)’가 올 초 미국 라디오 차트인 ‘US 팝 라디오 톱 40 미디어베이스 차트’ 20위권에 올랐다. 한국 여성 솔로 아티스트 최초이자 최고 기록이다.
양승진 88라이징 부사장은 “현재까지 미국 라디오 차트에서는 미국의 메이저 레이블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소수 K-팝 인기 아이돌만이 기록을 세워왔다”며 “무엇보다 ‘더 위켄드’는 지난해 10월 발매된 곡인데, 이렇게 장기간 미국 시장에서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은 비비의 매력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중요한 척도”라고 설명했다.
비비는 지난 6월 13일 미국 ABC의 ‘굿모닝 아메리카(Good Morning America)’에도 출연해 ‘더 위켄드’ 라이브 공연을 선보였다. ‘굿모닝 아메리카’는 미국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아침 뉴스 프로그램이다. 앞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국 가수가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NCT127 정도뿐임을 고려할 때 현재 미국 현지에서의 비비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그럼에도 “가수는 제가 엄청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직업”이라며 겸손해하는 비비는 노래할 때 가장 행복하다. 늘 성실하게 음악 작업물을 내놓는 덕분에 이제는 ‘제2의 윤미래’나 ‘흑화한 아이유’가 아닌 아티스트 비비 그 자체로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다. 역시 본업존잘은 최고의 무기인 셈이다.
거침없고 솔직한 ‘날것’의 매력

요즘은 티빙 오리지널 ‘마녀사냥 2022’ 속 솔직한 입담이 Z세대의 눈길을 끌고 있다. ‘마녀사냥’은 성에 대해 논하는 프로그램 성격상 출연진이 몸을 너무 사리거나, 그렇다고 수위 조절에 실패하면 분위기가 싸해질 수 있는 어려운 자리다. 그런 곳에서 막내 MC인 비비는 “제가 친구한테서 들은 얘기인데요”라고 자연스럽게 말을 꺼내며 19금 토크 대가 신동엽을 웃게 만든다. 물론 또래가 공감할 만한 현실적인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이에 대해 타이거JK는 “우리는 소속 아티스트들을 검열하지 않는다. 어떤 이유로 비비가 그런 슬픔과 좌절감을 표출했는지는 모르지만, 예술가이자 창작자로서 비비에게 공감한다”며 “비비가 건강하고 행복하고 풍부하게 표현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해프닝으로 마무리된 이번 일을 통해 대중은 비비를 좀 더 알게 됐다. 당당한 천재 아티스트로 알았던 비비 역시 불완전한 청춘이었음을 말이다.
불완전하다는 것은 그만큼 보여줄 게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해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를 통해 연기에 처음 도전한 비비는 곧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에도 출연한다. Z세대가 불확실한 먼 미래보단 행복한 오늘의 ‘갓생러(갓생+er·소소하더라도 꾸준한 성취를 내는 삶이란 의미)’로 살아가듯이 비비 역시 착실하게 하루하루를 쌓아가고 있다.
비비는 지난해 패션지 ‘엘르’와 찍은 화보에서 “음악 콘셉트부터 말과 행동까지 아주 잠깐의 모습을 보면 저를 오해할 수도 있지만 ‘나는 어떤 종류의 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만큼 자존감이 높지 않다”며 “그저 옷을 벗고 입는 것처럼 그때그때 음악을 해나갈 뿐이다. 길게 봐주시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부터 꾸준히 비비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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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필굿뮤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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