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 있는 요리 프로그램들을 보면 단순한 맛집 소개나 레시피 공개에 그치지 않고 요리하는 사람과 시청자 간의 소통, 즉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세 끼를 차려 먹으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 차승원을 비롯해, 요리만 잘하는 게 아니라 훈훈한 외모에 화려한 입담으로 무장한 스타 셰프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배꼽 잡는 웃음을 선사하는 외식 사업가 백종원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여기에 또 한 명을 추가하자면 개그맨 출신 외식 사업가 이승환(41)을 꼽을 수 있다. KBS ‘개그콘서트’ 갈갈이 삼형제의 느끼남에서 CEO로 거듭난 이승환은 요식업을 꿈꾸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요리와 입담이 다 되는 ‘요섹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사업하느라 바빠 요리할 시간이 얼마나 될까 싶지만, 14년 전 처음 외식업을 시작할 때부터 그에게 요리는 숙명으로 다가왔다. 직접 요리를 하지 않고서는 당당하게 음식 장사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요즘도 그는 전국을 누비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요리 강연을 펼치고 있다. 2005년 시작한 ‘벌집삼겹살’로 한때 연 매출 2백억원대 신화를 이룬 주인공인 만큼 요즘도 그는 각 기업과 창업 행사 초청강사로 인기가 높다. 현재 그가 운영 중인 외식업 브랜드는 벌집삼겹살, 오대오포차, 사색등갈비, 크로와상 야키야키가 있고 2013년 오픈한 온라인 유통 사이트 ‘희망밥상’도 월 매출 2억원을 달성 중이다.
여섯 번 사업 실패, 지금의 성공 정직하게 지켜가고 싶어
사실 그가 벌집삼겹살로 성공했다는 것 외에 근황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동안 그는 ‘이승환의 희망밥상’이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열어 직거래 유통 사업을 추진해왔다고 한다.
“외식업에 오래 종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통 쪽으로 관심이 옮겨가더라고요. 생산자는 합당한 가격에 물건을 팔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한 끝에 직거래 장터를 만들게 됐어요. 무엇보다 수익금의 일부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어요. 요즘은 SNS를 통해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지 몰라요. 희망밥상은 실천하고 나누는 새로운 방식의 문화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희망밥상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모두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자니 현장 방문은 필수. 이승환은 밤낮 없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농어민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생산자를 만나 제품의 질과 안정성을 점검한다. 또 1백여 명으로 구성된 ‘희망서포터즈’가 희망밥상에 입점해도 좋을 상품인지 아닌지를 최종 결정한다고. 전국에 분포돼 있는 희망서포터즈는 주부들로 구성된 일종의 감별단으로, 희망밥상 입점은 물론 퇴출도 이들 권한이다.
최근에는 메르스 여파로 면역력 증강 음식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기울이자 전남 장성군과 계약을 맺어 특산물 ‘삼채’ 판매를 시작했다. 전남군에서 택배비를 지원해주는 덕분에 소비자가는 한 번 더 내려갔다고 한다. 이승환은 “전남 군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다음 주에는 꼬막 통조림 입점을 위해 전남 보성 군수님을 찾아뵙기로 했다”며 웃었다.
외식 사업이 번창하면서 지금까지, 이승환은 ‘밥상 기부’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어려운 가정과 단체를 직접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는 형태인데, 가족끼리 도란도란 모여 외식하는 기분이 들 수 있도록 주로 갈비나 삼겹살 등의 ‘고기’ 음식을 대접한다고 한다. 북한 이주민인 새터민 가족과 다문화 가족, 장애인 가족, 환우 가족 등이 주요 대상이다. 또한 올해로 10년째 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그는 해마다 ‘1m 1원 자선걷기대회’에 참석해 희망의 걷기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희망나눔’ 무료 강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처음 희망밥상의 주인공이었던 아홉 살배기 한 소년이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할머니 할아버지와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는 친구였어요. 비닐하우스 앞에는 오·폐수가 흐르고, 집안에 들어갔더니 한여름 습기로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죠. 그런데 아이의 낡은 책상 앞에 붙어 있던 ‘꿈은 실패했을 때 끝나는 게 아니라 포기했을 때 끝나는 것이다’라는 문구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어요. 저도 사업에 여섯 번이나 실패하고 ‘빨간딱지’도 두 번이나 붙여본 사람이라 포기하지 않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거든요. 그런데 어린 친구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대견스럽더라고요. 그 아이의 소원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뷔페에서 마음껏 식사하는 것이었는데, 그때 얼마 안 되는 돈으로도 누군가의 꿈을 이뤄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승환은 사업으로 밤낮 없이 바쁘다 보니 가족에게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럼에도 그의 아내는 누구보다 그런 그의 상황을 이해해준다고 한다. 그는 “며칠 전에는 아내에게서 ‘전화도 안 하고, 아무 신경 쓰지 않아서 편하지?’ 하고 문자가 왔다”며 허허 웃었다. 비행기 승무원 출신인 그의 아내는 결혼 후 회사를 그만두고 육아에만 전념해오다 이제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자 신학대학원에 다니며 교회 봉사활동에 열심이라고 한다. 현재 초등학교 3학년, 1학년인 두 아들은 아빠를 닮아 성격이 밝고 사교성이 좋다고.
“첫째는 합창과 웅변을 잘하고 둘째는 음악을 좋아해요. 아이들은 기분이 아무리 안 좋아도 음악만 나오면 리듬을 타고, 돌잔치에서 가서는 처음 보는 어른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눌 정도로 사회성 하나는 끝내줘요(웃음).”
앞으로 그의 목표는 희망밥상을 건전한 유통 채널로 안착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가졌던 ‘더불어 잘 살자’는 신념을 확고히 지켜나갈 생각이다. 이승환은 “그 동안 사업 실패로 한강 다리에도 여러 번 올라갔다. 지금의 안락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기에 누군가를 속여서 이익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방식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환과의 ‘쿠킹 토크’는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한 쿠킹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그가 준비해온 요리는 삼겹살스테이크와 라면샐러드, 참외셰이크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에 조리 시간도 10분을 넘지 않는 초간단 메뉴다. “드라이클리닝 한 걸 방금 찾아서 입고 왔다”며 깔끔한 셰프 복장으로 나타난 이승환은 “나처럼 입으로 요리하는 사람들 가운이 특히 깨끗하다”며 농담으로 첫인사를 건넸다. “메르스 영향으로 외식하기 쉽지 않은 요즘, 집에서 간편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준비했다며 그가 자신만만하게 꺼내든 재료는 돼지고기 목살과 삼겹살. 자, 지금부터 이승환과의 쿠킹 토크를 시작해보자.
# 이승환의 쿠킹 수다
“집에서도 벌집삼겹살 스테이크 코스 요리 만들 수 있어요”
[벌집돼지고기스테이크]
step 1 | 삼겹살에 ‘벌집 내기’
2cm 정도 두께의 삼겹살과 목살을 각각 150g씩 준비한다. 고기 손질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벌집 내기’
“돼지고기 하면 제가 또 전문가죠. 어느 정도 지방층이 있으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삼겹살이 좋고요. 느끼한 게 싫다, 담백한 맛이 좋다 싶으면 목살로 고르시면 됩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삼겹살보다 목살이 낫겠죠? 먼저 고기에 마름모꼴로 골고루 칼집을 내줍니다. 오징어에 칼집 내는 것과 똑같아요. 그래야 양념이 고기에 쏙 배서 맛있어요. 이 벌집 모양 칼집으로 제가 돈을 꽤 벌었죠. 하하.”
step 2 | 된장, 매실청, 카레로 특제 소스 만들기
돼지고기스테이크가 쇠고기스테이크와 다른 점은 조리 전 고기에 소스를 발라준다는 것. 된장을 베이스로 한 소스로, 동량의 된장과 매실청과 카레가루를 섞으면 끝!
“된장 특유의 맛을 매실청과 카레가루가 없애주고, 이 소스가 돼지고기의 잡내를 잡아줘요. 이거 누가 개발했냐고요? 당연히 저죠(웃음). 이 3가지 재료를 잘 섞기만 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합니다. 취향에 따라 매실청이나 카레가루를 더 넣어도 돼요. 사실 저는 달달한 걸 좋아해 매실청을 듬뿍 넣습니다. 매실청 좋은 건 다 아시잖아요. 예부터 집에서 상비약으로 쓰고 있는 식품으로, 저도 며칠 전 아이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해서 매실청 한 숟가락을 먹였더니 금방 괜찮아지더라고요. 잘 갠 소스는 고기에 골고루 발라줍니다. 그리고 고기를 위생팩에 넣어서 30분간 숙성하면 살이 야들야들해지면서 양념도 골고루 배요. 친구랑 ‘카톡’ 하느라 몇 시간이 지났다, 그래도 당황하지 마시고 그냥 요리하면 됩니다.”
step 3 | 프라이팬 + 찜통으로 익히기
30분간 잘 재운 고기는 잘 달궈진 프라이팬에 ‘치~익’ 소리가 나도록 굽는다. 이때 불의 세기는 중간. 고기가 익으면서 육즙이 나와 소스가 묽어지는데, 절반 정도 익었을 때 육수를 한 번 더 부어준다. 여기서 팁! 육수는 특별히 준비할 필요가 없다. 따뜻한 물만 있으면 된다.
“요리 초보가 저지르는 실수 중 가장 흔한 게, 요리하던 중 물을 더 넣어야 할 때 찬물을 붓는다는 거예요. 이 요리의 포인트는 바로 따뜻한 물로 자체 육수를 만든다는 거예요. 갑자기 찬물을 부으면 음식 고유의 맛이 변질되기 때문에, 꼭 따뜻한 물을 넣어야 해요. 어느 정도 국물이 졸아들면 김 오른 찜통에 고기를 옮겨서 5분 정도 쪄주세요. 수분을 더해주면 좀 더 부드러워지거든요. 그러는 사이 프라이팬에 남아 있는 소스를 캐러멜처럼 좀 더 졸인 뒤에 다 쪄진 고기 위에 덧발라주면 요리 완성! 저희 집 아이들과 외국인 친구들이 무척 좋아해요.”
[라면샐러드]
step 1 | 오동통한 면발의 라면을 삶는다
파스타샐러드의 변형. 인스턴트 식품을 이용해 한 끼 식사로도 가능한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 라면 중에는 특히 너구·#8270;가 면발이 굵어 식감이 좋다. 팔팔 끓는 물에 수프는 빼고 면만 넣어 5분 정도 삶는다.
“사실 파스타 면이 불지 않아서 더 좋지만 라면은 늘 집에 있으니까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죠. 라면을 삶은 뒤에는 재빨리 찬물에 헹군 뒤 얼음으로 찜질을 해주세요. 그래야 면이 불지 않고 샐러드 고유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어요.”
step 2 | 자투리 소스를 ‘백퍼’ 활용
피자를 주문해서 먹고 남은 핫 소스와 케첩, 치즈가루를 샐러드 소스로 쓸 수 있다. 케첩과 핫 소스를 1 : 1의 비율로 섞기만 하면 되는 것. 피클도 있다면 송송 썰어 얼음으로 식혀놓은 라면과 양상추 위에 고명처럼 올리고 소스를 하나씩 찢어 뿌리면 된다. 치즈가루는 맨 마지막에 뿌린다.
“라면 한 봉지에 소스 하나씩이 딱 정량이에요. 캬~ 정말 황금 비율이지 않아요? 냉장고나 주방 찬장 한 귀퉁이에 무심하게 놓아둔 일회용 소스가 있다면 꼭 한번 활용해보세요. 제가 주로 하는 요리의 가장 큰 특징이 ‘쉽다’는 거예요. 그런데 먹어보면 맛도 좋아요. 하하. 제가 또 자주 만드는 샐러드가 사과드레싱샐러드인데, 양상추에 사과를 얇게 썰어 넣고 사과즙이나 사과 주스를 뿌리기만 하면 돼요. 그게 요리냐 싶겠지만 먹어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거예요.”
[참외셰이크]
step 1 | 참외에 우유와 꿀을 섞어 믹서에 간다
여기서 포인트는 참외 손질. 1인분은 참외 150g 정도가 적당한데(보통 크기로 1개 반), 참외 양쪽 꽁다리를 칼로 자른 뒤 과도가 아닌 ‘감자깎이’로 껍질을 슥슥 긁어주면 된다.
“한 여자 후배한테 이 비법을 알려줬는데, 결혼을 앞두고 시집에 처음 인사를 드리러 갔다가 시어머니 앞에서 감자 깎는 칼로 참외를 깎았다며 자랑하더라고요(웃음). 보기에 조금 그랬겠지만 그래도 시어머니가 ‘생활력 강해서 좋다’고 칭찬하셨다네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지 않겠어요?”
step 2 | 얼음 No! 참외를 얼린다
깎은 참외를 반으로 자른 뒤 숟가락으로 씨를 파낸다. 그 상태로 접시에 담아 냉동실에 30분 정도 보관한다. 어느 정도 얼었다 싶으면 냉동실에서 꺼내 참외와 꿀 한 스푼, 우유 반 컵을 넣고 믹서에 간다.
“제철 음식이 맛도 좋고 영양소도 풍부하잖아요. 여름 과일 하면 참외죠. 과일을 얼리면 당도는 좀 떨어지지만 얼음을 섞은 것보다는 달콤하죠. 너무 단게 싫다 하시는 분들은 꿀을 빼도 됩니다. 참외와 우유가 의외로 맛이 잘 어울려요. 꼭 한번 만들어보세요.”
■ 디자인 · 최진이 기자
■ 장소협조 · 아이엠프렌드
여기에 또 한 명을 추가하자면 개그맨 출신 외식 사업가 이승환(41)을 꼽을 수 있다. KBS ‘개그콘서트’ 갈갈이 삼형제의 느끼남에서 CEO로 거듭난 이승환은 요식업을 꿈꾸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요리와 입담이 다 되는 ‘요섹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사업하느라 바빠 요리할 시간이 얼마나 될까 싶지만, 14년 전 처음 외식업을 시작할 때부터 그에게 요리는 숙명으로 다가왔다. 직접 요리를 하지 않고서는 당당하게 음식 장사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요즘도 그는 전국을 누비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요리 강연을 펼치고 있다. 2005년 시작한 ‘벌집삼겹살’로 한때 연 매출 2백억원대 신화를 이룬 주인공인 만큼 요즘도 그는 각 기업과 창업 행사 초청강사로 인기가 높다. 현재 그가 운영 중인 외식업 브랜드는 벌집삼겹살, 오대오포차, 사색등갈비, 크로와상 야키야키가 있고 2013년 오픈한 온라인 유통 사이트 ‘희망밥상’도 월 매출 2억원을 달성 중이다.
여섯 번 사업 실패, 지금의 성공 정직하게 지켜가고 싶어
사실 그가 벌집삼겹살로 성공했다는 것 외에 근황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동안 그는 ‘이승환의 희망밥상’이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열어 직거래 유통 사업을 추진해왔다고 한다.
“외식업에 오래 종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통 쪽으로 관심이 옮겨가더라고요. 생산자는 합당한 가격에 물건을 팔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한 끝에 직거래 장터를 만들게 됐어요. 무엇보다 수익금의 일부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어요. 요즘은 SNS를 통해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지 몰라요. 희망밥상은 실천하고 나누는 새로운 방식의 문화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희망밥상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모두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자니 현장 방문은 필수. 이승환은 밤낮 없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농어민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생산자를 만나 제품의 질과 안정성을 점검한다. 또 1백여 명으로 구성된 ‘희망서포터즈’가 희망밥상에 입점해도 좋을 상품인지 아닌지를 최종 결정한다고. 전국에 분포돼 있는 희망서포터즈는 주부들로 구성된 일종의 감별단으로, 희망밥상 입점은 물론 퇴출도 이들 권한이다.
최근에는 메르스 여파로 면역력 증강 음식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기울이자 전남 장성군과 계약을 맺어 특산물 ‘삼채’ 판매를 시작했다. 전남군에서 택배비를 지원해주는 덕분에 소비자가는 한 번 더 내려갔다고 한다. 이승환은 “전남 군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다음 주에는 꼬막 통조림 입점을 위해 전남 보성 군수님을 찾아뵙기로 했다”며 웃었다.
외식 사업이 번창하면서 지금까지, 이승환은 ‘밥상 기부’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어려운 가정과 단체를 직접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는 형태인데, 가족끼리 도란도란 모여 외식하는 기분이 들 수 있도록 주로 갈비나 삼겹살 등의 ‘고기’ 음식을 대접한다고 한다. 북한 이주민인 새터민 가족과 다문화 가족, 장애인 가족, 환우 가족 등이 주요 대상이다. 또한 올해로 10년째 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그는 해마다 ‘1m 1원 자선걷기대회’에 참석해 희망의 걷기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희망나눔’ 무료 강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처음 희망밥상의 주인공이었던 아홉 살배기 한 소년이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할머니 할아버지와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는 친구였어요. 비닐하우스 앞에는 오·폐수가 흐르고, 집안에 들어갔더니 한여름 습기로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죠. 그런데 아이의 낡은 책상 앞에 붙어 있던 ‘꿈은 실패했을 때 끝나는 게 아니라 포기했을 때 끝나는 것이다’라는 문구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어요. 저도 사업에 여섯 번이나 실패하고 ‘빨간딱지’도 두 번이나 붙여본 사람이라 포기하지 않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거든요. 그런데 어린 친구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대견스럽더라고요. 그 아이의 소원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뷔페에서 마음껏 식사하는 것이었는데, 그때 얼마 안 되는 돈으로도 누군가의 꿈을 이뤄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승환은 사업으로 밤낮 없이 바쁘다 보니 가족에게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럼에도 그의 아내는 누구보다 그런 그의 상황을 이해해준다고 한다. 그는 “며칠 전에는 아내에게서 ‘전화도 안 하고, 아무 신경 쓰지 않아서 편하지?’ 하고 문자가 왔다”며 허허 웃었다. 비행기 승무원 출신인 그의 아내는 결혼 후 회사를 그만두고 육아에만 전념해오다 이제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자 신학대학원에 다니며 교회 봉사활동에 열심이라고 한다. 현재 초등학교 3학년, 1학년인 두 아들은 아빠를 닮아 성격이 밝고 사교성이 좋다고.
“첫째는 합창과 웅변을 잘하고 둘째는 음악을 좋아해요. 아이들은 기분이 아무리 안 좋아도 음악만 나오면 리듬을 타고, 돌잔치에서 가서는 처음 보는 어른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눌 정도로 사회성 하나는 끝내줘요(웃음).”
앞으로 그의 목표는 희망밥상을 건전한 유통 채널로 안착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가졌던 ‘더불어 잘 살자’는 신념을 확고히 지켜나갈 생각이다. 이승환은 “그 동안 사업 실패로 한강 다리에도 여러 번 올라갔다. 지금의 안락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기에 누군가를 속여서 이익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방식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환과의 ‘쿠킹 토크’는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한 쿠킹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그가 준비해온 요리는 삼겹살스테이크와 라면샐러드, 참외셰이크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에 조리 시간도 10분을 넘지 않는 초간단 메뉴다. “드라이클리닝 한 걸 방금 찾아서 입고 왔다”며 깔끔한 셰프 복장으로 나타난 이승환은 “나처럼 입으로 요리하는 사람들 가운이 특히 깨끗하다”며 농담으로 첫인사를 건넸다. “메르스 영향으로 외식하기 쉽지 않은 요즘, 집에서 간편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준비했다며 그가 자신만만하게 꺼내든 재료는 돼지고기 목살과 삼겹살. 자, 지금부터 이승환과의 쿠킹 토크를 시작해보자.
# 이승환의 쿠킹 수다
“집에서도 벌집삼겹살 스테이크 코스 요리 만들 수 있어요”
[벌집돼지고기스테이크]
step 1 | 삼겹살에 ‘벌집 내기’
2cm 정도 두께의 삼겹살과 목살을 각각 150g씩 준비한다. 고기 손질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벌집 내기’
“돼지고기 하면 제가 또 전문가죠. 어느 정도 지방층이 있으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삼겹살이 좋고요. 느끼한 게 싫다, 담백한 맛이 좋다 싶으면 목살로 고르시면 됩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삼겹살보다 목살이 낫겠죠? 먼저 고기에 마름모꼴로 골고루 칼집을 내줍니다. 오징어에 칼집 내는 것과 똑같아요. 그래야 양념이 고기에 쏙 배서 맛있어요. 이 벌집 모양 칼집으로 제가 돈을 꽤 벌었죠. 하하.”
step 2 | 된장, 매실청, 카레로 특제 소스 만들기
돼지고기스테이크가 쇠고기스테이크와 다른 점은 조리 전 고기에 소스를 발라준다는 것. 된장을 베이스로 한 소스로, 동량의 된장과 매실청과 카레가루를 섞으면 끝!
“된장 특유의 맛을 매실청과 카레가루가 없애주고, 이 소스가 돼지고기의 잡내를 잡아줘요. 이거 누가 개발했냐고요? 당연히 저죠(웃음). 이 3가지 재료를 잘 섞기만 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합니다. 취향에 따라 매실청이나 카레가루를 더 넣어도 돼요. 사실 저는 달달한 걸 좋아해 매실청을 듬뿍 넣습니다. 매실청 좋은 건 다 아시잖아요. 예부터 집에서 상비약으로 쓰고 있는 식품으로, 저도 며칠 전 아이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해서 매실청 한 숟가락을 먹였더니 금방 괜찮아지더라고요. 잘 갠 소스는 고기에 골고루 발라줍니다. 그리고 고기를 위생팩에 넣어서 30분간 숙성하면 살이 야들야들해지면서 양념도 골고루 배요. 친구랑 ‘카톡’ 하느라 몇 시간이 지났다, 그래도 당황하지 마시고 그냥 요리하면 됩니다.”
step 3 | 프라이팬 + 찜통으로 익히기
30분간 잘 재운 고기는 잘 달궈진 프라이팬에 ‘치~익’ 소리가 나도록 굽는다. 이때 불의 세기는 중간. 고기가 익으면서 육즙이 나와 소스가 묽어지는데, 절반 정도 익었을 때 육수를 한 번 더 부어준다. 여기서 팁! 육수는 특별히 준비할 필요가 없다. 따뜻한 물만 있으면 된다.
“요리 초보가 저지르는 실수 중 가장 흔한 게, 요리하던 중 물을 더 넣어야 할 때 찬물을 붓는다는 거예요. 이 요리의 포인트는 바로 따뜻한 물로 자체 육수를 만든다는 거예요. 갑자기 찬물을 부으면 음식 고유의 맛이 변질되기 때문에, 꼭 따뜻한 물을 넣어야 해요. 어느 정도 국물이 졸아들면 김 오른 찜통에 고기를 옮겨서 5분 정도 쪄주세요. 수분을 더해주면 좀 더 부드러워지거든요. 그러는 사이 프라이팬에 남아 있는 소스를 캐러멜처럼 좀 더 졸인 뒤에 다 쪄진 고기 위에 덧발라주면 요리 완성! 저희 집 아이들과 외국인 친구들이 무척 좋아해요.”
[라면샐러드]
step 1 | 오동통한 면발의 라면을 삶는다
파스타샐러드의 변형. 인스턴트 식품을 이용해 한 끼 식사로도 가능한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 라면 중에는 특히 너구·#8270;가 면발이 굵어 식감이 좋다. 팔팔 끓는 물에 수프는 빼고 면만 넣어 5분 정도 삶는다.
“사실 파스타 면이 불지 않아서 더 좋지만 라면은 늘 집에 있으니까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죠. 라면을 삶은 뒤에는 재빨리 찬물에 헹군 뒤 얼음으로 찜질을 해주세요. 그래야 면이 불지 않고 샐러드 고유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어요.”
step 2 | 자투리 소스를 ‘백퍼’ 활용
피자를 주문해서 먹고 남은 핫 소스와 케첩, 치즈가루를 샐러드 소스로 쓸 수 있다. 케첩과 핫 소스를 1 : 1의 비율로 섞기만 하면 되는 것. 피클도 있다면 송송 썰어 얼음으로 식혀놓은 라면과 양상추 위에 고명처럼 올리고 소스를 하나씩 찢어 뿌리면 된다. 치즈가루는 맨 마지막에 뿌린다.
“라면 한 봉지에 소스 하나씩이 딱 정량이에요. 캬~ 정말 황금 비율이지 않아요? 냉장고나 주방 찬장 한 귀퉁이에 무심하게 놓아둔 일회용 소스가 있다면 꼭 한번 활용해보세요. 제가 주로 하는 요리의 가장 큰 특징이 ‘쉽다’는 거예요. 그런데 먹어보면 맛도 좋아요. 하하. 제가 또 자주 만드는 샐러드가 사과드레싱샐러드인데, 양상추에 사과를 얇게 썰어 넣고 사과즙이나 사과 주스를 뿌리기만 하면 돼요. 그게 요리냐 싶겠지만 먹어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거예요.”
[참외셰이크]
step 1 | 참외에 우유와 꿀을 섞어 믹서에 간다
여기서 포인트는 참외 손질. 1인분은 참외 150g 정도가 적당한데(보통 크기로 1개 반), 참외 양쪽 꽁다리를 칼로 자른 뒤 과도가 아닌 ‘감자깎이’로 껍질을 슥슥 긁어주면 된다.
“한 여자 후배한테 이 비법을 알려줬는데, 결혼을 앞두고 시집에 처음 인사를 드리러 갔다가 시어머니 앞에서 감자 깎는 칼로 참외를 깎았다며 자랑하더라고요(웃음). 보기에 조금 그랬겠지만 그래도 시어머니가 ‘생활력 강해서 좋다’고 칭찬하셨다네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지 않겠어요?”
step 2 | 얼음 No! 참외를 얼린다
깎은 참외를 반으로 자른 뒤 숟가락으로 씨를 파낸다. 그 상태로 접시에 담아 냉동실에 30분 정도 보관한다. 어느 정도 얼었다 싶으면 냉동실에서 꺼내 참외와 꿀 한 스푼, 우유 반 컵을 넣고 믹서에 간다.
“제철 음식이 맛도 좋고 영양소도 풍부하잖아요. 여름 과일 하면 참외죠. 과일을 얼리면 당도는 좀 떨어지지만 얼음을 섞은 것보다는 달콤하죠. 너무 단게 싫다 하시는 분들은 꿀을 빼도 됩니다. 참외와 우유가 의외로 맛이 잘 어울려요. 꼭 한번 만들어보세요.”
■ 디자인 · 최진이 기자
■ 장소협조 · 아이엠프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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