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자님…. 제가 선택했던 사랑으로 결혼부터 이혼까지 이렇게 요란하고 피곤하게 소식을 전하게 되어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모든 분들이 저를 걱정해서 만류했지만 제가 선택한 잘못된 결혼과 사랑인 만큼 누구 탓도 없이 힘들어도 제가 다 감당할 것이며, 책임져야 할 부분들은 책임지면서 앞으로 조용히 저의 아트와 미술 작품에만 전념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정말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는데요.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10월 14일 팝 아티스트 낸시랭(39 본명 박혜령)이 기자에게 보내온 메시지다. 그녀는 현재 이혼 소송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상대는 지난해 말 낸시랭과 혼인신고를 한 이후 고(故) 장자연의 편지 위조, 전자 발찌 착용, 사기와 횡령 혐의 등으로 숱한 논란과 의혹에 휩싸였던 전준주(예명 왕진진) 씨다. ‘여성동아’는 이혼 소송에 앞서 두 사람이 합의이혼을 준비했던 정황 증거를 입수했다. 6월 14일자 ‘이혼 합의 각서’에 낸시랭이 서명하도록 전씨가 요구하는 동영상과 9월 27일자로 날인된 쌍방 이혼 동의 문서가 그것이다.
6월 14일자 이혼 합의 각서에는 ‘왕진진(전준주)은 낸시랭이 현재 지고 있는 채무 5억원을 대신 변제할 것을 확약한다. 이 5억원의 채무 변제 이행이 완료되는 날을 기점으로 두 사람은 법적 혼인관계를 파기하고 서로 합의 하에 이혼할 것을 다짐한다. 이는 법적 효력이 있음을 인지하며 사인한다’는 내용의 문구와 함께 전씨의 서명이 담겼다. 그리고 9월 27일자 문서에는 ‘전준주 본인이 원하는 이혼하자’라는 말에 저도 동의합니다. 추호도 재결합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라는 내용 아래 낸시랭과 전씨의 사인이 들어 있다. 이렇게 양측이 이혼할 의사가 있으면 바로 합의이혼이 가능한데 왜 법정 소송으로 치달은 것일까.
낸시랭은 올해 1월 ‘여성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대학교 2학년 때 홍대 인근 클럽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고, 지난해 11월 전시 관련 미팅에서 다시 만난 후 하나님이 맺어준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부부의 연을 맺게 된 경위를 설명한 바 있다. 또 만난 지 불과 두 달 만에 혼인신고를 한 것이 성급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너무 감사하다. 우리는 진실로 사랑한다”며 “여느 부부들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후에도 낸시랭은 두 사람을 비난하는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말마다 남편과 예배를 본 인증샷을 SNS에 올려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그러나 10월 4일, 두 사람이 부부싸움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일이 뒤늦게 알려지며 파경설이 나돌기 시작했고 이 소문은 오래지 않아 사실로 드러났다.
하지만 전씨는 10월 10일 새벽 자택 욕실에서 목에 붕대를 매고 의식을 잃은 채로 지인에게 발견돼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 당시 현장에 낸시랭은 없었다고 한다. 응급처치 후 의식을 찾은 전씨는 이날 오후 언론을 통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이유를 밝혔다. “아내와 모든 오해를 풀려고 했지만 아내는 주변 사람들 말에 현혹돼 철저히 나를 파괴했다. 나를 철저히 배신하고 기망한 이들과 모의해 하나뿐인 남편을 사기꾼으로 몰아갔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10월 18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도 “아내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혼하더라도 오해는 풀었으면 했는데 그 기회마저 저버렸다”고 말했다.
10월 17일 방송된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그녀는 전씨의 잦은 폭행과 감금이 궁극적인 파경 원인임을 강조하며 “남편이 처음엔 물건을 던지거나 윽박지르더니 자신의 지인들 앞에서 (내) 얼굴을 때렸고, 집 안에서 지속해서 내게 감금과 폭행을 가했다. 너무 심하게 맞아서 얼굴이 선풍기처럼 부은 적도 있다. 당시 온몸이 시커멓게 멍들어 약 2주 동안 집 밖을 나갈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10월 18일 전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낸시랭의 이런 주장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됐다”고 항변했다. 또 “동영상으로 낸시랭을 협박한 적이 없다. 낸시랭에게 전송한 동영상은 6월 14일자 이혼 합의 각서에 내가 사인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뿐”이라며 “내가 가지고 있는 영상들의 파일명 목록을 캡처해 낸시랭에게 보내며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는 했다. 낸시랭이 나한테 폭행과 감금을 당했다고 주장하기에 이를 반박하는 증거로 제출하겠다는 의미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폭행과 폭언, 감금 혐의에 대해서도 “화가 나 욕을 한 적은 있지만 낸시랭을 때리거나 감금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악연이 된 두 사람의 첨예하게 다른 주장은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지게 됐다. 낸시랭은 전씨에게 당했다는 폭행이나 감금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지만 동영상 관련 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고소장을 접수할 계획이다. 그녀는 기자에게 “현재 충격과 고통과 혼란으로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라 이혼 소송 등 법적인 문제는 법률 대리인에게 일임했다”며 “12월 7일 열리는 개인전이 코앞이라서 조용히 작품 활동에만 집중하고자 한다. 모든 고통과 시련을 예술가로서 작품으로 승화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디자인 이지은
10월 14일 팝 아티스트 낸시랭(39 본명 박혜령)이 기자에게 보내온 메시지다. 그녀는 현재 이혼 소송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상대는 지난해 말 낸시랭과 혼인신고를 한 이후 고(故) 장자연의 편지 위조, 전자 발찌 착용, 사기와 횡령 혐의 등으로 숱한 논란과 의혹에 휩싸였던 전준주(예명 왕진진) 씨다. ‘여성동아’는 이혼 소송에 앞서 두 사람이 합의이혼을 준비했던 정황 증거를 입수했다. 6월 14일자 ‘이혼 합의 각서’에 낸시랭이 서명하도록 전씨가 요구하는 동영상과 9월 27일자로 날인된 쌍방 이혼 동의 문서가 그것이다.
6월 14일자 이혼 합의 각서에는 ‘왕진진(전준주)은 낸시랭이 현재 지고 있는 채무 5억원을 대신 변제할 것을 확약한다. 이 5억원의 채무 변제 이행이 완료되는 날을 기점으로 두 사람은 법적 혼인관계를 파기하고 서로 합의 하에 이혼할 것을 다짐한다. 이는 법적 효력이 있음을 인지하며 사인한다’는 내용의 문구와 함께 전씨의 서명이 담겼다. 그리고 9월 27일자 문서에는 ‘전준주 본인이 원하는 이혼하자’라는 말에 저도 동의합니다. 추호도 재결합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라는 내용 아래 낸시랭과 전씨의 사인이 들어 있다. 이렇게 양측이 이혼할 의사가 있으면 바로 합의이혼이 가능한데 왜 법정 소송으로 치달은 것일까.
낸시랭은 올해 1월 ‘여성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대학교 2학년 때 홍대 인근 클럽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고, 지난해 11월 전시 관련 미팅에서 다시 만난 후 하나님이 맺어준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부부의 연을 맺게 된 경위를 설명한 바 있다. 또 만난 지 불과 두 달 만에 혼인신고를 한 것이 성급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너무 감사하다. 우리는 진실로 사랑한다”며 “여느 부부들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후에도 낸시랭은 두 사람을 비난하는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말마다 남편과 예배를 본 인증샷을 SNS에 올려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그러나 10월 4일, 두 사람이 부부싸움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일이 뒤늦게 알려지며 파경설이 나돌기 시작했고 이 소문은 오래지 않아 사실로 드러났다.
#한밤의 부부싸움 #극단적 선택
전씨는 9월 20일 낸시랭과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부부싸움 도중 문을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해 특수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으며 경찰 조사 이후 이 사건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사건 당시 낸시랭에 대한 물리적 폭행은 없었으며 낸시랭도 경찰에 전씨에 대한 처벌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고 한다.하지만 전씨는 10월 10일 새벽 자택 욕실에서 목에 붕대를 매고 의식을 잃은 채로 지인에게 발견돼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 당시 현장에 낸시랭은 없었다고 한다. 응급처치 후 의식을 찾은 전씨는 이날 오후 언론을 통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이유를 밝혔다. “아내와 모든 오해를 풀려고 했지만 아내는 주변 사람들 말에 현혹돼 철저히 나를 파괴했다. 나를 철저히 배신하고 기망한 이들과 모의해 하나뿐인 남편을 사기꾼으로 몰아갔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10월 18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도 “아내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혼하더라도 오해는 풀었으면 했는데 그 기회마저 저버렸다”고 말했다.
#연대보증채무 #폭언 폭행
전씨에 이어 낸시랭도 이혼을 결심한 이유를 폭로했다. 그녀는 10월 10일 언론을 통해 “부모도, 형제도 없기에 꼭 가족을 지키고 싶었다. 세상의 온갖 조롱과 비난을 견디고 주변 지인들의 반대를 무릅쓰며 남편을 믿었지만 돌아온 건 불어난 이자와 생활고, 연대보증 피해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결정적이진 않았다. 남편은 내 앞에서 거짓이 밝혀지고 민낯이 드러날 때마다 오히려 나를 위협하고 폭언과 감금, 폭행으로 대처했다. 그 수위가 여성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러 이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10월 17일 방송된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그녀는 전씨의 잦은 폭행과 감금이 궁극적인 파경 원인임을 강조하며 “남편이 처음엔 물건을 던지거나 윽박지르더니 자신의 지인들 앞에서 (내) 얼굴을 때렸고, 집 안에서 지속해서 내게 감금과 폭행을 가했다. 너무 심하게 맞아서 얼굴이 선풍기처럼 부은 적도 있다. 당시 온몸이 시커멓게 멍들어 약 2주 동안 집 밖을 나갈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동영상 협박 vs. 왜곡
이날 방송에서 낸시랭은 전씨로부터 ‘리벤지 포르노(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하는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로 협박을 당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그녀는 “남편이 엊그제 (내게)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성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말들이었다. ‘다 죽여버리겠다. 함께 죽자. 가만 안 놔두겠다. 징역을 오래 살아서 난 상관없지만 이제 팝 아티스트로서의 네 인생은 끝이다’라는 식으로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녀는 “분명 해당 동영상을 촬영한 이후 삭제했는데 남편이 어떤 식으로 빼돌리고 복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그걸 보는 순간 너무 놀랐다. (그 동영상이 유포되면 나는) 한 여성으로서, 또 알려진 사람으로서 모든 게 끝나는 거다. 너무너무 두렵고 무섭고 수치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10월 18일 전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낸시랭의 이런 주장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됐다”고 항변했다. 또 “동영상으로 낸시랭을 협박한 적이 없다. 낸시랭에게 전송한 동영상은 6월 14일자 이혼 합의 각서에 내가 사인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뿐”이라며 “내가 가지고 있는 영상들의 파일명 목록을 캡처해 낸시랭에게 보내며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는 했다. 낸시랭이 나한테 폭행과 감금을 당했다고 주장하기에 이를 반박하는 증거로 제출하겠다는 의미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폭행과 폭언, 감금 혐의에 대해서도 “화가 나 욕을 한 적은 있지만 낸시랭을 때리거나 감금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고소 #개인전 준비
지난 6월 14일 전씨가 작성한 이혼 합의 각서(왼쪽). 9월 27일 두 사람 모두 이혼에 동의한다는 내용에 서명한 문서.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디자인 이지은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