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에 자리잡은 돌체비타펜션. 지드래곤이 부모와 함께 지은 곳으로 그가 가끔 들러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정식 오픈 이후 YG 식구들도 놀러올 계획이라고. 강아지는 지드래곤이 키우는 애완견 가호.
청계산을 배경 삼아 앞에는 청계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이곳, 경기도 포천 일동면 기산리에 위치한 돌체비타 펜션. 일반 건물과 달리 사각형 블록을 쌓아올린 것 같은 이 펜션은 멀리서 봐도 트렌디하면서 고급스럽다. 모던한 느낌의 외관에는 강을 조망하도록 통유리를 달았다. 사전 약속도 없이 찾아갔건만 지드래곤(24·본명 권지용)의 아버지 권영환(60) 씨는 “먼길 오느라 고생했다”며 반갑게 기자를 맞아주었다. 그의 안내로 12월 5일 정식 개장을 앞둔 펜션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권씨와 아내 한기란 씨는 서울에 있는 아파트와 이곳을 오가며 펜션을 관리하고 있는데 한씨는 이날 마침 서울에 모임이 있어서 외출했다고 한다.
각 방의 이름은 ‘VIP’ ‘천국’ ‘하루하루’ ‘블루’ ‘투나잇’ 등 지드래곤이 작사·작곡한 빅뱅의 히트곡에서 따왔다. ‘VIP’는 개인 카페, 응접실, 침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테라스에는 프라이빗 수영장도 딸려 있다. ‘사랑먼지’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을 테마로 꾸며졌고 각 방은 오드리 헵번, 마릴린 먼로의 초상화와 기하학적인 무늬를 사용해 팝아트 분위기로 꾸몄다. 빨강, 검정 등의 색을 사용해 강렬하고 화려하지만 모던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각 방마다 개인 스파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실외 수영장, 카페 등 다양한 레저와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다. 또 지드래곤의 애장품이나 팬들이 보내온 선물로 방마다 장식한 것도 특징이다. 그가 키우던 샤페이 품종의 애완견 ‘가호’도 이곳에 산다.
권씨에 따르면 인테리어는 지드래곤의 어머니 한씨가 담당했다. 지드래곤이 어릴 때부터 힙합바지 통을 넓히고 옷에 징을 박아주는 등 패션 감각이 남달랐던 한씨는 직접 펜션 실내장식을 하고 화장대도 만들었다고 한다. 지드래곤의 개인 공간인‘크레용’에서는 그의 패셔니스타다운 감각이 묻어난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아내가 맡았지만 ‘크레용’은 지용이가 직접 꾸몄습니다. 소파나 의자, 그림이나 기타 소품 등등 다 지용이가 평소 모아두었거나 사용했던 거예요.”
히노키 욕조가 설치된 맞춤형 욕실, 야외에서 TV를 보며 즐길 수 있는 수영장과 스파장, 지드래곤이 친구들과 함께 방문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침대 겸 소파 등에서는 연예 활동으로 바쁜 아들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 느껴진다. 이곳은 당분간 예약을 받지 않을 예정이지만 팬들이 원한다면 공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개인사업을 하다가 접은 권씨는 우연한 계기에 포천에 놀러왔다가 장소에 반해서 펜션을 짓게 됐다고 한다.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아들이 선물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그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곳이 가족의 안식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한다.
“지용이가 지금까지 세 번 정도 왔는데 저와 함께 산책도 하고, 얼마 전에는 빅뱅 멤버 태양이랑 와서 보트 타고 놀다갔습니다. 매니저들도 함께 고기를 구워 먹고요. 정식으로 오픈하면 YG 식구들도 찾아올 예정입니다. 늘 바쁜 지용이가 이곳에서 조금은 편하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면 좋겠습니다.”
열세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2001년 대한민국’이라는 힙합 앨범을 참여하면서 음악활동을 시작한 지드래곤은 긴 연습생 시절을 거쳐 2006년 빅뱅으로 데뷔했다. 그가 일찌감치 연예계에 데뷔해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준 부모의 덕이 크다.
아들 재능 일찍 발견해 키워준 부모
지드래곤의 아버지 권영환 씨. 권씨 부부는 서울 아파트와 포천을 오가며 펜션을 관리한다.
“TV를 보면서 나오는 노래나 춤을 다 따라 하는 지용이를 보면서 집사람이 지용이 끼가 남다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대여섯 살 때도 여행을 가거나 무슨 모임이라도 있으면 지용이가 나서서 한 시간, 두 시간씩 노래 부르고 춤추고 그랬거든요. 사람이 많을수록 더 신나했죠. 외가 쪽에서 재능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처남이 음악을 하거든요.”
남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던 어린 지드래곤은 연기학원을 다니다가 ‘뽀뽀뽀’에 출연해 두각을 나타냈고 ‘꼬마룰라’로 활동했다. 그 후 한 기획사와 계약을 했지만 한창 힙합에 빠져 있던 터라 YG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겼다. 권씨 부부는 늘 아들의 결정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물론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일찍 발견해 그 영역으로 나가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공부도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데뷔하기 전 지용이와 약속을 했습니다. 어떤 시험이든 80점은 맞자고요. 그랬더니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딱 80점씩 맞아 오는 거예요(웃음). 부모로선 욕심이 나서 더 잘하면 안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그러기엔 자기가 너무 바쁘다고 그 이상은 바라지 말라고 하더라고요(웃음).”
빅뱅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를 호령하는 한류 스타다. 특히 지드래곤은 작사·작곡·프로듀싱까지 겸하는 실력파 뮤지션. 증권가에선 저작권료를 포함한 그의 수입이 하루 2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빅뱅은 지난해 대성의 교통사고와 지드래곤의 대마초 사건 등 크고 작은 우환을 겪었다.
“안타깝고 속상하지만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또 아이들이 아직 어리니까요. 앞으로 다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되면 안 되죠. 충분히 반성했고 앞으로 조심하기로 했으니 믿고 열심히 응원할 뿐입니다.”
권영환 씨는 “고민한다고 일이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가족의 장점은 낙천적인 성격”이라고 말한다. 그 덕에 언제나 화목할 수 있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스트레스 적게 받고 빨리 극복했다고.
“힘든 일도 많고 사생활도 노출돼 있고, 늘 바쁜 게 마음에 걸려서 지용이에게 힘들지 않으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즐겁다고 말하더라고요. 자기가 선택한 일이니 즐겁게, 재미있게 하고 싶다고요.”
자신은 음악에 재주가 없다는 권영환 씨는 아들에게 재능을 물려주진 못했지만 낙천적인 성격을 물려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아들이 아무 일 없이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길 바란다는 그는,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도 외로운 길을 가는 아들의 가장 든든한 팬이자 버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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